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환경호르몬, 뇌 발달 치명적…성인까지 손상 이어져

  • 등록 2024.11.19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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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분비계 교란물질 뇌 발달 손상 경로 규명
신경발달 시기 환경호르몬 노출, 성인기 뇌 미세아교세포에 지속적 악영향 끼쳐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

부산대학교 연구진이 임신 중 초기 신경발달 시기의 환경호르몬 노출은 성인기 뇌에서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부산대학교(총장 최재원)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 연구팀은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진 ‘내분비계 교란물질(Endocrine disrupting chemicals, EDCs)’이 임신기 및 수유기에 노출되면 정상적인 뇌 발달을 방해하며 성인기까지 영구적인 손상을 낳는다는 연구 결과를 밝혀 주목을 끈다.

 

 

 ▲ 정 의만 교수     ▲ 이 승현 석사과정생

 

‘내분비계 교란물질’은 체내 호르몬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할 수 있는 외래 화학물질이다. 화장품, 알루미늄 캔, 플라스틱, 의약품 등에 포함된 화학물질로 우리 일상생활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인간은 내분비계 교란물질에 항시 노출돼 있으며, 그 결과 인체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세계적으로 내분비계 교란물질의 유독성 및 유해성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부산대 정의만 교수팀은 알킬페놀류 내분비계 교란물질 일종인 옥틸페놀(4-tert-octylphenol)이 마우스의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논문에 실었다.

 

 연구팀은 신경발달 시기의 옥틸페놀 노출이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성체 자손 마우스의 미세아교세포(microglia)의 형태 및 기능에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 교세포는 신경세포의 기능을 도와줄 뿐 아니라, 뇌 발달 과정 동안 신경세포의 이동 및 생성, 사멸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특히 미세아교세포는 뇌 내 손상된 세포를 제거해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돕는 면역세포다.

 

 연구팀은 마우스의 뇌에서 분리된 미세아교세포에 옥틸페놀을 노출시켰을 때 미세아교세포의 세포 면적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미세아교세포와 관련한 특정 유전자(Iba-1*)의 발현이 증가함을 확인했다. 또한, 옥틸페놀 노출에 의해 교세포에서 Iba-1 유전자 전사 조절 영역과 에스트로겐성 환경호르몬에 의해 조절될 수 있는 에스트로겐 반응성 서열(estrogen response element)의 전사가 활성화되는 것을 확인했다.

 

* Iba-1 유전자: 미세아교세포가 정상적인 기능인 포식 작용 및 세포막 형태 조절에 관여하는 칼슘 결합 단백질.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옥틸페놀이 에스트로겐 유사체처럼 작용해, 미세아교세포의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경로를 통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며 미세아교세포의 형태적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한다.

 

 또한 연구팀은 뇌 발달 시기 옥틸페놀 노출이 실험동물 성체 마우스 뇌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고자, 활발하게 뇌 발달이 일어나는 임신기부터 수유기까지 옥틸페놀을 임신 마우스에 노출시켜 자손 마우스에 간접적으로 옥틸페놀을 노출했으며, 이 자손 마우스를 성체까지 키웠다.

 

 앞선 뇌에서 분리된 미세아교세포 실험과 유사하게, 연구팀은 옥틸페놀이 성체 자손 마우스의 대뇌 피질에서 미세아교세포의 형태를 변화시켰음을 확인했다. 더불어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은 성체 마우스 뇌에서 Iba-1 유전자의 발현량을 증가시키며, 세포 골격과 관련한 유전자의 발현을 변화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 마이크로어레이 분석(Microarray)을 통해 옥틸페놀 노출에 의한 성체 마우스 뇌의 유전자 발현 변화 양상을 확인한 결과, 옥틸페놀 노출군은 대조군에 비해 면역 반응과 관련한 유전자 및 사이토카인 유전자의 발현량이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이 성체 자손 마우스 뇌에서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잠재적으로 지속적인 영향을 미침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뇌 발달 시기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교세포에 미치는 새로운 작용기전을 확인한 것으로, 일상생활에서 항시 노출될 수 있는 내분비계 교란물질이 뇌 건강에 잠재적인 위험이 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책임을 맡은 부산대 분자생물학과 정의만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내분비계 교란물질(환경호르몬)’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새로운 단서를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환경적 요인이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관련 요인의 위험성을 제고하고, 관련 정책 및 규제 수립에 기여할 수 있도록 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 『저널 오브 해저더스 머티리얼즈(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온라인 10월 26일자에 ‘Maternal exposure to 4-tert-octylphenol causes alterations in the morphology and function of microglia in the offspring mouse brain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에 의한 성체 자손마우스 뇌 미세아교세포의 형태 및 기능적 변화)’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그림1) 옥틸페놀의 모계 노출이 자손 마우스 미세아교세포에 미치는 영향

교세포 배양 및 실험동물을 이용해 옥틸페놀 노출이 자손 마우스 뇌 미세아교세포에 미치는 영향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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