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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전공의 연차휴가, 1년에 절반도 못 쓰는 구조

전공의법이 시행되고 근로기준법이 강화됐는데도 연차휴가조차 제대로 쓰지 못하는 전공의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빅5 상급종합병원의 일부 과에서 1년에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연차휴가가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것의 절반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공의의 통상적인 연차휴가 일수는 근로기준법에 따른다. 현행법상 연차휴가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함을 원칙으로 하며,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주는 경우에만 시기 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소재 S 대학병원 A 전공의는 “병원에서 짠 수련배치표에 따르면 인턴의 경우 1년 중 연차휴가를 사용할 수 있는 달이 한 달밖에 없다. 사실상 11개 중에 5일만 쓸 수 있는 셈이며, 이는 인턴들에게 동의받지 않고 병원이 임의로 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병원 내 어떤 과는 1년에 연차휴가를 3일씩 2회만 가도록 종용한다. 나머지 연차휴가는 쓸 수도 없다”면서 “휴가를 갔을 때 백업해줄 인력을 구해야 하는데 대신할 사람이 없다. 결국 휴가를 갈 수는 있지만 갈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박지현)가 시행한 2019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전공의가 1년간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휴가 일수를 묻는 문항에 S 대학병원은 평균 8.067일로, 분석된 94개의 수련병원 중 가장 적었다. 전공의 500명 이상의 수련병원 6곳 중에서도 당연히 6위를 차지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에 따르면 수련병원이 전공의가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대신 연차휴가 미사용수당을 받도록 종용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또한 전공의가 졸국을 앞두고 4년 근속으로 발생한 연차휴가를 전문의 자격시험 준비를 위해 소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수련병원이 자의적으로 해석해 불이익을 받기도 한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전공의가 휴가 또는 휴직 등 부득이한 사유로 1년에 1개월 이상 수련받지 못한 경우, 30일을 제외한 기간만큼 추가 수련을 받아야 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는 이때의 30일을 평일·휴일 구분 없이 수련기관에서 행정적으로 처리된 일수를 기준으로 계상한다고 해석한 바 있다. 따라서 소정근로일은 수련병원 별로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합의한 내용에 따라야 하며, 보통 주 5일로 계산해 6주로 산정한다. 졸국과 동시에 전문의 자격시험을 앞둔 전공의들이 추가 수련에서 제외되는 30일에 맞춰 남은 연차휴가를 소진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서울 소재 K 대학병원 교육수련부가 원내 수련규칙을 근거로 추가 수련에서 제외되는 30일을 일요일과 공휴일만을 제외, 즉 소정근로일을 주 6일로 계산해 5주로 산정한다는 제보가 있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해당 병원 전공의들은 1주일을 더 일해야만 한다.

 

K 대학병원 교육수련부는 “원내 수련규칙에서 그렇게 정하고 있는 것은 맞다”고 인정했으나 수련계약서 작성 당시 전공의가 해당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답해줄 수 없다”며 잘랐다. 대전협은 이어 토요일 근무를 ‘주말 당직’으로 처리하면서 연차휴가만 토요일을 평일 근무로 치는 것에 대해 해명을 요청했으나 관계자와 추가 논의를 거치겠다며 답변을 미룬 상황이다.

 

대전협은 전국 수련병원의 수련규칙과 수련계약서를 검토할 예정이며, 전공의가 아무것도 모른 채로 계약서에 서명하고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보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지현 회장은 “만약 수련병원이 연차휴가를 쓰지 못하게 하거나, 30일에 대한 임의적 해석으로 전공의가 피해를 보는 경우를 전수조사할 계획이며 고용노동청에 해당 병원장을 상대로 진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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