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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연수강좌

2000만명이 당뇨 직전이거나 환자인 위험상황

평상시 혈당관리로 중중 합병증 예방해야한다
대한당뇨병학회

최근 대한당뇨병학회가 발표한 한국인 당뇨병 팩트 시트(fact sheet)에 따르면, 국내 당뇨병 환자는 526만명이다(2020년 기준). 이 수치는 당뇨병 진단 기준인 공복 혈당 126(mg/dl)을 넘거나, 당화혈색소가 6.5%를 넘거나, 현재 당뇨병 약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들을 집계한 결과다.

 

2015년 당뇨병 환자가 321만명이던 것과 비교하면 205만명이 더 늘었다. 5년 새 64% 증가했다. 당뇨병학회가 10년 전 당뇨병 팩트 시트를 발행하면서 2050년께 591만명의 환자가 생길 것으로 예측하는데, 20여 년이 앞당겨질 판이다. 과체중과 고령화가 초고속 당뇨 대란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 전 단계로 불리는 공복 혈당 100~125(mg/dl)인 사람은 1497만명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국민 2000만명이 이미 당뇨병 환자거나 당뇨병 직전 위험에 놓인 상황이다. 혈당 관리가 한국인 건강 최대 이슈가 됐다.

 

◇합병증 양산하는 당뇨병 관리

경북 영천에 사는 64세 여성 김모씨는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8년이 넘었다. 그동안 당뇨병은 합병증 예방과 관리 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고, 자기 방식으로 혈당을 조절하다 당화혈색소가 9%가 넘었다. 뒤늦게 대학병원을 찾아 인슐린 치료를 시작했지만 이미 신장이 망가져서 결국 가족으로부터 신장을 이식받았다.

당뇨병이 무서운 것은 혈당관리가 제대로 안 될 때 중증 합병증이 생긴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콩팥 혈관이 망가져서 오는 만성 신부전이다. 그러면 체내 독소를 걸러주는 기능이 망가져 투석을 받거나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한다.

 

/그래픽=양인성

 

 

최근 10년간 말기 신부전으로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받은 환자 수는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2010년 5만8860명이던 것이 2021년에는 12만7068명으로 뛰었다. 임춘수(서울대의대 신장내과) 대한신장학회 이사장은 “말기 신부전 발생 원인 절반이 당뇨병 때문인데 방치된 당뇨병 환자들이 혈액 투석실로 쏟아지는 있는 상황”이라며 “이 추세를 바로잡지 않으면 말기 신부전 환자는 더욱 큰 폭으로 늘어나고, 그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말기 신부전 열 명 중 여덟이 2~3일에 한 번씩 인공신장실을 찾아 한 번에 13만원 정도 드는 혈액 투석을 받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는 국민건강보험 의료비는 한 해 3조원에 이른다. 의료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말기암이 될 때까지 기다리다 암치료를 해주는 것과 같은 꼴이라고 말한다.

 

◇환자 교육 관리 인프라 허술

혈당이 제대로 관리되고, 합병증 발생을 막으려면, 당화혈색소는 6.5% 밑으로, 공복 혈당은 80~130(mg/dl)이 유지되어야 한다. 아울러 매년 발 궤양, 콩팥과 망막 합병증 검사, 심혈관 질환 위험도가 체크되어야 한다. 환자들은 이런 관리 원칙을 교육받고, 자신에게 맞는 식이와 운동 방법을 교육받아야 한다. 포괄적인 당뇨병 교육만 잘 받아도 합병증 발생이 절반 이상 줄고, 입원하는 비율도 50% 낮아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당뇨병 환자 교육과 통합 관리 인프라가 매우 취약하다. 환자가 알아서 각자도생하는 식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아도 교육받으러 갈 곳이 없다. 그나마 보건소에 ‘고혈압 당뇨병 등록 교육센터’가 있는데, 전국 258개 보건소 중 31개만 운영하고 있다.

 

대학병원 당뇨 교육실에 의료수가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다 보니, 근무 간호사 절반이 1-2년 경력자들로 채워져 형식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운동치료사를 채용한 곳도 거의 없다. 동네 병원 의사들이 환자 교육에 참여하는 만성질환 관리 사업에도 전국 의원 3만4000여 개 중 3700여 곳만 참여하고 있다.

 

김대중(아주대의대 내분비내과) 당뇨병학회 보험이사는 “방치되고 숨어 있는 당뇨병 환자를 찾아내기 위해서 국가건강검진에 당뇨병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가해야 한다”며 “교육 인프라를 늘려서 먼저 중증 위험이 큰 환자들은 1년에 한 번 전문 교육을 받도록 해야 초고령사회 당뇨 대란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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