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식이유도된 비만의 암세포 성장 촉진은 지방산 산화 때문

  • 등록 2025.05.16 13: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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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탄수화물 식이가 고지방 식이에 비해 암세포 성장을 최대 80%까지 억제할 수 있음 확인
지방산산화를 차단하는 것이 암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 김수열 박사 연구팀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 김수열 박사 연구팀(우상명, 이호, 최원영, 심성훈, 전중원, 한나영, 이우진)은 고지방 식이로 유도된 비만이 암세포의 성장을 촉진하는 직접적인 원인이 호르몬이 아니라, 암세포의 지방산산화를 통한 에너지대사 폭증 때문이라는 것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IF 12.4)’ 2025년 5월호에 게재되었으며, 논문 제목은 “Loss of SLC25A20 in pancreatic adenocarcinoma reversed the tumor-promoting effects of a high-fat diet (췌장 선암에서 SLC25A20 지방산산화 유전자의 제거는 고지방 식이의 종양 촉진 효과를 완전히 뒤집었다.)”로 암세포의 지방산산화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항암치료 전략의 전환점을 제시했다.

 

 

   ▲ 김 수열 박사

 

그동안 비만으로 인한 종양 성장은 간이나 지방세포에서 염증성 호르몬인 렙틴(Leptin)이나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1(IGF-1) 등 염증성 호르몬의 간접적 영향 때문이라는 이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본 연구팀은 종양의 에너지대사가 지방산에 의존한다는 이론(Kim Effect)에 근거하여, 암세포가 직접적으로 지방산산화(Fatty Acid Oxidation, FAO)를 통해 ATP를 생산하고, 이로 인해 암이 빠르게 성장한다는 점을 증명했다. 이는 기존의 ‘와버그 효과(Warburg Effect)’와 상보적인 이론으로 평가되며, 고탄수화물 식이가 고지방 식이에 비해 암세포 성장을 최대 80%까지 억제할 수 있음이 함께 확인됐다.

 

연구팀은 23주간 고지방 식이를 제공한 마우스 췌장암 모델에서, 동일한 열량을 탄수화물로 제공받은 마우스에 비해 체중은 두 배로 증가하며, 종양 크기도 두 배 이상 커지는 현상을 관찰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지방산산화를 유도하는 핵심 유전자인 SLC25A20을 유전적으로 억제했을 때, 암세포의 성장이 고지방 식이에서도 정상식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억제되었고, 일부에서는 종양성장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omplete Remission) 가 관찰되었다. 즉, 고지방 식이에 의한 종양 성장 효과가 이 유전자를 조절함으로써 완전히 역전되는 것을 증명하였다. 또한, 면역세포가 살아있는 자연 발생 마우스 췌장암(KPC 모델)에서도 SLC25A20 유전자가 결손된 마우스와 교배하면, 전체 생존율이 23주에서 30주로 평균 7주 연장되며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지방산산화를 차단하는 것이 암의 성장을 직접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입증한 사례로, 연구팀은 “SLC25A20은 암세포에 지방을 공급하는 핵심 통로로, 이를 차단하면 암이 에너지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게 된다”며 “부작용이 거의 없어 새로운 항암 치료법의 최적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립암센터는 현재 자회사 NCC-Bio(대표 김수열)와 함께 SLC25A20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항암 신약 개발 및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용어 설명>
○ 지방산산화대사
지방산을 분해하여 에너지(ATP)를 만드는 이화대사를 말한다. 탄수화물이 부족할 때 지방산이 분해되어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 킴 효과 (Kim Effect)
'킴 효과'는 모든 암세포는 에너지 대사가 지방산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는 것으로, 암세포는 혈액에서 지방을 흡수하여 연소시켜 절대적으로 에너지를 얻는다는 것이다. “와버그 효과 (Warburg Effect)”에 의하여 암세포는 탄수화물을 모두 젖산으로 만들고 에너지 생산에 쓰지 않기에 탄수화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과 동일하다. 따라서 빠른 성장으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암세포는 에너지 조달을 지방산산화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비만에 동원되는 고지방은 암을 폭발적으로 증식시키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고탄수화물 식이는 마우스 암 모델에서 고지방 식이와 비교하여 종양 성장을 1/5로 감소시키는 것을 보여주어, “고탄저지”가 환자에 유익한 것을 증명하였다. 이 새로운 발견은 지방 연소를 차단하는 것이 암 치료에 임상적 이점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Seminars in Cancer Biology, 86, 347-357, 2022)

 

○ 에스테르화(반응)
에스테르는 ‘산’과 ‘알코올’이 만나 물이 빠지고 새로운 화합물인 에스테르를 만드는 반응이다.

 

○ 카르니틴
우리 몸 안에서 지방을 에너지로 바꾸는 데 꼭 필요한 물질로 특히, 지방산이 세포 내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카르니틴이 부족하면 지방이 잘 분해되지 않아 에너지 생산이 떨어질 수 있다.

 

○ 하이드록실 그룹(Hydroxyl Group)
하이드록실 그룹은 ‘-OH’로 표시되는 작은 화학 구조인데, 물과 잘 섞이고 여러 물질과 쉽게 반응한다. 이 그룹이 포함된 물질은 자연에서 잘 분해되기 때문에,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 SLC25A20 유전자
이 유전자는 몸 안의 세포에 있는 미토콘드리아에서의 수송체(수송단백질, acyl-transporter)로서, 친수성 탄소 사슬 C2(아세틸)부터 C16(팔미토일)까지의 지방산을 에너지로 바꾸는데 촉매 역할을 한다. 그 반응의 결과 미토콘드리아 내부의 카르니틴은 외부로 내보내고 지방산-카르니틴은 미토콘드리아 내부로 전위시키는 카르니틴 셔틀 시스템(carnitine shuttle system)으로 운반차 역할을 하는 유전자이다. 이 유전자가 있어야 세포질의 지방산을 미토콘드리아 안으로 이동하여 지방산산화를 통하여 ATP를 합성할 수 있다. 이 유전자를 억제해도 정상세포는 탄수화물에서 에너지를 획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부작용이나 독성이 거의 없다.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Figure_2-02.jp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2244pixel, 세로 1039pixel

그림. SLC25A20 유전자 발현 억제를 통해 지방산산화(FAO)를 차단하면 고지방 식이(HFD)에 의해 종양 촉진 효과가 억제되는 기전 요약도.


(좌측) 암 세포는 고지방 식이(HFD)로부터 지방산을 흡수하여 아실-카르니틴(LC, MC, SC 형태)으로 전환한 후, 미토콘드리아에서 FAO(지방산산화)를 통해 아세틸-CoA 물질을 생성한다. 아세틸-CoA는 TCA 회로에서 NADH로 전환되며, 이는 전자 전달 사슬(ETC)을 통해 ATP(에너지)를 생성하는 데 사용된다. ATP가 많아지면 세포 성장 신호를 조절하는 단백질(p-mTOR)이 활성화되며, 이는 세포 성장에 중요한 사이클린 D1과, 세포 내 DNA 손상 감지 및 수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PARP의 발현을 촉진시킨다. 이러한 생존 프로그램은 결과적으로 암 세포의 성장을 촉진한다.


(우측) 그러나 SLC25A20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면, FAO가 차단되어 ATP 수준이 감소하며, 이는 mTOR 비활성화를 유발하여 세포 주기 정지와 세포 사멸 활성화로 이어지게 되어, 암세포의 성장이 억제된다.

(출처: Theranostics, 2025.5 출간. DOI: 10.7150/thno.114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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