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갑작스레 꺽꺽 소리를 내며 숨을 못 쉬고 몸을 바들바들 떠는 발작 증세를 보이면 부모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해할 수밖에 없다. 뇌전증은 뇌신경 세포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로 인하여 발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뇌전증은 뇌 손상으로 인한 뇌성마비나 뇌병변 장애가 있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정상적인 인지 발달을 보이는 아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소아 뇌전증의 주요 증상은 발작이다. 영아기에는 몸통과 팔다리를 반복적으로 굽히는 연축 형태의 발작을 보이며, 소아청소년기에는 대발작 외에도 멍해지는 발작 증상을 경험하기도 한다. ▲ 최 선아 교수 이대목동병원 소아청소년과 최선아 교수는 ”아이가 발작 증세를 보인다면 먼저 원인을 찾고, 발작이 반복적으로 일어나지 않도록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뇌전증 환자의 증상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약 70%는 항경련제 약물로 발작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약물 복용 시 어지럼증, 졸림, 두통, 무기력감 등 부작용으로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 약제를 변경하거나 감량하는 게 안전하다. 최 교수는 “소아 뇌전증 환자들이 가끔 약을 실수로 빠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매일 약을 빠뜨리지 않고
우리 몸에 생긴 암세포가 다른 부위로 퍼지는 암 전이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이동하는 과정 등 세포의 이동은 생명현상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그동안 세포가 외부 자극 없이 스스로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원리는 밝혀지지 않았다. KAIST와 국제 공동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세포가 스스로 방향을 정해 움직이는 원리를 규명, 향후 암 전이와 면역 질환의 원인을 밝히고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시했다. KAIST는 생명과학과 허원도 석좌교수 연구팀이 바이오및뇌공학과 조광현 석좌교수 연구팀,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갑상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세포가 외부 ▲(왼쪽부터) KAIST 허원도 교수, KAIST 이희영 박사후연구원(제1저자), KAIST 조광현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 이갑상 교수, IBS 이상규 박사, LIBD 김동산 박사, 휴룩스 서예지 박사 (공동 제1저자) 의 신호 없이도 스스로 이동 방향을 결정하는 ‘자율주행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 안에서 단백질들이 서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새로운 이미징 기술 ‘INSPECT(INtracellular S
후천성 유전 난청을 치료할 수 있는 약물의 효과를 확인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지헌영 교수, 장승현 강사, 해부학교실 복진웅 교수 연구팀은 대립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약물을 사용해 후천성 유전 난청의 청력 개선을 확인했다고 11일에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분자치료학회지(Molecular Therapy, IF 12)에 게재됐다. 난청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유전자 변이다. 연구팀은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최재영, 정진세 교수팀과 구축한 난청환자 코호트(Yonsei University Hearing Loss cohort)에 대한 유전체 분석을 거쳐 KCNQ4 유전자 변이로 생기는 유전성 난청(DFNA2)이 한국인이 보이는 상염색체 우성 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이라고 확인했다. 현재 DFNA2를 치료할 수 있는 생물학제는 없는 가운데 청각 임플란트를 사용한 재활에만 의존하고 있다. 연구팀은 DFNA2에서 난청을 개선시키는 치료제를 발굴했다. 치료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로 돌연변이가 있는 대립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KCNQ4 유전자 변이인 ‘c.827G>C’ 돌연변이는 부모로부터 받
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는 깊어지지만, 우리 몸에는 점차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가 찾아온다. 쓸데없이 체지방은 늘고, 중요한 근육과 뼈는 줄어드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는 ‘건강한 체중’을 유지해 근육과 뼈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활력 있고 독립적인 노년을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중년 이후의 건강한 체중 관리란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과 골밀도를 유지하면서 과도한 체지방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 과정이다. ▲ 김 경곤 교수 ◆ 체지방이 늘면 관절·혈관·뼈까지 위험하다 흔히 ‘나잇살’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지만, 과도한 체지방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첫째, 관절 건강의 악화다. 체중이 늘수록 무릎과 엉덩이, 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하고 통증을 키운다. 둘째, 만성질환의 위험 증가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며, 혈관 노화를 앞당겨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셋째, 골밀도 감소와 골다공증이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의 경우 근육이 줄어들고 체지방이 늘면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커진다. 김 교수는 “
아침 기온이 쌀쌀해지기 시작한 11월,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과 학부모 모두의 마음도 함께 바짝 조여드는 시기이다. 떨림, 초조, 높은 긴장감에서 비롯된 갑작스러운 실신 사례가 시험장 현장에서 보고되곤 한다. 이런 실신의 대표적인 원인이 바로 ‘미주신경성 실신’ 이다. 미주신경성 실신...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 미주신경성 실신이란 극도의 스트레스, 긴장, 심리적 충격 등으로 인해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 조절 균형이 깨뜨려 지면서 맥박과 혈압이 동시에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평소와 달리 오랜 시간 서 있거나 갑자기 공기가 탁한 공간에 오래 머무는 경우, 시험 전 긴장감이 최고조로 높아진 상황에서 흔히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실신은 특별한 질환이 없어도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 특히 신체적으로 예민한 청소년 시기에 그 발생률이 높기 때문에 ▲ 권 창희 교수 질환에 대한 인지가 필요하다. 복합적인 전조 증상...미리 파악하고 있어야 대비 가능 대표적인 전조 증상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식은땀이 나고 속이 메스껍고, 얼굴이 창백해지고 갑자기 어지러우면서, 시야가 흐려지는 느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연구팀(제1저자 인제대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승재 교수)이 양측 고도 난청(70~90dB) 환아를 대상으로 난청 원인에 따른 보청기 재활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전정수도관확장증’으로 인한 난청 환아는 다른 원인에 의한 난청보다 조기 보청기 착용으로 초기 언어 발달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정수도관확장증(Enlarged Vestibular Aqueduct, EVA)은 귀 속 내림프액이 지나가는 통로인 ‘전정수도관’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된 선천성 내이 기형으로, 소아 난청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난청 환아의 최대 12%가 이 질환을 앓고 있으며, 영유아기부터 청력이 점차 악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일부는 머리 부딪침 등 외상을 계기로 급격히 나빠지기도 한다. ▲ 최 병윤 교수 생후 첫 1년은 언어 습득과 대뇌 발달의 결정적 시기인 만큼 선천성 난청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청각재활을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재활 방법은 청력 손실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고도 난청(70~90dB)이면 보청기를, 그보다 심한 경우(90dB 이상)에는 인공와우 수술을 고려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청력 손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혈액내과 곽근예 교수가 지난달 2025년 한국암학술재단 학술상을 수상했다. 한국암학술재단은 암 연구지원과 젊은 연구자 육성을 통해 암 치료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자 설립된 재단으로, 매년 암 연구에 기여한 젊은 연구자를 선정해 학술상을 수여하고 있다. 곽근예 교수는 기관지연관 림프조직 림프종 환자에서 치료 개입 시점과 치료 전략이 생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Long-term survival outcomes of ‘watch and wait’ in patients with bronchus-associated lymphoid tissue lymphoma: a multi center real-world data analysis in Korea’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수상의 주인공이 됐다. ▲ 곽 근예 교수 기관지연관 림프조직 림프종은 희귀 림프종으로, 병의 진행 속도가 느려 항암 치료보단 관찰과 방사선 치료 등 국소 치료를 적용해왔다. 하지만, 장기 생존 환자에 대한 분석이 부족해 적합한 치료법을 정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곽근예 교수는 국내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단된 기관지연관 림프조직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19년에 걸친 장기추적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양민재 교수팀 (소화기내과 유병무, 황재철, 김순선 교수)은 담도암·췌장암 등 복잡한 수술 후 내시경 접근이 어려운 Roux-en-Y 간공장문합술(hepaticojejunostomy) 환자에서, 단축형 단일 풍선소장내시경(short-type single-balloon enteroscopy, SBE)을 이용해 내시경 역행 담췌관 조영술(ERCP)의 성공률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새로운 표준화 전략을 제시했다. 위암, 췌장암, 담도암 등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위와 소장이 절제·재건되며 상부위장관 구조가 복잡하게 변한다. 특히 Roux-en-Y 간공장문합술은 위와 십이지장을 보존한 채 담관과 공장을 새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소장 경로가 길고 꼬여 있어 일반 내시경으로는 접근이 어렵다. 이를 위해 사용하는 풍선소장내시경(single-balloon enteroscopy) 은 풍선을 이용해 소장을 단축시켜 깊은 부위까지 접근하는 특수 장비지만, 이 구조에서는 접근이 가장 까다로워 일본에서도 ERCP 성공률이 약 60% 수준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양민재 교수팀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풍선소장내시경 시술 경험을 바탕으로, 소장 내 S자형 루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직무대리 김원호)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는 항생제 내성균 치료법의 과학적 근거 마련을 위한 대규모 국제 임상시험(RAPID*)을 국내에서 시작한다. * RAPID: EaRly impAct theraPy with ceftazidime-avibactam via rapID의 약자로, 임상시험의 식별성을 위해 부여한 목적이나 특징을 담은 고유 명칭 RAPID 임상시험은 항생제 내성균 감염 환자를 대상으로 조기진단 및 신속한 치료법의 효과를 기존 표준치료법과 비교·평가하는 다국가 무작위 임상시험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 내 감염병 및 항생제 내성관련 임상연구를 위해 설립된 ‘아시아 감염병 임상시험 네트워크(ADVANCE-ID*)’와 협력하여 진행되며, 25개 이상의 병원이 참여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연구자 임상시험이다. 이번 연구에는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싱가포르국립대학교와 협력하여 참여한다. * ADVANCE-ID (ADVANcing Clinical Evidence in Infectious Disease)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국내에서 최근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목(CRE) 및 다제내성 녹농균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박현진 교수 연구팀(분당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중앙대병원 송광섭 교수, 한림대학교강남성심병원 유기한 교수)이 요추 추간판 탈출증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해 대한정형외과학회 우수 논문상을 수상했다. 수상 논문은 ‘요추 추간판 탈출증 최소침습 양방향 내시경 수술과 현미경 수술의 유효성과 안정성 비교 연구(Comparing the efficacy and safety of minimally invasive biportal endoscopic discectomy versus microscopi ▲(왼쪽부터)한림대강낭섬싱병원 박현진 교수, 분당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 중앙대병원 송광섭 교수,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유기한 교수 c discectomy in single-level lumbar herniated intervertebral disc)’ 로 정형외과 분야 최고 권위 국제학술지 『The Bone & Joint Journal(IF 5.4)』 최신호에 게재됐다. 요추 추간판 탈출증(허리디스크)은 요추 부위 추간판이 파열되면서 누출된 내부 수핵이 신경을 압박해 허리통증, 좌골신경통, 다리 저림 등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요추 추간판
충남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강예은 교수 연구팀(충남대학교 의과학과 윤지연,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강다현 교수)이 최근 열린 ‘2025년 대한내분비학회 추계학술대회 및 학연산 심포지엄’에서 최우수구연상을 받았다. 연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화학공학과 박준영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한 ‘면역항암제 반응성 예측을 위한 혈중 대사체 분석 기반 바이오마커 연구’를 주제로 포스터 구연 발표 부분에서 우수한 연제로 인정받아 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왼쪽부터) 강예은 교수, 의과대학 윤지연, 강다연 교수 이번 연구는 충남대학교병원에 내원한 4기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치료 전 혈액 내 지방산 유래 대사체를 포함한 대사체 프로파일 변화’를 분석해 치료 반응성과 면역 관련 이상반응 발생을 예측할 수 있는 지표를 발굴하기 위해 수행했다. 그 결과, ‘치료 전 혈액 내 단쇄지방산 계열 대사체의 농도 변화’가 면역항암제 반응 여부와 중증 이상반응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이 대사체가 면역치료 반응성을 예측할 수 있는 잠재적 바이오마커로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했다. 강예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폐암 환자의 면역항암제 치
DGIST(총장 이건우) 뇌과학과 엄지원․고재원 교수 연구팀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 김진영 박사 연구팀과의 협업으로 자폐증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리비스틴(collybistin) 단백질의 돌연변이가 뇌의 억제성 시냅스 기능을 약화시키고, 의사소통 결핍을 일으키는 원인임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자폐의 발병 원인을 분자 수준에서 밝히고, 향후 자폐 스펙트럼 장애 및 다양한 정신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서를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왼쪽부터) KBSI 김진영 박사, DGIST 정혜지 박사후연수연구원, 엄지원·고재원 교수 우리의 뇌는 흥분성 신호(가속 페달)와 억제성 신호(브레이크)가 균형을 이뤄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신경세포 간 정보 전달이 왜곡되고, 자폐나 조현병 같은 신경발달장애가 생긴다. 이러한 신호는 신경세포들이 맞닿아 정보를 주고받는 ‘시냅스’라는 접점에서 이루어진다. 그동안 자폐 환자에게서 이 시냅스의 억제성 기능 이상이 보고되었지만, 어떤 단백질이 어떤 방식으로 이러한 결함을 일으키는지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프랑스 공동연구진으로부터 자폐 환자에게서 발견된 콜리비스틴 유전자(AR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