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자꾸 깜빡할까? 단기기억 오류의 뇌 회로 메커니즘 규명

  • 등록 2025.10.31 11:3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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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 신호의 표류(drift)가 곧 행동 오류와 직결됨을 확인
기억이 제대로 입력돼도 시간 지나면 뇌 속 신호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 제시
한국뇌연구원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 라종철 박사 연구팀

한국뇌연구원(원장 서판길)은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 라종철 박사 연구 팀이 단기기억 오류의 뇌 회로 메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생쥐에서 기억이 유지되는 동안 뇌 신경세포의 신호 표류 현상(drift)을 발견했으며, 신경 신호의 표류가 곧 행동 오류와 직결됨을 확인한 것이다.

 

단기기억은 방금 본 정보를 일정 기간 유지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핵 심적인 인지능력이다. 그러나 우리는 종종 이런 정보들을 깜빡 잊어버린다. 단기기억 오류의 신경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인지 과정을 규명하고 신 경정신과적 질환와 관련된 결핍을 해결하는데 핵심적인 연구분야다.

 

 

▲왼쪽부터) 최준호 선임연구원(제1저자, 교신저자),

    배성원 연수연구원(제1저자), 라종철 책임연구원(교신저자

 

한국뇌연구원 라종철 박사 연구팀은 “기억은 처음부터 잘못 입력되는 것일 까, 아니면 시간이 지나면서 변질되는 걸까? 그리고 잘못 입력되거나 변질 되는 정보를 시간에 따른 신경활성 기반으로 디코딩할 수 있을까?”라는 질 문에서 연구를 시작했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팀은 공간 정보나 움직임을 배제한 상태에서 시각정보 를 잠시 기억했다가 올바른 방향으로 반응해야 하는 ‘지연일치 행동과제’를 설계해 생쥐가 수행하게 했다. 그 과정에서 이광자 칼슘 영상법(2-Photon Imaging)* 등을 활용해 살아있는 생쥐의 후두정피질(PPC)*의 신경세포 활동 을 분석했다.

* 이광자 칼슘 영상법(2-Photon Imaging) : 살아있는 뇌에서 신경세포의 활동을 실시간 추적하는 영상기법

* 후두정피질(PPC) : 감각 정보를 통합하고 기억 유지에 관여하는 고차원 연합피질

 

분석 결과, 기억이 유지되는 동안 뇌의 후두정피질의 신경신호가 점차 ‘다 른 선택지’로 표류하는 현상(dirft)이 관찰되었다. 이러한 표류는 결국 잘못 된 행동의 선택, 즉 기억 오류로 이어졌다. 생쥐가 기억한 시각정보와는 다 른 ‘오답’을 선택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신경활동의 표류(drift)가 행동 오류와 직접적으로 연결됨을 다양한 신경군집분석 방법을 통해 입증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기억이 제대로 입력되더라도 시간이 지 나면 뇌 속 신호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왜 자 꾸 깜빡할까?”라는 질문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제시했다.

 

교신저자인 라종철 책임연구원은 “이번 성과가 조현병, ADHD 등 단기기 억 손상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나는 신경정신질환의 기초 메커니즘을 밝히 고, 조기 진단기반 마련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연구는 단 순히 기억오류 탐지 기술을 넘어,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Computer Interface, BCI) 등 첨단 신경신호 해석 기술의 발전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 할 수 있을 것”이라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뇌연구원 감각·운동시스템 연구그룹 최준호 선임연구원(제 1저자·교신저자), 배성원 연수연구원(제1저자)이 참여했으며, 연구 결과는 권위있는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PLoS Biology 최신호에 출판되었다.

 

한편, 본 연구는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 한국연구재단의 개인기초연구 (중견연구) 및 뇌과학 선도융합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그림 설명] 위 그림은 본 논문의 핵심 발견인 신경 활동의 변질(Neural Drift) 를 통해 단기기억 오류가 발생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요약한 것임. 과제를 수행하는 세 단계 ― 자극을 보는 단계(Sample), 기억을 유지하는 단계(Delay), 정답을 선택하는 단계(Response) ― 에서 뇌의 신경 활동이 정답을 맞힌 경우(위쪽, 검은색/파란색)와 오답을 고른 경우(아래쪽, 붉은색)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비교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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