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혈액질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모델 개발

  • 등록 2025.09.03 11:3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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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빈혈‧폐질환‧위궤양 동반 여성환자,‘무증상 단백이상’ 진단 시 혈액암 주의
위험인자 동반 고위험군 다발골수종 진단될 위험 2.5배 이상 높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

무증상 단백 이상 질환자가 난치성 혈액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인자가 처음으로 규명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은 무증상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환자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될 위험을

(왼쪽부터)서울성모병원 박성수, 민창기 교수,

     가톨릭의대 한승훈, 최수인 교수

 

높이는 5가지 위험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점수화 한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하였다고 3일 밝혔다.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공동교신저자)‧민창기(공동저자) 교수와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공동교신저자)‧최수인(공동제1저자)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MGUS가 진단된 환자 5,361명을 대상으로 예후를 분석하였다.

 

MGUS은 혈액 속에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래 의학계에서는 진단되어도 환자에게 증상이나 병적 증후를 유발하지 않아 바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동시에 형질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골수 내에 축적되면서 발생하는 만큼, 매년 약 1%의 확률로 악성종양으로 진행할 수 있어 혈액암 다발골수종의 전구 질환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어 왔다.

 

연구 결과,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MGUS 환자의 악성 진행 위험도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대상자 중 345명 (6.4%)이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되었다.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된 환자 중 253명 (73.3%)은 실질적인 증상이나 장기 손상이 나타나는 증상성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된 것으로 확인되었기 때문이다.

 

MGUS 환자의 다발골수종 진행 위험을 유의하게 높이는 위험인자는 ▲여성, ▲만성 폐질환, ▲위궤양 질환, ▲당뇨병, ▲비종양성 혈액질환(빈혈, 혈소판감소증 등) 으로 조사되었다. 연구팀은 위험인자를 점수화하고 예측 점수에 따라 환자를 저위험(0-3점), 중간위험 (4-5점), 고위험(7점 이상) 세 그룹으로 분류한 결과, 고위험 환자군은 다발골수종으로 진단될 위험이 2.5배 이상 높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특히 우리나라는 고령화와 함께 진단기술 발전으로 MGUS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지만, 혈액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할 수 있는 실질적 도구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이번 결과를 다양한 진료 현장에서의 조기 예측을 돕도록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R-Shiny) 으로 무료 공유하고 있어, 국민 건강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수 교수는 “그 동안 MGUS로 진단된 환자 중 이번 연구로 밝혀진 위험인자를 동반한 여성 고령 환자는 증상이 없더라도 보다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의료진들이 환자를 관찰할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없어 의료진의 판단이 어려웠는데, 위험인자를 분석하여 개발한 이번 평가 도구로 개별 환자를 보다 면밀히 추적 치료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라고 연구의 의미를 설명했다.

 

민창기 교수는 “이번 예측모델은 단일 인자보다는 복합 건강 상태에 기반하여 정량화하므로 진료 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도구인만큼, 1차 진료기관에서도 쉽게 활용할 수 있어 MGUS 고위험 환자의 조기 식별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에서 발생하며, 악성림프종, 백혈병에 이어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혈액암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다발골수종으로 병원을 방문한 우리나라 환자 수는 2014년 5,566명에서 2024년 1만 1,219명으로 2배 증가하였다. 매년 국내에서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받고 있으며, 고령 인구 증가와 함께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나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연령대는 50대부터 증가하여 8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암세포가 뼈를 침범하여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환자의 생존율이 크게 향상되었지만, 여전히 재발이 잦고,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아 환자들이 두려워하는 혈액암이다.

 

한편 국내 최초로 혈액병원을 설립한 서울성모병원은 환자 맞춤형 치료 설계, 자가조혈모세포이식의 적극적 활용, 신약 기반 유지요법, 고위험군 대상 최신 면역항암제 (이중항체, CAR-T 등)의 선제적 도입을 통해 환자 개별 위험도에 따른 정밀 치료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감염내과를 비롯한 여러 임상과 의료진과의 다학제 통합 진료 시스템 뿐 아니라, 혈액암 전문 간호사들의 면밀한 관리를 통해 항암치료의 부작용 관리 및 지속적 치료 효과도 향상시키고 있다.

 

또한 다발골수종센터는 최근 10년간 서울성모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난치성 혈액암인 다발골수종 치료 성적을 장기간 분석한 결과, 생존기간이 크게 향상된 것을 확인했다. 난치성 혈액암 치료성적을 발표한 국내 첫 사례다.

 

이번 연구는 국가 단위 보건의료 빅데이터 기반의 정량적 분석과 예측도구 첫 개발이라는 점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아 유럽종양학회 공식 학술지 ESMO Open (Impact Factor=8.3)에 최근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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