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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암 환자에게 삶의 끈 놓지 않도록 격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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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 대학 병원 후마니타스 암 병원이 병동 1층 로비에서 ‘고잉 온 다이어리’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코로나 19 로 인해 더욱 외롭고 힘들게 암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암 환자 18인이 모바일 일기 앱(세 줄 일기)을  활용해 주어진 주제에 맞춰 자신의 감정과 경험을 써내려 간 글과 사진들이다.

“코로나로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지지가 필요한 암 환자들에게 삶의 동기를 부여하고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도록 하여 준 매우 뜻 깊은 프로그램으로서 이 프로그램의 명칭이 된 ‘고잉 온 다이어리’처럼 암 발병 후에도 자신들의  아름다운 삶을 계속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의 도입과 환자 편의 제공을 위한 지원에  힘쓰려고 합니다” 이 전시회를 기획하고 개최한 후마니타스 암 병원 정 상설 원장의 말이다. 

‘암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기간 뿐만 아니라 퇴원한 이후의 재활 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  말하는 정 상설 원장으로부터 이 전시회를 개최한 계기와 과정, 그리고 후마니타스암병원을 다른 암 병원과 차별해서 운영해 나가고자 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1년 넘게 우리의 일상을 괴롭혔던 코로나 19로 인해 사람들의 모든 생활이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저희 후마니타스 암 병원이 본래 추구하고자 했던 인류 박애 정신을 담은 여러 오프라인 미팅들이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중단이 되고, 그 기간이 장기화되면서 할 수없이 온라인 미팅으로의 전환을 검토하기 시작했었는데 그 첫 번째 열매가 바로 현재 열리고 있는 퇴원한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고잉 온 다이어리’ 전시회인 것입니다.

이 프로그램을 시도하게 된 것은 코로나 기간 동안 건강한 사람이라도 외로워지면 힘든 법인데, 퇴원 전까지만 해도 힐링 프로그램을 받아 오던 암 환자들이 오프라인 미팅이 중단되어 혼자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 늘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이런 상황을 방관 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저희 행정 팀 과 의논을 하여 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된 것이지요. ‘함께 쓰는 일기’ 라 는 세 줄 짜리 온라인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 전시 프로그램은 다행히 의료기기업체인 올림포스사에서 후원을 해 주어 무난히 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내용은 일상에서 일어나는 환자들의 일들을 세 줄짜리 이야기로 담은 것으로,  처음 시작을 할 때는 그다지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었지만  일단 시작이 되고 이어 책자를 내고 보니 환자들이  너무도 만족하는 것 같아 제 스스로 정말 잘한 일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가 30여 년 전 공부를 하러 외국에 나간 적이 있었는데 당시 그곳에서 제가 많이 당황했던 것이 그곳사람들이 내가 하는 말 중에 “왜 ‘나’라고 하지 않고  자꾸 ‘우리’라고 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지적이 맞는다고 생각하면서도 여간해서 고칠 수 없었던 것은 그동안 살아오면서 고착된 말 습관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렇지만 그 때 느낀 것이 서구사람들은  우리 사회와는 달리 ‘나’라는 개념이 강조되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물론 그들이라고 해서 ‘우리’라는 개념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요. 이런 점을 느끼고 귀국을 했는데 최근 들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여러 가지로 사회가 변화하면서 오히려 ‘나’라는 개념이 너무 많이 강조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이 ‘나’라는 개념이 시대적 변화에 따른 것으로 거역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건강한 사람들이라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노인이나 병이 든 사람들 같은 약자들에게는 그 ‘나’라는 개념을 표현하기가 어렵고, 또 ‘우리’라는 개념 속에 사회적인 배려를 받아야하는 부분이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너무 많이 소외되어 있고,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전시회를 개최하면서 저희 병원에서느낀 점은 소외된 그룹들에게 나름대로 많은 도움이 되고,  또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궁극적으로는 좋은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 라는 점이었습니다.

앞으로 코로나 사태가 끝난다고하더라도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이같은 비대면 시대의 방식을 다 버릴 수는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환자들을 위한 좋은 방법의 하나로 남아있게 될 것이라는 말이지요.

그리고 조금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이 시대가 ‘우리’라는 개념보다는 ‘나’라는 개념이 훨씬  강화된 문화로 넘어왔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의  한  사람으로서  걱정이 되는 부분도 없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지 않으면서 환자들이 갖게 될 외로움을  달래주고,  질병을 치료해줄 수 있는 병원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갖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런 방식의 온라인 프로그램이  많이 개발이 되고,   실제 이를 통해  유용한 점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은  이번 전시회에 이어  ‘그림액자 만들기’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잘 아시고 계시겠지만  이 프로그램은  미술치료의 일환으로보시면 됩니다.   그래서 얼마 전 환자 분들에게 온라인을 통해 그 사실을 알려드리면서 그림액자  만들기를 위한 자료도  보내 드렸습니다. 

이 액자 만들기가  마무리되면 올해 말쯤에 다시 전시회를 개최하려고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까지 말씀드렸던  여러가지 오프라인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온라인 치유프로그램들이  보다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바로 이런 계기를 마련하는 데 저희 후마니타스암 병원이 선두주자로서의 역할을 해보려고 하는 것이지요. 그것이야말로 진정 환자를 위한 병원으로 가는 병원들 모두가 추구하는 목표를 실현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가 시도한 이번 전시회가 비록 그 규모는 작았지만  실질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생각을 합니다.

말이 나온김에  드리는 말씀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에서 하는 일들 가운데 극단 예술인들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습니다.  이 문체부 지원사업의 일원이기도 한 ‘고래’라는 극단과 자희 병원이 협약을 맺어 환자들의 일상 이야기를 ‘스토리화’ 한 연극공연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현재 그 1차적인 작업을 마치고 최종 결정만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지요.


그리고 제 자신도 매주 수요일마다 1시간씩 시간을내어 환자들과 ‘마음 나누기’ 클리닉이라는 것을 만들어 진행 중에 있습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만든 것은  환자들이 진료실에서 담당의사들과 실제 나눌 수 있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어 환자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모두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요즘의 상황은 ‘맞춤의 시대’로 가고 있지 않습니까?  제 경우 지금까지는 봉직생활을 통해 의료봉사를 해 왔다면.  이제부터는 나이도 있는데다 또 언제까지고 봉직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제나름대로 어떤 방법으로 봉사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해 보았습니다.

그 결과 그동안 제가 살아오면서 보수를 받지 않고 의료봉사를 해 온 적이 없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올들어 매주 일정시간을 내서 환자들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이프로그램은 환자들에게는 물론 제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환자들과 나눈 이야기들을 모아 나중에 보다 체계화된  맞춤형 상담을 할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기 때문이지요.

사실 암의 발병이라는 것이 전체의 70%가 그 정확한 원인을 잘 알 수가 없고, 나머지 30%만이 생활습관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식사나 운동 등 사람들의 생활습관을 개선하면 전체 암발생의 30%는 줄일 수 있지 않겠나 하는이야기가 되지요. 이런 점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3개월 동안 환자들과의 대화를 지속해 오고 있는데 앞서 말씀드렸듯이 무엇보다도 환자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지금까지 환자와의 대화는 오프라인으로 진행해 왔지만 그동안의 성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온라인 방식을 적용한다면 보다 더 그 효과를 확대 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문적인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문제는 제 개인이나 일개 병원단위로서는 그러한 조직을 만든다는 것이 결코 쉬지 않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제나름대로는 주위의 뜻이 있는 분들이 참여해 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언젠지는 모르지만 그러한 일이 이루어질 때까지는 지금까지 해 왔던 것처럼  오프라인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계속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가 이런 사업에 큰 관심을 갖는 것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데는 자신의 존재감이 필요한데, 암환자들의 경우 암진단을 받는 순간에 그러한 존재감이 상당이 낮아지는 것 같더라고요. 이런 분들에게 비록 극히 일상적인 것이지만 몇 줄 안 되는 글을 통해 자신을 나타낼 수 있게 한다는 것은 비록 크지는 않지만 나름대로의 자긍심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 같더라고요.  말하자면 환자들 스스로 긍정적인 메시지를 스스로 만들어내게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 실제 환자들 입장에서도 저희 암병원에서 그러한 계기를 마련해준 것이 많이 고마웠던 것 같습니다.

환자들의 그러한 반응을 보고 저 역시 나름대로의
노력을 해야 하지 않겠나 싶어 저희 경희의료원 산하 한방병원에 암환자들에게 필요한 건강식품을 만들어 줄 수 있겠느냐는 요청을 했습니다.

 사실 경희한방병원은 양방과는 또다른 차원에서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암환자 치료에 대한 많은 노화우를 갖고 있거든요.  그리고 제가 한방병원에 그런 요청을 하면서 단서를 붙였습니다. ‘암환자라면 누구나 쉽게 구입해 먹을 수 있도록 싼 가격의 건강식품을 만들어 달라’고 말이지요.

사실 암환자들의 경우는 건강한 사람들에 비해 먹는 문제에 제약이 있기 마련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볼 때 암환자들이 쉽게 구입해서 먹을 수 있는 건강식품이 나와 준다면 하루하루가 힘든 암환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좋은 소식 아니겠습니까?

잘 아시는 말 가운데 ‘프라시보 효과’라는 말이 있는데 몸에 좋은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먹으면 실제 좋아지고, 반대로 몸에 나뿔 것이라고 생각을 하면 나빠진다는 의미의 말 아니겠습니까? 암환자용 건강식품 역시 바로 그런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지요.

 다시말하면 “나는 오늘 좋은 식품을 먹었으니 몸이 좋아졌을거야, 내일이면 더 좋아질거야”와 같은 긍정적인 생각을 통해 치료효과를 높일수 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이런 것은 저희 병원과 같은 어느 특정의 기관이 아닌 보건소 등의 정부기구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정 기관에서 하는 것은 분명히 한계가 있을테니 말입니다.

일례로서 암치료를 받은 환자들에게 있어서 운동요법은 반드시, 아니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희 병원만 해도 암환자를 위한 운동요법을 담당하는 재활센터가 있는데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동안에는 이 시설을 잘 이용하다가 퇴원을 하면 그것으로끝이예요. 운동을 할 수 있는 마땅한 장소가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헬스 클럽은 노인이나 암환자들이 이용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있어요. 그래서 날로 늘어나고 있는노인이나 암환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헬스클럽이 세워져야 한다고 보고, 이런 헬스클럽은 영리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에서 세워져야 한다는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희 후마니타스 암병원은 비록 눈에 띄지는 않았지만 주위에 잔잔한 감동을 줄 수 있는 몇 가지 사업들을 진행하고 었습니다. 그 가운데서 이번 암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고잉 온 다이어리’ 전시회를 들 수 있고, 그에 대해 제나름대로 많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아푼 사람들의 심정을 잘 모릅니다. 그런데 건강한 사람들이라고 해서 언제까지고 아프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지금은 자신이 건강하다고 해도 아푼 사람들의 어려운 심정을 헤아려보는 것도 필요하지 않겠나 싶습니다.  이런 마음으로 설립된 것이 바로 저희 후마니타스 암병원이기도 하고요.

제게 한 가지 소망이 있다면 비록 민간에 의해 운영되는 곳이긴 하지만 저희 후마니타스 암병원의 이러한 고귀한 뜻을 정부가 수용하여 질병의 고통에서 신음을 하는, 특히 소외계층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 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김성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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