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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증세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질병 회복에 가장 바람직한 길”

결핵성 림프절염, 직장여성에서 다발 스트레스와 과로가 주된 원인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였습니다. 결혼을 앞둔 32세의 직장여성이었는데 오른쪽 귀밑에서 멍울이 만져진다며 내원을 한 환자가 있었습니다. 진찰을 해 보니 정밀검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검사를 하자니까 ‘결혼 날짜가 잡혀있어 곤난하다’며 난색을 표해 할 수 없이 세포검사와 초음파, CT검사를 실시했는데 결핵성질환일 수 있다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관악이비인후과의원 최종욱 원장은 비록 오래 전에 자신을 찾아왔던 환자였지만 내원을 했을 당시 바로 치료를 받았더라면 큰 고생을 하지 않고 회복될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하고 치료시기를 놓치는 바람에 많은 고생을 한 과거의 한 여성환자를 회상하며 안타까워했다.

 

최종욱 원장은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이비인후과 교수와 생명공학원 겸임교수, 안암병원 부원장, 안산병원 원장을 역임했다. 그리고 미국 콜롬비아대학 교환교수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심사평가위원회 중앙심사위원,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고, 신의료기술평가에 기여한 공로와 포괄수가제에 기여한 공로로 각각 두 차례에 걸쳐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환자는 곧 결혼을 했고, 병원에 오라는 날을 두 달이나 지나 내원했는데 멍울이 만져진다던 부위가 벌건 피부발작 증세를 보여 상태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진찰결과 결핵성 임파선염으로 인해 농이 터져 나와 있는 상태였습니다. 즉시 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 데도 환자가 임신 중이어서 부득이 약을 쓰지 못하고 16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 때 쯤에 더 이상 치료를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담당 산부인과 선생님과 상의하여 일단 터져 나온 임파선 부위를 제거하고, 1차 결핵약을 써서 상태가 더 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환자가 정상적인 임신주기를 거쳐 건강한 아기를 출산한 거였습니다. 아기를 출산한 후 환자는 잠깐의 조리기간을 거친 후 병원에 와서 괴사된 임파선 부위를 완전히 제거하고, 성형수술을 받은 후 퇴원을 했는데 그 후 몇 년이 지나기까지 재발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이 환자에게서 나타난 결핵성 임파선염은 과로 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 또는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과 같이, 면연력이 떨어진 직장여성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결핵성 질환과는 구별되는 비특이성 질환으로 이런 환자들이 적지 않다고 최 원장은 말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목에 멍울이 만져지면 ‘혹시 암이나 몸에 다른 큰 이상이 있는 질병이 아닌가 궁금해 하고, 또 불안해 하곤 합니다. 특히 젊은 여성의 목에 이런 멍울이 만져진다면 무엇보다도 미용상으로 보기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신이 큰 병에나 걸린 것이 아닌가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 보통이지다. 이렇듯 목에서 만져지는 멍울은 목의 림프절에서 만져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최근에는 젊은 여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소위 키쿠치병이라고 알려진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이 현저히 증가하여 많은 여성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 원장은 ‘젊은 여성들이 자신의 아름다운 목에 이상이 생겼을 때 불안해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반응’이라면서 “앞서 사례를 든 여성과 같이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다른 모든 병들과 마찬가지로 많은 고생을 하게 되는 만큼 초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림프절은 림프세포를 생성하고 림프액을 여과하여 체내에 흡입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와 같은 항원을 처리하는 국소면역 방어기능을 담당합니다. 사람의 전신에는 다리 쪽에 있는 300개와 몸통 및 내장기관에 있는 300개, 그리고 경부에 있는 300개 등 모두 900여개의 림프절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목에 있는 300개의 림프절은 모두가 활발한 기능을 하는 것이 아니며, 좌우에 각각 15개씩 모두 30여개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 기능성 림프절로 실제 목에서 만져지는 경우는 다섯 개 내외라고 볼 수 있지요.”

 

최 원장은 “보통 목의 림프절은 3세부터 만져지기 시작하여 6세가 되면 가장 잘 만져진다”면서 “그 나이가 우리 몸의 림프조직이나 림프절의 발달이 가장 왕성한 시기이기 때문이며, 사춘기를 지나 성장이 멈추게 되면 림프조직도 성장을 멈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림프절은 아주 작은 크기로부터 직경 1cm까지가 정상 크기”라면서 “6세 이후 목에서 1cm 크기의 림프절이 있다면 정상이라고 볼 수 있으며, 더욱이 커졌다 줄어들었다 하는 림프절은 보통 안심해도 되는, 소위 생리적인 반응성 핌프절 종대입니다.”

 

최 원장은 전체 인구 중 1/3이 임파선으로 고생을 하는데 이 가운데 90%는 반응성 임파선염으로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회복이 되지만, 전체 임파선 종대 환자의 1~2%에서 악성종양이 발견되고, 나머지는 주로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기쿠치병이 발견된다고 한다.

 

“림프절이 성인에서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대체적으로 1cm 이상 커지는 경우를 병적인 림프절 종대라고 하며, 크게 염증성과 종양성 원인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염증성은 열이 있고 누르면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종양성인 경우에는 단단하고 통증이 없지요.”

 

최 원장은 림프종 종대에 관해 이같이 말하면서 이를 유발하는 질환들 가운데 젊은 여성에서 증가하고 있는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 및 이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반응성 림프절염, 결핵성 림프절염과 림프절 종대에 대해 설명했다.

 

“흔히 키쿠치병으로 알려진 아급성 괴사성 림프절염은 1972년 일본의사인 키쿠치 후지모또에 의해 처음으로 알려진 질병이어서 지금까지도 키쿠치병으로 불리워지고 있지요. 대부분이 20~30대의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남성보다 4배 정도 많이 발생합니다. 증상으로는 림프절이 커져 목에서 만져지며 만질 때 동통이 동반하게 되지요. 이외에도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발열, 체중감소, 전신 권태감 등의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인후통, 두통 등이 동반될 수 있습니다. 경부 종물의 위치는 주로 목의 한쪽에만 발생하고 흉쇄유돌근이라는 목 옆을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르는 근육의 위쪽인 후삼각 부위에 많이 발생합니다.”

 

최 원장은 아직까지도 이 병의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다만 바이러스 감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렇듯 원인이 확실하지 않지만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에서 일을 많이 하여 피로가 쌓여 있는 젊은 직장여성에게서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 키쿠치병을 확진할 수 있는 임상검사는 없지만 면역검사를 통한 백혈구 감소증, 적혈구 침강속도 증가 그리고 백혈구분율에서 단핵구라는 조직구가 증가하여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경부 초음파검사, CT, 세침흡인세포검사 등을 합니다. 가장 확실한 진단법은 절개생검이지만 젊은 여성에서 절개생검을 시행할 경우 흉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빠른 확진의 기회를 놓치곤 합니다. 그리고 이렇듯 확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병의 이환기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환자들이 불안해하여 병원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검사로는 초음파검사와 세침흡인검사인데, 초음파검사로 림프절의 크기와 모양을 관찰하여 악성 림프절 종대와 감별을 하고, 세침흡입검사로 림프세포를 흡입하여 조직학적검사를 합니다.”

 

키쿠치병과 감별해야 할 유사한 증상을 가진 질환들로는 반응성 경부림프절염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흔한 결핵성 림프절염 등 염증성 질환 및 악성 림프종, 전이암 등과 같은 종양성 질환들이 있다고 한다. 이 가운데서 키쿠치병과 가장 혼동이 되는 질환이 악성 림프종인데 이들 두 질환 모두가 비슷한 증상, 진찰소견, 검사결과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질환의 경과가 오랜 시간 동안 걸리기 때문에 환자와 의사 모두 불안감을 느끼고 조급해지기 쉽다고도 한다. 따라서 키쿠치병을 절개생검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악성 림프종과의 감별을 위해서라는 것.

 

이 키쿠치병의 치료는 대증적인 치료를 주로 하고 있으며,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약물, 스테로이드를 사용하고, 경부 림프절은 4~6개월 사이에 자연 치유되고 재발율은 5%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최 원장은 이렇게 말하면서 이 키쿠치병과 감별해야 할 유사한 증상을 가진 질환, 반응성 림프절염, 결핵성 림프절염, 악성 림프절 종대 등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가장 흔한 경우로 흔히 편도선염이나 상부 호흡기에 염증이 있을 때 반응성으로 경부림프절이 커지는 수가 있습니다. 이런 증상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커진 림프절이 정상으로 회복되지요. 소아에서는 감기나 편도선염 등 상부호흡기 염증을 유발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 질환이 치료된 이후에도 림프절이 점차 커지거나 숫자가 많아지거나 눌러서 아프고 열이 날 때는 병원에 반드시 가야 하지만 큰 변화가 없는 경우는 관찰만 해도 됩니다.”

 

이렇듯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경우에는 대증적인 치료를 하며 세균감염에 의한 염증인 경우 농양을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사의 진찰을 받은 후에 약2주간의 항생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폐 이외에 생기는 결핵 가운데 가장 빈도가 높은 질환이 결핵성 경부림프절염이지요.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1%가 결핵을 앓고 있으며, 일반적인 항결핵제에 대한 내성이 있기 때문에 결핵성 경부림프절염은 흔하게 발생할 수 있고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이 결핵성 림프절염은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젊은 직장여성들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그 연령이 키쿠치병보다 약간 높고 증상 발현기간이 긴 것이 특징입니다. 이 질환의 증상은 목 주위에서 서서히 커지며 통증이 없는 결절이 여러 개 발생하고 본인이 수개월 동안 모르고 지나다가 상당히 커진 후에야, 그것도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만 일부 환자에게서 미열이나 이유를 할 수 없는 체중감소, 식욕부진, 식은 땀, 피로감, 목부위의 통증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이 질환은 증세가 많이 경과되면 피부에 홍반이 생기고 농양이 형성되어 고름이 피부로 터져 나와서 피부궤양 및 누공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으며,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과 함께 12개월 이상의 장기적인 결핵 약물치료를 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한다.

 

경부림프절에도 암이 발생한다고 한다. 림프절 자체의 세포에서 암이 발생하는 악성 림프종이나 다른 부위의 악성종양이 경부 림프절에 전이된 전이암인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경부림프절의 전이암은 50대 이후 남성에게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이암인 경우 대부분 갑상선, 인후두, 구강 등 두경부에서 원발암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험이 풍부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원발암의 위치에 따라서 경부림프절 종대의 위치가 결정되며, 원발암이 구강인 경우 턱밑의 림프절이 커지고 후두암일 때는 후두 주위 림프절이, 그리고 갑상선암에서는 쇄골상부 갑상선 주위 림프절이 커져서 만져지게 됩니다.”

 

“악성 림프절 종대가 의심되는 경우 혈액검사, 초음파검사, 초음파유도하 세침흡인검사, CT 및 절개생검 등의 검사를 시행하게 됩니다. 악성 림프절 종대인 경우 초음파검사를 하면 림프절의 모양이 동그랗고 림프절 문맥이라는 림프절 내 구조가 초음파에서 관찰되지 않을 때 의심을 하게 됩니다. 세침흡인검사는 악성 림프종인 경우 정확도가 낮지만 전이암인 경우에는 가장유용한 검사이지요. 확진은 절개생검을 해야 가능합니다. 악성 림프종은 앞서 언급했듯이 키쿠치병과 가장 감별이 어려운 질병이며, 세포 유형에 따라서 치료가 결정되기 때문에 확진과 세포유형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절개생검이 필요합니다.”

 

 

최 원장은 림프절 크기가 1.5cm 이상인 경우, 열감 또는 통증이나 압통과 같은 증상이 없을 경우, 만졌을 때 단단한 경우, 주위 조직과 유착 및 고정이 되어 움직이지 않은 경우, 피부궤양이 동반된 경우, 크기가 단시간 내 커진 경우, 술 담배를 많이 하는 50대 이상 고령에서 발생한 경우에 악성을 의심할 수 있는 데 이런 경우 반드시 세침흡인조직검사나 림프절 절개생검을 시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원장은 또 이들 림프절과 관련된 질환에 사용하는 여러 가지 약제들이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료가 만만치 않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증세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고 가능한한 빠른 시일 내에 치료를 받는 것이 병으로 인한 고생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길임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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