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으로 인한 간 손상 발생 원리 최초로 밝혀

  • 등록 2025.07.17 14: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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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시 활성산소(ROS) 발생해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 유발하는 새로운 분자 메커니즘 규명
음주 시 간세포의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 발현 증가 및 이후 폭음 시 발현 감소 확인
간세포가 신호를 주고 받는 유사시냅스를 형성하고 염증을 유도하는 ‘새로운 신경학적 경로’ 최초 밝혀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 서울대 보라매 병원 김원 교수 공동 연구팀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성 간질환을 유발하며, 이 중 약 20%는 알코올 지방간염으로 진행되고 이는 간경변증과 간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KAIST 연구진은 음주 시 활성산소(ROS)가 발생해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새로운 분자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아울러, 간세포가 신경계의 시냅스처럼 신호를 주고 받는 유사시냅스를 형성하고 염증을 유도하는 ‘새로운 신경학적 경로’를 세계 최초로 밝혀냈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 보라매 병원 김원 교수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음주로 인한 간 손상 및 염증(알코올 지방간염, Alcohol-associated Steatohepatitis, ASH)의 발생 기전을 분자 수준에서 규명해 알코올 간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단서를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왼쪽부터) 의과학대학원 양경모 박사, 정원일 교수, 김규래 박사과정

 

정원일 교수 연구팀은 만성 음주 시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의 발현 증가로 글루탐산이 간세포에 축적되며, 이후 폭음으로 인한 간세포 내 칼슘 농도의 급격한 변화가 글루탐산* 분비를 유도함을 확인했다.

*글루탐산: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뇌와 간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에서 세포 간 신호전달, 단백질 합성, 에너지 대사 등에 관여하며 지나치게 많으면 신경세포가 과흥분하여 세포 손상 또는 사멸하게 함 

 

분비된 글루탐산은 간 내 상주 대식세포인 쿠퍼세포의 글루탐산 수용체(mGluR5)를 자극해 활성산소(ROS) 생성을 유도하고, 이는 곧 간세포 사멸과 염증 반응으로 이어지는 병리적 경로를 형성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음주 시 간 내에서 간세포와 쿠퍼세포가 일시적으로 신경계에서만 관찰되던 시냅스와 비슷한 구조인‘유사시냅스(pseudosynapse)’를 형성해 신호를 주고받는 현상을 처음으로 규명했다는 점이다. 

 

이 유사시냅스 혹은 대사시냅스(metabolic synapse)는 음주로 인해 간세포가 팽창(ballooning)되면서 쿠퍼세포와 물리적으로 밀착될 때 형성된다. 즉, 손상된 간세포가 단순히 사멸하는 것이 아니라, 인접한 쿠퍼세포에 신호를 보내 면역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발견은 말초 장기에서도 ‘세포 간 밀접한 구조적 접촉을 통해 신호전달이 가능하다’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단순한 간세포 손상을 넘어 알코올로 손상된 간세포가 능동적으로 대식세포를 자극해 간세포의 사멸을 통한 재생을 유도하는‘자율 회복기능’도 존재함을 보여줬다. 

 

실제로 연구팀은 글루탐산 수송체(VGLUT3), 글루탐산 수용체(mGluR5) 및 활성산소 생성 효소(NOX2)를 유전적 또는 약리적으로 억제하면 알코올 매개 간 손상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동물 모델을 통해 입증했다. 이러한 기전을 기반으로, 연구팀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혈액과 간 조직을 분석해 해당 메커니즘이 임상적으로도 적용될 수 있음을 제시했다.

 

의과학대학원 정원일 교수는 “이는 향후 알코올 지방간염(ASH)의 발병 초기 단계에서 진단용으로 혹은 치료를 위한 새로운 분자 표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의과학대학원 양경모 박사(현, 여의도 성모병원)와 김규래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서울대 보라매병원 김원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지난 7월 1일 자로 출판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재원으로 한국연구재단 글로벌 리더연구, 중견연구자사업 및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 그림 1. 음주 시 유전자군의 변화 중 글루탐산 대사경로 및 수송체의 유전자 발현 증가를 확인함. 조직 투명화 및 확대기술을 통해, 음주 시 간세포의 소포성 글루탐산 수송체(VGLUT3) 발현 증가 및 이후 폭음 시 발현 감소를 확인함. 이에 따른 체내 혈청으로 분비된 글루탐산을 증가를 확인함. 음주 및 이후 폭음 시, 간 내 칼슘 수준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함. >

 

< 그림 2. 음주 및 이후 폭음 시, 칼슘 수송체와 SNARE(단백질 복합체)의 발현 변화를 확인함. 음주 시 팽창에 의한 간 세포 크기 증가 및 쿠퍼세포와의 밀접한 거리를 확인함. 음주 후 폭음 시 쿠퍼세포에서 증가하는 활성산소를 확인하고, 글루탐산 수용체(mGLUR5) 하위경로인 PKC(세포 내 단백질 인산화 효소) 억제 시 활성산소 수준와 간손상이 감소함을 확인함. 알코올 간질환 시 본 연구의 요약 그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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