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세이 헌트 증후군

  • 등록 2019.02.08 11: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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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철의 통증 이야기

63세 여자환자가  4일 전 시작된  우측 귀의  통증과  2일전부터 발생한 우측 외이도와 귓바퀴  안쪽의 수포, 우측  안면신경 마비로 외래를  내원하였다.   환자는  시각통증등급  6점(0점: 통증 없음, 10점: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의 우측귀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고,   간헐적으로  우측 두통도  함께  호소하는  양상을 보였
다.    우측 귀의 통증 외에도  우측 귀로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현상이 함께 있었고 안면신경 마비는 House-Brackmann Grading에서 Grade III정도의 안면신경마비를  보이고 있었다.     환자 증상으로 미루어 보아,   환자는 우측 슬신경절과  안면신경에 발생한  대상포진(람세이 헌트 증후군)으로 진단 받았고, 대상포진을   치료하기 위한 항바이러스제  투여와 함께  스테로이드 투여를 함께 시작하였다.


또 일주일에  2-3회의 빈도로  초음파 유도하에  우측 성상신경절 차단술을 함께  시행하였다. 치료 후 4일째부터는  통증이  많이  호전된 양상을 보였고,   안면신경마비  증상도 차츰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었다. 치료 4주 경에는  안면신경 마비 증상이나  우측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증상이 상당히 호전된 상태로, 남은 증상은  약간 있으나  일상생활에  큰 지장은 없는 상태라고 하였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귀 주변부 통증과 수포, 안면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1907년 J. Ramsay Hunt가  처음 보고하였고,  이후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는 대상포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슬신경절(geniculate ganglion)에  발생한 대상포진으로  인해  외이도나 귓바퀴 주변의 수포,  귀 주변부의 통증,  두통,  안면신경마비,  청각 저하,  이명,  어지러움이나  현기증 등의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하는  원인 중에서 두번째로  많은 빈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안면신경마비 중에서  람세이 헌트 증후군이  차지하는 빈도는  약 12%정도 된다는 보고가 있었다.   일부에서는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경우에는 약 20%의  환자에서만  증상이 완전히  소실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조기에 진단을 받고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를  조기에 시작하는 것이  예후를 좋게 한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수포는 외이도나 귓바퀴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지만 환자에 따라서는 혀나 경구개(hard palate) 등에 수포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발생 빈도는  10만명당 5명으로 알려져 있으며 호발 연령은 20-30대라고 한다.   보고에 따라서는 여성에서 남성보다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으나,   대개 성별에 따른 발생 빈도는 큰 차이가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상포진은 주로  감각 신경절에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는데,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슬신경절에서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재활성화(reactivation)가  발생해  이와 관련된  염증반응,  부종,  안면신경의  압박 등에 의한 증상과  피부 수포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대부분의  경우 귀 주변의  수포,   통증과 함께  발생한 안면신경마비로  람세이 헌트 증후군  진단이 가능하지만,  일부에서는  수포가 없이  발생하는 ‘Ramsay Hunt syndrome sine herpete’의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대상포진에  의한 증상이라는  진단이 쉽지는 않으나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의  증가(VZV Ig M)나 피부에서의  VZV DNA확인,   혈액 내의 단핵구(mononuclear cell)의 증가 등으로  람세이 헌트 증후군을  의심하거나 진단하는  경우도 있다.


앞서언급한 바와 같이 대상포진에 의한 Ramsay Hunt syndrome은 말초성 안면신경마비의 원인 중 두번째로 흔한  원인이므로  수포가 보이지 않는 안면신경마비에서도  무포진성  대상포진(zoster sine herpete)의 가능성을  생각하고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함께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안면신경 마비가 발생하기는 하더라도 그 원인이 대상포진에  의한 것이므로acyclovir, ganciclovir,  valacyclovir,  famciclovir등의  항바이러스제를  조기에  투여하는 것이 중요하고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스테로이드를 함께 투여한 경우 한가지 약제만  투여한 경우보다  예후가 더 좋았다는 보고들이 있었다.


스테로이드 투여는 연구자에  따라 그 용량에 차이가 있으나 prednisone의 경우 1 mg/kg/day로 5-7일정도 투여하는  경우가 많다.   성상신경절 차단술의  경우 안면부위 통증이나 안면신경 마비,  이명 등의 다양한 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블록법이다.   안면신경 마비 환자에게  성상  신경절 차단술을 시행할 경우 손상된 안면신경의  회복을 돕고,  시행하지 않은  환자들과  비교하였을 때  안면신경 마비 증상의  호전이 유의하게 더 좋은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환자에서 성상신경절 블록을 시행할  경우 혈당 증가로  인해   스테로이드 사용에 제한이 있을 수  있는데,   성상신경절  블록을 시행한 환자들에서는  스테로이드를  투여 받은  환자들 보다 혈당 수치는  낮으면서  안면신경마비  증상의  호전 정도는  더 컸다는  보고도 있었다.  성상신경절 블록의 경우 주변에  척추동맥(vertebralartery)이나  기타 다른 여러 신경들이 분포하고 있어   시술에 주의가 필요하나 최근에는 초음파를 대상포진에  의한  질환의 경우 조기 진단과 조기에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예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연구에 의하면  예후를  좋게 하기 위해 수포 발생 후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추천된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의  경우에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예후를  좋게 하기 위해 중요하다는 보고들이  있고,  리뷰 논문에 의하면  약 70.4%의 환자들에서  적절한 치료 이후 안면신경 마비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특히 람세이 헌트 증후군에  의한 안면신경 마비는  그 원인이 명확하고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바이러스제 투여도 가능하므로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병행한다면 환자의 증상 회복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질환이다.


따라서  특징적인 귀 주변부의  통증과 수포,  안면신경 마비가 동반된  환자를 보게 되면  람세이 헌트 증후군을  의심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상철 .김재헌 교수 clinic3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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