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분당서울대병원 배희준 교수 연구팀이 급성 뇌경색 환자 중 심박수가 높은 경우, 베타 차단제 사용을 지속할 경우 장기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미국심장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Heart Association)에 게재되었으며, 전국 20개 병원이 참여하는 뇌졸중 환자의 대규모 코호트인 CRCS-K-NIH와 건강보험공단 청구자료를 결합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진행되었다.
▲ 이 건주 교수 ▲배 희준 교수
급성 뇌경색 이후 초기에 심박수가 높은 환자에서 사망률이 80%에서 두 배 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심박수를 낮출 수 있는 약제인 베타차단제의 사용이 생존률을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연구진은 2011년부터 2018년까지 등록된 5,000명 이상의 급성 뇌경색 환자를 분석하였으며, 그 결과 발병 초기 심박수가 높은 환자들 중 베타 차단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한 경우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 장기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뇌경색 발병 후 3일에서 7일 이내에 최대 심박수가 분당 100회 이상으로 측정된 환자를 최장 10년간 장기 추적한 결과 베타 차단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한 경우 사망률이 유의미하게 감소하였으며, 환자들을 지속 복용군, 중단군, 비복용군으로 나누어 분석한 결과, 중단군의 경우 비복용군보다 초기 사망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75세 미만, 심방세동, 관상동맥질환을 가진 환자, 평균 심박수가 보다 높은 환자에서 베타 차단제 지속적 사용의 효과가 더욱 두드러졌다.
고대구로병원 신경과 이건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뇌경색 발병 후 심박수가 높은 환자의 경우 베타 차단제의 지속적 사용이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현재 표준진료지침에서는 주로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베타 차단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이번 연구를 통해 급성 뇌경색 환자에서도 베타 차단제의 지속적 사용이 장기적으로 유익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 향후 무작위 대조 연구(Randomized Controlled Trial, RCT)를 통해 뇌졸중 후 베타 차단제의 효과를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환자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