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코사족의 속담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 경희대학교의료원이 지금부터 가야 할 길은 멀고도 먼 여정일것입니다. 어느 한 사람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함께 걸어가면서 비록 어렵고 힘든 일이 있더라도 서로 끌어주고 밀어주며 가야 하는 그러한 길이 우리 모두의 앞에 열려 있는 것입니다.” 얼마 전 경희의료원 직제개편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김기택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 다른 누구도 아닌 5000여 경희의료원 교직원들을 향해 당부하는 듯한 말이다.
경희대학교의료원이 대대적인 직제개편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고있다. 경희대 개교 70주년과 병원설립 50주년을 앞두고 시행된 이 직제개편은 앞으로 기존의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을 비롯해 치과대학병원, 한의과 대학병원 등을 유기적으로 통합, 단일 의료원 체제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간다는데 그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의료원 개혁의 중심에 서있는 인물이 바로 김기택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이다. 만성적인 적자에 시달리던 강동경희대학병원의 원장을 맡은 후 흑자경영기조로 전환을 시킨 뛰어난 경영능력을 보여 주였다. 그리고 그 능력을 인정받아 경희대의료원의 최고 수장을 맡아 이번 직제개편을 주도하게 된 것으로 추정을 해 본다.
김기택 부총장은 경희의대를 졸업한 후 동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경희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전공의과정을 거쳐 전문의자격을 취득했다. 이후 그는 강동경희대학병원에서 협진진료처장, 기획진료부원장, 척추센터장 등을 거쳐 이 병원 원장에 올랐었다. 그리고 현재 대한병원협회장을 맡고 있는 임영진 前경희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직을 이어받아 마침내 의료원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직제개편을 주도하는 그 중심에 서게 된 것이다. 김기택 부총장으로 부터 직제 개편으로 예상되는 경희대의료원의 새로운 도약과 그로 인한 찬란한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기로 한다.
경희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으로서 이번 직제개편의 목표를 어떻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저로서도 이번 직제개편을 간단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요. 매우 복잡한 내용이라서 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본래 의료원이라는 용어가 병원의 상부기관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저희 의료원만 하더라고 그동안 의과병원, 치과병원, 한방병원 등 3개 기관이 있으니까 이 기관들을 통합한 기관으로서 의료원이라는 용어를 사용해 왔었지요. 그러다가 언제부터인가 의료원이라는 명칭이 들어가야만 큰 병원이 되는 것 같은, 다른 대학병원들이 갖고 있었던 것과 같은 생각으로 사용을 했었고, 그 이후에는 두 개 이상의 병원을 갖고 있는 경우 이를 통합 운영한다는 의미에서 의료원이라는 이름을 사용해 오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국가 공익기관을 의료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그동안 의료원이라 는 용어가 매우 복잡하게 혼재되어 사용하는 양상을 보여 오지 않았나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 경희의료원의 경우는 50년 전에 생긴 병원과 13년 전에 생긴 병원이 있다 보니까 다른 대학병원들과는 다른 양상으로 이 의료원이라 는 명칭을 사용해 왔어요. 개개 병원들이 각자 의료원 체
제로 운영이 된 것이지요.
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경희대학병원이 의과병원, 치과병원, 한의과병원을 모두 갖고 있는 의료원 체제로 운영이 되어 왔고, 개원한지 13년이 된 강동경희대학병원 역시 같은 모양으로 운영이 되어 온 것입니다. 한마디로 한대학에 두 개의 의료원 체제를 갖고 있는 양상을 보인 것이지요. 의료원 안에 의과대학과 각각의 병원을 아우르는 다른 대학과는 그 양상이 달랐던 것이지요. 그런데 우리 경희의료원 산하의 병원들 은 잘아시다시피 의과병원과 한의과병원, 치과병원 등 일반 대학병원들과는 달리 동질성이 없는 특성을 갖고 있지 않습니까?
이렇듯 특성이 다른 병원이 경희대학병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에 각각 포함되어 운영되다 보니까 여러 가지 어려움을 노출될 수 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자 하는 것이 이번 의료원체계 개편의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번 의료원 체계 개편의 골자는 각 병원의 장점을 수용하고,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통해 의료원이 안고 있던 한계와 약점을 극복해 나간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예산의 편성이나 집행권을 보다 강화하고, 의료원 산하 각 병원 원장의 책임제 경영으로 전환하여 점진적으로 독립채산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번 의료원 체제를 개편하면서 의료원 주요 기구로서 의료원행정기구 즉 ‘미래전략처’를 둔 것으로알고 있는데 이 부서가 맡게 될 역할은 무엇인지요?
이번 의료원 체제 개편의 핵심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병원별 책임경영제 전환과 병원 간 협력체계강화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존에 의료원 체계로 운영이 되던 경희대학병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등 이 두 개의 의료기관 체제에서 운영해 오던 기획조정실의 역할을 새로 생긴 의료원 미래전략처가 이관받아 보다 효율적이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가는것이지요.
부연하자면 두 개의 의료기관 체제에서 운영되던 기획조정실의 역할을 효율적이고 보다 강력히 추진해 나가기 위해 각 병원장 산하에 두었던 경영기획팀을 경희대의료원의 중앙행정기구 즉 미래전략처로 업무를 이관하는 것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렇듯 경영기획팀의 업무가 재편됨으로서 각 병원 원장의 권한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의료원 미래전략처는 의료원 체제 운영을 위한 역할을 수행해 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번 의료원 체제 개편을 통해 경희대학교와 의료원이 기대하는 것은 무엇인지요?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을 한 사람이 겸직함으로써 효율적이고 일관된 의사결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병원장들의 책임경영제 운영으로 각 원장들에게 주어지는 권한이 많아지고, 단일 의료원 체제를 갖춤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 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두 개의 의료원 체제가 통합되면서 규모의 경제와 업무 효율화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양 의료기관의 유기적인 통합을 위한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그런가하면 중앙행정기구 즉 미래전략처의 신설로 인해 통합업무와 신속한 정책결정에 대한 지원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보다 적극적인 진료의뢰라든지 홍보 및 브랜드 마케팅, 공동임상 연구 추진과 같은 양 의료기관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료원 체제의 개편으로 인해 혹시 기존에 사용해오던 경희대학병원, 강동경희대학병원과 같은 병원명칭이 바뀌는 것은 아닌지요?
이번 의료원 체제 개편으로 경희대학교의료원이 기존의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을 아우르는 상위직제가 될 것이라는 점은 분명히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경희대학교의료원이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해 왔던 의료원 체계로의 전환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해 내부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동안 오랜 기간 사용해 옴으로써 병원을 찾는 고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고, 지난 수 십 년 동안 사용되어 온 병원의 브랜드 가치를 감안해 병원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다시 말해 친숙한 병원의 이미지는 살리되 의료원 체계로 전환되어 내적으로 업무의 효율화와 규모의 경제로 의료원 산하 여러 병원의 안정적 운영과 지속적인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한 건전한 재정 확보에 집중할 것이고, 외적으로는 두 개 의료기관의 장점만을 살린 유기적인 통합으로 환자중심의 의료문화 혁신을 이루어 나가는데 주력하려고 합니다.
의료원 체제 개편으로 일단 의료원 발전의 기틀이다져졌다고 보는데 앞으로 의료원을 구성하고 있는 각종 시설에 대한 투자라든지 개선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50여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우리 경희의료원과 같 은 병원들이라면 공통적으로 병원시설의 노후화 라든지 주차장 등 각종 시설 상의 문제점을 안고 있을 것입니다. 현재 저희 경희의료원은 개원 이후 가장 큰 규모의 병원 리모델링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 리모델링을 통해 저희 경희의료원의 걸림돌이었던 노후시설을 새롭게 단장하고 진료와 연구를 위한 추가 공간을 마련하는 등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한 종합적인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국내에선 처음으로 의·치·한·암 병원의 통합 EMR을 구축하는 한편 의료원 홈페이지와 그룹웨어 등 전산의 고도화 작업을 준비하고 있지요. 또 주차 공간과 관련해서는 교직원이 합심하여 기존의 교직원 주차장을 고객 전용으로 전환하여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적지 않은 불편을 겪으면서 묵묵히 따라주고 있는 직원들의 병원사랑에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전 의료원 체제로 운영되던 경희의료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이 의료원 체제 개편으로 이전의 의료진 순환진료에 변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습니까?
두 의료기관 간 의료진 순환 문제는 먼저 내부적으로 교원들이 대학병원 본연의 기능인 진료와 연구, 교육 분야에서 주어진 역할과 승계 계획에 대한 전략적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또 대외사업 등도 고려해야 하고 말입니다. 지금의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볼 때 두 의료기관 간 의료진 순환은 말처럼 쉽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내적으로는 거버넌스 개편의 일환으로 의학계열 내 임상교원 임용이나 재임용, 승진 등에 대한 의무부총장의 권한이 확대될 것이고, 이후 교육과 진료를 연계하는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외적으로도 경희의학의 세계화를 위한 해외진출과 국내 의료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지방병원과의 협력 등 대외사업을 활발하게 준비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부총장님이 보시는 새로이 개편된 경희대학교의료원의 특장점과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단일 의료원 체제로 전환하여 규모의 경제 실현과 함께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각각 의료원 체제로 운영되어 오던 경희대학병원과 강동경희대학병원 두 의료기관이 동일 학제 병원 간 소통과 유기적인 협력을 강화하고, 각 병원별 책임경영을 기반으로 한 경영성과를 측정해 나갈 것입니다.
아울러 보상체계가 확립될 것이며, 두 의료기관이 의과병원, 치과병원, 한의과병원의 총 7개 병원체제에 따른 장점을 최대한 수용하고, 그에 다른 시너지를 통해 대학병원이라면 당연히 수행해 나가야 할 진료와 연구 그리고 교육 분야의 한계와 약점을 극복하여 구성원과 고객이 만족하는 의료기관으로 도약해 나가는 것이 새로운 의료원 체제로 개편되는 우리 경희대학교의료원 전체 구성원들이 지향하고 있는 목표라고 할 것입니다.
새로 개편된 의료원의 수장을 맡게 되신 만큼 추진하시고자 하는 사업도 적지 않으실 것으로 생각이되는데 그 가운데 대표적인 몇 가지를 소개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앞서 말씀드렸던 미래전략처에 대회협력실을 신설해 대학병원으로서 가져야 할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강화하고, 우수한 경희의학의 해외진출과 세계화를 모색하여 국내에선 지방병원과의 협력을 통한 의료의 균형발전을 도모하는 한편 이를 통해 의료원의 위상을 높이고 브랜드 인지도를 강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이와 함께 ‘4차산업혁명 대응팀’을 신설하여 인공지능이나 빅데이터, 그리고 3D 바이오프린팅, 가상현실 등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전담조직의 구성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저희 의료원은 분산형빅데이터 분석 네트워크를 이용한 공통데이터모델인 CDM 구축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보건복지부로부터 NGS 즉 차세대 염기서열분석기를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 패널검사 실시기관으로 선정이 되는 등 첨단 정밀의료를 향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으며, 대응팀을 통해 이를 본격화할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 현재 회기동에 위치한 경희대학병원과 치대병원 그리고 한방병원 내의 리모델링을 내년 하반기까지 끝내고, 4개 병원의 의료정보시스템 통합사업을 추진하여 내년 상반기까지 완료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아울러 고덕동 소재 강동경희대학병원의 별관동을 증축하는 한편 진료공간 재배치를 통한 진료공간을 확대하고, 감염관리를 강화하는 등 성장과 환자안전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제3병원의 건립을 목표로 단계적인 투자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음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지금까지의 질문내용과는 조금 다른 질문이 될는지 모르겠습니다만 경희의료원이 얼마 전 의욕을 갖고 문을 연 후마니타스암병원이 어떻게 운영이 되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후마니타스암병원이 개원을 한지가 벌써 8개월을 훌쩍 넘어섰네요. 그렇지만 아직까지 그 성적을가름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그렇더라도 굳이 성적을 보이라고 한다면 진료실적에 있어서 전년대비 평균 약 20% 정도 향상이 있었고, 새로운 환자가 거의 40%를 차지할 만큼 늘어났으며 그 수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미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국내 최고의 암병원을 목표로 지난해 3월 ‘암병원개원준비단장’으로 당시 가톨릭의대 유방암 분야에서 명의로 꼽히던 정상설 교수님이 초빙되어 오신데 이어 지난해 10월 개원과 동시에 후마니타스암병원장으로 임명 되시어 지금까지 경희의료원 암진료의 대외적 위상 을 높이고, 집중적인 성장을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 정상설 원장님은 저희들의 이러한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으실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