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 샌들, 하이힐 착용으로 발이 무방비로 노출되는 여름철, 자주 발생하는 발 질환에 대해 알아본다.
엄지발가락 휘는 ‘무지외반증’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나머지 발가락 쪽으로 휘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튀어나오는 족부 질환이다. 발가락이 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우리가 하루 종일 신고 다니는 ‘신발’을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다. 발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 예를 들면 하이힐은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면서 엄지발가락에 압력이 집중시킨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정비오 교수는 “여름이 되면 눈에 띄게 하이힐 착용이 증가하는데, 장시간 지속되면 체중 부담이 발의 앞부분으로 쏠리면서 티눈이나 압박종, 더 나아가 무지외반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심하지 않은 무지외반증은 발가락 스트레칭, 편안한 신발 착용만으로도 호전될 수 있지만, 계속해서 방치할 경우 수술적 치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지외반증을 예방하려면 굽이 낮고 앞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이 좋다. 어쩔 수 없이 하이힐을 신어야 한다면 밑창에 쿠션감이 있는지 확인하고 발 스트레칭을 통해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좋다.
정비오 교수는 “하이힐 착용 시에는 하루에 6시간 이하, 주 3~4회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며 “2.5~3cm정도 높이의 넓은 굽 신발 착용을 권장하며 특히, 신발 앞부분과 엄지발가락 사이가 1~1.5cm, 엄지발가락을 신발 앞부분에 붙였을 때 뒤꿈치와 신발 뒷부분이 1cm 정도 남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밑창이 얇고 딱딱한 신발, 뒤꿈치 통증 ‘족저근막염’
여름철에는 샌들이나 슬리퍼 착용도 증가한다. 체중 부하는 발의 뒷부분이 가장 높기 때문에 굽이 없거나 낮은 신발은 충격을 그대로 반영해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대개 뒤꿈치 안쪽에서 통증이 시작되며 발뒤꿈치의 바닥에서 족부의 내연을 따라 이어진다.
정비오 교수는 “플랫 슈즈, 슬리퍼, 샌들과 같이 굽이 1㎝ 정도로 낮은 신발은 밑창이 얇고 딱딱하다보니, 보행 시 반복적으로 족저근막에 손상을 줄 수 있다”며 “적당한 굽이 있고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 착용을 권장하며, 발의 피로를 풀어주기 위한 족욕, 발 스트레칭을 수시로 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족저근막염의 증상은 발뒤꿈치 통증이다. 특히, 기상 후 처음 몇 걸음 동안은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을 느끼기도 한다. 일정 시간 경과 후에는 통증이 들어줄 수도 있지만 재발률이 높기 때문에 병원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고강도 신체운동 ‘스트레스성 골절’
운동이 보편화됨에 따라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스트레스성 골절’이다. 현대인의 여가 활동이 늘어나면서 예전에는 운동선수가 했을 정도의 강도로 신체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마라톤을 한다거나, 사회인 운동단체에 들어가 극심한 훈련을 견디는 경우이다.
정비오 교수는 “스트레스성 골절은 스트레스가 집중되는 경골과 비골에 주로 발생하게 되며 골절을 일으킬 정도가 아닌 힘의 반복적인 부하로 인해 발병하게 된다”며 “운동 후에 발생한 장딴지 아래쪽의 통증이 체중이 가해질 때마다 지속된다면 스트레스성 골절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트레스성 골절을 예방하려면 신체 상태에 맞는 적당한 운동계획을 세워야 한다. 운동하기 전 충분한 시간의 스트레칭 또한 필수적이다.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성 골절은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잘 치료될 수 있다. 하지만 운동 유발 구획 증후군, 경골 내측 피로 증후군과 같은 비슷한 질환과의 감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비슷한 증상이 발생했다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