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들이 대학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만을 선호하는 관행이 바뀌어 저희 병원과 같은 공공의료기관을 포함한 중소병원들 역시 최소한 의료진 부족이나 경영악화로 힘들어 하지 않는, 그런 정부의 균형잡힌 정책과 공평한 지원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최소한 의사가 의료현장을 뛰쳐나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한원곤 적십자병원 의료원장의 말이다.
한원곤 의료원장은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그리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한 의료원장은 성균관의대 교수를 거쳐 강북삼성병원장, 대한병원협회 한국병원경영연구원장등을 역임했다. 특히 2020년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재임시 국민포장을 받음으로써 병원계에 헌신한 공적이 인정을 받기도 했다. 한 의료원장은 이외에도 대한대장항문학회장과 대한외과학회장 등을 맡는등 학문분야에서도 큰 족적을 남겼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병원경영연구원장으로 계시더니 대한적십자사 의료원장에 취임을 하셨더군요. 먼저 반갑고요, 그리고 다소 늦었습니다만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의례적인 질문 같지만 먼저 적십자병원 의료원장에 취임한 소감을 들어보겠습니다.
저 역시 이 자리에서 만나고 보니 반갑습니다. 의례적으로 물으신다니 저도 의례적으로 답변을 드리지요. 우리나라 공공의료의 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적십자병원 운영을 책임져야 하는 의료원장으로서 대단히 영광스럽게 생각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가 취임하기 전, 지난 4월 12일 사령식이 있었는데 이 행사가 끝나자마자 대한적십자사 김철수 회장(총재)님이 취임도 하지 않은 저를 당시 병원장이 부재 중이던 인천적십자병원에 데리고 가서 점검하도록 하시더라고요. 그 때 저는 김철수 회장님의 병원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회장님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취임 이후 공공병원으로서의 적십자병원 역할과 앞으로 해나가야 할 과제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고, 의료원장으로서 해야 할 일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지요.
아울러 코로나19 펜데믹 기간 동안 감염병전담병원으로서 적십자병원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공공병원들과 마찬가지로 펜데믹 이후 정부로부터의 재정적 지원이 끊겨 심각한 경영난을 겪게 됨으로써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이 급선무이자 나의 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지요.
코로나 환자들을 전적으로 진료했던 공공병원들이 펜데믹 이후 경영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은 저도 들어 알고 있습니다.. 의료원장님 말씀대로 대표적인 공공병원으로서의 적십자병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니 참 안타깝네요. 이런 상황에서 조속히 극복하실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기왕에 말이 나온 김에 대한적십자사와 적십자병원에 대한 소개도 부탁을 드리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로서 대한적십자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으리라고 봅니다. 잘 아시다시피 대한적십자사의 사업 영역은 대단히 넓습니다. 정부의 인도주의 사업 보조자로서 다양한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동시에 국제적십자사연맹 등과 국제적으로 공조하며 글로벌 인도주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요.
특히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병원사업과 국가로부터 위탁받은 혈액사업 그리고 재난 이재민과 복지사각지대 취약계층을 돌보는 구호사업, 재난예방 및 교육사업, 심폐소생술등 안전사업, 이산가족 등 남북교류사업, RCY청소년사업, 원폭피해자 및 사할린동포 구호사업등과 같은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모금활동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다양하기 이를데 없지요.
주위에서 흔히 듣는 말로서 과거 지원을 받는 나라에서 베푸는 나라로 성장한 우리 대한민국 국격에 맞게 저개발국과의 국제협력이나 튀리키예 및 모로코 지진, 리비아 대홍수와 같은 재난을 구호하기 위한 활동 역시 저희 적십자사가 담당하고 있는 사업인 것이지요.
이렇듯 많은 사업들 가운데 특히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의료를 통해 공공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저희 적십자병원이지요. 저희 병원은 1905년 10월 고종황제 칙령 제47호에 의해 대한국적십자병원으로 개원했습니다. 대한적십자사의 역사가 바로 적십자병원의 역사인 것이지요. 올해로 개원 119년이 되는 적십자병원의 역사가 대한민국 공공병원의 역사라고 할 수도 있을것입니다.
저희 적십자병원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응급실을 설치하여 생명이 위급한 환자를 돌보는 의료활동을 시작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전공의 수련병원이기도 합니다. 6.25 전쟁 당시에도 적십자병원 의료진들은 응급진료반을 편성해 피난민 환자를 무료로 진료를 했고, 가까이는 코로나사태 때 코로나전담병원으로 지정을 받아 12만명이 넘는 환자들를 진료하기도 했습니다.
저희 적십자의료원 산하에는 모두 7개의 지역 책임의료기관이 있는데 그 가운데는 6개의 급성기병원과 1개의 권역재활병원이 있습니다. 이들 적십자병원은 지역거점공공병원이자 지역책임의 료기관으로서 지역간 의료격차를 줄이고, 요즘 많이 언급되고 있는 필수의료를 제공하고자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희망진료센터’, 그리고 ‘누구나진료센터’를 등을 운영하며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비 지원사업을 벌이고 있는데
연간 이 사업으로 혜택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약 5만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그동안 들어 알고 있는 것보다 적십자병원의 역할이 매우 다양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앞서 말씀해 주신 적십자병원의 여러 역할들 가운데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 안전망 확대에 관해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적십자병원은 다른 어떤 병원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고유의 사명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의료적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돈이 없어 병원을 찾지 못하는 일은 결코 일어나선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적십자병원은 강화된 공공의료 기능 수행을 위해 저희 병원의 공공의료플렛폼 ‘누구나진료센터’ 및 ‘ 희망진료센터’를 확대 운영하여 의료소외계층이 제때에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지요.
이 가운데 ‘희망진료센터’는 전국에 산재한 일곱 군데 적십자병원에서 운영하는 취약계층 건강보호를 위한 의료비 지원사업으로 연간 4만명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에 소요되는 지원금 전액은 삼성그룹으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그리고 ‘누구나진료센터’는 지난 2022년 7월 인천적십자병원에서 처음 문을 열어 매주 토요일 의사와 간호사 그리고 지원인력 등으로 자원봉사팀을 구성하여 생활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가족, 고려인 등 국적이나 인종, 체류의 합법·비합법 여부를 따지지 않고 오직 인도적 차원에서 진료를 해주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는 통영적십자병원이 이 ‘누구나 진료센터’를 개소하여 욕지도, 한산도 등 도서지역을 순회하며 방문진료를 하기도 했지요. 의료 소외지역 주민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센터가 아닐 수 없겠지요. 그래서 저희들은 이들 센터를 전체 적십자병원에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적십자병원이 대표적인 공공병원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경영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진료는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이 잘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이런 공공의료사업이 앞으로도 계속되려면 개인이나 기업들로 부터의 후원과 의료인들의 보다 적극적인 봉사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겠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의료원장님 전문과목이 외과시죠? 전해 듣기로는 의료원장에 취임하신 이후에도 병원경영과 함께 외과환자 진료도 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만.
제가 의료원장 이전에 외과의사 아닙니까? 의사가 환자를 보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만. 의료원장이라는 자리는 본래 경영을 해야 하는 것이지만 조금만 더 부지런하면 병원경영을 하면서 환자진료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거든요. 그래서 주2회 정도 환자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다른 의료진들에게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도 있고요. 제 개인적으로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를 볼 때가 가장 마음편한 시간들이지요.
이제 어느 정도 의료원장으로서 적십자병원에 대한 현황파악은 끝나신 것으로 생각이 듭니다만 앞으로 적십자병원에 어떤 변화를 이끌어 가실 계획이신지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저희 적십자병원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상주와 통영, 거창에 소재한 적십자병원들을 신축 이전하고, 현재 진행 중인 영주병원의 증축을 조속히 마무리 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상주와 통영 그리고 거창 소재 병원들을 신축 이전하려는 것은 현재 자리잡고 있는 곳의 부지가 협소하고 건물의 노후화가 심하기 때문이어서 새로운 부지에 300병상급 시설을 갖춘 신축병원을 세우려는 것이지요. 이 가운데 거창병원의 경우 이미 부지가 확정되고 병원건축에 따른 예산 타당성조사 대상 사업에 선정된 상태입니다. 그리고 그동안 늘어나는 의료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증축공사에 들어간 영주병원은 내년 9월 공사가 마무리되면 현재 150개의 병상이 243개로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스마트병원 구축 기반을 마련하고, 해킹이나 랜섬웨어 등 보안 위협에 대비해 보안 취약점을 보완하는 한편 개인정보보호 체계 강화사업도 함께 벌임으로써 환자정보를 더욱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이렇듯 저희 적십자병원들은 장기적으로 스마트병원으로서의 의료서비스 도입을 위해 병원진료 전체 과정에 적용된 기술 고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공공병원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몇 년 후에는 지금과는 또다른 새로운 모습의 적
십자병원들의 모습을 볼 수 있겠네요. 적십자의료원의 전체적인 발전계획이 그렇다면 의료원장님이 구상하고 계신 병원 발전을 위한 나름대로의 포부와 계획도 가지고 계실 것으로 보여집니다만.
앞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나라 대부분의 공공병원들은 경영에 적지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사명을 갖고 코로나 환자를 진료해 왔지만 그로인해 코로나 이전에 저희 병원을 찾던 환자들이 떠나간 이후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이 되지 않아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게 된 것입니다.
저희 적십자병원 역시 감염병 전담병원 지정이 해제된 이후 다른 공공병원들과 같은 상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병원경영정상화를 위해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요. 그래서 저희 적십자병원은 먼저 경영정상화를 위한 ‘경영개선’에 주력하려고 합니다. 병원은 다양한 직군이 모여 있는 곳으로 누구 한 사람 중요하지 않은 인력이 없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내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임직원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수행할 때 비로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아울러 투명한 경영과 공정한 평가, 합리적인 보상을 통해 즐겁고 행복한 직장 문화를 만들고, 병원과 직원이 상생하는 선순환을 실현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경영개선을 위한 두 번째 방안은 ‘진료수입 확대’입니다. 공공의료 제공과 수익 창출을 위해 중장기 계획을 세워 한 단계씩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역량있는 의사 채용과 전문성 향상을 통한 의료의 질향상, 전문진료 활성화를 비롯해 양질의 진료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각 지역에서 신뢰받는 병원으로 우뚝 선다면 진료수익의 증대는 자연적으로 따라오는 것 아닐까요?
세 번째는 우리 적십자병원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기도 한 ‘공공의료 확대’입니다. 적십자병원은 지역사회와 공존하고 지역주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는 병원이 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정부의 공공의료사업을 적극 수행하여 지역완결적 의료서비스 및 필수의료 제공을 위해 노력하고, 지역 내 기관들과 협력을 통해 지역 내에서 필요로 하는 공공의료서비스를 분석 및 계획하고 수행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자 합니다. 저의 경력을 알만한 분들은 다 잘 아시다시피 제가 그동안 대형병원과 공공기관 그리고 보건의료정책 연구기관 등에서 경험을 쌓아 온 만큼 이 경험들과 네트 워크를 적십자병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보겠습니다.
의료원장님 스스로 말씀하셨듯이 우리나라 굴지의 대형병원 원장님을 비롯해 공공기관과 보건의료정책 연구기관들에서 최고책임자로서 많은 경험을 쌓아 오셨지요. 이런 경험을 통해서 본 의료, 특히 병원들이 현재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한마디로 경영전문성의 부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병원장을 하던 시절에 고려병원이 삼성그룹 산하에 들어감으로써 명칭도 강북삼성병원으로 바뀌었지요. 동시에 삼성그룹에서 경영전문가가 나와 병원관리를 시작하는데 저나 그 이전에 병원장을 하시던 분들이 하던 것과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것이 경영이구나’하는 생각 말입니다.
저만 하더라도 병원장을 하기 전에 병원에서 여러 보직들을 맡았다고 하지만 병원경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경험없이 환자진료를 하다가 어느날인가 병원장을 하게 된 것 아니겠습니까? 아마도 대학병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병원 원장님들이 저와 같은 입장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재벌그룹들이 병원을 세워 운영하기 시작했지요. 이에 대해 당시 의료계에선 찬·반 양론이 나와 한동안 떠들썩했지만 어쨌든 이들 병원들이 의료계에 미친 공과는 분명히 있다 하겠습니다. 그 중 좋은 영향을 미친 것은 병원경영 측면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선 그들이 하는 경영방식이 이전과 많이 달라졌고, 무엇보다도 병원장의 임기도 기존의 대학병원 등과는 다른 측면을 보여 주었다고 봅니다.
대학병원들의 경우 보통 병원장의 임기가 2년으로 되어 있어서 사실 이 기간 동안 아무리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해도 자신이 구상한 새로운 일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아요. 그렇지만 그룹사 병원들의 경우는 일반 대학병원들과 동일하게 의사들 가운데 병원장을 선임하지만 그 선임이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지고, 임기도 3년 정도로 일반대학병원들에 비해 길며, 병원장의 업무능력이 긍정적으로 평가가 되면 몇차례고 연임도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병원장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나름대로의 병원발전계획을 소신있게 밀고 나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또 한 가지 우리나라의 경우는 법적으로 묶여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의사가 아니면 병원장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습니다. 의사가 아닌 사람을 병원장에 선임할 수 있는 미국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라 하겠지요. 미국의 경우는 현재 의사가 아닌 사람, 즉 전문경영인이 병원장을 하는 비율이 60% 정도로 의사가 병원장을 하는 경우 보다 많다고 합니다.
이렇듯 비의사의 병원장 비율이 많은 미국이기는 해도 비의사 병원장과 의사 병원장, 그 어느쪽이 더 좋은 것인가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미국이 비의사 병원장을 두고 있는 것은 병원의 수입구조가 우리와는 다르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요. 우리나라의 경우는 병원경영에 필요한 모든 수입을 진료에 의존하고 있는데 비해 미국의 경우는 진료수입은 30%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정부나 사회로부터의 펀드를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펀드를 끌어들일 수 있는, 그런 비즈니스가 가능한 비의사 전문경영인을 필요로 하는 것라고 봅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아무리 의사를 제대로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 의사원장이라고 하지만 짧은 임기와 체계적으로 경영기법을 배우지 못한데 따른 경영 전문성 부재는 병원발전에 장애요소가 된다는 점일 겁니다. 앞으로는 정부나 병원계 모두가 이에 대해 좀더 심각하게 고민좀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의료원장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것이 벌써 반년 가까이 되어 병원들이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않습니까? 이렇듯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났다고 해서 대형병원들조차 환자진료와 경영이 휘청거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앞으로도 이런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데 이런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병원이 지금과 같이 휘청거리지 않으려면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이번 의료사태 역시 국민들이 어떤 시각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고 봐요. 이번 의료사태의 배경에 정치적 측면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르다는 점을 떠나서 정부와 의료계가 각자의 이해관계를 떠나서 순수하게 국민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의외로 쉽게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닐까 하는생각을 합니다.그런데 제가 의사 입장이어서 그렇게 보이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별로 힘도 없는 의료계를 놓고 막강한 언론조차 정부 주장에 편승하여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제게 앞으로 병원들이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는 질문을 하셨는데 제가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인 적십자병원에 몸담고 있어서라기 보다 정부정책이나 병원들을 지원하는 방법이 좀더 공평하게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환자들이 대학병원을 포함한 대형병원만을 선호하는 관행이 바뀌어 저희 병원과 같은 공공의료기관을 포함한 대형병원들 이외의 대다수 병원들 역시 최소한 의료진 부족이나 경영악화로 힘들어 하지 않는, 그런 정부의 균형잡힌 정책과 공평한 지원책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최소한 의사가 의료현장을 뛰쳐나가는 일은 없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