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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감염질환은 국가 주도로 체계적 대응해야 한다

고려대 구로병원  김우주 교수는  자타가 공인하는  우리나라 최고의 감염질환  전문의이다.   김 교수는 고려의대를 졸업하고  이 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취득한 후 1990년 모교인 고려의대 감염내과학교실 임상강사로  들어와  교수에  이르기까지 환자진료를  물론  후배양성을 위해  온  몸을 불살라 왔다.   특히 김 교수는 사스,  AI,  신종플루 , 메르스 등 한 때  우리 사회를 공포 분위기로 몰아넣었던  여러 감염질환이 창궐할  때마다  이 질환들을  타파하는데 앞장을  서왔다.  국립보건원 호흡기바이러스과장,  국가인플루엔자센터장, 메르스대응  민관합동공동위원장,  국무총리 특별보좌관,  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장 등의 직책만 봐도 그동안 그가  벌여 온 공중보건활동을  짐작할 수 있다.   김우주 교수를 통해 그동안 문제가 되어 왔던 감염질환의  실태와  정부와 감염질환 전문가집단의  활동 그리고 그에  따른 문제를  짚어보았다.


수년전 사스나  신종플루,  그리고 메르스와 같은  감염질환들로  인해 나라 안팎이 매우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지 않습니까?  감염전문가  입장에서 이들 감염질환들의 실상에  대해 말씀해 주시고,  단순한 의료적 차원이 아닌  사회적 문제로까지  번지게 된 요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시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사스나  메르스와  같은 크고 작은 신종감염질환이  계속적으로 발생할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듯이  감염질환의  발생 역시 이전의  발생상황을 통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대비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2003년 우리의  경우 잘 방어했다고  여겨지는   사스를  비롯해 2004년부터  AI가  닭이나 오리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2009년 신종플루가  멕시코에서 돼지의 독감으로 시작하여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했지요.   그리고  2014년 서부아프리카에서  에볼라가  발생했으며,   2015년 우리나라가  중동발 메르스로 인해 큰 홍역을 치루지  않았습니까?  그런가하면  얼마 전에는 이제는 우리나라에는 없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  홍역이 발생하여  정부와 많은 국민들을  긴장시키기도 했지요.  이렇듯  크고 작은  감염병들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켜 왔습니다.


지금으로 부터 60년 전만 해도  많은 의학자들이  ‘앞으로 감염병은  없어질 것’이라고  예측을  했었습니다. 백신,  항생제 그리고  사람들의 위생,  영양상태가  많이  좋아졌기에  제기된  예측이었지요.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조선시대  때까지만  해도  역병이 돌면  엄청난 사람들이  불행을 당하지 않았습니까?  약이 없었던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사람들의  영양상태가  많이 안 좋았던 데  그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이에 비해 요즘 사람들은 같은 질병에  걸리더라도 영양상태가 좋다보니 이전만큼 피해를 보지 않더라고요.


최근 발생한  홍역을 놓고  젊은 분들은  많은 두려움을  가졌던  것으로 알고 있는 데 비해  나이  드신분들의 생각은  조금 달랐어요.   ‘홍역은 태어나서  이세상을  떠나기까지  한번은  꼭 걸리는  질병’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이 질병에  대한 나름대로의  달관 상태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그렇지만 이전 홍역이 많던 시절에  이 질병에  걸리면 많은  아이들이  피해를 입었지요.   그래서 돌잔치라는  행사가  생긴 것이 아니겠어요.   그렇지만  요즘에는  홍역에 걸리더라도  크게 피해를  입는 아이들이  거의  없더라고요.   영양상태가 좋아졌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서  백신이나  항생제가  보편화되고,   아울러  영양상태가  좋아진  것이 모든 질병을  극복해 낼 수 있는요인이라고 봅니다.


이를 근거로 1950년대 미국의  한 공중보건국장이 ‘앞으로 감염성질환은 없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을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AIDS가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어 왔고, 이외에도  지속적으로  신종 감염병이  발행해 왔으며,   지금도  발생을 하고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많은 감염질환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은  3면이  바다로  되어  있어 외부로 부터  접촉이 거의  없었던 데  비해 근대에  들어서   외부와의  접촉이  빈번해진  것이  각종 감염질환의  유입을  촉진시키는  요인이  되었다고  봅니다.


지난해만  해도  7,000만 명 내·외의  여행객이  나가고  들어왔다는  자료가  있어요.   이들  여행객들뿐만 아니라  철새라든지  외국으로부터  들여오는  많은  농수축산물들  역시 많은  감염병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게
되지요. 한마디로 전염병에 관한한 이제  국경이 완전히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왜 하느냐 하면  우리들이  많이 놀라곤  하는데  앞으로도   사스나 메르스,  신종플루와  같은 신종전염병이  지속적으로 유입돼  발생가능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한다는  이야기지요.


그런데  감염병에  대한 대비를  국민  개개인이   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손을 자주 씻는다던지 마스크를  끼고,   예방접종을 받는 것만으로 감염병을  완벽하게  예방할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감염병의   확산을  막는  일은 국가가  먼저  나서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혈압이나  비만은  개인습관에서  유래가 되는 경우가 많지만  감염병은 그렇지가  않거든요.   감염질환의  경우는   대부분의  경우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걸리게  되지요.   따라서 이런 감염질환의  유행을 막는 것은  국가가   앞장을  서지  않으면  안되는 것입니다.


최근  발생했던  홍역의  경우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2009년 유행했던  신종플루의 경우는  그 주기가  10~40년이기  때문에  지금이 시점이 최소의 주기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앞으로 대유행이  올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대비는  국민들이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국가가 백신이나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여  비축한다든지 검역을  강화하고,  격리병실을 마련하며  책임감을  갖고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한  대규모의투자가 필요한 데 그동안 지켜본 경험으로  볼  때  ‘마치 양치기 소년’과  같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2004년  AI가  도는 것을 보고  신종플루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대비를  해야 한다는 제안을 했었어요.  그런데 당국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는 귀를 기울였으나,   2008년쯤  되니 색안경을 끼고  저를 보더라고요.  그러다가 2009년  신종플루가 발생하니까  주위의 사람들이  제 말을  인정해  주더라고요.   그런데  문제는  대비는 하지 않고,   일이  터지면  어떤  방법으로든  막기는 하는데  사태가 종료되면  이를  교훈삼아  다음을  철저하게  대비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모든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말더라는  점입니다.


이런 점을 지적할라치면 ‘지금은아무 일도 없는데 무엇  때문에  불안을  조장하느냐’며  좋아하지를  않습니다.   이런 상황이  지금까지  계속해서  일어난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도  이런  악순환을  끊고 선진국에서 하는  것처럼  과거의  교훈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피해가  제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미리미리  대비해서  감염병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하려는  자세야말로  다른  무엇보다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이전에  발생했던 사스나  신종플루  그리고  메르스에  대처하는  정부나  전문가집단에  어떤  문제가 있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김 교수님은  이에  대해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말씀하신대로  2004년  사스와  2009년의  신종플루 그리고  가장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2015년의  메르스  등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의  요청으로  정부대응팀에  참가하여  활동을  벌였습니다만  그때 저는  ‘그래도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들어있는 국가인데  왜  이 지경일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처방안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닥치면  한다는 그런 식이어서  일단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우선  정부나  국민  모두가  당황하게 됩니다.   이런   모양새는 지금이라고  해서  크게  달라졌다고  보질  않습니다.


그래서 제 나름대로는 늘 불안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임진왜란을 기록한 징비록을 다시 읽어 보았는데 사람들의 생각이 그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더라고요. 임진왜란이 우리나라와 일본 간의 싸움이라면  중동발 메르스  역시  사람과  바이러스의  싸움  아니겠습니까?   싸움을  한다는 데 있어서는  다름이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때  저는 메르스를  제 나름대로  ‘메란’이라는  이름을  붙여  메르스와의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의욕을   불태우곤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경우 닥치면 잘 해요.   문제가  생기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문제를  해결하곤 합니다. 그런데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는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지요.   방역시스템  말입니다.   방역시스템에는   먼저  전문인력이  있어야 하고,   조직이  있어야  하며,   조직이  잘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리더십과 거버넌스가  있어야  합니다.   각종  감염병대응  매뉴얼이  준비돼있어야 하고,   매뉴얼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훈련을  평상시에  해야 됩니다.


그리고 백신이나 치료제, 보호복, 손소독제와 같은의료물자가 있어야 하는 것이지요. 아울러 중장기적으로 치료제, 백신을 개발하는 연구개발이 있어야만 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어우러져야지 비로소 체계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지요.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닥치면 한다’는 정신이 우세하다고 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와  같은  전문가  역시 과거에  비해서는  그 수가  많이 늘었다고  하지만  메르스가  창궐하던 2015년만 해도  200여명에  불과했었습니다.  제가  1992년에  11번째  감염내과  전문의가  됐는데,  당시만 해도  매년  감염내과를  전공하고자  하는  지원자가  3, 4명에  불과했습니다.   지금은  국민들도 감염  내과라는  과목을  알고  있지만 그 당시는  감염내과가  뭐하는 과인지 잘 모르던  시절이었습니다.  그 당시에   많은 사람들이  감염내과하고  하면 ‘간염내과’로  잘못  알고  있더라고요. 


감염병이 발생하면 정부가  감염전문가를  찾고,   그  수가 적은데  대해 ‘왜 전문가를  키우지 않았는가’ 하는데  전문가를  키우는 것은  바로  정부가  해야 하는  일인 것입니다.  우리나라  질병관리본부만  해도 이제 그  위상이  많이 향상되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도 감염전문가들의  수가   많지 않아요.  그런 시스템,  감염병 발생 시 대응을  잘 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한 것이,   그동안  여러  차례 감염질환으로  혼이  났음에도 시스템상에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우리나라의 경우 조금달라진 점이 있다면  매뉴얼은  그나마 잘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매뉴얼이 있다고  해서 대비  대응이  잘 되는 것은  아니라는데 문제가 있는 것이지요.   이매뉴얼을 가지고  대비도 하고  훈련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2015년 메르스가  발생하기 이전에도  제가 중동발 메르스의  발생  위험성을  정부에  제기하며 이 질병의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이야기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물론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일부에서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일 가지고  국민들에게  공포감을  주려고 하느냐’며 곱지  않은  눈길을 보이더라고요.  그  결과가  어땠는지는  메르스 사태를 지켜  본  분들이라면  잘 아시리라 생각을 합니다.   메르스가  한창이던  때 정부의 초청으로 약 두 달  동안 대책반에  참가해  활동을  했었는데  그 때의 느낌을 그대로  말씀드리면  리더십도  흔들리고, 거버넌스도 시원치  않고,  한마디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었지요.


지금까지  말씀해 주셨지만  앞으로  닥칠  일에  대해  철저한  대비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저 나중에  심각한  사태가 발생했을  때 우리도  이런활동을  벌여  왔다는  ‘명분쌓기’나  ‘보여주기 식’의 자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사실이 아닌가요?


하지 않는  것보다야  낫겠지요.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여러 기관에서 백서를 냈더라고요.   알만한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백서라는  것은  재난을 겪었을  때  잘했던 점이나  잘못된  점을  낱낱이,  솔직하게  기록하여  이를 바탕으로  향후  개선책을  제시하기  위해  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대다수 백서들이  백서를  발행한  지자체  스스로의  자랑으로  일관되어  있더라는  것입니다.   백서를  통해  자화자찬식  홍보성 기록을  남겼다는데  만족하는것  이상의  의미는  찾을 수  없는  것이지요. 


그래서 는 차후의  사태에  대비할 수 있는  매뉴얼이나  실천  요강과  같은 개선책을  절대로 마련할 수 없습니다.  이 당시  백서가  여기저기서  나오는 것을  보고  제 나름대로는  ‘백서 풍년’이라고 했습니다.   이렇듯 백서가  난립한  것이  없는 것보다  낫다는 생각을  합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정부에서 만든 백서 하나만  있었거든요.  그런데  현시점에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이 메르스백서가  나온지  벌써 4년이 지났는데 이  백서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가  방역시스템상의  어떤 변화가  있었고,  어떤 개선대책을  세웠는지 하는  점입니다. 


 제가  보는  바로는  그런 개선된방역시스템의  청사진을  거의  찾아 볼 수가 없어요.   정부의 이런 모습에 비추어 이 분야  전문가의  입장에서  관련학회의  대처 또한  자신있게  이야기할만  한 것이 없다는  점에서 제가 현재  학회 책임을  지고  있지는 않고  있더라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감염전문의 수가  이전에  비해  늘어났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메르스 사태를 겪은  이후  감염내과  전문의들의  인기가  조금 올라가고,  정부의 지원도  늘어났을 것으로 생각을 했는데  그렇지가 않더라고요.  현시점에서 생각해보면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도  강화되고,  정부가 요구하면  감염전문의들이  무조건  동원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등  규제와  벌칙만  강화되었더라고요.


지속적으로 ‘환자안전’,  ‘감염관리’ 이 두 가지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지요.  병원을  찾는 국민들을 위해 좋은  정책방향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감염전문의들이  태부족인  상태에서  의무 교육을  받아야 하고, 환자진료에  더하여  감염관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되는 등  병원인증  평가에  이 부분을  반영시킴으로써  적지 않은 병원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어요.    이와 관련해  정부는  잘하고 있는 병원들에 대해서는 인증평가 기간을  늘려준다 는 등의 방법을  통해 날로 고조되고 있는 병원들의  불만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감염학회  역시  다른 학회와는  달리  국가적인  감염명 재난이나  감염관리와  같은,   사회안전을 위
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봐요.   그런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감염전
문의  수 자체가  부족해 병원이나  정부에서 필요로하는  모든 부분에 다 나설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이런 사태를  해결하는  방법은  정부가 감염전문의를  늘릴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얼마 전 독감이  유행을 했었는데  예방접종을  한 백신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들을 하더라고요. 왜 그랬는지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이라고 하면  잘 듣는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요즘 들어  백신을 맞았는데도  독감에 걸렸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시듯이  독감 바이러스의  경우 변이가  아주 심해요.   단일 바이러스인  홍역의  경우 매우 효과적인  백신 덕택에  우리나라에선  토착 홍역은  사라진 것으로  되어 있지요.   물론  최근 들어 외래 홍역이  들어와  20·30대,  영유아에서 문제 가 되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독감은  경우가 달라요.   바이러스가 수시로 변형을  일으켜  증상을 나타내기  때문에 독감을 근절하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겁니다.   더구나 독감은  사람뿐만 아니라  닭이나  오리  그리고  철새  등에 감염되는  인수 공통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근절하는 것이  아주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년 백신을  맞아야  하는 까닭이지요.


백신은 매년 2월경 그 해에  유행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되는  독감 바이러스의  종류를  세계보건기구에서 선정을  합니다.   그러면  백신회사들이  이  바이러스를  가지고  계란에  접종해  백신을  만들게 되는데 그 기간이  약 반년이 걸립니다.  그런데 문제는  독감 바이러스가  가만히 있지를  않지요.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이  세계 각국을  돌며  그  바이러스를  퍼지게  하는  것이지요.   그러다보니  바이러스가  빠른 전파력과  함께  빠른 변이를  보여  그 해에  만들어진 백신에  반응을 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요즘 계란을  통한 백신제조  방법이 아닌 유전자  재조합 방식에   의한 백신이 만들어지고 있어 그
효능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는데 문 제는 아직까지  가격이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그렇더라도  완벽한  감염방지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자리를  통해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독감에 대한 대책을  잘 세워 놓으면  유사한 호흡기바이러스 감염병인  사스나  메르스를  예방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입니다.


제 경우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 때 정부에  협조하여  대응 자문도  많이 하고 백신개발에도  적극 관여를 했었는데  당시 정부가  이를  바탕으로  펴낸 백서를  통해  향후 5 년 이내에  음압병실  300병상을 만들자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6년이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발생했을  때  들여다보니까  음압병실이  300개가  아닌  110개밖에 되지  않더라고요.   그것도  인구가  가장  밀집되어 있는 서울이  아닌 서울과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  있 는 병원이 이 음압병실을  갖추고 있더라고요.


 이래선 효과적인  대처가  어렵거든요.  당초  계획대로  서울 등 인구 집중지역에 음압병실에 갖추어져 있었더라면  메르스 사태를  그 지경까지  가져가지는 않았을 것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백서만  낸다고  해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그에  따른  후속조치가   정말 중요한 것이지요. 백서를  근거로  시스템을  올바르게  갖추고  법령을  재정비해서  모든 감염병에  올바르게  대처하는  그러한 정
부의  선제적  자세가  가장 요구된다 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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