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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수

노인의 다약제 복용과 적절한 약물 처방

1. 노인 약물 처방의 특성
노인은 질병다발성 및 만성질환, 노화로 인한 신체예비능의 감소, 질병에 대한취약성 및 기능저하라는 의학적 특수성을 가지고 젊은이에 비하여 다수의 약물을처방받으며, 이로 인해 많은 임상적 문제를 나타내게 된다.


노인에서 다수의 약물 투여는 필수적으로 약물 상호작용과 이에 따른 각종 약물 부작용의 증가를 유발한다. 그래서 노인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를  보면, 10가지 이상의 약물을 투여 시 약물 부작용의 빈도가 무려 17%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한 이유로는 노인에서는 노화에 따른 생리적인 변화에 따라 젊은이와는 달리 약동학(흡수, 분포, 대사, 배설)과 약력학, 신체 항상성의 장애가 있기때문으로 사료된다.


그러나 약물요법은 노인의 급 만성 질환을 치료, 예방하는데 가장 중요한 방법이므로, 성공적인 약물 치료를 위해서 적절한 용량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동반된 다른 질병상태, 기존 투여중인 다른 약물,  전반적 기능상태,  질병과  나이에 의한  생리적 변화,  약물을  적절히  투여할 수 있는 능력 등을 고려해야  한다.


약물 치료의  원칙이  지난 20년간  크게 변하지는  않았지만,  매년 수많은 신약이 개발되고, 새로운 약학과 작용기전이  밝혀짐으로  인해서  약물 처방은  이전보다  많이  복잡해졌다.   게다가  아직 그 기전이나 약리작용이  잘 밝혀지지 않은  많은비  처방약품 (각종 건강보조제,  영양첨가제,  대체요법,  한약) 의  범람은 이러한 약물 치료를  더욱 복잡하게  하고  있다 하겠다.


2. 노화에 따른 신체 변화와 약리작용
나이가 들면서  노화에 의하여  약물이  신체 내에서  흡수,  분포,  대사, 배설되는  생리적  과정에 변화가 오게 되는데,  이러한 노화에  따른 각종 지표의  변화를  이해하는 것이  노인의 약물 처방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


약물의  흡수에 있어서  중요한 변화로는  흡수 속도  감소,  약물 최고  농도 감소,   최고 농도  도달  시간이 증가되는  것이다.   그러나  소화관에서  흡수되는  약물의 총량은  변하지 않는다.   약물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동반 질환상태,  약물 투여경로,  동시에  투여되는  약물에  의한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체내에  흡수된 약물은  신체 내로  분포하게  되는데,  노인은  체지방이  증가하고  체내  수분량이  감소, 제지방  체중이  감소하는  신체 조성의  변화로  인해  분포의 변화가  온다.   수용성 약물의  경우 분포용적이 감소하고,  동량의 약물을  투여할 때  더  높은 농도를  나타낼 수 있다.    지용성약물의  경우에는 분포용적이 증가하며  반감기가  증가한다.


또한 혈장 단백질 농도에  따라 약물  결합 단백,  특히  알부민의 농도가  감소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활성화된  유리형  약물의 농도가  증가하고,  약효가 증강될 수 있다.


약물의  대사는  대부분  간에서  일어나는데  노화에 따라  간의 크기,  무게,  혈류량이  약 30%  정도  감소되므로  그만큼  약물 대사능력이  줄어든다.   동반된  만성질환,  특히 심부전,  신부전  등에  의해  이는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약물의  최종 배설은  신장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나이가 들수록  정상적으로도  사구체기능이  감소하고, 사구체 여과율이  떨어지며  이로 인해  신 청소율이  떨어지므로,  같은 용량의  약물을  사용해도 독성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신장으로 배설되는  약물의  독성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약물의 혈중농도를 모니터 하고  정확한  신기능을 측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3. 다약제 복용과 약물 부작용
약물 부작용은 약물에 의해 유발되는 모든 종류의 상해를 의미한다.   예방 가능한 약물 부작용은  부적절한 처방의 가장 심각한 결과의  하나로서,  미국에서 급성 노인병동 입원 환자의 약 5~28% 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약물 부작용에서 심혈관계,  중추신경계,  근골격계약물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특히  노인에서   많이  처방되는  약물들,  안전역이  좁은 약물 등이  문제가 되고 있으며,  95%이상의  약물부작용은  대부분  예측 가능하다.   특히  노인에서  약물  부작용이  흔히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인자로는  고령과  많은 약물을  사용할 경우,  과거에   약물 부작용이  있었던  경우  및 질병다발성과  신기능이  저하된 경우들이  있으므로  특히   주의를 요한다  (표 1)




약물 부작용은  대개 다약제 처방 (polypharmacy)에서  빈발하는데,  이를  “Prescribing cascade”라고  하며, 첫 번째  약물의  부작용이 발생했을 때 이를  다른 질병의  발현으로  오해할 수 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한 또 다른  두 번째 약물이  투여됨으로  인하여 약물의  개수가  늘어나는 다약제  처방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부가적인 부작용이 또 발생할 위험에  처하게  되므로 반드시 새로운 약을  처방하기 전에 약물 부작용의 가능성을 먼저 의심해  보아야 한다 (그림 1).


4. 노인에서 주의해야 할 약물 목록
노인에서  처방할 때 주의해야  할 약물의 목록을   정리하여  주의하도록  하고, 안전한 처방을  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으로  제정된  것으로 가장 잘 알려진것이  미국  노인병학회에서  제정한 Beers criteria이다.


국내에서  다약제 처방과  관련하여 최근 건보공단 발표 자료를  보면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노인의 경우 4개 이하 복용노인보다 사망위험이  25% 높아지며  입원할 확률도 18%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연구는 2012년 기준 65세 이상으로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 동안 270일  이상 약물을  처방받고,  입원하지 않은  3008명을 분석대상으로  삼았는데,   이 조사에  의하면   당뇨병 등  1개 이상의 질환이 있고 10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람은 95만 명에 이를 정도였다.   또한  대상자중  5개 이상의  다약제 처방을 받은  경우가  46.6%였으며,   대조군보다 다음에  기술된  부적절 약물을  처방받을  확률도 33.2%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997년 미국의 Beers 라는  의학자가  처음 요양원 입소환자를  대상으로 주의해야  할 약물의 목록을 정했고, 이후  2002년 미국 노인병학회에서  재정리하여  일반적인  노인환자에서  주의해야 할 약물의목록을 정했다. 이후 시간이 흘러 많은 신약이 소개되고,  처방되는 약물에도 변화가 많았기에,   2012년다시 이를 정리하여 revised Beers Criteria 가 발표되었다.


여기에는 최신 약물 처방 관련 지견이 반영되었고,   특이한  임상상황과  관련된  처방의 주의점이 개정되었는데,   최종적으로  흔히  처방되는  53개의 약물이  주의해야 할 항목으로 기재되었다.   이후 2015년, 2019년에 업데이트되어  미국 노인병학회지에  발표되었다.


2019년  beers criteria 에서는  “노인 부적절약물”을  다음과  같이  5가지 그룹으로  나누었다  -(1)  노인에서 부적절한 약물   (2) 약물-질병 간 상호작용으로 인하여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는 부적절 약물   (3)노인에서 주의해서  사용해야 할 약물   (4) 임상적으로  중요한 약물 간 상호작용으로  피해야 할  약물   (5) 신기능에 따라 피하거나 용량 감소를 해야  하는 약물-  이전의  부적절약물 (PIM:potentially Inappropriate Medication) 목록을 세분화하여  실제로 임상에  적용할 때 보다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약물 목록과  함께  선정한 근거(rationale)와 근거 수준(quality of  evidence), 권고(recommendation) 및 권고수준  (strength of recommendation)을 함께 제시하고있다. 전문은 아래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 doi.org/10.1111/jgs.15767).


5. 노인에서 적절한 약물의 처방
노인환자에서 적절한 약물 처방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Start with a low dose : 작은 용량부터 시작
(2) Titrate the dose upward slowly : 용량 증가는 천천히
(3) Try not to start two drugs at the same  time : 동시에 여러 약물을 시작하지 않기


노인은 여러 질병이 혼재되어 있고, 여러  의사에게서 다양한 종류의  약물을  처방 받고  있을뿐더러,  비처방 일반약제,  각종 한약,  건강보조식품 등을  복용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확한  투약력을  알기가 무척  어렵다.


그러므로 정기적으로  환자가 복용하고 있는  약물을 모두 가져오라  하여  정확한 약물 복용력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Drug Review).  또한  환자가  복용하는 약이 계속적으로  필요한지,  용량을 조절해야 하는지 검토하고, 중복된  처방은  없는지  확인하고 불필요한 약물은 빼는것이 좋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약물은 그 동안 연령과  신체의 변화와  질병 상태,  기능 상태의  변화에  따라 약의 분비나 대사가  변할 수 있으므로,   이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너무 복잡한 투약방법은 환자의  약물 순응도를 나쁘게 할 수 있으므로, 가능한 약물 복용법이나 횟수를간단하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약물간  상호 작용, 약물-질병간 상호작용, 약물과  함께 투여된음식이나  영양소의 상호작용에 대해 숙지하고,  약물 부작용이  나타나는지  감시하고  이를 예방할 수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약물의 목록을 숙지하고,  새로운 약물을 처방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비약물적 요법을  고려하고,  불가피한  경우라도  장시간  지속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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