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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

항암제 가치평가도구‥ 의사, 제약사, 환자 의견 달라

의사 “선 도입, 후 보완” VS 제약사 "새로운 제도 도입은 신중해야“


고가의 신약항암제로 재정 부담이 증가하고, 임상에서의 항암제 효과를 판단하는 표준화 도구가 필요하다는 주장 아래 한국형 항암제 가치형태모델을 탐색하는 공청회가 진행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고가 항암제의 임성적 유용성과 가치를 평가하는 표준화 도구를 개발하기 위해 올해 6월 용역사업을 진행했다. 대한항암요법연구회, 다발성골수종연구회, 약물사회학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은 항암제 가치평가를 위한 한국형 항암제 가치형태 모델을 탐색했다. 23일 대한항암요법연구회를 중심으로 열린 ‘제외국 항암제 가치평가도구 분석 및 한국에서의 적용’ 공청회에서는 그동안의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과 유럽은 학회 등 전문가 집단의 고민에서 신약의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표준화 도구 Value Framework 개발이 시작됐다. 제 외국 가치평가 도구의 종류는 ‘유럽종양학회의 Magnitude of Clinical Benefits Scale(이하, ESMO-MCSB)’ ‘미국임상종양학회의 Value Framework Net Health Benefit(이하, ASCO-VF)’ ‘미국종합암네트워크 Evidence Block’ ‘미국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 Drug Abacus Tool’ ‘미국임상경제연구소 ICER’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신약항암제의 임상적 유용성 평가, ▲기 등재된 고가항암제의 가치평가, ▲임상적 가치가 불확실한 항암제에 대한 사후관리 기전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에서 가치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날 발제를 맡은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류민희 교수는 ESMO, ASCO 도구의 국내 적용을 두고 전문가, 이해관계자의 인식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는 종양내과의사, 다발성골수종 연구회 혈액종양내과의사, 간호사, 제약회사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류 교수는 “항암제 가치평가 도구 자체의 필요성에 모두 충분히 동의하였고, 다수의 응답자들이 건강보험급여기준이나 사후평가 기준으로 활용되는 것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라고 밝혔다. 조사 결과, 한국형 항암제 가치평가도구는 국내 임상적 상황을 고려할 때 ‘ESMO-MCSB와 ASCO-VF 두 도구 모두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편, 항암제 가치평가도구 도입을 두고 의사, 제약사, 환자단체 그룹 간의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이화여대 약학대학 배승진 교수에 따르면, 의사 그룹에서는 ‘ESMO-MCSB와 ASCO-VF 두 도구가 상황에 따라 적합성이 다르기에 모두 필요하다.’ ‘혈액암과는 맞지 않는 도구다.’ ‘별도의 한국형 가치도구를 만드는 것은 의미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제약사 측은 ‘활용에 대한 부분이 명료하지 않아 우려가 있다.’ ‘삶의 질과 같은 부분이 반영되어 현실을 더 볼 수 있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사후 평가에 활용하기에는 완성도가 낮다.‘는 반응을 보였다.


환자단체는 ‘재평가와 사후평가에 도구도입은 필요하다’는 입장과 '다발성골수종 약제는 제시된 도구적용이 적절하지 않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이대호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가치평가도구는 먼저 도입되고 추후 보완해 가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시판 허가 전 임상시험은 ‘의약품’에 초점을 맞추지만 임상현장은 의약품이 사용되는 ‘환자’에 초점을 맞춘다.”며, “의약품 시판허가는 수직적으로 제한되고 질적으로 엄격하게 선별된 대상자로부터 제한된 기간을 통해 얻어진 효능과 안전성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지므로 실제 임상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에서는 근본적인 한계점을 가질 수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대호 교수는 가치평가는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준’을 얻고자 하는 도구라며, 가치평가 도구에서 얻어진 객관적 수치는 의료진과 환자에게 치료방향을 결정할 때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효능수준을 ‘있다’ 또는‘없다’의 질적 접근에서 높고 낮음을 수치로 계량하는 양적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렇게 가치평가도구를 통해 얻은 객관적 수치는 제약사가 약제가격을 결정하거나 또는 지불자가 비용 지불을 결정할 때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애브비 김준수 상무는 가치평가도구가 진료 현장이나 약가 정책에 활용되기는 이르다고 지적했다. 김 상무는 “ESMO-MCSB와 ASCO-VF는 수년에 걸쳐 논의되고 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실제 임상 현장에 도입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우리나라도 관심은 가지되 각 도구의 완성도가 높아진 이후에 활용 방안을 충분히 논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준수 상무는 “활용에 대한 부분이 명료하지 않아 약가인하나 퇴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국내 보험급여 평가는 매우 엄격한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정부 또한 최대한 보수적으로 불확실성을 배제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기에 새로운 제도 도입은 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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