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 최초 생체 신-췌장 동시이식 성공

  • 등록 2012.10.18 15: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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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병원 박관태 교수팀

고대병원 박관태 교수팀이 1형 당뇨병과 말기신부전증을 앓고 있는 여의사를 대상으로 생체 신-췌장 동시 이식을 카자흐스탄 최초로 성공시킴으로서, 생체 신-췌장 동시 이식에 성공한 국가는 미국, 한국, 이태리에 이어 카자흐스탄이 4번째가 됐다.

 

지난 9월 12일 박관태 교수팀은 카자흐스탄 알마티 제7병원에서 굴바누(28, 여)씨의 신장과 췌장을 친오빠(31세, 男)에게 공여받아 이식하는데 성공했다. 굴바누씨는 15세부터 앓아온 1형 당뇨(소아 당뇨)로 말기 신장병까지 얻어 평생동안 인슐린 투여와 혈액투석으로 여생을 보내야만 하는 처지여서, 사실상 장기이식만이 유일한 치료방법 이었다.

 

하지만, 장기이식은 생명을 위협하는 말기 환자들에게 유일한 희망이지만 단 기간에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이식해야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카자흐스탄을 비롯한 중앙아시아 전체에서도 수술이 제대로 장기이식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다.

 

굴바누 씨 역시 본인 직업이 의사였음에도 카자흐스탄에서는 장기이식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이제까지 혈액투석으로 생명을 연장했던 상황이였다.

 

박관태 교수팀은 굴바누 친오빠의 장기를 이식하기로 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뇌사자의 장기를 이식받는 것이 불가능하다보니 유일한 치료방법은 생체이식이었고, 다행히 친 오빠의 장기가 혈액형과 조직적합성 결과 이식수술에 적합하다고 확인 됐다.

 

특히 친 오빠의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회복을 빠르게 하기 위해 복강경을 통해 장기를 적출했다. 복강경으로 신장과 췌장을 동시에 적출해 이식하는 것은 한국인 의사로서 처음 시도되는 고난이도의 수술이었다. 췌장은 부분적출을 실시했다.

 

박관태 교수팀은 굴바누 씨의 수술을 위해 이식혈관외과 박관태, 정철웅 교수를 비롯해 간호사 2명을 포함한 4명의 팀을 별도로 조직해 카자흐스탄으로 떠났다. 수술 당시 중앙아시아 최초로 실시되는 생체 신-췌장 동시이식에 카자흐스탄 언론의 열띤 취재 경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카자흐스탄을 국빈 방문했을 당시 나자르바에프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의학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알마티에서 한국 의사들이 동시에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장기를 이식하는 수술을 실시했다. 이와 같은 의술이 우리나라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며 박관태 교수팀의 수술에 대해 직접 언급했을 정도로 이번 수술에 대한 카자흐스탄 현지의 관심은 매우 높았다.

 

신-췌장 이식수술이 이루어진지 한 달이 경과한 현재, 굴바누 씨는 건강하게 퇴원했으며, 발병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투여한 인슐린과 혈액투석 없이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관태 교수는 오는 11월 초 다시 한 번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환자와 친오빠 가족들을 만나 상태를 확인할 예정이다.

 

카자흐스탄에서는 국가 차원의 표창을 박관태 교수에게 수여할 예정이다. 박관태 교수팀은 이번 이식 수술 이전에도 카자흐스탄의 수도 아스타나 국립의료응급센터에서 10여건의 신장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바 있으며, 현지 의사를 한국에 초청해 연수교육을 이수하도록 한 후 현지에 돌려보내는 일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는데, 카자흐스탄에서 이에 대한 공로를 치하하기로 한 것이다.

 

박관태 교수는 “생체 신-췌장 동시이식은 미국, 한국 등에서만 성공한 고난이도의 수술이다. 특히, 신장과 췌장을 복강경으로 동시에 적출한 것은 한국인 의사가 한번도 실시한 적 없었는데, 이번에 성공하게 되어 매우 기쁘다” 며 “한국의 의료수준이 국제적인 수준임을 대내외에 알림과 동시에, 이를 적극적으로 전수·교육하여 향후 카자흐스탄의 지속적인 의료발전을 위해서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안지영 기자 clinic321@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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