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를 켜고 끈다는 것은 마치 전등 스위치를 올리고 내리듯, 세포 속 유전자의 작동 여부를 조절하여 켜면 단백질이나 물질 생산이 활발해지고, 끄면 생산이 억제된다. 한국 연구진이 기존에 ‘끄는 기능’에 치중됐던 한계를 넘어, 유전자를 켜고 끄는 것을 동시에 구현할 수 있는 혁신적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며 합성생물학 기반 바이오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 KAIST 공학생물학대학원(생명과학과 겸임) 이주영 교수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사장 김영식) 산하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노명현 박사 공동연구팀이 대장균에서 원하는 유전자를 동시에 켜고 끄는 것이 가능한 새로운 이중모드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AIST 생명과학연구소 문수영 박사, 공학생물학대학원(생명과학과 겸임)이주영 교수, 한국화학연구원 노명현 박사, 생명과학과 안난영 연구원 대장균은 실험이 쉽고 산업적 활용으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대표적인 미생물이다. 한편, 유전자 가위(CRISPR) 기술은 21세기 생명공학의 가장 혁신적인 도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합성생물학의 기반이 되는 박테리아는 구조가 단순하고 빠르게 증식하면서도 다양한 유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조미라 교수 연구팀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사업화진흥원에서 주관하는 2025년도 대학기술 경영촉진 IP 스타과학자 사업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사업은 국내 대학이 보유한 뛰어난 연구 성과를 실제 사회와 산업에 접목시키기 위해 추진되는 대표적인 기술사업화 지원 프로그램이다. 특히 연구자 주도로 민간 전문기관과 협력해 연구 성과를 특허(IP, 지식재산권)로 발전시키고, 상용화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전주기적(연구에서 제품화까지 전 과정)으로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 조 미라 교수 조미라 교수 연구팀은 ‘난치성 면역질환 치료용 미토콘드리아 이식 치료제의 사업화 추진을 위한 IP 고도화 및 상용화’라는 주제로 사업에 선정됐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미토콘드리아 이식 기술이다. 미토콘드리아는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만드는 작은 기관으로 흔히 ‘세포의 발전소’라고 불린다. 이 기능이 떨어지면 몸의 여러 장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되고, 특히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난치성 면역질환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조미라 교수 연구팀은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에서 기초와 임상의 중개연구를 통해 손상된 세포에 건강한 미토콘드리아를 이식하는 방식으로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가 우주미세중력(microgravity) 환경이 우주인의 인지기능에 미치는 영향와 원인을 뇌신경회로칩 모델을 이용해 규명했다고 19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인하대 양수근, 유혜진 교수팀과 동국대 방석영 교수팀, 광주과학기술원 조경래 교수팀의 공동연구를 통해서 진행됐다. 공동연구팀은 뇌신경회로 모사칩을 활용해 우주미세 중력환경 내 신경세포의 연결성 변화와 신경세포의 활성을 측정한 결과 미세중력환경에서 신경세포의 연결성이 지상환경▲ 양 수근 교수 과 비교해 유의미하게 떨어진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랫드(rat) 배아에서 추출한 신경아세포를 신경세포로 성숙시킨 뒤 뇌신경회로칩에 탑재해 우주미세중력 모사환경에서 배양하면서 뇌신경세포의 변화를 추적·관찰했다. 그 결과, 세포 내 활성산소의 증가, 세포 내 칼슘 농도의 변화, 축삭돌기의 밀도와 시냅스 형성의 감소, 세포 스트레스에 대한 방어 기전에 관여하는 유전자(HSPA4)의 발현 감소, 신경퇴행 질환과 연관된 유전자(SNCA)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관찰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은 우주인의 비가역적인 뇌인지기능의 변화는 인류의 성공적인 화성 탐사와 지속가능한 우주개척을 위해서 반드시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정다정 교수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의 대규모 인구 코호트 자료를 활용한 연구에서 식사 시 소금을 자주 첨가하는 습관이 난청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40~69세 성인 약 49만 명을 대상으로 장기간 추적 조사한 결과, 식사 시 소금을 ‘항상 첨가’하는 사람은 ‘거의 하지 않는’ 사람보다 난청 발생 위험이 약 23%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이 연관성은 60세 미만의 비교적 젊은 연령층, 남성, 그리고 당뇨병 ▲(왼쪽부터)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정다정 교수, 경북대학교 의과대학 면역학교실 서인철 교수, 경북대병원 생명의학연구원 한영지 연구원, 경북대병원 이비인후과 이규엽 교수 이나 고혈압이 없는 집단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기존 연구들은 소금 섭취와 청력 손상 간의 연관성을 탐색한 연구들은 있었으나, 소규모 연구 위주로 진행돼 일관된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코호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금 섭취 빈도와 난청 위험 간의 인과적 단서를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학문적, 임상적 의미가 크다. 정다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금 섭취 습관이 난청
아주대학교 약학대학 김정현 교수팀이 AI 기술을 활용해 환자 맞춤형 심장 부정맥 예측 플랫폼을 개발했다. 약물에 의한 심장 부정맥은 신약 개발 과정의 주요 탈락 요인이자 시판 후 약물 회수의 원인이 되어 왔다는 점에서, 향후 약물 안전성 확보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해당 연구는 ‘환자 유래 iPSC-심근세포를 이용한 심장 독성 위험 예측을 위한 머신러닝 플랫폼(A machine learning platform for genotype-specific cardiotoxicity risk prediction using patient-derived iPSC-CMs)’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저명 학술지 <저널 오브 어드밴스드 리서치(Journal of Advanced Research, Impact Factor 13)>에 온라인 게재됐다. 아주대 약대 김정현 교수(사진)와 중앙대·국립보건연구원·가톨릭대·고려대 연구팀이 함께 참여했다. ▲ 김 정현 교수 약물에 의한 심장 독성, 즉 부정맥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주요 탈락 요인이자 시판 후 약물 회수의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특히 염전성 심실빈맥(Torsades de Pointes, TdP) 같은 치명적 부정
KAIST 연구진이 병원에 가지 않고도 옷을 입은 채 침대에 눕기만 하면 심전도(Electrocardiogram, ECG)와 심박변이(Heart Rate Variability, HRV)를 실시간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기술은 원격 의료와 연계해 일상적인 심장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으며, 나아가 수면·스트레스 분석 등 다양한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로 확장되어 환자 맞춤형 예방과 조기 진단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철 교수 연구팀이 ‘침대형 심장 모니터링 온디바이스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전자회로와 전극을 하나로 통합한 유연성 기판 센서를 제작해 정밀도를 높였으며, 온디바이스 신호처리를 통해 신호-잡음 분리, 심장 박동 신호(R-피크) 검출, 심박변이 분석을 실시간으로 수행할 수 ▲ (왼쪽부터) 바이오및뇌공학과 김철 교수, 있는 통합 시스템을 구현했다. 김민재 박사과정, 프렘라위 티라윗차양군 연구원 기존 심전도 측정은 병원을 방문해 옷을 벗고 피부에 습식 전극을 부착해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모니터링이 어렵고,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 환자는 일상적으로 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장시형 교수(병리과)는 최근 공동연구를 통해 유방암 환자의 HER2 표적치료 적합 여부를 정밀하게 판별하는 차세대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한양대의대, 순천향대천안병원, 서울대병원, ㈜옵토레인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이번 기술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Small Methods’(IF 10.7)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순천향대천안병원 장시형 교수, 한양대의과대학 이정연 교수, 서울대병원 유한석 교수, ㈜옵토레인 이도영 대표 암유전자가 증폭돼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전이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이어서 표적 치료가 필수적이다. 그러나 기존의 HER2 진단법은 판독자의 주관적 해석이 동반돼 결과가 모호한 경우가 많고, 판정까지 수 일이 소요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옵토레인의 ‘디지털 실시간 PCR(drPCR)’ 기술을 활용해 HER2 유전자 증폭 여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판독자의 현미경 해석에 의존한 분석 방식을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한 전자동화 방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기술은 기존 수 일이 걸리던 검사 진행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단축함과 동시에 정량적으로 정확하게 분석한다.
딥러닝 기술 기반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흉부 X-ray로 골다공증의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대서울병원(병원장 주웅)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창 교수와 이화여자대학교 의과학연구소 안소현 교수 연구팀은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이대서울병원 국가검진센터에서 흉부 X-ray 검사와 이중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XA) 골밀도 검사를 받은 성인 80명을 대상으로 딥러닝 모델(PROS® CXR: OSTEO, 골다공증 진단 보조 소프트웨어)을 통해 골다공증 위험도를 분석했다. ▲ 김 관창 교수 AUC는 1에 가까울수록 성능이 뛰어남을 뜻하는 지표로, 0.8 이상이면 고성능 모델로 분류한다. 연구팀은 골밀도 진단 검사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킨 결과, AI의 진단 정확도(AUC) 수치는 0.93을 기록하며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기존 골다공증 진단 시 사용했던 ‘이중에너지 X선 흡수 계측법(DXA, Dual-energy X-ray Absorptiometry)’은 검사 비용이 많이 들고, 방사선에 노출된다는 우려가 있어 골다공증의 표준검사로 활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번 연구는 흉부 X-ray가 효율적인 비용과 높은 접근성으로 조기에 골다공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가 개발되고 있지만, 정확성과 장기 안정성, 다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제품은 드물다. 최근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한세광 교수, 신소재공학과 정선아·김태연 박사 연구팀이 ㈜인핸드플러스(대표 이휘원) 연구팀과 함께 땀 속 혈당 농도를 정확하게 장기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고, 더 나아가 산소 농도와 심박수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센서 분야 국제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당뇨병을 관리하려면 꾸준한 혈당 측정이 필수다. 하지만 매일 피를 뽑아 혈당을 확인하는 것은 상당한 부담이 된다. 이를 줄이기 위해 피부에 바늘이 달린 패치를 붙여 체액 속 혈당을 측정하는 등, 비침습적 센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2주 정도 사용하면 성능이 떨어지고, 피부 자극과 염증 유발▲(왼쪽부터)한세광 교수 정선아 박사 김태연 박사 의 문제가 있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땀’을 이용한 비침습적 혈당 측정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땀의 흐름을 한 방향으로 제어하는 ‘테슬라 밸브(Tesl
서울부민병원 정형외과 연구팀(유준영·유준일·하용찬)은 ‘환자혈액관리(PBM, Patient Blood Management, 이하 PBM)’프로그램을 적용한 고관절 수술에서 수혈률과 출혈량이 절반 이상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정형외과학회 국제 학술지인 ‘Clinics in Orthopedic Surgery’ 8월호에 게재됐다. 고관절은 ‘엉덩이 관절’이라고도 불리며, 골반과 허벅지뼈를 연결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관절이다. 고관절 치환술은 낙상 등으로 인해 고령환자가 많이 받는 큰 수술로, 출혈이 많아 수혈이 필요한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수혈은 감염, 폐손상, 혈전(피떡) 같은 합병증 위험을 높이고 입원기간도 늘릴 수 있다. ▲유준영 서울부민병원 정형외과 과장(왼쪽), 하용찬 병원장 서울부민병원은 PBM을 도입해 ▲수술 전 철분 보충을 통한 빈혈교정 ▲수술 중 출혈 최소화 수술기법 ▲수술 후 불필요한 배액관 사용제한 등을 체계적으로 시행했다. 연구팀은 2022년 3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서울부민병원에서 PBM을 적용한 환자 233명(PBM 적용군)과 2010~2019년 까지 수술을 받은 환자 466명(대조군)을 비교 분석했다. 연구결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시냅스 뇌질환 연구단 김은준 단장(KAIST 생명과학과 석좌교수) 연구팀은 자폐 환자에게서 발견된 유전자 변이를 가진 생쥐 실험을 통해, 기저편도체 흥분성 신경세포의 활성 조절이 공포 기억 소거와 장기적인 공포 반응 억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자폐 환자에게 동반되는 불안과 공포 장애의 기전을 세포, 시냅스, 뇌 회로 수준에서 최초로 밝힌 성과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발달 장애의 하나로 사회성 저하와 의사소통의 어려움, 반복적 행동이 특징이다. 그러나 환자들은 이러한 주된 증상 외에도 다양한 동반 질환을 겪으며, 그중 불안과 공포 장애는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특히, 일부 환자는 작은 환경 변화나 일상적 ▲(왼쪽부터) 김은준 단장, 강무원 박사후연구원 김서영 박사후연구원 스트레스에도 적절히 대처하지 못해 PTSD로 이어질 수 있다는 보고가 있지만, 구체적인 기전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폐와 PTSD 증상의 기전을 이해하기 위해 뇌 발달과 시냅스 가소성을 조절하는 핵심 인자인 NMDA 수용체(N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파킨슨병과 같은 뇌 질환 환자가 빠르게 증가해 의료와 복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뇌 질환을 제대로 이해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 속 신경세포가 주고받는 전기 신호를 오랫동안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기존 전극은 삽입 후에 한 달이 지나면 염증과 흉터로 인해 신호가 흐려져 장기적인 연구와 치료 적용에 큰 제약이 있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 뇌융합연구단 성혜정 박사팀은 서울대학교(총장 유홍림) 박성준 교수팀과 공동으로 뇌에 삽입하는 전극의 수명을 기존 1개월에서 3개월 이상으로 늘린 획기적인 코팅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왼쪽부터) KIST 성혜정 선임연구원, 서울대 박성준 교수(이상 교신저자), KIST 최윤영 학생연구원, 서울대 전후진 박사후과정.(이상 제1저자) 이번 성과는 뇌 신호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뇌과학 연구와 임상 적용의 활용 범위를 크게 넓힐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기존의 딱딱한 실리콘 대신 유연한 플라스틱을 사용해 뇌 조직 손상을 줄이고 전극 표면에 100나노미터(nm, 10억분의 1m) 두께의 특수 코팅을 적용해 내구성을 높였다. 머리카락 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