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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와우 수술,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국소마취로 전신마취 고위험 환자도 안전, 방사선 없이 정확한 전극 배치 확인 고령화로 인공와우 수술 수요 증가, 더 안전하고 정확한 수술위한 기술 연구 필요성 높아져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

`인공와우 수술,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노화성 난청은 나이가 듦에 따라 달팽이관(와우)을 포함한 청각기관의 퇴행으로 점차 소리가 잘 들리지 않게 되는 질환으로,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40% 이상이 노화성 난청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난청이 치매와 관련된 조절 가능한 위험요인 중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밝혀지면서 난청 치료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보청기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고심도 난청 환자에게는 인공와우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청각 재활 방법이다. 인공와우는 손상된 달팽이관 대신 청신경을 직접 전기 자극해 소리를 인식하게 하는 장치로, 수술을 통해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해 이식하게 된다. ▲(왼쪽부터) 최 병윤 교수, 김 창희 교수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이 인공와우 수술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높이는 연구 결과를 잇달아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전신마취 어려운 환자도 국소마취로 안전하게 인공와우 수술은 일반적으로 전신마취 하에서 이뤄진다. 하지만 심장 질환, 호흡기 질환, 당뇨병 등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나 고령 환자는 전신마취 시 수술 후 회복 지연, 인지기능 저하, 섬망 등의 위험이 높아, 국소마취 하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연구팀은 전신마취가 위험한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국소마취만으로도 안전하게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2021년 1월부터 2025년 2월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인공와우 수술 980건 중, 전신마취 고위험군으로 판단된 환자 16명(평균 연령 65세)을 대상으로, 17건(한 명은 양측 수술)의 국소마취 수술을 시행했다. 국소마취를 권고한 경우는 ▲전신마취 시 수술 후 중환자실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전신 상태가 취약한 환자 ▲전신마취 후 섬망 발생 위험이 높은 고령 환자 ▲국소마취를 선호하는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 ▲전신마취를 거부하는 환자 등 크게 네 가지였다. 연구팀은 환자의 안전과 편안함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소마취 방법을 적용했다. 외이도와 귀 뒤 절개부위에 국소마취제를 주입하고,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진정제는 기본적으로 투여하지 않았다. 수술 시간은 한쪽 귀당 1~1.5시간으로 제한했다. 분석 결과, 17건 중 16건(94.12%)에서 국소마취만으로 수술을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1건은 수술 전 경도 인지장애가 있던 고령 환자로, 수술 중 행동 문제가 발생해 전신마취로 전환됐다. 수술 관련 사망이나 주요 합병증 또한 발생하지 않았으며, 안면마비, 미각 장애, 어지럼증 등의 부작용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소마취를 시행한 가장 많은 경우는 MELAS 증후군으로 5건(29.41%)이었다. MELAS 증후군은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변이로 인한 희귀질환으로, 전신마취 후 근육 긴장도 회복 지연, 대사성 산증, 호흡기능 저하 등의 위험이 높아 국소마취가 더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어, 80세 이상의 고령(4건), 심한 허혈성 심장질환(3건) 등의 순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교신저자)는 “그간 대부분 전신마취로 행해졌던 인공와우 수술이 국소마취로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연구”라며, “특히, 전신마취가 어렵거나 전신마취 후 합병증이 우려되는 환자들에 대한 정밀의료적 접근 전략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X-ray 없이 실시간 확인’ 무선 전극 위치 확인 기술 검증 최병윤·김창희 교수 공동연구팀은 또한 방사선 피폭 없이 전극 위치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는 기술 검증에도 성공했다. 인공와우 수술의 성공은 전극이 달팽이관 내에 얼마나 정확하게 배치되느냐에 달려 있다. 청신경에 더 가까이 위치할 수 있도록 개발된 ‘얇은 와우축 전극’은 보다 정확한 자극을 통해 청력 회복효과를 높일 수 있지만, 가늘고 유연하다는 특성상 삽입 중 ‘전극 끝말림(Tip Fold-Over)’ 현상이 발생하기 쉽다는 한계가 있다. 전극이 꺾이면 청력 회복 효과가 떨어지고 어지럼증, 이명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수술 중 전극 위치 확인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는 수술실에서 X-ray를 촬영해 확인했으나, 마취 시간을 연장시키고 환자와 의료진에게 방사선 피폭 위험이 있었다. 연구팀은 2024년 7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정상 달팽이관 구조를 가진 환자 98명(134건)을 대상으로 SmartNav의 효과를 평가했다. SmartNav는 수술 중 전극들 사이의 전기신호를 측정해 전극이 제대로 배치됐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무선 측정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모든 환자에서 SmartNav로 전극 위치를 확인한 후 X-ray로도 촬영해 정확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X-ray에서 전극 끝말림이 확인된 8건(6.0%)을 SmartNav가 모두 감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민감도 100%). 특히, X-ray로 놓치기 쉬운 미세한 꺾임까지 발견했으며, 정상 배치를 정상으로 판단한 비율(특이도)도 99.2%로 매우 높았다. 평균 측정 시간 역시 기존 X-ray 촬영 시 11분 18초에서 3분으로 크게 단축했다. 또한, SmartNav는 국소마취 수술, 재수술 환자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했고, 특히 선천성 내이 기형 중 하나인 와우 신경결손 환자에서도 신경 반응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창희 교수(제1저자)는 “X-ray 노출 없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인공와우 수술을 시행할 수 있음을 밝혀낸 연구”라며, “실시간으로 전극 배치를 확인해 문제를 즉시 교정할 수 있어 수술 성공률을 높이고 합병증 위험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들은 국제학술지 ‘Otology and Neurotology’, ‘European Archives of Otorhinolaryngology’에 각각 게재됐다. ▲SmartNav가 탐지한 전극 끝말림 확인과 재삽입 후 정상화된 모습. X-ray와 함께 이를 시각적으로 제시했다.

“한국 생체 간이식 생존율, 미국보다 월등” 입증

서울성모병원 김지영 교수, 韓-美 간이식 성적 비교 연구로 학술상 ‘2관왕’ 달성 전체 간이식 중 생체 간이식 비율 80.8%로 압도적 높았고, 이식 성적 또한 세계적인 수준 입증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등 국내 생체 간이식의 우수한 임상 역량 확인

“한국 생체 간이식 생존율, 미국보다 월등” 입증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간담췌외과 김지영 교수가 한국과 미국의 간이식 성적을 국가 차원의 대규모 데이터로 비교 분석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국내외 저명 학술대회에서 연이어 수상을 거머쥐었다. 김지영 교수는 최근 개최된 ‘아시아 이식학회(Asian Transplantation Week 2025, ATW 2025)’에서 ‘최우수 구연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25년도 대한외과학회(ACKSS 2025)’에서도 ’우수연구자상(Best Investigator Award)’을 수상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 유영경 교수, 김지영 교수(오른쪽) 이번 수상의 영예를 안은 연구는 ‘미국과 한국의 간이식 성적 비교 분석: UNOS 및 KOTRY 레지스트리 연구(Comparative Analysis of Liver Transplantation Outcomes in United States and South Korea: The UNOS and KOTRY Registry Analyses)’다. 이 연구는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 유영경 교수(공저자)가 함께 참여했으며, 미국의 장기이식 데이터 등록시스템인 UNOS(United Network of Organ Sharing)와 국내 장기이식등록 레지스트리인 KOTRY(Korean Organ Transplantation Registry)의 대규모 코호트 자료를 기반으로 양국의 간이식 시스템과 성적을 직접 비교한 국내 최초의 분석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2014년 4월부터 2021년 12월까지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한국 환자 5,467명과 미국 환자 50,925명의 간이식 성적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은 전체 간이식 중 생체 간이식(Living Donor Liver Transplantation, LDLT)의 비율이 80.8%로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이식 성적 또한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했다. 분석 결과, 한국의 생체 간이식 환자의 이식 후 1년 사망률은 4.8%, 5년 사망률은 11.3%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는 5년 사망률이 15.4%인 미국에 비해 장기 생존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수치로, 한국의 생체 간이식 수술 술기와 관리 시스템이 세계 최고 수준임을 데이터로 증명한 셈이다. 반면, 뇌사자 간이식(Deceased Donor Liver Transplantation, DDLT)의 경우 한국의 1년 사망률이 16.3%로 미국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에 대해 ▲낮은 장기 기증 활성화율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의 증가 ▲높은 응급도(MELD 점수) 위주의 수혜자 선정 등 구조적인 한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김지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인구학적 특성이 다른 한국과 미국의 대규모 이식 데이터를 직접 비교해 한국 간이식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한국의 독보적인 생체 간이식 성적을 재확인함과 동시에, 향후 뇌사자 기증 활성화 및 순환정지 후 장기 기증(DCD) 제도의 도입과 발전이 필요함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 장기이식 시스템의 우수성을 국제적으로 알리고, 향후 이식 정책 수립 및 환자 예후 개선을 위한 글로벌 협력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 간이식팀은 올해 12월 간이식 1,5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이루었으며 그동안 축적해 온 풍부한 임상 경험이 이러한 우수한 성적의 배경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김지영 교수가 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원추각막병증 및 근시 교정 기반 기술 플랫폼 제시

근적외선을 자외선으로 변환하는 시력 교정용 콘택트 렌즈 개발 각막 손상시키지 않고 통증과 감염 위험 줄일 수 있는 원추각막 치료 및 시력교정 플랫폼 개발 연세 세브란스병원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부산대학교 공동 연구팀

원추각막병증 및 근시 교정 기반 기술 플랫폼 제시

원추각막증 치료와 시력 교정에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태임 교수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 한세광 교수, 부산대 유기소재시스템공학과 김기수 교수 연구팀은 각막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환자의 통증과 감염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원추각막 치료 및 시력교정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9.0)’에 게재됐다. 원추각막증은 각막이 점차 얇아지고 뾰족해지고 결국에는 뒤틀려 시력에 지장을 주는 비염증성 진행성 각막 질환이다. 보통 10대에 발생해 점차 진행되며 사물이 번져 보이고, 시력이 떨어질 수 있다. 진행을 막기 위해 기존에는 ‘드레스덴 프로토콜’이라 불리는 시술이 이뤄졌다. 드레스덴 프로토콜은 각막 상피를 제거한 뒤, 30분간 리보플라빈(비타민 B2)을 점안하고 30분 동안 자외선을 조사해 각막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치료 효과는 입증됐지만, 상피를 제거하면서 생기는 극심한 통증과 감염 위험이 동반되고 긴 회복 기간이 소요돼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연구팀은 각막 상피를 그대로 둔 채 치료가 가능한 상피투과성 각막 교차결합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의 핵심은 ‘빛을 바꾸는 렌즈’와 ‘각막 투과 광염료’ 두 가지다. 먼저 근적외선 같은 인체에 비교적 안전한 낮은 에너지의 빛을 받아 자외선·청색광으로 바꾸는 상향변환 나노입자를 설계했다. 이 나노입자를 의료용 실리콘으로 만든 콘택트렌즈 안에 균일하게 집어넣어, 렌즈 자체가 작은 광원처럼 빛을 내도록 만들었다. 해당 렌즈는 가시광선 투과율이 88.7%에 달해 일반 시야 확보에도 무리가 없다. 겉으로는 평범한 렌즈지만, 근적외선이 들어오면 렌즈 안에서 자외선·청색광 등 필요한 빛만 골라 보내는 ‘빛 필터이자 빛을 만들어 내는 작은 공장’의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안구 표면에 접착력이 우수한 생체 고분자인 히알루론산에 리보플라빈을 결합한 ‘히알루론산-리보플라빈(HA-RF) 접합체’를 만들었다. 기존 리보플라빈 용액은 각막 상피를 거의 통과하지 못해 상피를 제거해야 했는데, 히알루론산은 눈물처럼 끈기가 있어 눈 표면에 오래 머물고, 상피세포와도 상호작용이 우수해 리보플라빈이 각막 상피를 통과해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게 돕는다. 히알루론산-리보플라빈 접합체는 기존 리보플라빈 용액과 비교해 각막 상피를 통과하는 약물 전달 효율이 약 3.7배 높았다. 동물실험에서도 치료 후 4주 동안 염증, 각막 혼탁, 내피세포 손상과 같은 주요 부작용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상피를 보호하면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동시에 확인했다. 김태임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원추각막 환자에게 통증과 감염 부담이 적고 치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치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각막이 약해지는 다른 질환 치료에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세광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각막 상피를 보존하면서 환자의 통증과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원추각막 치료 및 시력 교정 플랫폼을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의 BRIDGE 연구 프로그램, 기초연구사업, B-IRC 사업과 (재)범부처전주기의료기기연구개발사업단(Korea Medical Device Development Fund)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그림 설명) 상향변환 나노입자가 담지된 콘택트렌즈 모식도. 근적외선 빛 조사 시 자외선 및 청색광을 발광하는 콘택트렌즈 사진.

"심혈관에 안전한 음주는 없다"

단 한 잔만으로도 '심방세동' 발생 위험 증가, 폭음 시 급상승 한국 포함 유전적 취약한 동아시안에서 음주 관련 심혈관질환 위험 더 높게 나타날 수 있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이대인·강동오 교수 고대안산병원 심혈관센터 김선원 교수 연구팀

"심혈관에 안전한 음주는 없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이대인·강동오 교수와 고대안산병원 심혈관센터 김선원 교수 연구팀 (사진)이 단 한 잔의 소량 음주도 심장 건강, 특히 심방세동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심혈관 건강에 있어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있는 음주량은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동안 알코올 섭취와 심혈관 건강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지속되어 왔으며, 일부에서는 경·중등도 음주가 특정 심혈관 질환에 유리할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는 질환 유형, 음주 패턴, 개인 특성에 따라 일관되지 않아, 명확한 해석과 임상 가이드라인 설정에 한계가 있었다. ▲고대구로병원 심혈관센터 이대인·강동오 교수, 고대안산병원 심혈관센터 김선원 교수(오른쪽) 이에 본 연구팀은 대규모 코호트 연구, 무작위 임상시험, 멘델리안 무작위분석, 기초 병태생리 연구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음주량뿐 아니라 음주 패턴과 개인의 유전적·생물학적 차이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층적으로 분석하고 그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알코올 섭취 → 산화 스트레스·염증 반응 → 뇌·신경계·호르몬 조절 변화 → 장기 손상 알코올이 체내에 유입되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면서 에너지 대사 균형이 교란된다. 이러한 1차적인 생물학적 변화는 곧 2차 매개 단계로 이어져, 뇌와 자율신경계의 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호르몬 분비 및 면역 체계의 균형을 저해한다. 이와 같은 연쇄 반응이 실제 장기 수준의 손상으로 구체화되어, 혈소판 응집과 혈전 형성을 촉진하고 혈관 염증및 동맥경화를 가속화한다. 그 결과, 심장과 뇌 등 주요 장기에 부담이 누적되어 장기적으로 다양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게 된다. 연구팀은 이러한 알코올과 심혈관 질환 사이의 복잡한 병태생리 과정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1차 유발요인 → 2차 매개요인 → 최종 장기 반응’의 세 단계로 구조화한 새로운 개념적 모식도를 제시하였다. (그림 1) 그림 1. 음주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병태생리 기전에 대한 개념적 모식도 ‘한 잔’만 마셔도 심방세동 위험 증가 폭음하면 위험도 급격히 상승 질환별로 연구한 결과, 소주 한 잔 수준의 소량 음주만으로도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주당 소주 6~7잔에 해당하는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 심방세동 발생 위험은 비음주자 대비 약 8% 높았다. 음주량이 증가할수록 심방세동 위험은 비례적으로 상승했으며, 특히 소주 1병을 초과하는 폭음은 위험을 급격히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아가 이러한 음주로 의한 심방세동 발생 증가는 색전성 뇌졸중과 심부전 등 심혈관 사건 위험 증가로 이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본 논문의 제 1저자인 이대인 교수는 “심방세동은 뇌졸중, 심부전, 돌연사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대표적인 부정맥 질환으로, 평소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위험하다.”며, “이번 연구는 심방세동 발생 위험이 있거나 이미 진단받은 환자의 경우, 소량의 음주라도 중단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데 큰 학문적·임상적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인은 더 취약 술에 약한 유전자 가진 경우 한 잔도 위험 연구팀은 유전적 배경에 따른 영향도 함께 분석했다. 그 결과, 아시아인에게 흔히 나타나는 이른바 ‘술이 약한 체질’과 관련된 ALDH2 및 ADH1B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 동일한 음주량에서도 체내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높게 유지되며, 이로 인해 혈관 염증과 심장 전기 전도 이상이 더 쉽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는 심장의 전기적 신호 전달 체계를 교란하고 심방 조직의 염증과 섬유화를 촉진해 부정맥이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는 체질적으로 술이 약한 사람의 경우 소량의 음주라도 위험할 수 있음을 의미하며,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에서 음주 관련 심혈관질환 위험이 더 높게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하루 알코올 섭취량이 12g (소주 1.5잔)을 초과할 경우 고혈압 발생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관찰되었으며, 이러한 연관성은 여성보다 남성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한 폭음은 전체 사망률과 심혈관 사망 위험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으며, 특히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음주 관련 사망 위험이 더욱 두드러졌다. 주 1회 이상 50g (소주 1병)을 초과하는 과음·폭음 습관 역시 관상동맥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본 논문의 제1저자 김선원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음주가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단순히 섭취량 기준으로 판단하던 기존 관점을 넘어, 개인의 유전자적 특성, 기저 질환, 음주 패턴에 위험이 크게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준 중요한 근거”라고 설명했다. 교신저자인 강동오 교수는 “본 연구 결과는 향후 국내 음주 가이드라인 개정은 물론, 고위험군 관리 전략 수립과 환자 맞춤형 예방·치료 정책 마련에 중요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Exploring the complex interplay between alcohol consumption and cardiovascular health: Mechanisms, evidence, and future directions (알코올 섭취와 심혈관 건강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 기전, 근거, 그리고 향후 방향)’라는 제목으로, 심혈관 질환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다루는 국제 학술지 Trends in Cardiovascular Medicine (2024 JCR IF 9.0, 분야별 상위 7.1%)에 초청 리뷰(invited review) 형태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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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과 저림 동반되거나 손발 색 변화 뚜렷하면 ‘레이노증후군’ 의심
겨울철, 손발이 차갑게 느껴지는 ‘수족냉증’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단순 냉증을 넘어 통증과 저림이 동반되거나 손발 색 변화가 뚜렷하다면 ‘레이노증후군’을 의심해볼 수 있다. 추위와 스트레스에 민감한 말초혈관, 류마티스 질환자는 특히 주의해야 레이노증후군은 손가락이나 발가락의 말초 혈관이 추위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수축해 피가 통하지 않는 질환이다. 손과 발의 피부 색이 처음에는 하얗게 창백해졌다가 파랗게 변하고, 이후 다시 빨갛게 변하는 것이 특징이며, 저림, 냉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 “레이노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정상완 교수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정상완 교수는 “레이노증후군은 기저질환 없이 나타나는 ‘일차성’과 류마티스 질환이나 자가면역질환과 함께 나타나는 ‘이차성’으로 구분된다”며 “일차성은 합병증이 적은 편이지만, 이차성은 혈관 손상과 구조적 변화가 동반되어 심한 증상과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강조했다. 레이노증후군은 류마티스 질환을 비롯해 전신경화증, 혼합결합조직병, 전신홍반 루푸스, 쇼그렌증후군 등 자가면역질환에서 매우 흔하게 동반되어 나타난다. 정상완 교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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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두개저학회 차기 회장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
설호준 삼성서울병원 신경외과 교수가 대한두개저학회 차기 회장으로 선출됐다. 임기는 2026년 11월 27일부터 1년이다. 대한두개저학회는 신경외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안과 등 다양한 진료과 의료진이 참여해 뇌 기저부 종양·혈관질환 등 고난도 두개저질환을 연구·치료하는 다학제 학회다. 두개저질환은 병변이 깊고 주변에 주요 뇌신경과 혈관이 밀집해 있어 수술 접근이 까다롭고 합병증 위험이 높아, 고도의 전문성과 협진이 필수다. 학회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신 장비·수술기법·내시경적 미세침습 기법을 중심으로 활발한 학술 교류와 연구를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젊은 두개저 외과의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설호준 교수는 “두개저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학회 차원에서 최대한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고자 다양한 진료과에서 활동하는 학회원들의 폭넓은 임상·학문적 교류 및 교육을 강화하겠다”며 “특히 2027년 5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세계청신경종양학회 등 국제 무대에서 한국 두개저 질환 치료의 수준과 역량을 알리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설 교수는 대한신경외과학회, 대한내시경뇌수술학회, 대한뇌종양학회, 대한신경방사선수술학회 등 여러 학회에서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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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 타액 기반 우울증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선보여
정신건강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 마인즈에이아이(대표 석정호)가 국내 최초로 타액 내 호르몬을 활용한 우울증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마인즈내비(Minds.NAVI)’의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허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마인즈내비’는 사용자의 자가보고식 심리 설문 평가와 함께, 타액 내 Cortisol(코르티솔) 및 DHEA(디하이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 농도 분석을 결합하여 우울증 진단을 보조하는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다. 이는 생물학적 지표를 활용한 우울증 진단 보조 기기로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된 사례가 없는 혁신적인 시도다. 마인즈에이아이는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정호 교수가 설립한 기업으로, 기존의 심리학적 평가 도구를 재구성한 ‘PROVE Battery’를 기반으로 ‘마인즈내비’를 개발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사용자가 심리 설문을 완료한 후, 정해진 시간에 타액을 채취해 진단 기관으로 보내면 알고리즘이 이를 분석해 우울증 여부를 보조 진단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특히, 123명의 피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확증 임상시험에서 ‘마인즈내비’는 민감도 97.22%, 특이도 95.24%라는 높은 진단 정확도를 기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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