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부족관절 역시 다른 의학분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서양에서 발전되어 온 것으로서 우리의 경우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소 늦어졌던 감이 없지 않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보면 이 분야에 대한 수준이 결코 다른 선진국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건국대학교병원 정홍근 정형외과 교수의 말이다.
정홍근 교수는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동대학 대학원에서 석·박사학위를, 그리고 서울대학병원에서 전공의수련을 받고 정형외과 전문의를 취득했다. 정교수는 현재 건국의대 정형외과교실 주임교수 및 건국대학병원 정형외과 과장을 비롯해 족부족관절센터장과 스포츠의학센터장을 맡고 있다.
대외적으로도 대한족부족관절학회 제20대 학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 의무위원과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대내외적으로 많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정홍근 교수로부터 조금은 생소하지만, 이제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주요 진료부서로 인정하고 있는 ‘족부족관절’ 분야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얼마 전 열린 세계정형외과 족부족관절학회에서 강연을 하셨다는데 그 강연 내용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세계정형외과 족부족관절학회는 3년에 한 번씩 북미와 남미, 유럽, 아시아 등 4개 대륙에서 돌아가면서 개최하는데 이번에는 남미 칠레에서 열렸었지요. 이 학회 회원들이라면 대개의 경우 직접 참석을 해서 강연을 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강연을 경청하게 되는데 전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친 코로나 사태로 인해 지난 2년 동안은 연기되었고, 이번 행사 역시 회원들이 직접 참여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 열리게 되었지요.
이번 학회의 주제는 ‘발목관절염에 있어서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발목관절염의 치료는 크게 적응증에 따라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전통적인 방법으로서 관절염이 심하면 관절을 고정시키는 ‘고정술’이 있고, 이 방법보다 더관심이 많이 집중되고 있는 방법이 ‘인공치환술’ 인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학회에서 제가 강연한 내용은 발목관절의 안쪽에 골관절염이 생겨 발목이 변형되는 발목 내측관절염을 교정하는 절골술, 특히 관절을 보존하면서도 통증을 없애주는 최신 수술방법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뼈를 자르는 것을 절골술이라고 하는데 그 가운데 이번 학회에서 제가 발표한 ‘과상부절골술’이라는 수술은 발목의 복숭아뼈 윗 부분에서 자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인 것이지요.
정 교수님께서는 정형외과를 전공한 전문의로서 이 정형외과 역시 여러 분야가 있었을텐데 굳이 족부족관절 부문을 선택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라면 제가 서울의대를 나와 수련을 역시 서울대학병원 정형외과에서 마치고 단국대학병원에서 처음 전임강사로 교수생활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정형외과 종양분야를 담당하게 되었었지요.
그런데 정형외과 종양부문을 당담하고 있으면서도 유독 족부족관절 분야에 대한 관심이 많이 가더라고요. 사실 남들이 하지 않고 있는 분야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제게 주어진 종양부문과 함께 족부족관절 분야를 함께 다루어보기로 한 것이지요.
이렇게 한동안 이 두 가지 분야의 환자를 모두 진료했는데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종양보다는 족부족관절이 새로운 분야이고, 또 남들이 별로 하지 않은 분야로서 제나름대로 ‘전망이 좋지 않겠나ʼ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 다음부터 이 족부족관절 분야를 중점적으로 다루게 된 것이지요. 한마디로 제나름대로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해 결정한 것이지요.
그렇게 족부족관절 분야를 시작하게 된 것이고, 이후 미국연수 때도 다행스럽게 임상전임의로서 이 족부족관절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 당시만 해도 우리나라에는 족부족관절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을 수 있는 기회나 장소가 거의 없는 형편 이었거든요.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 이제 족부족관절 분야가 학문적으로나 진료 차원에서 어느 정도 정착된 분야라는 생각이 드는데, 이 분야 전문가로서 족부족관절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 당위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씀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사람의 신체 중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있겠습니까만 족부족관절 부문은 특히 그 중요성에 있어
서 신체 다른 부위에 비해 우위에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 팔이 불편하더라도 활동을 하는데 크게 지장을 받지 않지만 발이 불편하게 되면 우선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더라도 이 족부족관절 분야가 독립된 학문으로서의 존재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이 발이라는 신체부위가 생각보다 매우 복잡해요. 발과 발목을 실제 다루다 보면 서로 다른 분야인데 같이 붙어있다보니 함께다루게 되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발과 발목은 분명히 다른 분야이긴 해요. 그리고 이 분야의 질환도 대단히 많고 말이지요. 이 족부족관절 분야를 전공하다보면 정형외과의 다른 부문에 비해 공부할 것이라든지 연구해야 할 분야가 대단히 많다는 것을 알게 될 것 입니다.
제 경우 족부족관절 질환자를 진료해 온 지가 벌써 25년이 되었는데 요즘에는 특히 발목관절염환자들이 전국에서 많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이들 질환자들에 대한 치료는 주로 ‘과상부절골술’이나 ‘인공관절치환술’과 같이 큰 외과적 수술을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발 부위의 치료는 오래 전부터 정형외과에서 시행되어 왔지만 전문분야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지요. 지금은 족부족관절 분야가 전문적인 학문으로 인정을 받게되었다는 것이지요.
분명히 말하자면 이 족부족관절 분야 역시 다른 의학분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나 유럽과 같은 서양에서 발전되어 온 것으로서 우리의 경우 본격적으로 다루어지기 시작한 것이 다소 늦어진 감이 없지 않지만 현 시점에서 볼 때 이 분야에 대한 수준이 결코 다른 선진국들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을 합니다.
족부족관절 분야에서 가장 흔한 질환 그리고 이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질환에 대한 치료방법 등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원위경골절골술’, ‘교정절골술’은 ‘과상부절개술’과 같은 수술방법입니다. 앞의 명칭은 이전에 사용하던 것이고 나중 것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명칭인 것이지요. 원위경골이 결국 경골 뼈의 원위부 즉 복숭아뼈 바로 위쪽이기 때문에 표현을 조금 달리 하여 과상부로 불리우게 되었지요.
그리고 이 분야에 대한 최신 수술방법이라고 하면 대표적으로 ‘인공관절치환술’과 ‘과상부절골술’을 들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두 제가 가장 많이 하고 있는 발목 관절염에 대한 최신 수술방법으로서 이 분야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수술방법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족부족관절 분야의 질환 역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질환이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질환과 그에 따른 치료방법을 들 수 있는지요.
먼저 발목 관절염에 있어선 앞서 말씀드린 ‘과상부절골술’이나 ‘인공관절치환술’이 있고, 또 ‘고정술’이 있는데 이 ‘고정술’은, 예를 들어 젊은 사람에게서 발목 관절염이 생겼을 경우에 어쩔 수없이 적용을 하게 됩니다.
그런가하면 요즘 태어나는 아기들에게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지만 이전에는 적지 않게 볼 수 있었던 소아마비 환자의 경우 마비로 인해 발목이 꺾여 제대로 걸음을 걸을 수 없을 때 바로 이 ‘고정술’ 방법을 적용하게 됩니다.
또 ‘발목불안정증’이 있는데 발목 인대가 늘어나서 수시로 접질리는 질환인 것이지요. 이렇듯 발목이 접질린 후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했을 경우 ‘발목외측인대 불안증’, 즉 ‘발목불안정증’이 발생할 수 있지요. 이 질환은 운동으로 인한 손상으로 운동선수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러 질환들이 족부족관절 분야에 있어서 대표적인 질환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외에도 무지외반증이라고 해서 엄지발가락의 변형이 오는 질환이 있는데 주로 여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기도 합니다. 이 질환 역시 대표적인 족부족관절 분야의 질환으로서 엄지발가락이 튀어나오고 휘어져 있는, 똑바르지 못한 상태를 보이는 증세인 것이지요.
평발이나 요족이라고 해서 발바닥의 아치가 정상인들 달라 모래밭에 찍힌 그 모양만 보더라도 이 증상을 분명하게 알 수 있지요. 한마디로 발바닥의 아치가 없는 것이 평발이고, 아치가 정상인에 비해 너무 높은 것이 바로 요족인 것입니다. 이 두 가지 질환의 증상이 심하면 발에 불편함과 함께 피로감, 통증 등이 생겨 정상적인 보행을 할 수없게 됩니다. 이런 증세를 가지고 있는 환자가 남자인 경우는 정상적인 군생활이 어렵다고 판단이되어 군면제 처분을 받기도 하지요.
그런가하면 당뇨병을 오래 앓게 되어 그 합병증으로 인해 생기는 당뇨발이라든지 아킬레스 건에 대한 질환 등 하나하나 거론하다보면 언제 끝날지 모를 만큼 정형외과의 다른 어느 분야의 질환들에 비해서도 족부족관절 질환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면 이 족부족관절 분야가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 다시말하면 치료가 어려운 질환들에 대한 새로운 치료방법 등의 전망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비단 족부족관절에 국한된다기 보다 신체의 모든 관절과 관련이 되는 것이겠지만 발목의 연골 손상이나 관절염에 있어서 좋은 치료법이라든지 치료제재 그러니까 손상된 연골을 대체할 수 있는 제재가 나와 주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이런 제재가 앞으로 많이 개발이 된다면 발부위는 물론 신체의 모든 관절치료에 크게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사실 족부족관절이 신체 가운데 매우 예민한 부위인 만큼 이상이 생기게 되면 환자가 느끼는 통증이나 불편함이 신체 다른 부위들과 비교해 개선하는 것이 쉽지 않아 그에 대한 많은 연구노력이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교수님 말씀을 들으니 정형외과 다른 분야에 비해 족부족관절 분야가 정립된 것이 다소 늦어졌다는 생각이 드는데 다른 분야를 전공하는 정형외과 의사를 포함해 진료분야 전반에 걸쳐 이 족부족관절에 대해 어느 정도 인식이 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족부족관절 분야에 대한 인식은 의사라면 누구나 다 하고 있다고 봅니다. 그동안 홍보도 많이 되었고, 주위에서 들어 많이 알고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현재 대부분의 대학병원들이 족부족관절 분야를 전공한 교수를 확보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이 분야에 대한 인식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물론 없는 경우도있습니다만….
이렇듯 대다수 대학병원들이 족부관절 전담교수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족부족관절 질환을 전문적으로 수술하는 병원도 생겼고 말입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생각보다는 이 족부족관절 분야가 많이 인식되고, 보편화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제는 족부족관절 분야가 많이 보편화되어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도 오랫동안 이 분야 환자들을 전문적으로 진료해 오시면서 ‘아직도 미흡하다’고 느끼시는 부분이 있을것으로 보는데 어떤 점이 그러한지요?
사실 지금까지 이 분야를 다루어 오다 보니 앞서 말씀드렸던 대로 족부족관절 분야의 질환도 다양하고, 이렇듯 질환이 다양하다 보니 그 모든 질환을 능숙하게 다룰 수있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입니다. 한마디로 한두 해 배운다고 해서 쉽게다룰 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제가 보기로는, 되풀이되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족부족관절 분야의 질환이 많다보니까 이 모든 질환을 다 섭렵하고 경험하기까지에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야 하는 만큼 이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분들이라면 반드시 인내심을 갖고, 열심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김성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