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는 남재환 의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바이오 기업 SML바이오팜과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개인 맞춤형 mRNA 암백신(PCV)을 개발하고, 동물 모델에서 강력한 항암 효과를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암 예방과 치료를 위한 개인 맞춤형 암백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mRNA 백신 기술의 안전성과 신속한 제조 역량이 입증되면서 암환자별 종양 특성에 맞춘 '맞춤형 치료 백신' 개발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바이오엔텍(BioNTech)과 모더나(Moderna)는 흑색종, 폐암 등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활발히 진행 중이며, 일부 백신은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보조치료제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 남 재환 교수
이런 가운데 남재환 교수 연구팀은 국내 최초로 mRNA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의 암 유전정보 기반의 치료용 백신을 직접 제작하고 동물실험을 통해 항암 효능을 입증했다. 대장암 마우스 모델을 대상으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을 통해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신생항원(neoantigen)을 선별한 뒤, mRNA 백신으로 제작해 지질나노입자(LNP)에 담아 주사했다. 실험 결과, 종양 특이적 면역세포(CD8+ T세포 및 CD4+ T세포)가 활성화되면서 암 성장 억제, 수술 후 재발 방지, 장기 면역 기억 형성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에 주로 연구됐던 MHC-I 경로보다 MHC-II 경로의 신생항원이 더 강력한 항암 면역 반응을 유도했다는 사실이다. 두 경로의 신생항원을 동시에 주입했을 때 시너지 효과로 항암 효능이 더욱 강화됐으며, 항암 면역관문억제제(PD-1, Tim-3 등)와 병용 투여 시 효과가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외에도 수술 후 백신 투여 시 재발률이 낮아졌고, 예방 백신으로서의 효과도 동물 모델을 통해 입증됐다.
가톨릭대 조성제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가톨릭대 윤현호·곽우리 교수팀, 경희대 김권일 교수팀, 서울대 김기태 교수팀, 이화여대 장준 교수팀, ㈜SML 바이오팜 연구팀이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남재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mRNA 기반 개인 맞춤형 암백신을 직접 제작하고 항암 효능까지 검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특히 백신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면역세포를 장기간 기억하고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은 암 재발 방지와 만성 암 관리 전략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mRNA 백신 등의 독성평가 기술개발’과 ‘mRNA 기반 신생항원 암백신의 안전성 평가 플랫폼 구축 및 국제협력’과제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Advanced Science에 2025년 7월 온라인으로 선게재됐다.
▲ 대장암을 이식한 마우스와 정상 마우스의 유전자를 비교해 암에 특이적인 신생항원을 도출하고, 독자적인 mRNA 플랫폼에서 신생항원이 발현하도록 제작하고 마우스에서 항암 효과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