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성형외과 김수신 원장은 경기 중‧고등학교를 거쳐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서울대학병원에서 인턴과 성형외과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한, 그야말로 우리나라 최고의 엘리트 코스를 거친 의사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는 전공의 과정과 군복무를 마친 후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에서 전임강사로 시작해 인제대 백병원 성형외과 교수를 거치는 동안 미세현미경에 의한 재건술 및 수지재접합수술 분야의 선구자적 역할을 하고, 1991년 압구정동에서 개원을 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는 개원한 이후에도 각종 국내외 관련학회에서 활발한 학술활동을 벌인 것을 비롯해 서울지검 검찰의료자문위원과 미스코리아심사위원 등 사회활동에도 남다른 모습을 보여 주기도 했다. ‘살아 있는 성형외과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김수신 원장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나라 성형외과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짚어본다.
“1980년대 이전만 해도 성형외과 하면, 물론 당시만 해도 이 전문과목의 태생 자체가 얼마 되지 않았기도 했지만 주로 피부성형에 머물러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그러다가 1980년에 들어와 오랫동안 미국에서 최신 성형외과학 그 가운데서도 재건술과 미세접합수술을 주로 공부하고 귀국한 백세민 교수가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에 부임하면서 이전의 성형외과 진료와는 차원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지요. 한마디로 말하면 이전의 피부성형에 머물렀던 성형외과의 진료 영역이, 요즘에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뼈성형 쪽으로 옮겨가는 과정이 바로 이 시기였을 겁니다. 이 당시 백 교수가 하는 수술은 우리나라 성형외과에서 그 동안 볼 수 없었던 그야말로 획기적인 것이었지요. 그 가운데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 안면기형환자에 대한 재건술과 사고로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잘린 환자에 대한 한 수지접합수술은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 그렇지 않은 사람들로부터도 많은 관심을 끌었었지요. 지금은 하도 오래되어 몇 년도인지는 정확히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공장에서 일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열손가락이 다 잘린 환자가 구로병원을 내원하여 무려 17시간이나 되는 긴 시간동안 백 교수님의 집도로 미세수지접합수술을 받고 환자의 수술받은 모든 손가락이 정상적인 기능을 찾은 사례는 아마도 제가 살아 있는 동안 결코 잊을 수 없을 증례들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아마도 어느 정도 나이 드신 분들이라면 이 수술에 대해 신문이나 방송 등 각종 언론을 통해 전해 들으셔서 잘 알고 있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980년 백세민교수 귀국과함게 성형외과 진료는 차원이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지요.
중요한 점은 이렇듯 성형외과 진료영역이 이렇게 확대되면서 그 동안 하지 못했던 아주 심한 선천적으로 얼굴기형을 갖고 태어난 환자들에게 엄청난 희소식이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시의적절하고 절실한 변화였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에 대한 당시 세인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드라마틱한 것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형외과 분야에서 새로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이지요. 제가 자부심을 갖고 있는 것은 이 새로운 바람을 불게 한 1세대 선상에 제가 위치하여 있었다는 겁니다. 최근들어 성형외과 의사수가 1천명을 넘어서고 있지만 80년대 이전만 해도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수 십 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우리 성형외과학 분야의 발전은 그야말로 눈부시다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사실 서울대학병원 성형외과에서 수련을 받을 때도 미용성형에 대해선 그다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레지던트 시절에도 미용보다는 화상이나 선천성기형, 재건수술 등에 주로 많이 사용하는 미세현미경수술에 주로 관심을 가졌었지요. 당시에 미세현미경수술을 적용할 수 있는 재건수술이 거의 없어서 특별한 트레이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주로 화상환자 진료를 많이 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가옥구조로 인한 화재 또는 식사패턴이 주로 밥과 국을 중심으로 되어 있기 때문인지 의외로 화상으로 인해 내원하는 환자가 적지 않았어요. 그래서 미용성형 분야보다는 이런 화상환자들에게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지요. 그러면서 기회만 닿으면 뼈가 대상이 되는 재건술에도 조금씩 손을 댔었지요. 그리고 1980년대 초에 새로운 기술들이 들어 왔는데 지방흡입, 지방주사, 풍선확장기 등의 바로 그것입니다. 또 미세수술을 통한 유방재건술 등의 기법도 이 때 등장한 새로운 기법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미용분야에서도 절개수술에서 비절개수술로 바뀌어가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최소침습수술의 단계로 들어서게 된 것이었지요. 피부 쪽에서 보면 레이저, 필링 등이 등장한 것도 바로 이 시기였지요. 정말 눈부시게 바뀌어 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오늘의 미용성혈수술이 있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1980년대 초 지방흡입, 풍선확장기 등 새로운 기술들이 들어 옵니다
내 경우 그 때만해도 대학에 몸담고 있었기 때문에 재건수술 즉 현미경수술에 주로 매달려 있었지요. 그러다가 1988년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열리던 시기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성형외과의 판가도 바뀌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학에서도 미용성형 분야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이지요. 이런 변화의 시기의 한 가운데였던 1991년 저는 대학을 나와 성형외과 개원을 하게 됩니다. 내가 압구정동에서 개원할 때 이 지역에는 성형외과가 세 군데밖에 없었습니다. 지금은 수 백 군데에 이르는 성형외과의원이 개원을 하고 있지만 말입니다. 제가 큰 변화의 시점에 대학을 박차고 나와 개원을 하게 된 것은 대학에 몸담고 있으면서 주로 하고 있던 재건술 특히 수지접합수술이 어느 순간부터 한계점을 느끼게 되었기 때문이지요. 더 이상의 영역이 마치 신의 영역과 같은 생각이 드는 겁니다. 혈관수술 다음에 미세신경수술을 하게 되는데 수술 자체가 매우 힘들고 또 그 결과 역시 시간이 많이 걸려서 만만치가 않더라고요. 고려대학병원에서 인제대 백병원으로 자리를 옳긴 이후에도 여전히 재건수술에 대한 한계를 느껴 다른 부분으로 관심을 돌리다가 미용성형 부분에 눈길이 멎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개원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미용성형분야에 매진하게 된 것이지요. 그것이 벌서 4반세기를 훌쩍 넘어서는 세월을 담고 있네요.
제가 개원을 할 당시만 해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지역은 역시 명동이었지요. 좀전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제가 이곳에 개원을 할 당시에는 개원하고 있는 성형외과의원은 세 곳 뿐이었어요. 그만큼 사람들의 의식에서 많이 벗어난 지역이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을 나의 제2 의사생활의 터전을 삼게 된 것은 나름대로의 발전 가능성을 본 것이겠지요. 당시에 압구정동은 상업지역이라기 보다는 주거지역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었어요. 다만 한가지 지하철역이 바로 옆에 위치해 있다는 것이 저의 관심을 끌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물론 유행을 따라 온 점도 없지 않아 있을 겁니다. 내가 이곳에 개원을 할 때만 해도 한자리에서 10년 있으면 ‘참 대단하구나’ 하고 생각을 했었어요. 오래 개원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가 있어 한자리에서 장기간 개원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이전 대학에 있을 때만 해도 수지접합 수술과 같은 미세현미경수술을 받은 환자로부터 생각했던 만큼의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도 환자들은 오히려 감사해 하며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미용성형의 경우는 전혀 달라요. 이렇듯 미용성형 분야가 재건술 등과 다른 상황으로 발전하게 되는 것은 개원 이전에도 여러 사례를 볼 수 있었거든요. 한마디로 미용성형의 경우 의사가 아무리 정성을 다해 시술했다고 해도 환자들이 좀처럼 만족해 하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미용성형의 경우 결코 만만치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미용성형의 경우는 수술결과에 대해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들의 반응도 좋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 바로 컴플레인으로 연결되는 경우 많아요. 이러한 결코 녹녹치 않은 상황에서 이렇다할만한 문제없이 25년 이상을 처음 개원을 한 바로 이 장소에서 옮기지 않고 개원을 유지하고 있을 수 있었던 데 대해 너무너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아도 이전 대학에 몸담고 있던 시절의 어렵다던 미세수술을 했을 때보다 미용성형을 한 결과에 대해 환자들의 만족도가 낮지 않았었나 하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어렵다던 미세수술보다 미용성형 수술결과 환자 만족도가 낮다?
언제부터인가 제가 즐겨 쓰는 말 가운데 “나는 진정한 의미의 의사의 마지막 세대이고, 사업하는 의사의 새로운 세대를 같이 경험하고 있다”고 말이 있습니다. 사업하는 의사라고 하면 많은 의사들이 반발 할른지 모르지만 일부 사람들은 이보다 더 심한 말을 하는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겁니다. 사실 기술이라는 것은 처음에 소수의 사람들이 소유하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게 되면 보편화되는 것이 상례이지요. 재건술만 해도 1980년대 초에는 당시 고려대 구로병원 성형외과의 백세민 교수팀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시피했지만 요즘에는 이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의사가 없을 만큼 보편화되었거든요. 기술이라는 것은 만들어 내는 사람, 이 기술을 발전시키는 사람, 그리고 이 기술을 이용하여 돈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고 하지요. 이 말이 맞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또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아마도 기술을 만들고 보급하는 과정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문제이지만 이 기술로 돈을 버는 단계에 이르게 되면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례로 미용을 위해 턱을 깍는다고 했을 때 너무 미용에 치우치다보면 다른 문제, 치과적 영역이 될 수 있는 부분을 다치게 하는 수가 있거든요. 이럴 때 전문과 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요. 또 실제 그런 일이 의사들의 일상에서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어요. 그런 점에서 볼 때 내과나 외과에는 진단학이라는 분야가 있는데 비해 성형외과에는 없어요. 사실 성형외과 특히 미용성형의 경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필요한 시술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그래서 진단학이 필요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업윤리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다른 어느 임상과보다도 진단학의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일례로서 자신의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없어 수술을 받으러 왔다면 수술에 앞서 그 환자에게 먼저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도 자신감을 갖지 못한다면 그 때가서 수술여부를 고려해 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요즘들어 이런 마음을 갖고 있는 의사가 많지 않은 것 같이요. 이전에 빼를 깎는 경우는 누가 보더라도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에게 국한 되었었지요. 그런데 지금은 환자가 원하기만 하면 멀쩡한 얼굴이라도 칼을 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환자가 미용수술을 하겠다고 찾아오면 바로 시술에 들어가는 것이 보통이지요. 이렇게 되면 의사라기보다는 기술자라는 소리를 듣는다고 해도 뭐하고 할 수 없다고 봐요. 바꾸어 말하면 미용성형이야말로 의사들에게 ‘장사’라는 개념이 개입될 소지가 많다는 점이지요. 그래서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성형외과 의사야말로 고도의 직업윤리를 필요로 한다고 봅니다.
성형외과 의사야말로 고도의 직업윤리를 필요로 한다
미용성형이 보편화되다 보니 미용수술결과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가 날로 높아져 가고 있는 것도 문제지요. 아름다움에는 기준이 없어요. 그리고 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의료기술에는 한계가 있지요. 그런데 소비자인 환자는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모두가 최고의 점수를 요구하고 있어요, 65점짜리 얼굴을 수술을 하여 85점 짜리를 만들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런데 요즘 환자들은 100점짜리를 원하는 거예요.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성형외과의사들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겁니다. 물론 이런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이 미용수술을 해온 성형외과의사들의 경쟁심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것이 환자에 대한 의사의 자세입니다. 환자에게 친절하고 환자 중심의 진료를 시행하는 것은 의사라면 누구나 당연하게 지녀야 할 자세일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무조건적인 것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특히 미용성형에 있어선 말입니다. 앞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정말 누가 보더라도 수술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이 된다면 본인이 원할 경우 당연히 수술을 해 주어야 하겠지요. 그런데 흔히들 말하는 멀쩡한 얼굴을 가지고 본인이 원한다고 해서 무조건 수술을 하려고 달려들기 보다는 사전에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되는 당위성을 환자에게 설득하는 자세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어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만 그것이 제가 나이든 의사이기 때문일까요?
내가 젊었을 때만해도 성형외과의사 수가 적어, 물론 미용성형 분야의 마켓 자체가 적기도 했지만 경쟁 또한 거의 없었던, 어떤 의미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던 시절이었지요. 한마디로 지금과는 크게 다른 시절이었습니다. 이런 시절을 살아온 자로서 요즘 성형외과의사들이 하는 것을 언급한다는 것이 다소 어패가 있는지 모르지만 지켜져야 할 원칙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면 의사로서 당연히 가져야 할 원칙만 지키면 흔히 이야기하는 장사치 정신이 들어올 여지가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입니다. 물론 세상이 다 혼탁해 있는데 의사들만 원칙을 지키며 깨끗하게 살아갈 수는 없겠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키지 않으면 안 될 선을 넘어선 안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제가 아끼는 후배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새로운 방법으로 수술을 한다고 해서 한번 보려고 찾아갔었지요. 그런데 이 친구가 수술시간이 되도 수술실에 들어가지 않는거예요. 그래서 ‘시간이 됐는데 왜 수술을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나 때문에 불편해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 소리를 들으면서 무한경쟁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일견 이해가 되지 않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적지않이 섭섭한 마음이 들더군요. 친한 것은 친한 것이고, 자신의 최신 수술기법은 보여 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일견 생각해 보면 그 수술방법이 스스로 개발한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배운 것이었을텐데 그것도 비밀이라고 보여 줄 수 없다는 그 모습이 오히려 안쓰럽기까지 하더라고요.
미용성형의사들에게는 반드시 미적 감각도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제가 오랫동안 미용성형분야에서 일해 오면서 느낀 것은 미용성형을 하는 의사들에게는 반드시 미적 감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용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만족해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시술한 의사의 미적 감각의 부족에서 기인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렇듯 미적 감각이 부족한 것은 그에 대한 구체적인 훈련을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대학병원에 있는 후배들을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적 감각을 높일 수 있는 훈련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말해주곤 했었지요. 이런 미적인 훈련을 받지 않고 수술을 하다보니 수술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이 나타나고,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성형외과는 제가 이 분야를 처음 시작할 때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어요. 그 당시만 해도 성형외과라고 하면 쌍거풀이 주류를 이루었고, 뼈를 깎는 재건수술이 시작되었으니까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었지요. 지금은 눈부위만 해도 수술방법이 한‧두 가지가 아니예요. 제 생각으로는 이제 다룰 수 있는 부문은 다 다루고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분야가 있다면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지금까지도 이에 관한 여러 가지 치료법이 시도되었지만 아직 확신을 가질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은 그 동안 수없이 많은 첨단치료방법과 장비들이 나왔다가 들어갔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용되고 있는 수술은 결국 가장 기초적인 방법들뿐 입니다. 아이러니한 이야기지요. 예를 들면 얼마 전까지 많이 사용하던 레이저를 이용해 수술을 한다고 했을 때 그 레이저라는 것이 결국 흔히 사용하는 수술칼을 대신하는 것이거든요. 어떤 의미로는 오히려 직접 칼을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고 효과적일수도 있지요. 그런데 환자에게 첨단기술이라는 느낌을 주기 위해 일부러 레이저를 사용해 왔던 것입니다. 칼이 더 편하고 효과적일수도 있는데 말입니다.
지난 30년 동안 성형외과 의사로 지내 오면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는 것은 미용외과와 함께 미용내과가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 미용내과는 한마디로 칼을 대지 않는 비침습적 방법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우리에게 이에 대한 컨텐츠가 없다는 것이지요. 내 나름대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어떤 때는 수지침하는 데도 쫓아가 보았고, 아로마테라피하는 데도 가 보았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그렇게 의미있게 다가오질 않더군요. 최근들어 많이 시술되고 있는 보톡스, 휠러 등이 어떤 의미에선 미용내과 분야의 기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미용내과의 컨네츠 정립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