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서유성 병원장)이 한국전 참전용사 메흐메드씨의 후손인 터키 유학생 하이렛딘 야크메시(26세)의 만성편도염 수술과 수술비를 지원했다.
2011년부터 한국전쟁기념재단(김인규 이사장)의 장학생으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하이렛딘은 어릴 적부터 만성편도염을 앓았다. 최근 6개월은 잠도 못잘 정도의 통증으로 고생하다가 순천향 의료진의 수술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25일 입원한 하이렛딘은 수술에 필요한 사전 검사를 마치고, 26일 김재욱 이비인후과 교수로부터 편도염 제거 수술을 받았다.
김재욱 교수는“편도염이 심해서 고생을 많이 했을 것 같다. 전기 소작기를 이용한 편도 절제술로 염증 부위를 완전히 제거했기 때문에 3~4일 정도 후면 완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렛딘은 “한국전에 참전하셨던 할아버지 덕분에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다. 할아버지와 한국에 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순천향대병원에서 수술까지 받게 돼 더욱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번 수술은 2011년 12월 한국전쟁기념재단과 순천향대학교가 체결한 해외참전용사 후손들의 건강검진을 비롯해 진료와 진료비 지원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협약에 따라 이뤄졌다. 지난해 3월에는 한국에 유학중인 한국전 해외참전용사 후손 9명을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에 초청해 건강검진을 해 줬다.
한국전쟁기념재단은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21개국 UN연합군 후손들의 교육지원 및 장학사업과 문화교류 협력 사업을 위해 2010년 6월 창립한 재단이다. 김인규 전 KBS사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으며, 서교일 순천향대학교 총장은 부이사장을 맡고 있다. '받았던 나라에서 되갚는 국가로, 교육으로 보은 합니다'가 설립이념이다.
[사진설명] 한국전쟁 참전용사의 후손인 터키 유학생 하이렛딘(가운데)과 수술을 집도한 김재욱 이비인후과 교수(왼쪽), 서유성 순천향대 서울병원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참고사항
참전용사 메흐메드씨(80세)는 1932년 터키에서 태어나 1952년 1년의 군 생활후 1953년 한국으로 파병되어 남은 1년의 군 생활을 했다.(당시 터키 군 의무복무 기간은 2년).
1953년에 한국에 온 메흐메드씨는 6개월 동안 한국전에 참가했고. 휴전협정이 이루어진 후 6개월 동안은 부산과 수원을 오가며 전쟁 후의 치안유지에 힘썼다.
그 후 터키로 돌아간 메흐메드씨는 한국을 방문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최근 한국전쟁기념재단(이사장 김인규)에서 매흐메드씨를 한국으로 초청했지만 거동이 불편한 관계로 한국 땅을 밟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도 있다.
메흐메드씨는 어릴 때부터 하이렛딘에게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고 한다. 그의 머리 속에 남아있는 한국의 모습은 가난에 굶주리고 거리를 방황하는 부모 잃은 아이들의 모습 뿐 이라고 손자 하이렛딘이 전했다.
그래서 하이렛딘이 웹에서 검색한 한국의 모습과 직접 한국에서 보고 들은 것을 설명했을 때 할아버지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특히 하이렛딘이 서울 거리에서 찍은 고층 건물들을 보여주자 어떻게 이렇게 짧은 시간에 변할 수 있냐며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참전용사 후손인 하이렛딘에게 미래의 꿈에 대해 묻자 터키와 한국을 이어주는 문화외교사절단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터키인들에게 한국어를, 터키어를 원하는 한국인들에게는 터키어를 알려주는 등 언어를 통해 문화적 공감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이렛딘에게 한국에 대한 느낌을 묻자" 터키와 한국은 형제의 나라고 앞으로도 유대감을 강화하는데 더욱 힘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