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달리기할 때 음악이 희미하게 들리거나 누군가 불러도 잘 알아채지 못하곤 한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이승희 부연구단장(KAIST 생명과학과 부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뇌가 행동 상태에 따라 감각 정보를 다르게 통합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팀은 쥐가 달릴 때는 시각 정보를 우선 처리하고 가만히 있을 때는 청각 정보를 우선하여, 감각 정보를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과정이 행동 상태에 따라 변화함을 밝혔다.

최일송 IBS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박사후연구원
우선, 연구팀은 시각·청각 정보가 통합되는 뇌 영역을 찾고자 실험 쥐 특정 뇌 부위를 인위적으로 비활성화하는 약물주입실험과 이를 조절하는 광유전학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후두정피질(posterior parietal cortex, PPC)이 시각 정보 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영역이 비활성화되면 청각 정보를 우선적으로 처리함을 발견했다.
이후 연구팀은 뉴런의 활성 정도를 측정하는 칼슘 이미징 실험을 통해 후두정피질의 뉴런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분석했다. 가만히 있는 경우, 후두정피질의 시각 뉴런이 청각 신호에 의해 억제되어 쥐가 청각 정보를 우선 처리했다. 반면, 쥐가 달리면 청각 신호가 후두정피질로 전달되지 않아 시각 정보가 우선으로 처리됐다.
이러한 변화는 달릴 때 운동피질(secondary motor cortex, M2)에서 생성된 신호가 후두정피질로 청각 정보를 전달하는 뉴런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면서 발생한다. 즉, 실험 쥐가 달릴 때 운동피질에서 보내는 신호가 청각 정보 전달을 차단하여 시각 정보가 우세해진 것이다. 한편, 청각 피질 자체는 달리는 동안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해 청각 정보 처리가 유지됨을 확인했다. 이는 개별 감각의 처리 능력은 달라지지 않으며 시각 정보와 청각 정보가 뇌에서 통합되는 과정이 행동 상태에 따라 조절됨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이승희 부연구단장은 “이번 연구는 감각 정보가 뇌에서 처리될 때 개별 감각 자체는 안정적으로 유지되지만, 이를 통합하는 방식은 행동 상태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됨을 밝힌 중요한 발견”이라며, “이 연구가 앞으로 감각처리장애 치료를 목표로 하는 특정 뇌 신경회로의 작동 방식을 제시하는 데 기초적인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3월 7일 온라인 게재됐다.

[그림1] 행동 상태에 따른 시청각 정보 처리의 유연성

[그림2] 시청각 정보 처리의 유연성을 조절하는 신경 메커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