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면 허리가 쑤시네” 날씨 예보보다 더 정확하다는 농담처럼, 장마철마다 관절이나 요통(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특히 실내 활동이 많아지고 눅눅한 날씨가 이어지는 장마철에는 허리 건강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강릉아산병원 척추센터 박재우 교수는 “고온ㆍ고습도ㆍ저기압이 요통과 관련 있다는 일부 연구는 있지만, 최근 발표된 대규모 메타분석에서는 날씨와 통증의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됐다”며, “비 오는 날에 허리가 쑤신다는 말은 의학적으로 근거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박 재우 교수 진료사진 날씨와 상관없이 요통이 반복되거나 심해진다면, 이를 단순한 일시적 통증으로 넘기기보다 척추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음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 다른 증상이 동반된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겨선 안돼 갑자기 발생하는 허리 통증의 약 80%는 명확한 원인을 찾기 어렵지만, 몇 가지 특징을 통해 질환 가능성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진다면, 추간판(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의심해봐야 한다. 만약 엉덩이에서 다리로 내려가는 방사통이 같이 느껴진다면, ‘디스크가 터졌다’고 흔히 말하는 추간판 탈출증일 수
평소 소화불량을 자주 겪던 A씨. 위 내시경 결과 이상소견이 없어 체질 문제라고 여기던 중 식사 후 명치 부근이 아프기 시작했다. 병원을 갈까 하다가도 이내 사라지는 통증에 참고 견디길 몇 차례, 우측 복부에서 시작된 통증이 등을 타고 어깨까지 번지자 온몸에 식은땀이 쏟아졌다. 급히 응급실로 향한 A씨의 검사 결과, 원인은 담석이었다. 쓸개에 생긴 돌 ‘담석’, 식후 통증 반복되면 의심해봐야 담즙은 지방을 분해하는 체내 소화액으로 수분, 담즙산염, 빌리루빈, 콜레스테롤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러한 요소들 간에 균형이 깨지면 결정체가 형성되며 담석으로 발전할 수 있다. 건강보험 환자 통계에 따르면, 2024년 담석증으로 진료 받은 환자 수는 2020년 대비 26.4% 이상 증가했다. ▲ 김 범수 교수 경희대병원 간담도췌장외과 김범수 교수는 “최근에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비만 등의 영향으로 담즙 속 콜레스테롤이 높아져 생기는 콜레스테롤성 담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대부분 무증상으로 약 20~30% 정도의 환자만 담석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할 뿐이며, 복부초음파 검사가 보편화됨에 따라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담석이 담관을 막거나 담낭벽, 췌장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팀이 재발성 수막종의 유전체 변화를 정밀 분석해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았다. 연구팀은 재발하는 수막종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유전체 분석해 종양의 변화 과정과 면역세포와의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밝혔다. 특히 COL6A3 유전자가 재발 위험을 높이는 핵심 요인이자 유망한 치료 표적임을 입증했다. ▲(좌측 부터) 이지윤 석박통합과정생(제1저자) 의료정보학교실 사경하 교수 전체 뇌종양의 약 30%를 차지하는 수막종은 대부분 양성 종양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고등급 혹은 재발성 수막종은 치료가 어렵고 예후도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는 동일 환자의 원발암 및 재발암을 단일세포 수준에서 정밀 비교해 종양의 변화 과정을 추적한 연구가 극히 드물었다. 이에 사경하 교수팀은 국내 수막종 환자의 원발암과 재발암을 정밀 추적하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single-nuclei RNA-seq)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재발한 수막종에서는 세포의 증식이 빠르고 COL6A3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종양세포의 변화를 추적했고, 세포 간 신호 전달 분석을 통해 COL6A3가 종양의 마지막 변화
암 치료의 큰 걸림돌 중 하나는 항암제에 대한 암세포의 내성이다. 기존에는 내성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는 새로운 표적을 찾는 방식이 주를 이뤘지만, 오히려 더 강한 내성을 유도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KAIST연구진이 내성 암세포를 다시 약물에 반응하게 만들 수 있는 핵심 유전자를 자동으로 예측하는 컴퓨터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다양한 암 치료뿐 아니라 당뇨병 등 난치성 대사 질환에도 활용될 수 있어 주목된다.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와 김유식 교수 연구팀이 인체 대사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컴퓨터 모델인 대사 네트워크 모델을 활용해, 항암제에 내성을 가진 유방암 세포를 약물에 민감화시킬 수 있는 새로운 약물 표적을 예측하는 컴퓨터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왼쪽부터 생명화학공학과 김현욱 교수, 정해덕 박사과정, 임진아 박사과정, 김유식 교수 연구진은 암세포의 대사 변형이 약물 내성 형성에 관여하는 주요한 특징으로 주목하고, 항암제 내성 유방암 세포의 대사를 조절해 약물 반응성을 높일 유전자 표적을 예측하는 대사 네트워크 모델 기반 방법론을 개발했다. 연구진은 먼저 독소루비신(doxorubicin)과 파클리탁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 저하 위험을 높인다는 통설이 모든 사람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고, ‘APOE ε4 유전자형’(아포지단백E 에타4형)이 없는 ‘여성’에게만 유효하다고 밝혔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를 조절해 뼈를 강화하고 근육 기능 및 면역 반응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영양소로, 뇌 신경세포의 기능 유지, 염증 조절, 신경 보호에도 기여한다는 사실이 지속적으로 밝혀지며 노년기 뇌 건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주목받고 있다. ▲ 김 기웅 교수 실제로 미국, 유럽, 한국 등 세계 각국에서 비타민D가 결핍될수록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높다는 관찰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며 이러한 주장은 더욱 설득력을 더해왔고, 오늘날 비타민D는 ‘두뇌 비타민’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인지기능에 도움 되는 영양소로서 인지도를 얻었다. 문제는 지금까지 진행된 대부분 연구가 비타민D와 인지기능 간의 단순 상관관계만을 설명하고 있으며, 연관성이 전혀 없다는 정반대의 연구도 다수 보고되는 등 연구 결과들 간 일관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학계 역시 비타민D 결핍이 인지기능을 저하시킨다는 기존의 이론을 전체 인
2023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특발성 폐섬유증 환자는 약 1만 5,000명으로 추산되며, 최근 고령 인구 증가와 건강검진 활성화로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정상 폐 조직이 흉터처럼 굳어져 산소 교환이 어려워지는 만성 진행성 폐질환이다. 여러 종류의 간질성 폐질환 중에서도 예후가 나쁜 편에 속하며, 증상 발현 후 치료를 받지 않으면 평균 생존 기간이 3~5년 정도로 알려져 있다. 오늘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박성우 교수의 도움으로 ‘특발성 폐섬유증’에 대해 알아본다. ‘특발성’이란 말은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뜻으로, 현재까지 뚜렷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주로 60세 이상 고령층, 특히 남성과 흡연자에게 많이 발생한다. 이 외에도 ▲폐섬유증 가족력 또는 특정 유전자들의 돌연변이, ▲금속 가루, 목재, 곰팡이, 먼지 등에 직업적으로 노출, ▲위식도 역류질환 등이 발병과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박 성우 교수 초기 증상은 가래 없는 마른기침이 몇 주 이상 지속되고, 좀 더 진행되면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서 호흡곤란이 온다. 처음에는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점차 평지를 걸어도
1형당뇨병 치료에 연속혈당측정기가 도움이 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1형당뇨병 환자 중 연속혈당측정기를 꾸준히 사용한 환자 비율은 10.7%에 머물렀고 처방받은 비율은 19.0%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지윤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김서현 박사 연구팀은 1형당뇨병 환자의 치료 기기 사용 현황과 연령대별 사용률 격차를 분석한 결과를 대한당뇨병학회 공식 학술지 DMJ(Diabetes & Metabolism Journal, IF=6.8)’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활용해 2019년에서 2022년 사이 1형당뇨병 진단을 받은 환자 중 초속효성 인슐린을 3회 이상 처방 받은 환자 56,908명을 분석했다. 추적 관찰은 연속혈당측정기 처방 시부터 24개월까지 이뤄졌다. 기기를 처방받은 환자의 당화혈색소(평균 혈당을 알 수 있는 지표) 수치는 3개월만에 8.7%에서 7.4%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기기가 혈당 개선에 매우 효과적임에도 낮은 처방률이 이어지는 이유로 비교적 번거로운 건강보험 환급 절차와 고령층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점을 주목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꾸준히 사용한 환자 비율은 19
골다공증 환자가 치과 치료 전 골다공증 치료를 위해 사용되는 주사 비스포스포네이트의 투약을 일정 기간 중단하면 ‘약물 관련 턱뼈 괴사증(MRONJ)’의 발생 위험률이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대목동병원(병원장 김한수) 구강악안면외과 박정현 교수 연구팀은 국내 골다공증 환자 데이터 15만 명 이상을 분석해, 골다공증 주사제 투약 중단 기간과 MRONJ 발생 위험 간의 관계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골다공증 약물 투여 기간을 다르게 설정한 네 개 그룹으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했다. A그룹은 90일 이하, B그룹은 91~180일, C그룹은 181~365일, D그룹은 365일 이상 약물 투여를 중단했다. ▲ 박 정현 교수 결과적으로 A그룹과 비교했을 때, B그룹에서는 MRONJ 발생 위험률이 43%, C그룹은 55%, D그룹은 57% 감소했다. 그동안 골다공증 환자에게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MRONJ의 발병률을 낮추는지에 대해 임상적 근거는 부족한 상황이었다. 이번 연구에서 골다공증 환자에게 치과 치료 전 골다공증 약물을 중단한 기간이 길수록 MRONJ 발병률을 낮춘다는 점이 확인돼 향후 치료 과정에서 새로운 옵션임을 제시했다. MRONJ은 골다공증 치료제 및
가슴 중앙이 움푹 꺼진 형태를 보이는 오목가슴(Pectus Excavatum)은 선천성 흉곽 기형 중 가장 흔하며, 전체 흉곽 기형의 약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질환은 단순한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심하면 심장과 폐의 기계적 압박에 의한 기능적 이상, 운동 시 호흡곤란, 심리적 위축과 사회적 고립 등 광범위한 영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오목가슴으로 진단받은 환자 수는 2019년 약 2,700명에서 2023년 3,300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변형과 기능 저하를 동반한 환자에서는 수술적 치료의 필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환자의 심리적·사회적 영향을 함께 고려한 통합적 치료 접근이 강조되면서,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 계획 수립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오목가슴은 더 이상 단순한 외형 문제로만 치부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구병모 교수가 말하는 오목가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구 병모 교수 정확한 진단, 맞춤 치료가 핵심… 조기 치료 시기에도 주목해야 오목가슴의 진단은 단순한 시진만으로는 부족하다. 변형의 정도를 정확히 평가하기
만보, 이만보, 삼만보 여행 가서든 운동이든 오래 걸어본 사람은 느껴봤을 발의 피로. 자녀가 유독 발의 피로를 호소하고 얼마 걷지도 뛰지도 않았는데 곧잘 멈춘다면 평발인지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평발의 진짜 이름은 편평족 일상적으로 흔히 말하는 '평발'은 질병이 아니라 발의 모양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의학적으로는 ‘편평족(Pes planu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며, 이는 발바닥의 종아치(Longitudinal arch)가 정상보다 낮거나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편평족은 크게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먼저 유연성 편평족(Flexible flatfoot)은 발바닥 전체가 지면에 닿아 있는 듯 보이지만, 발뒤꿈치를 들거나 발끝으로 섰을 때 아치가 일시적으로 형성되는 것이 특징이다. ▲ 김 우섭 교수 주로 성장 과정 중에 관찰되며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 호전된다. 반면 강직성 편평족(Rigid flatfoot)은 서 있든 앉아 있든 모든 자세에서 아치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발 구조가 단단하게 고정된 형태를 보인다. 통증이나 기능 저하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으며, 정밀한 평가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김우섭 교수는 “5세 이하 아이들의 경
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원장 김영탁) 산부인과 류현미 교수팀이 임신 전 근력 강화 운동이 임신성 당뇨병 발생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임신성 당뇨병(Gestational Diabetes Mellitus, GDM)은 단순한 혈당 상승을 넘어서는 복합적인 대사 질환으로, 전 세계 임신부의 약 14%에 영향을 미치는 흔한 임신 합병증이다.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단기적·장기적인 건강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과체중 또는 비만, 고령 임신, 당뇨병 가족력, 과거 임신성 당뇨병 병력, 다낭성 난소 증후군 등이 있으며, 이들 대부분 쉽게 변화시키기 어려운 요인이다. 이에 반해 신체활동은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조절 가능한 요인 ▲ 류 현미 교수 으로 주목받고 있다. 류현미 교수팀은 한국인 임신부 3,457명을 대상으로 전향적 코호트 연구를 통해 임신 전부터 산후까지 총 5개 시점에서의 신체활동 패턴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임신 전 주 2회 이상 근력 운동을 한 여성의 임신성 당뇨병 발생 위험이 54% 낮았다. 이 같은 예방 효과는 모성 연령이나 임신 전 체질량지수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분당차
암은 동일한 유형의 질환이라도 환자마다 유전자형*이 달라 치료 효과에 큰 차이를 보인다.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TNBC)’*과 같은 난치성 암은 표적이 명확하지 않아 기존 치료법으로는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삼중-음성 유방암(Triple-Negative Breast Cancer, TNBC):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그리고 HER2 단백질이 모두 음성인 유방암을 뜻한다. 이 세 가지 주요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아 기존의 호르몬 치료제나 표적 치료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난치성 암종으로 분류된다. 때문에 TNBC는 치료가 매우 어려워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새로운 맞춤형 치료법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총장 임기철)은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남호정 교수 연구팀이 암 환자의 유전자형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항암제 후보물질을 제안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과 남호정 교수 김현호 박사 (현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AI 모델은 암세포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유전자형 정보와 약물 반응 데이터를 학습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