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관절의 정렬 상태가 변화하는 양상과 그 변형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이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무릎 관절을 이루는 뼈가 벌어진 정도인 ‘관절선 수렴각(JLCA)’이 이러한 변형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지표라고 밝혔다.
무릎 퇴행성 관절염은 국내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약 4명이 앓고 있는 대표적 만성 질환이다. 관절염의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는 다리가 O자형(내반슬)이나 X자형(외반슬)으로 휘어 있는 ‘무릎 관상면 정렬(coronal knee alignment, 이하 무릎 정렬)이 꼽힌다. 그러나 환자마다 무릎 정렬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리고 어떤 환자에서 변형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는지에 대한 대규모 분석은 제한적이었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강기수 전임의
서울대병원 정형외과 노두현 교수팀(분당서울대병원 강기수 전임의)은 2002년부터 2020년까지 환자 10,841개의 하지(다리)를 평균 4년간 추적 관찰해 무릎 정렬 변화 양상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31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환자의 하지 엑스레이 사진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엉덩이-무릎-발목 각도(HKAA), 관절선 수렴각(JLCA), 관절염 중증도(K-L 등급) 등 주요 지표를 측정했다. 다리가 휘어진 정도인 HKAA를 기준으로 하지를 ▲O자형 ▲중립 ▲X자형으로 구분하고, 정렬 변화가 연간 0.5° 이상인 경우를 ‘가속 진행’으로 정의해 정렬 변화 양상과 영향 요인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무릎 정렬은 전반적으로 O자형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향이 더 흔하게 나타났다. 특히 O자형 정렬 집단의 34.0%와 X자형 정렬 집단 25.7%에서 정렬이 빠르게 악화되는 가속 진행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무릎 관절을 이루는 대퇴골과 경골 사이의 관절선이 벌어진 정도인 ‘관절선 수렴각(JLCA)’이 이러한 가속 진행을 예측하는 공통 지표임을 밝혀냈다. 초기에 측정된 JLCA가 1° 커질 때마다 O자형 환자에서 12.9%, X자형 환자에서 19.4%씩 가속 진행 위험이 증가했다. 특히 O자형 환자의 경우 관절염 중증도가 높을수록 가속 진행 위험이 증가했으며, 중등도 이상(Grade III, IV) 단계에서는 정상군(Grade 0) 대비 약 4~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두현 교수(정형외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엑스레이 사진에 인공지능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MRI 없이도 향후 관절염의 변형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환자별 무릎 정렬 변화 양상을 정량적으로 제시해 더욱 선제적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기수 전임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분석을 통해 무릎 정렬이 빠르게 악화되는 환자군의 특징을 확인했다”며, “이는 임상 현장에서 관절염의 가속 진행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Knee Surgery, Sports Traumatology, Arthroscopy (KSSTA)’ 최근호에 게재됐다.
[사진] 무릎 관절선 수렴각(JLCA)
[자료] 초기 정렬(O자형, 중립, X자형)에 따른 무릎 관상면 정렬 변화 양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