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원장 오정완, 이하 의약품안전원)은 28일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Angiotensin receptor blocker, ARB) 사용자에서 약인성 간손상(Drug-induced liver injury, DILI) 발생 현황 등을 확인한 결과를 밝혔다.
ARB는 국내 고혈압 치료 단일요법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제다. 국내에 허가된 ARB 성분으로는 발사르탄, 아질사르탄, 올메사르탄 등이 있다. 2021년 의약품안전원에서는 아질사르탄 복용으로 간손상이 발생한 환자의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신청 건을 검토한 바 있으며, 약물사용과 이상사례 발생 간의 인과성을 인정하고 진료비 지급을 결정했다.
이에 의약품안전원은 ARB가 국내 고혈압 치료제 중 다빈도로 장기 처방되는 대표적인 약물임에도 불구하고 ARB와 간손상의 관련성을 조사한 역학연구들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해당 연구는 국내 20개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을 표준화한 공통데이터모델(Common data model, CDM) 자료(2017년~2021년)를 이용했으며, 각 의료기관에서 ARB를 처방받은 만 18세 이상 환자 22만 9881명의 ARB 사용 후 최대 6개월까지의 간손상 발생을 추적 관찰했다. CDM 자료는 의약품안전원이 2018년부터 구축한 자료로 2023년까지 전국 30개 의료기관에서 3700만 명의 환자정보를 CDM으로 구축했다.
연구 결과, ARB 사용 후 간 손상 발생률은 ARB 성분에 따라 1,000인년(대상자 1,000명을 1년 동안 관찰한 것으로 환산한 단위) 당 15.6명~82.8명이었으며, 대부분은 담즙정체형이었고 경미한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ARB 성분 사용군의 간 손상 위험은 발사르탄 사용군 대비 올메사르탄(olmesartan) 사용군에서
0.73배로 유의하게 낮은 위험을 보였다.
오정완 원장은 “많은 국민들이 사용하는 고혈압치료제인 ARB의 간손상 발생 위험에 대하여 병원의 실제 환자 진료데이터(CDM)를 이용하여 안전성 정보를 발견했다는 점에 본 연구의 함의를 둔다”며, “이번 연구 결과가 국내 고혈압 환자의 안전한 약물 사용에 있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분석 결과는 국제약물감시학회(International Society of Pharmacovigilance, ISoP) 공식 저널인 ‘Drug Safety'에 지난 3월 2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