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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연수

당뇨발의 특징


2018년은  필자가 성형외과에  입문한지 만  30년이  지난 해이다.     성형외과라는  학문자체가 창상치유를 전공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그동안 여러 종류의  창상환자를 진료 해 왔으나  필자가 본격적으로 당뇨발 치료에 관심을  갖고  연구에 집중하기  시작한 것은  2002년  세포이식 치료법을  개발하면서  부터이다. 이때만 해도  세포이식만  하면 창상이  호전될 수 있다는  지금 생각하면   약간은  창피한  생각을  갖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세포이식 치료는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어떤  창상에도  치유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떤 치료법이던지  임상적으로는   치유되지 않던  창상을 완전히  치유시킬 수 있을 정도로 효과가  있어야만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많은  당뇨발 환자들이 세포이식 치료법으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치료효과가  만족스럽지  못한  환자들에게  세포치료법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공부도  하고 또  필요한 연구도 하면서  이제는  세포치료  초기보다는  많은 발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필자를  찾는  환자 중  적지  않은 분들이  ‘이 병원에  오면 간단히  세포만  이식하면 치료가  끝난 다고  들었는데  왜 여러 검사를 하느냐?’  라는 말씀을  하시곤 한다.


현재  환자의 전신상태가  창상치유가  가능한  상태인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경우는 이를 교정한 후  국소적인  창상치료에  임해야  성공적인  창상치유를  기대할  수  있다.    비록  창상자체의   크기가 작더라도  환자의  건강상태가  양호하지 않을  경우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창상이  닫히지  않아  결국 더 심각한  합병증으로 발전하게  되므로 당뇨발의  치료는 국소적으로만  관리해서  될 일이  아니며  전신치료와 병행해야  할  경우가 많다.  따라서  창상치유와  관련된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발  환자들의  경우는  창상치유와  관련된  여러 요소들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방법이  일반창상  환자 들과는  다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 당뇨발  치료는  일반창상과는  달리 매우  독특하고 이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립된 학문분야라는  인식이  일반화돼 있다.   우리나라와  인구수나  국토면적,  경제적 수준  등을 고려할  때  큰 차이를  보이지는 않는다고  할 수 있는  이탈리아의  경우만  하더라도  200개 이상의  당뇨발센터가  있을 정도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장비와 시설을  갖춘 당뇨발센터를 손가락으로  꼽아도  남을  정도이다.  본 특집을  통하여  이렇듯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한 당뇨발 , 특히 우리나라 당뇨발  환자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당뇨발은 왜 치료가 어려운가?
당뇨발은  모든 창상(상처, 궤양) 중 가장 치료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진  만성창상의  대표질환 이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당뇨환자가  2억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 수가  매년  증가하는  당뇨환자 에서  관리가   비교적 잘 되고 있다고  하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도  약 15% - 25%에서  심한  당뇨발이  발생하여  치료를  받는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당뇨병성  질환으로  입원한  환자의  20%가  당뇨발 환자이며,   당뇨발은  비외상성  하지절단의  50%를 차지  한다고 한다.    비교적  의료수준이  높다는 선진국도 이 정도인데  우리나라의  경우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나  이들 보고보다는  당뇨발의  유병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  추측된다.


당뇨발의  경우 여러가지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 하여  창상치유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흔 하다.   같은  당뇨발이라도  환자마다  그 특성이 모두  다르다.   따라서  각 환자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 을  확인하여  이 부분에  대한 맞춤형 치료가  이루어져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당뇨발의  치료는 간단치  않으며 일반창상의  치료 와는  치료원칙과  방법 등이  확연히 다르다.    예를 들 어 보자.   같은 질병이라도  성인의  치료와  소아의  치료원칙이  다르므로 내과와  소아청소년과가  분리되어 있다.  치료원칙이  같다면 소아는  그저 성인에게  투여 하는 약의  용량만 줄여서 투여하면  될 텐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소아청소년과라는  전문분야가  따로 필요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당뇨발은  일반창상과 진단과  치료방법이  달라야 한다.


당뇨발의 치료를 어렵게  하는 네 가지 대표적 요소가 있는데  혈액순환부전(vascularity),  세균감 염(infection), 신경병증으로  인해   발에  가해지는  과도한 압력(pressure),  그리고  창상치유의  원천 (source), 즉  세포들의 기능부전이다.  이들  네 가지 요인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VIPS라고 한다.   본 특집에서는  이렇듯 당뇨발 치유의  핵심요소인   VIPS를   중심으로  대략적인  당뇨발의 문제점과   당뇨발 치료시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간략히  요약하여 설명하고자 한다.   혈액순환부전,  신경병증,   세포들의 기능부전에  대하여는 이어지는 원고에서  자세히 설명될 것이기  때문에 필자는  당뇨발 감염의  특징에 대해서만 언급하고자 한다.


당뇨발 감염의 특징
당뇨발에서  감염의  진단은 일반적인  창상과 많은  차이를 보인다.    일반창상의  감염은 증상 및 이학적 소견으로  쉽게 진단이  가능하다.    즉  창상부위에서  화농성배출액이  나온다던지  부종,  발열감,  동통, 홍반 등의 증상이  있다면 감염을  의심할 수 있다.    미국감염학회의  지침에  따르면  화농성배출액이  있을 경우 무조건  감염된 창상으 로 진단할 수 있고,  부종, 발열감,  동통,  홍반  중 2가지  이상의 증상이  존재할 경우 역시  창상감염으로  진단한다.


그러나 당뇨발 환자의  경우는 다르다.    창상부위에서  염증소견이  나타나는 이유는  신체 내에서  세균침 범을   인식한  후 침투한  세균에 대항하기  위하여 창상부위에  많은 백혈구를  보내고,   또한  혈관내에 있던  백혈구와  여러 면역관련  물질들을  혈관 밖의   조직으로  내보내야  하므로  혈관내피세포  사이의  간격을 넓히기  위해 혈관이  확장하기 때문이다.     조직내  세포들 사이에  혈관내에  있던  백혈구와  여러 단백질,  수분 등이  이동함으로 부종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급격히  피하조직의  압력이 상승하며  대식세포의 탐식작용에 의한  pH의  변화로 통증 및  동통이 발생하고  혈관확장으로  인해 발열감과  홍반이  나타나게 된다.


즉 세균침입에  대한  우리 몸의  방어기전인  염증반응이  작동하는  것을  지표로  간접적으로  감염을 진단 하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당뇨발  환자들은  면역저항성 감소  등  전신상태가  양호하지  못하여  세균침입을  인지할 능력이  떨어지거나  세균침입에  대한 적절한  방어기전을  작동하지  못하게 된다.   흔히  급성창상 감염에서  증가하는 백혈구수치도  당뇨발 환자에서  는 창상감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상범위를 보이는  경우가 흔하다.   골수염이  동반될  정도로  심한 당뇨발 감염환자라도  54%에서는  백혈구수치의 상승이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그러므로 당뇨발 환자에서 감염의 진단은 미생물 배양검사 등  좀 더 직접적이고  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내려져야 한다.   현재 창상감염으로  인해 정상피부세포들이  분열도  못하고 세포외기질의  합성도  못해 창상치유가  진행되지 않는 것을 염 증소견이 없고  백혈구 수치가 정상이라고  하여  깨끗한  창상으로 간주하고 치료한다면  창상치유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가 없다.


당뇨발 감염의  경우 궤양부위에  있는 세균의  종류도  일반 창상과  다르다.  복합감염인  경우가  많고 혐기성세균이  흔하다.   보고에  따르면  당뇨발 감염 환자 의 84%에서  2가지 이상의 세균에  감염된 경우이고, 48%에서는  혐기성세균이  존재했다고  한다.   골조직이 세균에  감염되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으며 일 반소독약으로는  잘 치료되지 않는다.   수 년전 시행 했던  필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 라 당뇨발 환 자의  경우는 특히 세균과  감수성 있는  항생제의 종류가  문헌에 소개된  외국의 결과와  많은 차이를 보 인다.   따라서  정확한 세균의 종류를 찾고 감염정도를  진단하여  이 세균을  없앨 수 있는  항생제로  감염 정도에   따라  필요한 기간만큼  치료를 해야  감염의 완치가 가능하다.


창상이 세균에  감염되어 있을  경우 창상치유를  위해  정상피부세포가  사용해야 할  산소나  영양분을 세균들이  뺏어 먹게  되고  이들 세균들이  분비한 독소들이  정상피부조직이나  재생된  단백질들을  분해해 버 리므로  감염의 완치  없이는 창상치유가  불가능하다.  정확한 진단 없이 일반 창상에  흔히 사용하는  항상제 로 적당히  치료한다면 세균의  내성만  키워 일시적으로는 치료가 된 듯 하다가도 다시 재발하는  원인이 되 는  것이다.   재발한  당뇨발은  세균의 독성도도  높아져 치료가  더 어렵게 된다.


협력진료의 필요성
당뇨발은  그 원인과 치료가  여러 전문영역에  걸쳐 있기 때문에  어떤 한 의사가  할 수 있는  진료가 아니 다.   당뇨발을  직접 치료하는  창상을  전공하는  의사 뿐만 아니라  하지혈관이 막힌  경우  혈관성형술을 위 한  혈관전문의료진,  환자의 검사소견을  종합하여 가장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높은  항생제 요법을  정하 는  감염치료의료진,   당뇨병전공의료진,  당뇨발 환자의 경우 혈액투석을  받거나 신장에  대한 정밀관찰이 필요한  환자가 많은데  이와 관련된  각종 검사나 치료를 위한 신장전공의료진,  하지의 심한 통증을 치료하 는  통증전문의료진  등 당뇨발과  연관된 다양한 전공의  의사들이  토의와 협조를   통하여 치료를 해야 한 다.   결국은  각 전문분야의  의료인들이  당뇨발치료팀을 이뤄 서로 협력해서 진료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 춰진  곳에서 치료를 받아야  절단을 막고 치료성공률  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창상치유란 체질,  면역능력,  혈액순환,  각 장기의 기능,  영양상태 등  환자의 전신상태에  따라  그 차이 가 심한  아주 복잡한 과정을  거치게 된다.   특히  당뇨발과  같은 경우는  환자에 따라 창상이  치유되지 않는 원인과  환자의 상태가 각각 다르므로 정확한  원인 발견과  적절한 치료가  병행되어야 최상의  치료결과 를 얻을 수 있다.   앞으로 당뇨발에  대한 올바른  인식 이 확산되고 이 분야의  계속적인 관심과 발전으로 많은 당뇨발 환자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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