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세 여자 환자가 약 10년 전부터 시작된 양쪽 무릎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수 년 전부터 무릎 통증으로 인하여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히알루론산, 스테로이드 등을 이용한 관절강 내 주사 뿐 아니라 포도당을 이용한 인대강화 주사, 폴리데옥시리보 뉴클레오티드 (PDRN) 주사 등을 여러 차례 맞아왔다.
이와 병행하여 물리 치료를 받으면서 경구 진통제와 트라마돌/아세트 아미노펜 복합제를 지속적으로 복용하여 왔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기존의 보존적 치료가 효과가 없는 상태였기에, 여러 병원에서 무릎 인공관절 치환술을 권유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환자는 “절대 수술은 안한다”면서 수술을 거부한 상황으로 수술을 제외한 다른 치료법을 찾기 위해 내원하였다.
환자는 시각 통증 등급 10점 만점에 8점 정도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으며 평지 보행은 가능하나 계단을 오르내리는데는 큰 지장을 받고 있었다. 환자의 X ray 검사상 Kellgren-Lawrence grade 4/4 로 양쪽 무릎 모두 심각 관절염 소견을 보이고있었다 (그림 1)
환자의 증상을 경감시키기 위해 경구 약물을 투여하기로 하였다. 기존 사용하던 경구 약물은 소염 진통제와 트라마돌/아세트아미노펜 복합제로 통증 조절 효과가 적었으므로 hydromorphone OROS 제제를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와 동시에 무릎 신경 차단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우선 환자를 눕힌 자세에서 초음파 유도하에 대퇴골 내측과 외측 상과 부위에서 초음파 유도하에 color doppler를 이용하여 무릎 동맥을 찾아 그 주변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주 입하여 무릎 신경 차단술을 시행하였다. 시술은 외래에서 약 5분만에 간단히 끝났으며, 일주일 뒤 환자가 외래에 방문하였을 때 일시적이긴 하지만 약 하루정도 주사 이후 통증이 감소되었다고 하였다. 이에 통증 감소 기간이 오래 가도록 하기 위해 고주파 열응고술을 이용하여 감 각 신경을 파괴하는 방법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시술은 수술실에서 환자를 눕힌 자세에서 무릎 아래 쿠션 을 넣어 무릎이 약간 굽혀지게 하고 C-arm 영상 증강 장치를 수술대에 수직으로 위치한 후 슬개골이 중앙에 위치하고 무릎 관절면이 C-arm 영상에 넓게 보이도록 조절하였다. C-arm 영상 증강 장치에서 위안쪽 무릎 신경 (superomedial genicular nerve)과 위 가쪽 무릎 신경 (superolateral genicular nerver) 이 위치한다고 예측되는 대퇴골 몸통 (shaft)과 양측상과 (epicondyle)의 연결 부위, 그리고 아래 안쪽 무릎 신경 (inferomedial genicular nerve)이 위치하는 경골의 몸통 (shaft)와 내과 (medial condyle)의 연결부위를 목표점 으로 하여, 1% 리도카인으로 국소 마취 후 10 mm active tip을 지난 22G 고주파 열응고술용 바늘을 수직으로 삽입하였다.
이후 50 Hz 감각 자극을 시행하여 0.5 V 이내에서 환자의 무릎에 이상 감각이 느껴질 때까지 바늘의 위치를 조정하여 무릎 신경을 찾고, 이후 주변 운동 신경의 손상을 피하기 위하여 2 Hz, 1 V의 자극을 주어 무릎 주변의 근육의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하였다. 바늘의 위치가 정확하다고 판단되면 환자의 통증을 줄이기 위하여 국소 마취제제를 2 mL 가량 주입하여 국소 마취를 한 후 한 부위 당 70℃에서 90초 동안 고주파 열응고술을 시행하였다. 이 시술 후 환자의 통증은 약 50% 가량 감소한 상태로 호전되어 현재 외래 추적 관찰중이다.
무릎 신경 차단술
고령인구가 많아 질수록 이들의 삶의 질에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바로 퇴행성 관절질환이다. 만성 퇴행성 관절염은 노령의 환자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가 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이 질환으로 고통 받는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 의하면 퇴행성 관절염 환자는 2012년 327만 7천여명에서 2016년 368만명으로 5년만에 12.3% 증가한 것으로 나타 났고, 특히 여성이 남성보다 관절염으로 인하여 고통 받는 경우가 약 2배 이상 많았다. 여성 환자가 많은 이유는 남성에 비해 무릎을 지지하는 하체 근력이 약하고 관절에 부담을 주는 가사 노동을 오랜 기간 해 왔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또한 여성은 50세 무렵 폐경이 오게 되는데 이 또한 퇴행성 관절염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관절염이 진행되면 경구 약물 투여, 관절강내 주사 등 보존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아 수술적 치료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환자의 전신 상태 혹은 환자의 거부로 인하여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이러한 경우에 무릎 신경차단술을 이용하여 통증을 감소시키는 방법을 고려 해 볼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우선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를 이용하여 시행한 이후 통증의 감소가 확인되면 고주파 열응고술을 이용하여 감각 신경을 파괴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고주파 열응고술를 이용한 신경 파괴 시에는 50 Hz 감각 자극을 시행하여 0.5 V 이내에서 환자의 무릎에 이상 감각이 느껴질 때까지 바늘의 위치를 조정하여 무릎 신경을 찾고, 이후 주변 운동 신경의 손상을 피하기 위하여 2 Hz, 1 V의 자극을 주어 무릎 주변의 근육의 움직임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이때 무릎 주변
근육의 움직임이 있으면 고주파 열응고술 실시로 인한 운동 신경 손상의 위험이 있기 때문에, 움직임 없
이 감각 신경만 자극되는 위치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 시술을 시행하여도 무릎 통증을 완벽하게 감소시키는 것은 어렵다. 무릎의 감각 신경을 담당하고 있는 신경 분지가 위 안쪽 무릎 신경 (superomedial genicular nerve), 중간 무릎 신경 (middle genicular nerve), 아래 안쪽 무릎 신경 (inferomedial genicular nerve), 위 가쪽 무릎 신경 (superolateral genicular nerve), 아래 가쪽 무릎 신경 (inferolateral genicular nerve), 정강 회귀 무릎 신경 (tibial recurrent genicular nerve) 등 다양한데 고주파 열응고술은 이 중에서 비교적 해부학적 위치가 일정한 superiorlateral genicular nerve, superomedial genicular nerve, inferomedial genicular nerve에 대하여 시행하기 때문이다.
이 시술은 신경 파괴가 감각 신경만을 대상을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술 이후에도 근육 위약 등의 부작용이 없다. 또한 당일로 이루어지며 시술 시간도 약 30분 내외로 짧기 때문에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도 큰 무리 없이 시행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시술법은 국내 연구자들에 의해 국제적으로 소개되어그 효과가 입증되었으며, 현재 지속적인 장비의 발달과 고령 인구의 증가로 인하여 점차 그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상철의 견해
무릎 신경 차단술은 시술이 간단하고 부작용이 적으며 효과 지속 시간이 상대적으로 긴 편이다. 이 치료법은 퇴행성 질환의 치료라기 보다는 통증의 완화에 목적이 있다. 그러므로 다른 보존적 치료에 반응이 없고 수술적 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만성 퇴행성 무릎관절염 환자에게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