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가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되어 간 기능 · 신경 · 정신에 이르기까지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희귀 유전질환인 윌슨병(Wilson's disease)에서 혈장교환술(plasmapheresis)이 간 기능 호전에 기여하는 면역학적 기전이 처음으로 규명됐다. 혈장교환술의 면역학적 작용 기전을 규명한 최초의 단일세포 기반 분석 연구로, 향후 급성 간부전 치료에서 면역조절 기반 치료 전략 개발의 기틀을 마련한 성과로 평가된다.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왼쪽), 탁권용 임상강사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팀 (제1저자 소화기내과 탁권용 임상강사)은 윌슨병으로 인한 급성 간부전(acute liver failure, ALF) 환자를 대상으로 혈장 교환 전후의 면역 반응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이들은 적절한 시점에 시행된 혈장교환술이 구리의 체외 배출과 면역을 담당하는 단핵세포(monocyte)의 과도한 활성화를 동시에 정상화시켜 간 기능 회복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는 향후 향후 새로운 치료 대안 마련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된다. 혈장교환술은 혈액에서 병적인 성분을 제거하고, 보충액을 주입하는 치료법으로, 주로 자
간수치(ALT)*가 임상적으로 정상 범위이거나 뚜렷한 상승이 없는 만성 B형간염 환자라도, 혈액 속에 B형간염 바이러스가 많이 남아 있는 경우(HBV DNA** 104–108 IU/mL),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를 통해 간암 등 주요 임상사건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다는 국내 다기관 연구 결과가 나왔다. * AL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 간손상을 알 수 있는 혈액검사 수치로, 정상이라도 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음 ** HBV DNA: B형간염 바이러스의 양을 나타내는 혈액검사 수치로, 수치가 높을수록 간 손상 위험이 증가함 ▲ 임 영석 교수 서울아산병원 임영석 교수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과 대만의 22개 의료기관에서 간수치(ALT)가 임상적으로 정상 또는 경미 상승 범위이면서 혈액 속에 B형간염 바이러스가 많이 남아 있는 734명의 비간경변성 만성 B형감염 환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조기 항바이러스 치료군에서 간암·사망·간부전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이 경과관찰군보다 약 79% 낮았다(위험비 0.21, p=0.027). 또한 비용-효과성 분석에서도 조기 치료군은 초기 약제비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간암·간부전 등 고비용 합병증을 예방하여 비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연구팀이 C-arm 투시하 경추 및 요추 경막외 신경차단술(Epidural Blocks) 중 환자의 눈 수정체에 누적되는 방사선 피폭선량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방사선 차폐안대(Radiation-Protective Eyewear, 이하 R-PEW)의 실질적 보호 효과를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영상의학과 이도병 팀장(제1저자), 마취통증의학과 여진석 교수(교신저자), 영상의학과 김지원 방사선사, 배일환 실장, 정형외과 김희준 교수(공동저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 방사선 차폐안대(R-PEW)를 착용하면 눈 수정체의 방사선 피폭선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의학과 이도병 팀장(왼쪽), 마취통증의학과 여진석 교수 (경추 시술 시 최대 54.5%, 요추 시술 시 최대 83.3% 감소) 이는 국제방사선방어위원회(ICRP)가 권고하는 수정체 공중선량 한도(15 mSv/년)를 크게 밑도는 수준으로, 현재 임상에서 시행 중인 C-arm 투시 시술이 환자에게 안전한 방사선 노출 수준에서 이루어지고 있음을 입증했다. ○ 이번 연구 논문은 영국 방사선방어학회(Society for Radiological Protection)의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경훈 교수는 소아 천식 치료를 위한 스테로이드 사용이 소아의 골절 위험을 최대 3배까지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어 소아 천식을 치료할 때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제를 선택해야 하며, 이후 주기적인 평가로 치료제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아 천식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염증성 호흡기 질환으로, 흡입 스테로이드나 전신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관리한다. 흡입 스테로이드는 흡입기나 네블라이저로 스테로이드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폐에만 국소적으로 작용해 염증을 억제하고 호흡기 증상을 완화한다. 반면, 전신 스테로이드는 천식의 급성 악화 또는 천식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때 제한적으로 사용되며, 알약 복용이나 주사 치료로 전신에 영향을 미쳐 면역 반응을 조절한다. ▲ 김 경훈 교수 다만, 여러 연구에서 스테로이드 사용이 골밀도 감소 등 뼈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었다. 게다가 스테로이드 노출(흡입)이나 사용량(전신) 등 방법과 정도에 따라 골절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히 소아는 뼈 형성과 발달이 활발한 시기인 만큼,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와 골절과의 정확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서 네 번째로 흔한 암이다. 조기 진단 시 5년 생존율이 90%를 넘지만 진행된 단계에서는 20% 미만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특히 재발성·전이성 환자의 치료 선택지는 매우 제한적이어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하다.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 연구팀(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조혜연 교수·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정수영 교수)이 자궁경부암을 표적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면역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면역세포가 직접 암세포를 인식하고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이중특이성 항체 플랫폼(BiT ▲왼쪽부터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산부인과 조혜연 교수·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정수영 교수 E, bispecific T-cell engager)’을 기반으로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넘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조직인자(Tissue Factor) 표적 이중특이성 T세포 결합체의 자궁경부암 세포 표적 및 세포독성 효과(A Tissue Factor Bi-Specific T-Cell Engager Provides Effective Targeting and Cytotoxic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이 고령사회 대표 질환인 골다공증·관절염·치주염의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뼈 건강을 ‘칼슘 부족’의 문제로만 보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면역체계 조절을 통한 골대사(new bone metabolism control) 관점에서 면역·골대사 연계 치료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전남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치과약리학교실 고정태 교수 연구팀(공동 제1저자: Xianyu Piao 박사, 송주한 박사) 은 면역 단백질 Caspase-11이 뼈를 파괴하는 세포의 형성에 직접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골질환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Caspase-11이 전통적으로 알려진 염증성 세포사멸(pyroptosis) 기능 외에도, 비사멸성(non-pyroptotic) 경로를 통해 파골세포(osteoclast) 분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을 처음으로 입증한 데 의의가 있다. 파골세포는 뼈를 흡수하는 주요 세포로, 과도한 활성은 골다공증·치주염·관절염 등에서 병적 골소실을 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Caspase-11 유전자가 결핍된 생쥐 모델과 선택적 억제제를 이용해 Caspase-11 기능을 차단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권석윤, 이하 생명연) 바이오디자인교정연구센터 우의전 박사 연구팀은 암과 염증 반응의 주요 진단 지표 중 하나인 인터루킨-6(Interneukin-6, 이하 IL-6) 단백질을 초정밀하게 감지할 수 있는 나노바디 기반의 바이오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IL-6는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단백질로, 우리 몸이 염증이나 암세포에 반응할 때 그 수치가 급격히 높아지는 특징이 있어 췌장암, 신장암, 자가면역질환, 패혈증 등 다양한 질환의 조기진단과 예후 모니터링의 핵심 지표(biomarker)로 활용되고 있다. ▲생명연구원 바이오디자인교정연구센터 우의전 박사(맨 오른쪽) 연구팀 그러나, 기존의 진단기술(ELISA, PCR 등)은 분석 시간이 길고, 숙련된 인력이 필요하며, 극미량의 단백질을 탐지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항체보다 10분의 1 크기인 나노바디에 주목했다. 나노바디는 낙타과 동물의 항체에서 유래한 초소형 단백질로 일반 항체보다 훨씬 작고 구조적으로 단단하며, 세균에서도 쉽게 생산할 수 있어 진단기기 개발에 매우 유리하다. 특히, 작은 크기 덕분에 센서 표면에 더 촘촘히 부착할 수 있고, 온도와
아주대의대 뇌과학교실(아주대병원 신경과) 김병곤 교수팀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영민 박사·송수창 박사 연구팀과 함께, 척수손상 부위에서 신경재생 목적으로 이식된 신경줄기세포(Neural Stem Cell, NSC)가 생존하는 핵심 원리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손상된 신경조직의 ‘기계적 환경(Mechanical Environment)’, 즉 조직의 물리적 단단함(강도)이 세포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며, 이러한 자극이 세포막 단백질인 ‘Piezo1’을 통해 세포 내부로 전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번 연구는 Piezo1 단백질이 세포막에 위치해 주변의 물리적 자극(단단함 등)을 감지하고, 그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해 세포가 스스로 생존 반응을 일으키는 과정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이는 줄기세포를 이용한 신경재생치료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제시한 셈이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생체재료 기반 I-5 하이드로젤의 농도를 달리해 강도를 조절한 뒤, 척수손상 환경에서 세포의 생존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기존보다 5배이상 단단한 16% 하이드로젤 환경에서 신경줄기세포의 생착률이 크게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시험관 및 동물
최근 최소침습 수술이 다양한 질환에서 시도되며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아가는 가운데, 단일공 복강경과 단일공 로봇수술로 치료한 대장암 환자의 결과를 통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센터 이윤석(대장항문외과)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다기관 연구팀은 단일공 로봇 수술이 단일공 복강경 수술에 비해 대장암 환자의 회복 속도가 빠르고 수술 안정성도 높다는 다기관 매칭 코호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21세기 의료현장에 활발히 적용되고 있는 2가지 최소침습 수술법을 통계분석으로 정밀 비교한 첫 다기관 비교연구다. ▲서울성모병원 대장암센터 이윤석 교수 수술실 사진 연구팀은 2019년 3월부터 2023년 4월까지 4개 의과대학 소속의 상급종합병원 (가톨릭대, 경북대, 울산대, 이화여대)에서 시행된 단일공 로봇 수술 환자 자료를 후향 분석했다. 이들은 성향점수 매칭을 통해 전체 코호트에서 단일공 로봇 수술 185명, 단일공 복강경 수술 179명을 추출한 뒤, 성별·연령·체질량지수·미국마취과학회 신체등급(ASA, American Society of Anesthesiologists)·복부 수술력·종양 위치를 공변량(결과에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