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없는 승모판 역류증 환자 조기 수술 받아야 장기 생존에 유리

  • 등록 2025.09.16 12:3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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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수술 그룹, 관찰 그룹 대비 심장으로 인한 사망 82% 감소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연구 결과

 

승모판 역류증은 심장의 좌심실과 좌심방 사이에 있는 승모판막이 잘 닫히지 않아 좌심실이 수축할 때 혈액이 좌심방으로 역류하는 질환이다. 지속되면 심부전이나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지만, 중증이어도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학계에서는 적절한 수술 시기에 대해 입장이 나뉘어 왔다.

이에 국내 연구진이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는 무증상이라도 조기에 수술을 받는 것이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성지 교수팀은 증상을 동반하지 않은 국내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 1천여 명을 장기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조기에 승모판 성형 수술을 한 환자들은 관찰만 하다가 증상 발생 후에 수술받은 환자들보다 심장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기 승모판 성형 수술 환자, 증상 발생 후 수술받은 환자보다 사망 위험 감소

중증 승모판 역류증은 판막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 승모판 성형술 또는 치환술로 치료해야 한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증상이 없는 중증 승모판 역류증을 조기에 수술할 지 아니면 호흡곤란이나 심장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술할 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다.

이번 연구는 1천 명 이상의 환자들을 20년 이상 장기간 추적 관찰해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도 조기 승모판 성형술로 사망 위험을 낮추는 것이 더 나은 치료 전략임을 제시한 데 의의가 크다.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공식 발간하며 심장혈관 분야 인용지수 1위인 세계적 학술지 ‘써큘레이션(Circulation, 피인용지수 38.6)’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1996년부터 2016년까지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으로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1,063명을 20년 이상(평균 12년) 추적 관찰했다. 환자들은 초음파 검사에서 중증 승모판 역류증이 진단됐으며, 좌심실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였다.

 

이 가운데 545명은 연구 등록 후 6개월 이내에 승모판 성형 수술을 받았다. 518명은 초기에 관찰 치료를 유지하다가 증상이 발생했거나 좌심실 기능이 악화했을 때에 이르러 수술을 받았다.

두 그룹의 승모판 성형 수술 성공률을 비교한 결과 △조기 수술군 97% △관찰군 84%로 나타났다. 수술 사망률은 △조기 수술군 0% △관찰군 0.8%였다. 이는 무증상일 때가 수술 난이도가 낮으므로 성공적인 수술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대로 증상이 발생하거나 심장 기능이 저하된 후에 수술하면 수술 성공률이 떨어짐을 의미한다.

심장으로 인한 사망률(평균 추적 기간 12년)은 △조기 수술군 1.7% △관찰군 10.3%로 조기 수술 시 사망 위험이 82%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20년 누적 심장 사망률은 △조기 수술군 5.6% △관찰군 17.4%로 나타나, 장기간 추적 시에도 두 그룹 간 격차가 유지돼 조기 수술이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전체 사망률은 △조기 수술군 13.4% △관찰군 22.3%로 조기 수술 시 전체 사망 위험이 약 34% 감소했다.

심부전으로 입원한 경우는 △조기 수술군 2.4% △관찰군 9.1%였으며, 새로운 심방세동이 발생한 경우는 △조기 수술군 13.4% △관찰군 17.2%였다. 이로써 조기 수술이 단순히 생존율뿐만 아니라 삶의 질까지 개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들은 숨이 찬다거나 흉통과 같은 증상이 없어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판막은 심하게 망가져 있는 상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무증상이라도 조기에 적극적으로 수술하는 것이 환자들의 장기 생존에 유리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증상의 중증 승모판 역류증 환자라도 모두 다 조기 수술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환자의 수술 위험이 낮아야 하고 수술하는 의료기관의 승모판 성형술 성공률이 95% 이상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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