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폐암 수술, “고령 환자, 여성, 최소침습 새 키워드로 자리잡아

  • 등록 2025.07.24 14:15:12
크게보기

조기 진단의 증가와 수술기법의 발전으로 최근14년간 수술 건수 3배 이상 증가
고령·동반질환 환자 등 수술 위험 높은 환자군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는 길 열려
삼성서울병원 박성용 교수 · 강단비 교수 공동 연구팀

최근 들어 국내 폐암 수술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검진 확대와 평균 수명 증가등으로  고령층에서 수술 받는 환자가 늘고, 여성 환자 역시 증가 추세다.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박성용 교수 ·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수진 박사, 순천향대학교 보건행정경영학과 함명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23년 까지 국민건강보험 청구건 12만 4334건과 로봇수술 1,740건을 분석해 대한암학회지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최근 폐암 수술에서 양과 질 모두에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면서 “고령 환자, 여성, 최소침습이라는 키워드가 10여년의 시간을 관통해 자리 잡았다”고 설명했다.

연구에 따르면2010년 4,557건이던 연간 폐암 수술 건수는 2023년 1만 4184건으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인구 10만명 당 폐암 발생도 42.8건에서 61.6건으로 늘었다. 연구팀은 “연령표준화 발생률을 보면 과거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럼에도 환자가 늘어난 건 그만큼 노년 인구 집단 규모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35세 ~ 64세 사이에는 갑상선, 유방암, 대장암, 위암, 폐암순으로 발생하다 65세 이상에서는 폐암이 1위로 올라서고 이어 대장암, 위암, 전립선암, 간암 순으로 순위가 바뀌었다.

 

연구팀은 여성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눈 여겨 볼 부분으로 짚었다. 여성 환자 비율은 2010년 32%에서 2023년 44.7%로 증가했다. 여성 폐암 환자 대부분은 비흡연자여서 흡연에 따른 직접 노출보다는 간접흡연에 따른 영향, 음식조리, 대기오염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여성 환자가 늘고 있는 건 저선량 CT 검사 도입 등으로 검진이 확산되고, 평균 수명 증가로 호발하기 쉬운 여건이 조성된 영향이 있었다”면서 “환자 구성이 바뀌는 만큼 치료 방향에 대한 변화도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과거라면 수술을 망설였을 고위험군이 수술실 문턱을 넘는 사례가 많아지는 것도 큰 변화다. 나이 탓에 수술 부담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70~79세 환자는 26.3%에서 32.3%로, 80세 이상 환자도 2.0%에서 6.2%로 증가했다. 또 찰슨동반질환지수 7점 이상이어서 중증 동반질환에 따른 수술 위험이 큰 환자의 비율도 9.0%에서 17.4%로 큰 폭으로 올랐다.

연구팀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배경으로 조기 진단의 증가와 수술기법의 발전을 꼽았다. 2010년만 하더라도 비디오흉강경 수술이 차지하던 비율이 절반 수준(52.9%)에 머물렀지만, 2023년에는 대부분 환자(94.8%)를 이 방법으로 수술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흉강경 수술을 하면 가슴을 여는 것에 비해 환자 부담이 적다고 알려져 있다.

 

로봇수술의 경우 전체 수술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3.17%로 적은 편이지만, 2023년 처음으로 개흉 수술 건수 291건을 로봇수술 건수가 450건으로 넘어 앞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연구팀은 예측했다.

이에 힘입어 폐를 최대한 보존하는 쐐기절제술은 8.2%에서 18.5%로, 분절절제술은 4.2%에서 9.6%로 확대됐다. 고령·동반질환 환자 등 수술 위험이 높은 환자군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결과 역시 고무적이다. 폐암 수술 환자의 입원 기간은 2010년 13일에서 2023년 7일로 절반 가까이 단축됐고, 30일 이내 사망률도 2.45%에서 0.76%로 크게 낮아졌다. 강단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14년간 전국 단위 폐암 수술 빅데이터를 분석해, 수술 건수, 환자 특성, 수술 방법, 치료 성과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성용 교수는 “이제 고령, 여성, 동반질환 환자도 안전하게 수술 받을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지만, 의료 접근성과 성과의 격차는 여전히 존재하기에 근거 기반의 정책 수립과 수술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리닉저널 clinic321@daum.net
Copyright @2008 클리닉저널.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클리닉저널 (ClinicJournal) | [121-737]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15 (마포동 35-1) 현대빌딩 705호
Tel 02)364-3001 | Fax 02)365-7002 | 등록번호 : 서울 아 05030 | 등록일 : 2018.03.22 | 발행일 : 2018.03.22 | 발행·편집인 : 한희열 Copyright ⓒ 2008 클리닉저널. All rights reserved. mail to clinic3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