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 정진엽 의료원장이 얼마 전 병원신문 창간기념식에서 병원신문과 종근당이 공동으로 제정한 제12회 ‘존경받는 병원인상’ 대상을 수상했다. 서울의대를 졸업한 정진엽 의료원장은 정형외과 전문의로서 대학 졸업 후 지금까지 서울대학병원에 몸담으면서 그동안 분당서울대학병원 개원멤버로 참여하여 교육연구실장을 거쳐 병원장, 그리고 2015년부터 2017년 까지 보건복지부장관을 역임했다. 이러한 주요 경력 이외에도 그동안 정 의료원장이 거쳐 온 또 현재 맡고 있는 이력은 일일이 기록할 수 없을 만큼 많다.
이를 바탕으로 분당서울대학병원장 시절 대한병원협회 임원으로 참여하면서 이룬 여러 공적과 보건복지부장관 재임시절 역학조사관제도를 대폭 확충하는 등 국가방역체계를 확립해 정부로 하여금 코로나 사태를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공로를 인정받아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 대상을 수상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정진엽 의료원장이 이 대상을 받기까지 이룬 그의 공적을 간단하게나마 살펴보기로 한다.
지난번 대한병원협회 기관지 병원신문 창간기념식에서 ‘제12회 종근당 존경받는 병원인상’ 대상을 수상하신데 대해 먼저 축하를 드리면서 이번 수상에 따른 의료 원장님의 소감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지금 어느 정도 완화되어 가고 있다고는 하지만 지난 2년 넘게, 지난번 병원신문 창간기념식 자리에 함께 하셨던 모든 분들을 비롯해 의료계 선배, 동료 그리고 후배들 모두가 코로나19 사태와 사투를 벌여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우리 모두가 받아야 할 영예로운 상을 저 혼자 받게 되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과 함께 송구스러운 마음 또한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어 각자의 위치에서 ‘코로나19’라는 큰 위험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임무를 충실하게 다해주신 모든 병원인 분들께 ‘수고 많이 하셨고,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씀을 다시한번 전하고 싶습니다.
병원신문과 종근당이 공동으로 제정한 ‘존경받는 병원인상’ 수상은 저에게 정말로 존경받는 병원인이 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여기고, 병원계 그리고 나아가 의료계 발전을 위해 열심히 제게 주어진 역할을 다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으로 오시기 전 의료원장님이 역임한 주요 경력에 관해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누구나 잘 알고 계시겠지만 의료원장님께서는 이전 서울의대 정형외과 교수로서 서울대학병원에 몸담아 오시다가 분당서울대학병원장을 맡아 세 차례에 걸쳐 연임하셨다고 하는데, 이렇듯 여러 차례 연임을 하시게 된 데 대해 말씀해 주시고, 아울러 병원장 재임기간 동안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신 데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가 분당서울대학병원 원장임기를 세 차례 연임한 것은 다른 이유보다는 당시 제가 추진하던 여러 가지 사업들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라는 배려 차원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는 2003년 분당서울대학병원이 처음 개원을 할 때 개원멤버로 참여를 하여, 제게 주어졌던 교육연구실장의 역할을 나름대로 충실히 수행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제가 이 교육연구실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병원경영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던 시절이었지요. 그렇지만 처음 문을 여는 병원으로서 조직문화를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저 역시 이 점에 특히 역점을 두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 ‘직원들이 서로 화합하고, 병원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보자’는 뜻에서 전 직원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했지요. 이런 교육에 따른 것이였는지, 아니면 새로 시작되는 병원 이라는 인식 때문이었는지 대부분의 직원들이 병원에서 정한 방침에 잘 따라와 주지 않았나 하는생각을 합니다.
그 결과로서 분당서울대학병원 임직원들은 스스로 그 규모의 방대함에 비해 조직 문화가 다른 그 어떤 병원도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최상이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런 결과는 특정한 어느 누구가 아닌 직원 모두가 기업 마인드를 가지고, 서로 도와가며, 신바람나게 일한 덕분일 것이라고 봅니다. 이러한 모습이 ‘분당서울대학병원에 정착된 새로운 조직문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분당서울대학병원이 신생병원임에도 불구하고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 왔습니다. 특히 규모가 큰 병원으로서 전세계적으로 병원 모든 분야의 디지털화를 이루었다는 것은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당시로선 매우 드물게 병원의 각종 서류는 물론 임상 쪽의 종이챠트나 방사선 필름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 분야의 전산 화로 이를 대체한 병원은 없었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IT산업이라는 것이 급속히 변화하는 것이어서 그에 적합한 새로운 의료정보시스템이 필요하게 되어 제가 병원장을 맡고 있을 때에도 이를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을 벌였던 기억이 납니다.
뿐만 아니라 병원이 커지다보니 암환자나 뇌신경 분야 환자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이전 시스템만으로는 이를 감당하기 어려워 제가 병원장에 취임하면서 기획을 해서 암병원과 뇌신경 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신관병원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있게 말씀드를 수 있는 것은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병원직원이 신바람나게 일 할 수 있도록 직원복지제도에 많이 신경을 썼다는 점일 겁니다,
분당서울대학병원장을 역임하신 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보건복지부 장관을 맡아 우리나라 보건의료정책을 이끌어 나가셨는데, 장관재임 당시 메르스 사태를 직접 겪으셨던 것은 아닌지요? 이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특별히 생각나는 부분이라도 있으신지요?
메르스 사태를 직접 겪었다기보다 정확히 말씀 드리면 메르스사태가 거의 끝나가는 때에 제가 복지부장관을 맡게 된 것이지요. 불과 몇 년이 되지 않았습니다만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 방역시스템이 거의 없는 상태였어요.
그로인해 메르스 사태가 시작되면서 적지 않은 혼란을 겪기도 했지요. 아마도 이런 문제들 때문에 정부가 의사장관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고, 그래서 제가 장관으로 발탁이 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한마디로 의사인 신분을 십분 발휘하여 여러 가지로 미진했던 국가방역체계를 제대로 잡아 보라는 것이었겠지요.
그래서 복지부에 들어가서 2년 동안이라는 제게 주어진 임기동안 나름대로는 많은 일들을 했다고 생각을 합니다.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메르스는 최근 몇 년동안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코비드와 같은 감염병이 아니라 본래 병원감염인 것이지요.
그런데 당시의 방역체계가 얼마나 취약했는가 하면, 전염병이 발생하여 환자가 발생하게 되면 그 병이 어떻게 전파되었는지를 조사하는 ‘역학조사관’이라는 제도를 두고 있는데 메르스 사태가 발생한 그 당시 우리나라에 이 역학조사관이 고작 30여 명에 불과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30여 명에 불과한 이 역학조사관들 조차 정규직원은 4명 정도에 불과했고, 나머지는 의대를 졸업한 후 군복무를 대신해서 근무하는 공익요원들이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역학조사관으로서 가져야 할 전문적인 지식이 부족한 경우도 적지 않았었지요. 이런 상황이다 보니 역학조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가 없는 것이지요.
중앙정부의 실상이 이런 상황이니 만큼 각 지방 자치단체의 상황이 어느 정도일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한마디로 각 지방자치단체에는 근본적으로 역학조사 관제도라는 것이 없었어요. 그러니 모두 합해봐야 30여 명밖에 되지 않는 인원으로 전국의 방역을 커버할 수는 없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일단 역학조사관을 38명 더 증원했지만 그것으로도 부족하여 법을 바꾸어 각 지자체들로 하여금 역학조사관을 2명 이상 확보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제나름대로 방역체계를 하나하나 강화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었습니다. 당시 복지부의 이런 노력의 결과가 2020년 이후 발생한 코로나 사태에 비교적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지 않았나 제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의료원장님께서 말씀하셨듯이 복지부장관 시절구축해 놓으신 방역체계 강화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그나마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저역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의료원장님이 보시기에 지난 2년 동안 이루어진 정부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평가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메르스만 해도 병원내 감염병이어서 코로나19와 같이 전국으로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는 정부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는 이 감염병이 어느 지역에 발생할지 몰라 그 추적시스템을 만들어 놓았는데 코로나는 일상생활에서 옮겨지는 병이기 때문에 이전의 메르스 때의 추적시스템으로는 많이 부족했으리라고 봅니다.
물론 제가 장관으로 있을 때의 추적시스템이 이후 어느 정도 개선을 시켰는지는 제가 잘 알 수 없기에 정확히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말 입니다. 물론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처음 발생했을 때만 하더라도 정부도 이 감염병이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인원에게 감염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이전의 방역시스템만으로 이 감염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는데 역부족이 아니었겠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알기로 미국의 경우 역학조사관을 3천여명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30여 명을 확보하고 있을 당시에 말이지요. 이렇듯 미국의 경우 우리가 보기에 충분한 만큼의 역학조사관을 확보하고 있고, 더구나 CDC에서 이들에 대한 교육을 충분히 시키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부럽기까지 하더라고요.
앞에서 밀씀드렸듯이 제가 장관 재임당시 기존의 인력을 포함해 68명의 역학조사관으로 시작을 했는데 그 이후 인원이 더 많이 늘어난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되풀이 하는 이야기이지만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엄청난 환자가 발생하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코로나 초기만해도 우리나라가 다른 어느 나라들에 비해 잘 대처했다가 환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이겠지요.
정진엽 의료원장님이 분당서울대학병원장과 보건복지부장관 등 남들이 선망하는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계신데 이 경력을 바탕으로 앞으로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 나가실 계획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제자신 의료원장으로서의 구상이라기 보다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이 지향하는 발전방안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방안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도록 제 역량을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것이 바로 제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부민병원이 지향하는 궁극의 목표는 ‘최상의 의료로 인류의 건강한 삶과 행복에 기여한다’는 것입니
다. 이 목표를 향해 전략적 의료역량을 강화하고, 여러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전략적 브랜드를 보다 더 강화해 나가려고 합니다. 아울러 환자경험관리를 강화하면서 조직의 최적화 및 ICT 고도화 전략도 적극 추진하면서 말이지요.
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환자들에 대한 공감을 바탕으로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또 임직원들이 업무를 수행할 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에 충실하고, 맡은 바 업무에 스스로 최고가 되도록 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겠지요. 그러면서 임직원들이 도전적 마인드를 바탕으로 혁신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너와 내가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행복을 추구해 나가면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과 지역사회 구성원의 건강한 삶과 행복을 실현하기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저희 인당의료재단 부민병원에 몸담고 있는 임직원들이라면 누구나 마음속 깊이 새기고 있는 말이 ‘미래 스마트 헬스케어를 선도하는 부민그룹’일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민병원 전체 임직원 여러분들에게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우리 모두가 마음을 하나로 합해 시시각각 우리 앞에 다가오는 의료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하면서 전세계적 추세인 디지털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우리그룹 나름대로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향상시켜 나가는데 힘을 기울여 달라는 것입니다.
그동안 여러 주요 경력을 가지고 계십니다만 정진엽 의료원장님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의료인인 동시에 병원인이시지 않습니까? 이제 정부에서 코로나 사태와 관련해 거리두기도 크게 완화하여 대다수 국민들이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가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사실 아직까지도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어 특히 병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의료원장님 나름대로 정부와 관련해 아쉬운 점이 있으시다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메르스 사태는 제가 장관에 취임한 이후 더이상 확산되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당시 복지부가 메르스사태의 종식을 선언한 것은 환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다고 판단된 시점에서 6개월이 지난 다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저나 당시 복지부 담당자들이 메르스 사태종식 발표에 매우 신중을 기했다는이야기지요.
지금의 코로나 사태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물론 정부가 정식으로 코로나 사태의 종식을 선언한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로 하여금 이전의 일상생활로 돌아가도 된다는 인식을 갖게 한 것 또한 실제 사태종식 선언이나 마찬가지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나름대로 정부가 조금 더 신중을 기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변종이 발생하여 다시 유행을 하게 된다면 그것은 또 다른 문제이긴 하겠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를 대하는 데 있어선 이전에 했던 것과 같이 어느 정도 보수적으로 다루어졌어야 했다고 봅니다. 현 사태와 관련해선 감염전문가들이 잘 판단을 하고 계시겠지만지금 우리나라 국민 5,000만 명 가운데1,600~1,700만 명이 코로나에 감염이 된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외에도 증세가 나타나지 않아 스스로 알지 못하고 있는 감염자 수도 결코 적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그런가하면 감염이 되고도 신고하지 않는 환자들도 있고 말입니다.그런 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 국민들 가운데 알게 모르게 코로나에 감염된 사람이 2,000만 명은되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전국민의 40%가 코로나에 감염이 되면 자연면역이 생겨서 감염확산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런 상황을 정부가 기대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저 역시 다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조금 더 신중해야 했다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지난 2년 넘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고생을 했는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시점이 조금 늦어졌다고 해서 큰 차이는 없지 않겠나 하는 것이 제생각이기도 합니다. 사태가 조금 더 안전해질 때 단계적으로 완화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되겠습니다만 ‘만에 하나라도 사태가 다시악화되는 상황에 발생하게 되면 그로 인한 사람들의 충격이 더욱 커지지 않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요.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