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후 만성통증

  • 등록 2019.10.17 16:5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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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의 통증이야기

2017년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34개  주요 수술의 총  수술건수는  약 184만 건,   수술받은 환자는 약 155만 명에  이른다.    10년 전에  비해  수술건수는  약 25%,   환자수는 약 17% 증가했다.   앞으로 의료기술의 발달로  질병의  진단이  앞당겨지고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노인 환자가 늘어나기 때문에 수술받는 환자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은 치료를  위해 꼭 필요한 선택이지만  수술 이후 다양한  수술 후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경우도  많다. 그중 의료진과  환자들이  간과하기 쉬운 것이  바로수술 후 만성통증이다.   수술을 받은  직후 어느 정도 통증이  있다는 건  누구나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통증이  생각보다 오랫동안 지속된다면 어떨까?


‘수술 후 만성통증’은 수술 이외  통증의  특별한 원인이  없으며 수술 후  두 달 이상  지속되는 통증으로 정의한다.   이는  보통 수술 직후부터 발생해  지속되지만,  수술 직후  호전되었다가  무증상의 기간을 거쳐 뒤늦게 발생하기도  한다.


 2012년  노르웨이에서  발표된  단면연구에 따르면  수술 후 3개월  이상의  통증이 지속되는  환자는 전체 2043명  중 40.4%였으며   18.3%는 중등도   이상의  통증을   경험한다고  하였다.   또한   2015년  발표된 유럽   11개국의  21개 병원에 서 1044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다기관  전향적 조사에  따르면  수술 12개월 후 환자의 11.8%에서  숫자  통증등급 3점 이상의  중등도  이상 통증을 경험하였고 2.2%에서 숫자통증등급 6점 이상의  심한 통증을  경험하였다고 한다.


아직까지 수술 후 만성통증에  대한 국내 연구결과는  없으며,  위의  유병률을  2017년  국내에서 수술 받은 환자 155만 명에  단순 대입시키면  약 3만 4천여명이  수술 1년 뒤 심한  통증을  경험할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다.


과거에는 수술의  목적을 주로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의  제거였지만 현재는  이에  더해 환자가 치료 후 일상생활로  원활하게  복귀하고,   나아가 궁극적으로  삶의  질까지  향상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수술 후 환자의  회복과  일상생활로의  복귀를  지연시키고,   추가적인  의료비 지출을 발생시키며,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수술 후 만성통증에  대한 관심이 대두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한 관심은 2000년대에  들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유럽의 경우,  Pain-out이라는  수술 후 통증과  관련된 범국가적  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하여 이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수술 후 만성통증에  대한 관심이  낮으며  이와 관련한 연구결과도  보고된  바 없다.


아직까지 수술 후  만성통증의  기전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하지만 여러 연구에 따르면  수술 시 우리 몸에 가해지 는 자극과  염증은 다양한 기전에 의해  중추 및 말초  신경  감작화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수술 후  불과 몇 시간 후부터  발생하며  유전자 단계의  변화를  수반할 수 있다. 또한 여러 연구에서 수술 후  만성통증의 절반 이상에서 신경병 증상  통증의 특성이 나타난다고  보고되었는데  이는 수술에 의한  신경 손상이 수술 후 만성 통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수술 중  주변 구조물이나  직접적인  신경 압박,  전기소작기의  열에 의한 손상,  충격,  당김  등에 의해 확인되지  않는 미세  신경들이 손상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유방절제술,  폐절제술,  탈장수술,  제왕절개술 등에서  수술후  만성통증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들 수술  부위는  비교적 신경이  풍부하게  존재하는  부위이다.


특히 탈장수술의  경우 간단한 수술임에도  불구하고  만성통증이  발생하는 비율이 높은데,  이는  수술 부위에 존재하 는 여러 신경들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으로  이해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 뿐만 아니라 무감각이나  이질통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수술 후 만성통증의  위험인자에 는 어떤것들이 있을까?


 수술 후 만성통증의  위험인자로는 여성,  젊은 연령,  수술 종류,  수술 방법,  수술 시간,  수술 직후 급성통증의 정도,  수술 전 만성통증의  유무등이  보고되었다.   이 중 여러  연구에서 일관되게  보고되며  임상적인 측면에서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여지  는생각해야 될 인자는  수술 직후 급성통증의 정도이다.


앞서 설명하였듯이 수술 중 자극은  말초에서 대뇌에  이르기까지  통증 신호  경로에  영향을  주어  통증을 더 잘 느끼게  만들며 (감작화) 이러한  현상은 통증이 만성화 되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만약 다양한 통증 조절이나  최소 침습적 수술 기법  등으로 자극을  최소화하여  감작을 막을 수 있다면 만성통증으로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나아가  수술 전 만성 통증의  여부도 중요한  요소이다.    만약 수술  전부터 만성통증이  있었던 경우, 특히 만성통증으로  마약성 복용제를  복용하는  환자라면  이미  통증에  대한  감작화가  진행되어  수술 자극에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자들은  같은 수술이라도  통증이  더 심하고 만성통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외에도 우울증,  불안,  수술에대한  두려움,  스트레스 같은  정신적인 문제가 수술 후만성통증과 연관될 수 있다.


아직 수술 후 만성통증에 대한  뚜렷한  치료방법은   없다.  하지만  최근 복강경이나 흉강경 등을 이용해 최소절개 수술을  시행하고,   진통제 이외에  신경차단  등  다양한  통증조절  방법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발생률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료진은  수술 후  만성통증의  예방을  위해서는 수술 직후 통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환자와  함께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또한  환자의  불안,  스트레스 등  정신적 문제를  소홀히 하지  말고  완화시켜  줄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만약 수술 후 만성통증이  발생한  경우,  일반적인  진통제뿐만 아니라  신경병증성  통증이  의심되는 경우 항경련제나  항우울제의  사용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약물치료로  조절되지않는  경우  손상이 의심되는   신경에  대해서 신경 차단술, 그리고 이에  대한 박동성 고주파 시술 등이  증상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철센터장, 이호진교수 clinic3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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