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이호성)은 사람의 망막 구조층과 미세혈관을 그대로 구현한 '망막 모사 안구 팬텀(Phantom)*'을 개발했다. 안과에서 쓰이는 영상진단 장비의 성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교정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 망막 질환 검사 정확도와 신뢰성을 한층 높일 전망이다. * 팬텀(Phantom): 의료영상기기의 성능을 평가‧분석‧조정하기 위한 도구로, 인체 대신 장비에 삽입돼 측정의 기준이 된다. 흔히 자동차 충돌실험에 사용되는 ‘더미(Dummy)’에 비유된다. 망막은 카메라 필름처럼 빛을 감지해 시각 정보를 뇌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최근 고령화와 전자기기 사용,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망막 질환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망막은 한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려워 질환의 조기 진단과 모니터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앞줄 좌측부터 시계방향으로 KRISS 이상원 나노바이오측정그룹장, 이태걸 책임연구원, 도일 의료융합측정그룹장, 이현지 박사후연구원) 현재 안과에서는 다양한 망막 질환을 알맞게 진단하기 위해 광간섭단층촬영(OCT),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등 여러 영상진단 장비를 활용한다. 문제는 진단 장비의 측정값이 병원별, 제조사별로 달라도 이를 평가하
건국대학교 김양미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 연구팀이 기존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신개념 펩타이드 ‘Pap12-6-10’을 개발했다. 연구 성과는 의약화학 분야 최고 권위지인 ‘Journal of Medicinal Chemistry’에 지난 9월 19일 온라인 게재됐다. 최근 비만, 당뇨,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펩타이드 기반 치료제가 주목받으며, 의약 화학 분야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왼쪽부터 김양미 교수, 김병권, 이진경, 손민원, 이채영, 정준호 학생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진 작은 분자로, 높은 특이성과 효능, 낮은 부작용 등의 장점으로 다양한 질병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연구팀은 곤충이 세균 침입에 대응하여 생성하는 선천 면역물질인 파필리오신의 아미노산 서열에 착안하여, 12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짧은 신규 펩타이드 항생제를 설계하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Pap12-6-10’은 다제내성 그람음성균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뿐 아니라 내성이 생길 가능성이 낮아 차세대 항생제 후보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균 감염 시 과도한 면역반응을 유발하는 톨유사수용체 4(TLR4
국내 연구진이 대표적 난치성 혈액암인 급성 골수성 백혈병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생존 메커니즘을 밝혀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순천향대학교 의생명융합학과 권혁영 교수 연구팀이 종양 줄기세포가 아미노산 결핍 환경에서도 살아남도록 돕는 DEPTOR* 단백질의 핵심 분자 경로를 규명하여, 난치성 혈액암 치료의 새로운 전략을 제시했다고 2일 밝혔다. *DEPTOR: 세포 성장과 대사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로 mTOR 신호 억제 단백질. 이번 연구에서 KIF11 안정화와 대사 적응 조절 기능이 새롭게 규명됨. ▲ 권 혁영 교수 급성 골수성 백혈병은 조혈 전구세포*의 분화 이상으로 발생하며, 항암치료나 조혈모세포 이식치료에도 불구하고 환자의 5년 생존율이 약 24%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구세포: 더 이상 분화되지 않고 한 가지 유형의 세포로만 분화할 수 있는 줄기세포로, 특정 세포로 분화되기 전 단계의 미성숙 세포를 지칭함. 최근 연구에서는 백혈병 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아미노산 대사에 의존하는 대사적 취약성을 보이며, 이러한 대사적 취약성을 표적하면 암세포 억제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백혈병 줄
쾌적하고 선선한 가을을 맞아 시민들의 야외 활동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급작스레 무리한 활동과 운동량 증가는 보행에 이상을 초래하는 ‘족저근막염’을 유발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족저근막염은 발뒤꿈치에서 시작되어 발바닥 앞쪽에 붙는 5개의 두껍고 강한 섬유띠에 발생하는 염증을 칭한다. 족저근막은 발의 아치를 유지하고 충격을 흡수해 발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게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반복적인 미세 손상을 입을 경우 조직 변성과 염증이 유발된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아침에 일어나 바닥에 첫 발을 내디딜 때 느껴지는 심한 통증이다. 주로 발뒤꿈치 안쪽에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발가락을 발등 쪽으로 구부리면 아픔이 심해지기도 한다. ▲ 박 영환 교수 주로 가만히 있을 때는 통증이 없다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통증이 발생하고 일정 시간 움직이면 통증이 다시 줄어드는 양상이 많아 방치하기 쉽다. 족저근막염의 원인은 갑작스런 발의 무리한 사용이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많은 양의 운동을 하거나 장거리 달리기를 한 경우가 가장 흔하다. 또한, 딱딱한 바닥에서 발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운동(농구, 배구, 에어로빅 등)을 한 경우, 과체중, 장시
심각한 호흡장애를 초래할 수 있지만 마땅한 치료 방법이 없던 폐 섬유증의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섬유화 억제 유전자 ‘TIF1γ’가 간경변·신장섬유증에 이어 폐 섬유증에서도 치료 효과를 보인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해 ‘Molecular Therapy(IF;12)’에 게재했다. 폐 섬유증은 폐 세포가 딱딱한 섬유조직으로 변화하는 난치성 호흡기 질환이다. 진행될수록 폐 기능이 떨어져 저산소증이 발생하며, 심각한 호흡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한 번 섬유화된 폐 조직은 회복이 어렵고, 섬유화를 막을 방법이 존재하지 않아 치료에 한계가 있었다. ▲【 왼쪽부터】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 서울대 문도담 박사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 김효수·이은주 교수(서울대 문도담 박사) 연구팀은 동물모델과 체외배양 환자 폐조직을 분석해 폐 섬유증의 유전자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2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항섬유화 유전자 ‘TIF1γ’를 잠재적 치료제로 주목했다. 이 유전자는 연구팀의 기존 연구를 통해 간·콩팥에서 섬유화 억제 효과가 확인된 바 있으며, 실제 폐 섬유증 환자의 폐조직을 분석하자 TIF1γ 발현이 건강한 사람보다 현저히
매년 10월 둘째 주 목요일은 WHO가 제정한 ‘눈의 날’이다. 우리 눈의 고성능 센서 역할을 하는 망막은 ‘그물을 이룬 막(網膜)’이라는 이름처럼 1억개 이상의 세포가 얽히고설킨 정교한 조직이다. 안구 가장 안쪽을 둘러싸고 있으며, 빛을 인지하고 전기신호로 변환하여 뇌로 전달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고도근시가 있다면 망막 구조에 변화를 유발하여 돌이킬 수 없는 시력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근시의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점점 증가하고 있고, 특히 동아시아에서는 그 유병률이 더 높아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고도근시가 망막에 미치는 영향과 적절한 눈 건강 관리법까지 서울대병원 안과 박운철 교수와 알아봤다. 1. 고도근시의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근시는 눈으로 들어온 빛이 망막보다 앞에 맺혀 멀리 있는 물체를 선명하게 보지 못하는 상태다. 안경 도수를 나타내는 디옵터(diopter)로 구분하며, 일반적으로 -6디옵터 이상이거나, 안구 길이 26mm 이상일 때부터 고도근시로 분류된다. ▲ 박 운철 교수 2. 고도근시는 망막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요? 고도근시 중 굴절력에만 문제가 있는 환자는 안경이나 렌즈로 시력 교정이 가능하지만, 안구가 앞뒤로 심하게 길어
고려대학교 의과대학(학장 편성범) 융합의학교실 조일주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신경과 강훈철 교수,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신효근 교수 연구팀이 뇌 오가노이드의 전기신호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약물의 효과를 직접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약물 스크리닝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소아 뇌전증 환자의 줄기세포로 제작한 뇌전증 오가노이드 모델에서 직접 신경 신호를 측정했다. 이를 통해 약물이 실제로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지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기존의 간접적이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평가 방식을 근본적으로 ▲(좌측부터) 고려대 의대 융합의학교실 조일주 교수, 바꿀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세대 생명공학과 조승우 교수, 경북대학교 전자공학부 신효근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은 최대 10개의 뇌 오가노이드를 동시에 배양할 수 있다. 시스템에 내장된 미세유체 칩으로 각 오가노이드에 최대 두 가지 약물을 각각 5단계 농도로 정밀하게 투입할 수 있다. 또한, 전극을 통해 오가노이드 내부의 신경 활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어, 약물 효과를 뇌세포의 신경 신호 반응으로 직접 판단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에는 여러
가을은 비염 환자에게 봄 못지않게 힘든 계절이다. 아침저녁 큰 일교차와 건조한 바람은 비점막을 예민하게 만들고, 돼지풀·쑥·환삼덩굴 등 잡초류 꽃가루가 급증해 증상을 악화시킨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혈관운동성 및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는 봄과 비교했을 때 9~11월 가을철에도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알레르기 비염은 장기적으로도 증가세다. 국내 분석에서 성인 약 5명 중 1명이 평생 한 번은 진단을 경험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이는 도시화로 인한 실내 알레르겐 노출, 반려동물 양육 증가, 대기오염, 기후변화로 인한 꽃가루 시즌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비염은 비강 점막의 염증으로 코막힘과 콧물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방치하면 부비동염·중이염·결막염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수면장애·두통·집중력 ▲ 서 민영 교수 저하를 동반해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흡입성 알레르겐에 노출될 때 나타난다. 국내에서 흔한 원인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비듬, 곰팡이, 바퀴벌레, 그리고 계절성 잡초류 꽃가루다. 특히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에는 대기 중 꽃가루 농도가 높아져
이석증이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려면 먼저 귀의 기능을 알아야 한다. 귀는 소리를 듣는 청각 기능뿐만 아니라 인체의 평형 유지도 담당한다. 마치 스마트폰이 전화 기능뿐 아니라 자이로 센서를 이용해 방향과 기울기를 감지하는 것처럼, 우리 귀에도 머리의 위치를 감지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기능이 있다. 그리고 이 평형 유지에 필요한 구조물 중 하나가 바로 이석이다. 이석은 귀 속에 수만 개 이상 존재하며, 우리 몸이 앞뒤나 위아래로 움직이거나 기울어질 때 이를 감지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석 덩어리가 원래 있던 위치에서 떨어져 반고리관으로 들어가면 이석증이 발생한다. 이때 특정 방향으로 몸이나 머리를 움직이면 세상이 빙글빙글 도는 극심한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이석증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으로, 누구나 평생 한 번 이상 겪을 확률이 약 6%에 이르며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약 2.3배 많다고 알려져 있다. ▲ 서 재현 교수 특히 50대 이후 여성에서 폐경 후 호르몬 변화와 골다공증으로 인해 뼈 건강이 약해지면서 발병 위험이 커지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장기간 침상 생활을 하면 이석증이 잘 생긴다는 연구도 있다. 계속 옆으로 누운 자세가 중력에 의해 이석이 반고리관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