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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연수강좌

`대동맥류`위험 인지도 낮아

유병률은 낮지만 급사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 질환
송석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

“대동맥류 파열 시 살아서 병원에 도착하는 사람은 40%에 불과합니다. 병원에 도착해서 시술이나 수술을 받아도 사망률은 30∼40%에 이릅니다. 상당히 높죠. 유병률은 낮지만 파열하면 급사의 원인이 되는 고위험 질환이기 때문에 대동맥류를 많은 국민이 알았으면 합니다.”

 

송석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대동맥류에 대해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빈도가 낮지만 급사 위험이 높은 고위험 질환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대동맥류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대동맥류(질병코드 I71)는 2011년 1만3942명에서 지난해 3만3553명으로 2.4배 이상 증가했다. 이 중 65% 정도가 65세 이상 고령자다.

 

대동맥류는 심장에서 온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이 늘어나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대동맥은 심장에서 시작해 횡격막에 이르는 흉부 대동맥과 횡격막을 지나 배 속에 있는 부분인 복부 대동맥으로 부위에 따라 크게 두 개로 나뉜다. 대동맥류의 75%는 복부 대동맥에서 발생한다.

 

“흉부 대동맥과 복부 대동맥은 각각 지름이 2.5㎝, 2㎝입니다. 대동맥류는 정상 혈관의 1.5배 이상일 경우 진단됩니다. 다만 시술·수술을 결정하는 크기는 흉부 5.5㎝ 이상, 복부는 5㎝ 이상입니다. 파열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이보다 작은 대동맥류의 경우 6개월이나 1년에 한 번 정기적인 CT를 통해 성장 속도를 확인해야 합니다.”

 

대동맥류의 대부분은 ‘무증상’이다. 다만 복부 대동맥의 경우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송 교수는 “등을 대고 누워서 명치와 배꼽 사이를 만졌을 때 혈관이 뛰는 듯한 덩어리를 만지면 대동맥류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흉부의 경우 대동맥류가 식도·기도를 누르면서 쉰 목소리가 나는 사례도 있지만 송 교수는 “흉부의 목소리가 변하는 경우는 사이즈가 굉장히 큰 유형”이라고 말했다.

 

증상이 없다 보니 많은 환자가 척추 자기공명영상(MRI)이나 폐 CT 등을 찍으며 대동맥류를 발견해 파열 전 시술·수술을 받는다.

〔사진설명〕

송석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대동맥류가 발생 빈도는 낮아도 파열 시 사망률이 높은 고위험 질병”이라며 “흡연,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등 위험인자를 잘 관리해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진은 송 교수가 모니터를 보며 수술 부위를 살피는 모습.

 

대동맥류 파열에서 흔히 말하는 ‘골든타임’은 사실상 없다. 파열 시 혈관에 혈종이 덮여서 낮은 혈압이 유지돼 시술·수술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경우는 운이 좋은 사례다. 대동맥이 완전히 파열되는 경우 그 자리에서 사망할 수 있다. 송 교수의 환자 중에는 전날 7㎝가 넘는 대동맥류를 발견해 그날 바로 입원, 다음날 수술을 받기로 한 환자가 당일 오전 갑자기 대동맥이 파열하면서 사망한 사례도 있다.

 

결국 예방이 답이다. 송 교수는 “위험인자를 줄여 대동맥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이미 발생했다면 시술이나 수술로 파열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동맥류의 위험인자는 고혈압과 이상지질혈증, 흡연, 나이, 가족력이다. 가족 중 복부 대동맥류 환자가 있는 경우 10∼20% 정도에서 대동맥류가 발생한다.

 

 

송 교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대동맥류가 발생할 확률이 5배가 더 높다”며 “또 환자 10명 중 7∼8명은 고혈압이 있다. 높은 압력으로 동맥벽이 확장되면 벽에 더 많은 힘이 가해져서 혈관이 점점 얇아지고 대동맥류가 더 커질 수밖에 없는 만큼 관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동맥류가 이미 발생했다면, 정기 검진을 통해 성장 속도를 계속 확인해야 한다. 5∼5.5㎝ 이상 커지면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과 인조혈관 치환술이라는 선택지가 남는다.

 

최근에는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이 대세다. 합병증 확률이 높은 개복이나 개흉을 통하지 않고 비교적 회복이 빠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텐트 그라프트가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송 교수는 “스텐트 그라프트는 장기적으로 5∼10년이면 도관 자체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환자 한 명은 2014년 시술 이후 혈류 누출 문제로 두 번 시술을 했고, 결국 개복을 통해 인조혈관으로 바꿨다”며 “스텐트 그라프트 시술 이후라도 1∼2년에 한 번씩 CT를 찍어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수술은 대동맥류 자체를 제거하기 때문에 재발로 인한 재시술이나 재수술 가능성이 시술보다 낮은 것이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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