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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병원은 치료를 넘어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공간돼야

중소병원의 첨단 시스템 도입과 전문 인력 유치에 정부의 적극 지원 필요

“문제는 단순히 ‘경영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와 구조 속에서 의료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병원을 운영하는 일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허리나은병원 이재학 원장의 말이다. 이재학 원장은 순천향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신경외과전문의로서 얼마 전 신축 이전한 허리나은병원 원장을 맡아 환자진료와 함께 병원을 조화롭게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척추신경외과학회와 신경통증학회 상임이사, 대한병원협회 보험 및 정책이사, 의사협회 보험자문위원 등 학계와 의료단체에서 대단히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재학 원장을 통해 허리나은 병원을 포함해 현재 병원들이 직면하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에 대해 알아보았다.

 

먼저 허리나은병원의 설립배경과 함께 주요 진료과목에 대한 설명, 그리고 병원이 지향하는 비전과 목표에 관해 말씀해 주시지요.
허리나은병원은 2008년 9월, 서울 강동구에서 첫 진료를 시작한 척추·관절 특화 병원으로서, 병원 이름 그대로, 허리 질환에 집중해 진료를 시작했고, 시간이 흐르며 관절 질환까지 진료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병원의 외형은 달라졌지만, 환자 한 사람의 회복을 가장 먼저 생각하는 진료의 본질은 단 한 순간도 변하지 않았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은 진료의 속도나 양보다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꼭 맞는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라 믿고 있지요. 치료는 빠르게 진행될 수 있지만, 회복은 각자의 몸과 삶의 환경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환자 한 분 한 분의 증상뿐 아니라 생활 방식과 치료에 대한 기대까지 함께 살펴 진료 계획을 세웁니다.

 

그리고 정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에 집중하지요. 단순한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질환의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와 회복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건, 치료 이후 환자 스스로의 회복력을 되찾고 일상으로 자연스럽게 돌아갈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저희 병원이 지향하는 진료의 중심이자, 17년 넘게 환자 곁을 지켜온 진심이기도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무엇보다도 정밀한 진단을 바탕으로, 환자에게 꼭 필요한 치료에 집중합니다. 단순한 통증 완화에 그치지 않고, 질환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한 뒤 환자 한 분 한 분의 상태와 회복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 방향을 설계하는 것이지요. 오늘도 저희는 “어떻게 하면 환자의 일상이 다시 제자리를 찾을 수 있을까”를 먼저 고민합니다.

 

허리 나은병원은 단순히 증상을 치료하는 병원이 아니라, 삶의 질을 회복시키는 병원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진단부터 수술, 비수술 치료, 재활까지 환자의 모든 치료가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초 더욱 향상된 진료 환경을 실현하고자 지하 4층, 지상 6층 규모의 신축 병동으로 이전하였지요. 환자의 치료 여정을 고려해 진료실, 검사실, 수술실, 병동, 재활치료센터 까지 모든 공간을 환자의 이동 동선을 따라 설계하였으며, 진단부터 회복까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시스템을 갖추었습니다. 그 결과로서 지난해 9월에는 저희 병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하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환자 안전, 감염관리, 진료의 질, 시설 운영 등 병원 운영 전반에 걸쳐 국가의 객관적이고 엄격한 기준을 모두 충족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저희들이 오랜 시간 실천해온 ‘정확한 진단’, ‘정직한 치료’,‘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이 공신력 있는 평가를 통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결과였지요.


의사로서 오랜 시간 환자들을 진료하다 보면, 유독 마음에 남는 분들이 있습니다. 같은 부위의 통증으로 수개월, 길게는 수년간 여러 병원을 전전 하셨지만,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한 채 증상만 반복되며 고통을 겪고 계신 분들이지요. 겉으로는 비슷해 보이는 통증이라도, 그 안에 숨겨진 원인은 결코 같지 않아요. 정확한 진단 없이 진행되는 치료는 방향을 잃기 쉽고, 그 결과 환자는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삶의 질마저 서서히 무너져
가게 되지요. 그런 환자들을 마주할 때마다, 하나의 생각이 점점 더 확고해집니다.

 

“환자에게 정말 필요한 건 단순한 처치가 아니라,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짚어내는 진단과 꼭 필요한 치료다.” 이 신념이 바로 저희 병원의 설립 배경이자 존재 이유입니다. 정확한 진단, 정직한 치료. 이 두 가지 원칙만 지켜도 환자는 훨씬 빠르고 안전하게 회복될 수 있다는 단순하지만 본질적인 믿음이 지금의 저희 병원을 만든 원동력인 것입니다.


그리고 저희 병원이 지향하는 바는 단순히 병을 고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회복시키고자 하는 것은 환자의 ‘몸’뿐만 아니라 ‘삶 전체’입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두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신뢰’와 ‘진심’이지요. 우리는 진료의 깊이를 잃지 않으면서도, 환자와의 관계를 신뢰 위에 차곡차곡 쌓아가는 그런 의료를 지향합니다. 그것이 저희 병원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가 매일 지키고자 하는 본질적인 목표인 것입니다.


“의료진의 원활한 소통과 연구를 통해, 환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가치를 실현하는 허리나은 병원” 이 미션은 단지 병원을 외부에 내걸기 위한 문장이 아니라, 우리의 하루를 움직이게 하는 원칙인 것입니다. 모든 의료진은 환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함께 고민하며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의학적 판단 이전에, 사람을 바라보는 태도부터 시작하는 병원. 그 문화를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좋은 사람들이 좋은 문화를 만들고, 가치 있는 일을 하는 허리나은병원” 우리가 말하는 ‘좋은 사람’이란 단지 능력 있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따뜻한 시선으로 환자와 동료를 대할 줄 아는 사람, 이해하고 배려할 줄 아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모여 만든 문화는 진료실을 넘어 병원 전체에 퍼지고, 환자에게는 치료 이상의 감동으로 전해집니다. 저희 병원이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일은 단순히 병을 고치고 통증을 없애는 것을 넘어서, 환자의 삶 전체가 건강하게 회복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말씀해 주신 내용에도 포함되어 있겠습니다만 허리나은병원만의 차별화된 강점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특히 자랑할만한 내용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지요.
저희 병원의 진료는 늘 한 사람을 위한 깊은 고민에서 시작됩니다. 저희 나름대로 가지고 있는 강점은, 그 첫 번째가 ‘협진’이 잘 이루어지는 병원이라는 점이지요. 신경외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내과, 영상의학과 의료진들이 서로 다른 관점과 전문지식을 모아 한 명의 환자를 같은 시각에서 바라보는 것입니다.

 

진단부터 치료, 회복까지 각 단계가 끊기지 않고 유기적으로 연결되기에 환자는 더 정확하고 안정적인 치료 여정을 걸을 수 있습니다. 이 협진의 중심에는 숙련된 의료진이 있습니다. 풍부한 임상 경험과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들이 매일의 진료와 컨퍼런스속에서 끊임없이 의견을 나누고, 한 명의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함께 설계해 갑니다.


이와 함께 저희 병원의 가장 큰 자산은 바로 ‘사람’입니다. 풍부한 임상 경험과 깊이 있는 전문성을 갖춘 의료진, 그리고 각 진료과에 포진한 숙련된 전문 인력이 서로를 깊이 신뢰하며 하나의 팀으로 환자를 바라보는 진료 시스템이 가장 큰 강점인 것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협진’이라는 이름만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의료진 간의 대화, 매주 두 차례의 컨퍼런스, 진료 중 이루어지는 실시간 협의, 정기적인 케이스 리뷰 등, 협진은 저희에게 일상이자 문화입니다.

 

이러한 유기적인 소통은 진단의 정확도, 치료의 일관성, 회복의 효율성 모두를 높이는 밑바탕이 되고 있지요. 전문의 간의 긴밀한 대화와 판단이 곧 환자에게 돌아가는 진료의 질을 결정한다는 믿음 아래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진료팀 간의 소통뿐 아니라, 전 부서를 아우르는 조직 내 협업도저희 병원의 중요한 강점인 것이지요.


그런가하면 월 2회 정기적인 부서장 회의를 통해 각 부서 간의 업무를 공유하고, 진료·간호· 행정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꾸준히 조율 합니다. 이런 소통 구조는 병원의 방향성과 운영 효율을 높일 뿐 아니라, 결국 환자에게 제공되는 서비스의 질을 안정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진료 시스템 측면에서도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진료, 치료, 수술, 회복, 퇴원 이후의 관리까지 단절 없는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진료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수술 후 재활과 도수치료, 운동치료까지 회복의 전 과정을 세심하게 설계하여 단기적인 통증 완화에 머무르지 않고, 장기적인 기능 회복과 일상 복귀를 현실적으로 이끌어 냅니다.


이런 진료 흐름 속에서 환자분들이 말씀해 주시는 건,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병원 같다”는 신뢰감입니다. 빠르게 진료하고 끝내는 곳이 아니라, 증상 너머의 맥락을 함께 이해하고, 치료가 아닌 회복을 함께 설계해 주는 병원. 그 믿음이 쌓이기에 높은 환자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고 봅니다. 결국 의료는 기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고 봐요. 정확한 진단, 정직한 치료, 따뜻한 진심. 이 세 가지가 조화를 이룰 때 비로소 환자의 삶 전체가 회복되는 의료가 실현되는 것이지요.


저희 병원은 의료가 병원 안에서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진료실을 넘어, 지역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건강 파트너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지요. 그래서 건강강좌, 질환 예방 교육, 취약계층 진료 지원, 의료봉사, 지역사회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건강 기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저희 병원이 이런 정신을 기반으로 이어가는 지역사회 활동은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하고 진정성 있는 연결이 쌓여, 결국 지역의 건강 기반이 되는 것, 그것이 책임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필요한 곳에 먼저 손을 내밀고,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상의 건강을 지켜주는 병원, 그리고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병원으로 나아가려고 합니다.


말씀을 듣다보니 허리나은병원이 진료나 행정 모든 면에서 매우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도 병원 나름대로 경영을 해나가는데 있어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데 어떤 점이 가장 어려운지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병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단순히 진료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지요. 의료의 본질을 지키면서도, 병원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경영과 시스템을 함께 고민하지 않으면 안 되는 유기체인 것이지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저희 병원뿐 아니라 다른 병원들 모두가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점은 건강보험 저수가 구조의 불합리성입니다.

 

환자에게 양질의 치료를 제공하고자 해도, 의료 서비스의 전문성과 노력에 비해 현실적으로 수가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는 정직하고 올바른 진료를 지속하는 것이 쉽지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동종 업종 간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전문성 강화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런 가운데 자연스럽게 고가 장비 도입, 치료재료비 상승, 그리고 전문화된 의료 인력의 확보와 유지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세금, 재무, 금융 비용까지 더해지면 병원의 운영 환경은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온라인 마케팅의 중요성 또한 크게 높아졌지만, 이 역시 병원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광고 규제와 윤리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의료의 전문성과 신뢰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디지털 채널과 SNS에서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얻는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섬세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외부 환경속에서도 저희는 정확한 진단, 정직한 치료라는 기본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단기적인 성과보다 환자 중심의 진료와 병원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어려움도 많지만, 환자가 "여기 와서 마음이 놓였다"고 말씀해 주실 때, 직원이 “이 병원에서 일하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할 때, 저로선 의욕이 넘칠 수밖에 없지요. 병원을 운영하면서 가장 현실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과제는 결국 사람, 구조, 환경 세 가지 요소를 어떻게 균형있게 유지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우선, 전문 의료 인력 확보와 유지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 수급 불균형으로

인해 작은 병원일수록 더 큰 어려움을 겪게 되지요. 또 건강보험 수가 체계의 제한성은 의료 현장에서 양질의 진료를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이기도 하고요. 전문성과 시간, 장비가 많이 투입되는 치료임에도 실제 수가가 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의료의 질과 병원 운영의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늘 조심스럽게 균형을 맞추지 않으면 안 됩니다. 환자 유치의 어려움도 점점 커지고 있고요.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인 만큼, 환자들의 선택기준도다양해졌고, 단순히 의료 기술만으로는 병원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의료기관은 광고와 마케팅에 있어 법적, 윤리적 제한이 많기 때문에 신뢰를 지키면서도 병원의 강점을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중소 병원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 의료진 구성, 시설 규모 등에서 대형 병원과 비교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자체적인 진료 철학과 전문성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렇듯 어려움이 많은 가운데도 병원을 잘 운영해 가고 있다는 것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되네요. 그렇다면 그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구조적인 요인을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그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의료 시스템 자체가 ‘지속 가능한 운영’보다 ‘최소 비용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현재의 구조가 중소병원과 개인병원이 장기적으로 생존하기 어려운 근본적인 배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가 건강보험 수가 체계의 구조적 한계일 겁니다. 대부분의 진료가 건강보험안에서 이뤄지는 한국 의료 환경에서는 저수가 정책이 의료기관의 수익 구조를 억제하고, 동시에 인건비·장비·재료·세금 등 고정비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 역할을 합니다. 즉, 진료는 늘어나지만 수익은 점점 줄어드는 구조 속에 놓인다는 것이죠.

 

두 번째는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입니다. 의료 인력이 수도권과 대형병원 중심으로 몰리는 현상이 심화되어 중소병원은 경쟁력 있는 인력을 구하기 어렵고, 유지하는 비용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과잉경쟁 구조와 병원 간 차별화의 어려움입니다. 지역 내 병원 간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지만, 광고나 마케팅에도 법적· 윤리적 제한이 많아, 자신만의 진료 철학이나 강점을 알리는 것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대형 병원 쏠림 현상 역시 이러한 구조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최근 금융·세무적 부담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장비나 건물에 대한 투자, 치료재료비, 세금, 대출 이자 등 의료 외적 비용이 병원 운영에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아진 것도 병원 경영의 큰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는것이지요. 결국 문제는 단순히 ‘경영 능력’의 문제가아니라,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와 구조 속에서 의료 본연의 가치를 지키며 병원을 운영하는 일이 점점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지요.


의료의 성과를 판단할 때 이제는 ‘얼마나 많이’가 아니라 ‘얼마나 정확하게, 그리고 얼마나 회복을 도왔는지’로 기준이 바뀌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성과 중심 수가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봅니다. 또한, 중소병원이
첨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 인력을 유치할 수 있도록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제도역시 필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스마트 병원 인프라나 AI 기반 진단 기술에 대한 투자, 의료진 교육과 연구를 위한 지원 등이 현실화 된다면, 중소병원도 변화하는 의료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병원이 직면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들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이런 문제들을 극복하려면 현재 병원이 직면한 경영상 어려움을 개선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개선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우리는 항상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 환자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병원 경영이 어렵다고 해서 그 질문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내부적으로도 시스템을 단단히 정비해 왔습니다. 직원 교육, 진료 매뉴얼의 표준화, 디지털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진료의 질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고 있지요.


또, 저희 병원의 중요한 문화는 바로 ‘사람을 중심에 두는 조직’이라는 점입니다. 장기근속자에게는 골드바와 감사패를 전달하고, 자녀 학비 지원, 학회 참가 기회 제공 등 의료진과 직원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병원의 정체성과 따뜻한 진료 분위기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병원은 단지 질병을 고치는 곳이 아니라, 삶을 회복시키는 공간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전보다 더 건강하고 온전한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을 저희 병원이 지향하는 진료의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병원 전반에 걸쳐 스마트 의료 시스템을 도입하고 고도화해 나가고 있지요.

 

우리는 또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스마트 시스템을 통해 의료의 본질을 더 깊이 실현하고자 합니다. 환자의 진료 여정을 데이터로 가시화함으로써, 의료진은 그분의 상태를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고, 환자는 자신의 치료 과정을 더 신뢰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의료는 결국 사람과 사람이 만나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스마트 병원의 도입이 진료의 효율을 높이는 수단이 되기보다, 환자와의 공감과 소통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영상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는 병원들 나름대로의 노력도 필요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제도나 규제를 운용하는 정부의 인식전환이 전제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됩니다. 원장님께서는 정부에 대해 어떤 기대를 가지고 계신지요?
의료계 전체가 급변하는 환경에 놓여 있는 요즘, 정부가 가장 우선시해 주었으면 하는 것은 ‘중소 병원이 지켜온 진료의 본질’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의료의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모두 지키기 위해서는 병원의 규모보다 진료의 내실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정책 기준이 전환되어야 합니다. 환자의 회복과 변화가 더 큰 가치로 인정받는 의료시스템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대학병원과 개원가의 허리 역할을 맡고 있는 중소병원이나 전문병원의 보다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선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성과 기반의 의료수가 제도가 필요합니다. 진료의 양보다 질, 회복의 속도보다 완성도를 평가해야 진료의 본질이 살아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병원의 인력 확보와 첨단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재정적·제도적 지원이 필요합니다. 스마트 병원 시스템, AI 분석 기술, 데이터 기반 환자 관리 등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러한 변화에 중소병원이 동참할 수 있도록, 기술 도입에 대한 인센티브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또 의료진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도 중요합니다.


지역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배우고 연구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이 확대되기를 바랍니다. 이와 함께 중소병원이 단순히 의료기관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건강을 지키는 ‘기반 인프라’로 인식되기를 기대합니다. 좋은 병원이 오래 살아남고, 환자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지요.
(정리 •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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