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의료와 차세대 항암제, 실제 임상 현장에 빠르게 안착

  • 등록 2025.06.17 15: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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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DNA 기반 정밀의학과 정밀 타격형 면역·항체 항암치료의 임상현장 진입 가속화
대한항암요법연구회, ASCO 2025 주요 임상결과 분석 발표 기자간담회

암 치료방법을 과학적인 임상연구를 통해 검증하고, 국민들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을 제시하고자 설립된 대한항암요법연구회(회장 안진석, www.kcsg.org)는 최근 미국 시카고에서 개최된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merican Society of Clinical Oncology 2025, 이하 ASCO 2025)의 주요 발표 내용을 분석하고, 암 치료의 변화 흐름을 이끄는 정밀의료와 신규 기전의 항암 치료를 중심으로 최근 임상 현장의 변화 양상을 조망하는 기자간담회를 17일 개최했다.

 

올해 ASCO 2025에서는 혈액 기반 정밀의료를 대표하는 순환종양 DNA(ctDNA; circulating tumor DNA)의 임상 적용 가능성이 한층 뚜렷해졌다. ctDNA는 종양에서 유래된 DNA 조각으로, 혈액만으로 암 유전 정보를 분석할 수 있어 조직 확보가 어려운 환자에게 대안이 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 기반 분자 진단 기술이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

 

이번 학회에서는 ctDNA가 암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는 바이오마커를 넘어, 실제 치료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다수 소개됐다. 특히, 대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Oral Abstract #3503)는 수술 후 ctDNA로 미세잔존암(MRD; minimal residual disease)을 확인해 보조항암치료(adjuvant therapy)의 필요성과 강도를 조절한 최초의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주목을 받았다. 또한 기조 강연에서 발표된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ctDNA를 활용해 기존 영상 검사보다 빠르게 치료 반응을 파악하고, 조기에 약물 치료를 조정함으로써 무진행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을 유의하게 개선한 결과를 보여주었다.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박인근 교수는 “ctDNA를 통해 영상 기반 평가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약물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치료 전략을 보다 정밀하게 조정하게 해준다. 이로써 임상 의사결정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Drug Conjugate)는 표적치료제의 선택성과 세포독성 항암제의 강력한 종양 억제 효과를 결합한 형태로, 고형암 영역에서 빠르게 1차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양한 암종으로 적용 범위도 확대되는 추세다.

 

HER2양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STINY-Breast 09 연구에서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 병용요법은 기존 표준치료인 탁산·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 병용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을 유의하게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트라스투주맙 병용 PFS 중앙값 40.7개월 vs. 대조군 26.9개월).

 

또한, PD-L1 양성 진행성 삼중음성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사시투주맙 고비테칸과 펨브롤리주맙의 병용요법을 평가한 ASCENT-04/KEYNOTE-D19 연구에서도, 현재 표준치료인 화학요법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 대비 무진행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향상된 결과가 보고됐다(펨브롤리주맙 병용 PFS 중앙값 11.2개월 vs. 대조군 7.8개월).

 

차세대 면역 치료인 BiTE(Bispecific T-cell Engage)와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 cell)가 혈액암을 넘어 고형암 분야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이들 치료법은 기존의 PD-1/PD-L1 억제제와 달리, T세포가 암세포와 직접 접촉해 공격하도록 유도하며,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장점을 동시에 갖춘 기전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DeLLphi-304 연구에서는 DLL3와 CD3를 동시에 표적하는 BiTE 계열 약물 탈라타맙이 전체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 / 탈라타맙 13.6개월 vs. 대조군 8.3개월)을 유의하게 향상시키며, 기존 치료법 대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였다. 이 결과는 탈라타맙이 소세포폐암의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CLDN 18.2 단백질을 표적하는 CAR-T 세포 치료제 사트리캅타진 오토류셀을 활용한 CT041-ST-01 연구에서는, 위암 및 위식도접합부암 환자에서 무진행생존기간을 유의미하게 연장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CAR-T가 고형암에서도 임상 적용 가능한 단계에 도달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평가된다.

 

박인근 교수는 “과거에는 신약이 표준치료로 자리 잡기까지 수년이 걸렸지만, 최근에는 2~3년 내 진료지침에 반영될 만큼 변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며 “이번 ASCO에서도 혁신 신약들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수준에 도달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진석 회장은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원들이 참여한 다양한 암 연구가 세계적 학술 무대에서 발표되며, 한국의 임상연구 역량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대한항암요법연구회는 앞으로도 환자들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구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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