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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당뇨, "적절한 치료와 자기관리로 건강한 사람보다 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당뇨환자 증가, 수명연장과 연관

당뇨는 너무도 많이 알려진 질병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치료방

법이 비교적 안정되어 있는 질병이

라고 할 수 있지요. 그런데도 불구

하고 당뇨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어요. 그 이유가 노령인구의

증가, 다시 말해 수명연장과 관련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현재 연세대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당뇨병센터장을 맡고 있는 차봉수 교수의 말이다. 차 교수는 1988년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1996년부터 이 대학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에 몸담아 오면서 그 동안 미국 샌디에고 VA병원에서 연수를 받기도 했다. 이렇듯 오직 당뇨병에 대한 치료와 연구에 매달려 온 차 교수는 '당뇨병은 우리나라와 같이 선진국의 입구에 서있는 나라들에서 특히 발병율이 높게 나타난다'고 말한다.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당뇨병은 비만이나 대사질환의 증가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1980년대 이후 당뇨환자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는 데 그 때가 바로 물질적 풍요와 함께 비만환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되어 있거든요."

당뇨병은 크게 유전적인 요인과 면역학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하는 제1형 당뇨병과 전체 당뇨병 환자의 90%이상을 차지하며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은 비교적 유지되고 있지만 비만 등 여러 가지 이유로 분비된 인슐린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해 생기는 제2형 당뇨병으로 구분할 수 있다. 그 가운데 제2형 당뇨환자들의 경우 비당뇨성 환자들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이 2~4배나 높다는 것이 차 교수의 설명이다.

 

"처음 제2형 당뇨병을 진단받은 환자를 10년 정도 관찰한 자료를 통해 당뇨환자가 적극적인 혈당 관리와 혈압관리가 미세혈관이나 대혈관 합병증 발생과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 주었지요. 고혈압을 동반한 1천명 이상의 조사대상자의 제2형 당뇨환자들을 적극적 혈압관리군가 일반 혈압관리군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평균 8년 정도 관찰한 결과 적극적 혈압관리군에서 뇌졸중 발생이 44%, 미세혈관 합병증이 37%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이었다고 차 교수는 말한다.


10년간 적극적인 혈당관리를 통해 미세혈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어 차 교수는 '당뇨병과 고혈압 등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으로 그 결과 역시 오랜 시간을 두고 평가 되어야만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뇨병 환자들은 고혈압과 고지혈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며 관상동맥질환 및 기타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혈당,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을 통합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당뇨병 환자들이 여러 가지의 약제를 복용하는 것을 꺼려하고 특히 일부 약제의 복용을 임의적으로 중단하는 사례가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고혈압과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어떤 약은 당뇨병 환자의 복용 편의성이나 심혈관질환 예방 효과를 증진시키는데 유용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 교수는 또 "당뇨환자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 증가에 대한 여러 선행 연구 결과를 토대로 한 현재의 치료방침은 고혈압, 고지혈증 등과 같은 주요 심혈관질환의 위험인자와 혈당을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의학계에서는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당뇨병을 동반한 고혈압 및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보다 엄격한 목표수치를 적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뇨환자의 목표 혈압을 130/80 이하로 조절을 한다든지, LDL-C 수치를 100이하로 관리토록 하는 것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차 교수는 말한다.

 

"당뇨병 환자들에게 있어서 혈당 조절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환자의 연령, 체질량, 비만도, 현재 혈당 수준, 생활습관, 당뇨 이환기간, 합병증 유무 등 수많은 사항을 고려하여 목표 혈당을 설정하지만 환자의 수명 연장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면 이러한 혈당조절 목표 성정에 있어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은 바로 혈관 합병증의 예방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차 교수는 이같이 밝히면서 "당뇨병 환자의 사망 원인 중 65%가 심혈관 및 뇌혈관 관련 질환인 점과 이런 합병증이 발생한 후 생존하더라도 심각한 후유증 및 삶의 질 저하를 가져오는 것을 고려한다면 혈당 조절의 목표 설정에 혈관 합병증의 예방을 우선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1990년대에 완료된 여러 대규모 연구들을 보면 장기적인 혈당조절이 당뇨병과 관련된 미세혈관 합병증과의 관계는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또 혈당조절은 대혈관 합병증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혈당조절과 관련해 한 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완료된 시점과 미세혈관 합병증의 감소가 관찰된 시점 사이에 시차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질환발병 초기에 혈당조절을 성공적으로 하게 되면 이후 혈당이 오르더라도 상당기간 동안 혈관 합병증으로부터 보호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시 말하면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통해 혈당을 조절하는 것이 당뇨병 혈관 합병증의 장기적인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말이지요."


"그렇다면 당뇨병에 대한 적극적인 관리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생활습관병인 당뇨병을 관리하는데 있어선 생활습관의 개선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말이 아니겠어요? 물론 약물치료 역시 그에 못지않게 효과가 있지만 말입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강관리를 위해 막대한 의료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 때 우리 모두가 특히 유의해야 할 것은 주위에서 하는 말들에 너무 현혹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지요. 자신의 병 때문에 주위에서 하는 말들에 적지않이 흔들리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지만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도 결코 잊어선 안 될 것입니다."


차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생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만성질환이 있고, 그에 대한 관리가 부족하면 언젠가는 합병증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질병 초기부터 적극적인 약제의 사용, 그것도 보다 다양한 약제 사용을 시도하여 당뇨병 자체의 속성이 악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하려면 불가피하게 비용이 발생하게 되고, 그것이 지금 당장에는 부담이 될지 모르지만 몇십년을 두고 본다면 개인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매우 경제적인 효과를 나타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심혈관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는가에 초점을 맞춘 최근의 몇가지 연구결과를 보면 이러한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혈관 합병증의 발생을 줄이는데 기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차 교수는 "이미 진행된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환자에서는 적극적인 혈당조절이 이후의 심혈관 합병증 발생을 줄이지 못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한다. 또 적극적인 혈당 조절을 하는 경우 당뇨병성 망막증, 신증, 신경병증의 발생 및 진행은 감소할 수 있지만 증식성 망막증이나 사구체 여과율 감소가 동반된 신증, 신경세포 손상이 동반된 신경병증은 감소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당뇨병에 대한 지식이나 치료방법이 엄청나게 발전한 것을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질병이 다 그렇겠지만 당뇨 역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당뇨에 대한 지식이나 치료방법이 다는 아니라는 점에 유의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1990년대 중반에 실시한 당뇨에 대한 연구결과와 2005년에 실시한 연구결과 사이에는 적지 않은 변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아마도 10년이 경과한 후 실시하는 연구결과에는 분명히 또다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당뇨에 대한 실체나 진단 및 치료방법이 유일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지금까지는 당뇨라고 하면 평생을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지만 언젠가는 치료가 가능한 질병이 될 것입니다."


차 교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당뇨환자들의 경우 40대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무엇보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나이가 들어 당뇨가 생기는 것보다는 젊은 나이에 생긴 당뇨라며 적지않은 우려를 표명했다. 정상적인 인슐린 기능을 100으로 보았을 때 당뇨가 진단되는 시기의 당뇨 수치는 30~40으로 저하된 상태를 보인다는 것.

 

"당뇨를 종양의 경우와 같이 양성과 악성으로 구분한다면 과거엔 인슐린 저항성이 높은 경우를 악성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젊은 나이에 생긴 당뇨를 악성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인식이 바뀌었어요. 당뇨 초기에는 환자 자신이 스스로 노력하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지만 당뇨 이환기간이 길어지만 그만큼 기능이 저하되어 안정상태가 깨지게 되지요. 따라서 젊은 나이에 당뇨가 생기면 나이가 들어 생기는 것에 비해 안정상태를 유지한다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지 않겠어요?"


젊은 나이에 당뇨가 생겼다면 일단 자기관리가 잘 안 된 데 요인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 차 교수의 말이다. 차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그 요인이야 어찌되었든 젊은 나이에 당뇨에 걸렸다면 이 질환이 평생을 갖고 가야 하는 질병이며, 나이가 들어 생긴 당뇨환자들보다 더 오래 동안 병을 갖고 가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여 환자 스스로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 만이 안정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한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당뇨에 대한 지식이나 그에 따른 치료방법은 앞으로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그래서 언젠가는 당뇨도 완치될 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까지는 그러한 날이 언제가 될지 예측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알려져 있는 방법대로 자기관리에 힘쓰고 알려져 있는 방법대로 치료를 해야 합니다.


일단 당뇨병에 걸렸다면 정상인에 비해 수명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거기에 다른 질환까지 갖고 있다면 수명단축은 가중될 수밖에 없겠지요.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현재 나와 있는 약제들의 효능이 이전의 것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 차례 강조하는 말이지만 당뇨병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자기관리'입니다. 당뇨병에 걸렸더라도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서 동시에 자기관리를 잘 병행하게 되면 당뇨병은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는 새로운 차원의 질병으로 인식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차 교수는 이렇게 말하면서 "자신이 건강하다고 자만하는 사람들보다 당뇨병에 걸려 자기관리를 잘 하는 사람이 오히려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서 '이 말이 결코 당뇨환자들에 대한 위로의 말이 아니라 사실'이라는 점을 몇 번이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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