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은 수술 시야가 넓고, 움직임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시술방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로봇수술 역시 업그레이드 된 복강경 시술이라고 할수 있지만 기존의 복강경으로 절제가 어려운 경우나 빠른 회복을 원하는 환자들에 대해서는 로봇수술이 보다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국대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비뇨의학과 김형곤 교수의 말이다.
김형곤 센터장은 1990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이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6년부터 건국대학병원에 몸담아 오면서 비뇨의학과 과장과 교육수련부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연구부원장, 임상의학연구소장 그리고 로봇수술센터장을 맡아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김형곤 센터장으로부터 날로 그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로봇수술의 이모저모에 관해 들어 보았다.
로봇수술은 아직까지 일반국민들에게 는 생소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대학병원들을 비롯한 적지 않은 병원들에서 이 로봇수술을 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건국대학병원 로봇수술센터장을 맡고계신 분으로서 이 로봇수술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선 어떻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로봇수술에 있어서도 저희 병원이라고 다른 병원과 다른 것이야 있겠습니까? 굳이 저희 병원 입장에서 말씀을 드린다면 선진화된 기술을 의료에 접목을 하는 분야로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로봇수술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 저희 병원은 다른 병원들에 비해서 로봇수술을 시작한 것이 다소 늦었어요.
지난 2017년 11월부터 시작이 되었으니까 아직 2년이 채 안 되었지요. 그렇지만 로봇수술에 관여하고 있는 저희들이 나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그렇듯 짧은기간에 매우 순조로운 이착륙을 하지 않았나 하는 점입니다. 재작년 11월에 시작을 해서 그 다음해인 2018년 5월에 총 5백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할 수 있었으니까요. 잘 아시겠지만 다른 병원들의 경우 5백례 시술을 달성하는데 보통 3~4년이 걸리고 있는 점을 볼 때 저희 병원의 로봇수술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으실 것입니다.
아마도 충분한 준비가 되어 있는 상태에서 이 수술이 시작되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환자들의 로봇수술에 대한 만족도 역시 대단히 높게 나타나고 있어요. 그래서 저희 병원에서 이 로봇수술이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순조롭게 연착륙을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고, 그 역할에 대해 적지 않은 우려도 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오히려 병원이 적극 저희 센터를 밀어주고 있는 모양으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소위 빅4 병원들의 경우 로봇수술 장비를 4~5대 정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저희 병원은 물론 가장 최신 모델이라고는 하지만 아직 1대를 들여 논 데 불과합니다. 그렇지만 현재대로 로봇수술례가 늘어나는 추세라면 2년 이내에 추가도입의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점에서 볼때 저는 앞으로 외과수술의 절반 가까이는 로봇수술이 차지하게 될 것으로 생각을 합니다. 로봇수술을 직접 해 보신 분들이라면 잘 아시겠지만 로봇수술의 장점이 참 많습니다.
이제 막 로봇수술에 장점이 참 많다고 말씀해 주셨는데 어떤 장점들이 있는지 말씀해 주시지요. 그리고 그 한계점에 관해서도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 경우 처음 전립선암 환자에게 로봇수술을 하고 난 다음 많이 놀랐습니다. 전립선암환자에 대해서는 그 이전만 해도 개복수술을 했었어요. 그러다가 로봇수술을 해보니까 여러 가지로 다른 점이 많더라고요. 우선 집도의로서 여러 가지 편리한 점이있는 것은 물론 수술부위를 확대해 볼 수 있는 것 또한 수술을 하는 집도의에게는 큰 이점이었습니다. 한마디로 수술을 보다 정밀하게 할 수 있다는것이지요.
그리고 수술 도중에 발생하는 출혈도 많이 줄일 수 있었고요. 무엇보다 놀란 것은 환자의입장에서 보았을 때 수술 후 회복이 굉장히 빠르더라는 겁니다. 환자들 가운데는 수술을 받은 그 날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수술경과가 좋은 환자를 볼 수 있는 거예요. 한마디로로봇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이지요.
그리고 이전에 개복수술을 했던 환자와 비교를 해보면 수술 후 생기는 합병증이 매우 적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암의 치료성적이 기존의 개복수술과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면서도 회복이 매우 빠릅니다. 그런 점에서 환자는 물론 집도의에게도 로봇수술은 만족감이 높은 것이지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지만 앞으로 로봇을 이용한 수술례는 계속해서 늘어나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그렇지만 모든 것에 장점이 있다면 단점 역시 있는것과 마찬가지로 로봇 그 자체가 기계이고 기술의 발전이 있어야 한다는 한계점이 있지요. 저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빈치로 말하자면 그동안 많이 사용해 오던 복강경의 가장 업그레이드 된 기계로 보시면 될 겁니다.
기존의 복강경을 2차원적 기계라고 한다면 로봇수술은 3차원적 기계로서 집도의들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 무엇보다도 환자 치료에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이지요. 다만 단점이라고 한다면 수술을 위해 신체에 여러 구멍, 수술용어로는 포트라고 하는 구멍을 여러 개 뚫는 것인데 기계의 성능이 진보하면서 그 뚫는 구멍의 수가 점차 줄어들고 있긴 합니다. 이런 점이 현재 로봇수술에 활용되고 있는 장비가 안고 있는 한계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한계점도 시간이 지나면 많이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기계의 기능이야 어떻든 결국 조작은 사람이 하는것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기계를 많이조작해 본 집도의가 기계운용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이야기네요.
그것은 너무도 당연한 말씀이지요. 물론 집도의사가 조작을 하는 과정에서 손 떨림 등과 같은, 수술 중 집도의사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몇 가지 문제들을 로봇이 보정을 해주는 점은 있지만 수술 그자체는 사람인 집도의사의 경험에 따른 기술, 판단등에 좌지우지 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로봇수술은 이제 어느 특정임상과가 아닌 많은 임상과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치료방법이 되고 있지요.
이 로봇수술이 가장 먼저 적용되었던 분야라고 하면 현재 제가 담당하고있는 비뇨의학과 분야의 전립선암 적출술이었습니다. 이 전립선암 적출술은 그 자체가 난이도 높은데다 개복수술의 경우 공간이 협소하여 집도의 손두 개가 들어가 수술조작을 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공간활용이 용이한 로봇수술방법이 적용되면서 그런 문제들이 많이 해소되었지요.
그래서 전립선암을 치료하는데 있어서 로봇수술이 획기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이제 미국에서는 전립선암의 경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개복수술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서 건국대학병원에서 현재 사용하고 있는 로봇수술장비가 다빈치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이 장비는 어떤 특·장점을 지니고 있는지요?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로봇수술장비가 바로 다빈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다빈치를 롤 모델로 하여 로봇수술장비를 제작하고 있는데 아직 그 정밀도나 해상도 면에서 다빈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가까운 장래에 국내에서도 다빈치와의 격차를 극복하는 장비를 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어쨌든 저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빈치가 가장 최신 모델로서 좋은 성능을 보이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올해 SP라고 싱글포트가 나오기는 했지만 이 기계는 다소 기능이 다른 것이기 때문에 아직 저희 병원에서 사용하고 있는 다빈치를 능가할만한 로봇수술 장비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그렇다면 현재 건국대학병원의 경우 전체 수술례 가운데 로봇수술이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라고 보시는지요?
아직은 많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부인과나 일반외과, 그리고 갑상선의 경우 로봇수술이 많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비해 저희 비뇨의학과의 경우는 수술사례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한 10% 정도 로봇수술이 차지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실 아직까지는 적용을 하고 있는 단계가 많은 편이지요 . 일례로서 유방암의 경우 몇몇나라에서 로봇수술을 적용하고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도 시작이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저희병원에서도 현재 이 분야에 대한 준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로봇수술에 관한 기술적인 부문이 크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조만간 전 수술분야로 확대되지 않을까 전망이 됩니다. 로봇수술은 앞으로 좀 더 적고, 좀 더 정밀하고, 좀 더 정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리라고 보는 거지요.
역시 앞서 잠깐 언급해 주시기는 했습니다만 로봇수술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
각하고 계신지요.
굳이 개복수술을 받은 환자들과 비교를 하자면 차이가 많이 납니다. 다만 우리나라는 모든 진료행위가 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는데 로봇수술의 경우는 아직 급여대상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로봇수술을 받는 환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그래서 로봇수술을 직접 하고 있는 저희 집도의사들이 기대하고 있는 것은 하루 빨리 로봇수술이 보험급여 대상에 포함되어 이 방법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최근 정부가 보장성 강화방안을 통해 대다수 비급여 진료부문을 급여화하고자 하고 있어이 로봇수술분야 역시 가까운 시일 내에 보험적용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보고 있습니다. 다만 로봇수술 장비 자체가 워낙 고가여서 그에 대한 급여화가 이루어졌을 때 해당 로봇수술에 대한 정부의 부담이 너무 커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점이 우려되기는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수술 후 느끼는 통증이나 회복속도와 같은 수술결과에 대한 반응은 너무 좋습니다. 물론 환자 본인이 개복수술과 로봇수술 두 가지 모두를 다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비교할 수는 없다고 하지만 집도의사 스스로의 느낌으로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고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이제 로봇수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많이달라졌다고는 하지만 혹시 로봇수술을 하자고 하면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라는 기계가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환자는 없는지요?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로봇수술은 기계 스스로가 아닌 집도의사의 직접적인 조작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요즘 점차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AI가 더욱 진보되어 기계 스스로 딥러닝을 해서 집도의사의 부족한 부분을 어느 정도까지 기계(로봇)가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모든 수술 기법이라는것이 집도의사 나름대로 각각 다르기 때문에 기계에 수술의 모든 부분을 맡길 수는 없는 거지요.
그러나 많은 시간이 지나 AI 응용기술이 크게 발전하게 되면 기계 스스로 수술을 담당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 않아도 센터장님께 로봇수술에 대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여쭈어 보려고 했는데 그에 대한답변을 이미 해주신 것으로 보입니다. 좀 더 추가해서 말씀해 주실 부분이 있으신지요?
날이 갈수록 로봇기계 자체가 집도의사의 수술조작을 도와 줄 수 있는 부분이 점차 많아질 것으로 보여 집니다. 현재 저희 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봇수술장비만 해도 처음 나온 기계들에 비하면 크기가 많이 줄어든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앞으로 기계의 크기가 더욱 줄어들고 또 더욱 정밀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로봇수술은 본래 텔레수술을 하면서 발달되어 왔다고 하더라고요. 쉽게 말해서 환자는 부산에 있는데 수술을 하는 의사는 서울에서 화면을 보면서 원격조작을 하는 모양새인 것이지요. 물론 현재 이 방법이 완벽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통신이 충분히 뒷받침되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이 정도
의 원격로봇수술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예상이 됩니다. 이 정도만 되어도 의료의 패러다임은 크게 바뀌지 않겠습니까?
한 가지만 더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선생님이 집도하고 계신 전립선암 환자들 가운데 로봇수술을 통해 시술하는 환자 비율은 어느 정도나 되시는지요?
전체 수술례 가운데 로봇을 활용해 수술하는 례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최근 들어선 거의 대부분의 전립선암 환자를 로봇을 이용해 수술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환자들 스스로 로봇수술의 장점을 듣고 로봇을 통해 수술 받기를 원하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암수술이라는 것이 환자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비용문제보다는 수술 후의 경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겠지요.
특히 전립선암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남성기능이라든지 요실금 같은 후유증 등이 문제가 될 수 있어 수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물론 개복수술이라고 해서 후유증이 더 많이 생긴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제 경우에 있어선 수술 후 좋은 경과를 보이는 로봇수술 쪽에 더 많은 비중이 가는 것은 사실입니다.
환자의 경제적 부담이 걸리긴 합니다만….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현재 환자가 부담하고 있는 상당부분의 로봇수술 비용을 정부가 책임져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보험 제도 측면에서 우리보다 다소 뒤처져 있는 일본만 해도 이 전립선암 로봇수술에 따른 비용의 상당부분을 정부가 부담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우리도 한시 바삐 그런 시기가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