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 질환 중 비교적 많은 낭설에 의해 환자들이 영향 받는 질병이 있다. 바로 요로 결석(요석) 이다.
맥주를 마시면 결석이 빠진다 던가, 줄넘기를 하면 잘 빠진다든가, 우유를 많이 먹으면 잘 생긴다든가 하는 등, 의학적 근거가 매우 약하거나 거의 없는 경우가 허다 하다.
요로결석증은 기원전 4,800년경 이집트에서 처음 방광결석이 발견된 이래 수천년간 인류를 괴롭혀온 오랜 역사를 지닌 질환이다. 한 역사책에 나온 유명한 그림에는 엄청나게 큰 집게로 결석을 빼내는 장면이 그려져 있는데 아마도 과거에는 결석을 제거하는 도중이나 결석으로 인한 합병증등으로 인하여 꽤나 많은 사람 목숨을 잃었던 것 같다.
요로결석은 흔한 비뇨기과 질환으로 유병률이 5-10% 정도이고 활동이 많은 30-40대의 중년기에 주로 발생하며 지역, 인종, 성별, 기후, 연령, 식이와 영양상태, 가족력 등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로결석증의 발생기전 및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규명되지 않았지만, 지역에 따라 발생빈도가 다르고 동일지역에서도 시대와 환경여건에 따라 유병률의 차이가 있다. 질병 특성상 발생빈도에 대한 역학적 연구는 대규모 특정집단이나 일정지역을 대상으로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으므로, 대부분의 연구는 한 병원에서 일정기간에 진단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향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어 아주 정확한 통계적 자료도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성장으로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식생활의 서구화로 인한 과체중, 고지혈증, 고혈압, 동물성 단백질의 과다 섭취등이 늘어나면서 증가 추세에 있다
일반적인 요로결석 환자의 남녀비는 2.7-3:1로 남성이 여성보다 3배 정도 높은 빈도를 보이는데 높은 발병률이 고온과 건조한 기후와 관계 있다 하며, 이는 과다한 땀으로의 수분 배출이 요의 농축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측복통과 혈뇨 등의 증상으로 인해 결석이 발견되었던 과거에는 여름철에 진단 비율이 높았지만 최근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검진 으로 인해 무증상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요로결석에 진단된 경우 갑작스런 옆구리와 복통이 발생하게 되는데 구역질이나 구토등의 급성복통증상도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중 일부에서 가끔씩 담낭 결석과 요로결석을 혼동하는경우가 있는데 담석은 담낭, 간 및 담관에 돌이 생기는 것이며, 요석은 콩팥, 요관, 방광 또는 요도에 발생하는 돌이다. 요로계에 결석을 만드는 성분의 과다나 결석을 억제하는 물질이 부족해서 생성되는 것이며 궁극적으로는 요농축에 의하여 생긴 결정체가 거치면서 생기는 것이다.
결석을 이루고 있는 성분은 결석의 원인과 일부 관련있어서 중요하다 하겠는데 수산칼슘은 요로결석의 가장 흔한 성분으로 높은 빈도를 보이고 있다. 수산칼슘석의 원인은 대부분이 특발성으로, 일부에서 칼슘대사장애, 고수산뇨를 유발시키는 상태에서 발생하는데 수산의 대부분은 glycine, glyoxylate, ascorbic acid의 체내 대사과정에서 만들어지며, 요중 배설량의 10-20%만이 음식 섭취를 통해 이루어진다.
수산이 칼슘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배설량으로 쉽게 요중 용해도의 변화를 일으키기 때문에 칼슘보다 수산이 수산칼슘뇨의 과농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며 과칼슘뇨보다 과수산뇨가 더 중요한 결석 형성 인자로 알려져 있다.
최근 문제가 커지고 있는 요산석은 산성뇨, 적은 소변량, 과요산뇨증에 의해 생기는데 일반적으로 소변으로의 소변의 산성도가 6이하일 때 과포화가 일어나서 요산석의 농축이 일어 날수 있다.
요산석은 만성설사, 골수증식성질환, 동물성 단백질 섭취 증가, 요산배설촉진제 복용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며 특히, 동물성 단백질은 요의 산성화 및 요중 요산의 배설을 촉진시킨다.
최근 그 빈도가 증가 추세 인데 이러한 현상은 식생활의 서구화와 더불어 동물성 단백질 섭취의 증가를 요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982-1998년간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소비증가율은 연평균 6.5%, 5.8%, 5.2%로 증가하였으며, 2004년 농림부에서 발표한 축산물 소비량에 따르면 이들 육류의 1인당 섭취량은 1981년보다 2002년 3배 이상 증가하여 요산석의 발생과 관련성이 있다고 생각 할 구 있겠다.
그 외 과칼슘뇨증과 알카리뇨를 특징으로 하는 인산마그네슘 암모늄석은 일부 혐기성 세균의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결석성분에서 1%를 차지 하고 설사제 남용, 재발성 요로감염, 재발성 요산석,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임상적으로는 요로 감염이 방치된 고령의 환자들에게 심각한 합병증을 동반하여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환자, 특히 요양병원에서 장기간 침상생활을 하는 환자들의 경우는 특별히 유념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요로결석의 진단은 단순복부촬영으로 확인가능 하나 약 10%에서 방사선 검사에서 잘 보이지 않는 방사선투과성 결석인 경우가 있으므로 좀더 정확한 검사를 위해 경정맥요로조영술을 촬영하는 것이 좋으며 최근에는 조영제를 사용한 CT 검사의 사용이 더 많다.
결석이 요로기계 장기를 긁게 되면서 혈관이 노출되고 그로 인해 혈뇨가 생길 수 있는데 환자의 10% 정도에서 혈뇨가 보이지 않으므로 혈뇨가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측복통등의 증상이 전형적인 경우 요로 결석을 의심하여야 한다.
일련의 진단과정을 통해 요로결석으로 진단되면 결석의 위치, 크기, 모양, 견실성, 감염정도, 신손상정도, 환자의 상태 및 연령에 따라 치료 방침을 결정 하게 된다.
요로 결석을 둘러싼 원인적인 분석은 실제로 의학적으로 쉽지가 않으며 그로 인하여 요로 결석을 둘러싼 가지가지의 속설들은 검증되지 않은 채 사실인 양 통념으로 받아 들여 지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이 듣게 되는 질문 중에 하나로 멸치나 우유의 과다 섭취가 결석의 원인이 되는 지의 문제인데 실제로 몸에 좋은 멸치나 우유를 의식적으로 피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지나친 칼슘섭취 부족이나 제한은 요석의 발생을 촉진하기 때문에 과칼슘뇨증과 같이 체내 대사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만 칼슘을 제한하면 된다.
진료를 보다 보면 어떤 음식을 제한 하는 것이 결석 방지에 도움이 되는 지에 질문도 꽤 듣게되는데 시금치, 초콜렛, 아몬드, 땅콩, 잣, 호두, 콜라, 딸기. 코코아, 커피 등을 자주 섭취할 경우 수산과 칼슘에 의한 요석의 발생이 촉진되므로 과도한 섭취가 결석을 유발 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반면에 구연산이 포함된 오렌지, 레몬, 귤, 자몽, 토마토 등의 과일과 야채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은 결석 생성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다.
맥주가 결석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속설은 마치 정설인 것 처럼 퍼져 있는데 이는 알코올이 일시적으로 이뇨작용이 있기 때문에 소변 양을 증가시키며 이로 인해 결석이 신체 밖으로 자연 배출하는 효과도 가능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도한 음주는 단기적인 이뇨작용 이후에 지속적인 탈수증상을 초래해 결석을 악화시킬 수 있으며 맥주 안에 있는 옥살레이트 성분은 장기적으로 섭취한 경우 결석 형성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지 않다고 보면된다.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속설들을 뒤로 하고 가장 중요한 점으로 필자는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요로 결석과 관련하여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하루에 2,000ml 이상의 요량을 유지시키면 요중 요산 농축을 감소시킬 수 있고 특발성 수산칼슘석의 생성을 방지할 수 있음이 규명되어 있다.
그외 식이 요법으로 저단백식사 및 하루에 단백질 70g, 지방 85g, 탄수화물 350g을 섭취함으로써 요중 산성도의 증가와 함께 혈청에서 요산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음이 보고된 바가 있는데 이러한 결과들은 결석을 한번이라도 경험한적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그렇지 않은 일반인 에게도 정보적인 가치가 매우 크다고 생각된다.
결석의 치료에 있어서 일반적으로 5mm 이하의 결석인 경우 보존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통증의 조절이 약물요법에 듣지 않거나 요로감염에 동반된 발열, 오심 및 구토, 단신의 완전폐쇄된 결석, 대기요법으로도 자연 배출될 가능성이 없을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적극적인 치료의 수술로써 관혈적인 수술방법과 비관혈적인 내비뇨기과적 방법에 의한 절석술이 있는데 과거에는 약물로 용해시키는 방법이 일부 사용되었을 뿐 대부분 관혈적 개복수술에만 의존하여 왔으며 크기가 작은 경우에는 통증조절과 다량의 수분공급에 의해 자연배출을 유도한 대기요법을 시행하였다. 1970년대 부터 일부의 방광결석에서 내시경을 이용한 배석술이 이용되어 왔으며 1970년대 말부터는 중재방사선학과 내시경의 발달로 경피적신쇄석술과 요관경을 이용한 배석술이 도입되었다.
이후 1980년대 중반 체외충격파쇄석기가 요로결석에 임상에 도입된 이후 결석 제거율이 비교적 높고 안정성이 높으며 전신마취 없이 간단한 통증치료만을 통해 외래에서 쉽게 시행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요석 치료의 일차적인 치료법으로 시도 되어 왔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의 치료성공률 은 결석의 크기, 개수, 위치, 성분, 수신증 정도 등이 관련이 있다고 보고 되고 있는데 최근 까지 수술적 방법보다 환자 및 치료자들에게 선호되어 빠르게 빈도가 높아졌다.
비뇨기과 의사로서 이러한 체외 충격파의 빈도의 증가에 대한 의료보험 공단의 자의적인 해석에 의해 치료하는 의사에게 많은 제약이 생기도록 제도적인 규제가 생겨났고 부담없이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기 힘든 상황으로 변화된 점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치료자로서 매우 당황스러운 상황인데 이러한 상황들은 비단 비뇨기과 요로결석 질환에 한정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안과 질환인 백내장의 수술 빈도가 높다 하여 수술 수가를 20% 삭감한 것은 비슷한 제도적인 횡포로써 매년 높아지는 물가를 생각할 때 매우 부당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결석이 매우 빈도가 높은 질환 임을 생각할 때 치료비의 증가라는 비의학적이고 사회적인 이유때문에 체외 충격파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고 규정에 맞춰서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은 결국 궁극적으로 치료를 받게 되는 환자들에게 그 해가 갈 것임이 자명하다. 충격파를 한 이후 실패하여 수술하게 되면 충격파 비용의 50%를 환자에게 돌려 줘야 한다는 식의 해결로 얼마나 많은 비용을 절감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요로결석의 원인과 발생기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식생활의 서구화와 더불어 요로결석은 지속적으로 증가 하고 있다. 요로 결석의 재발률은 1년에 14%, 5년에 35%, 10년에 52%로 나타날 정도로 높은데 10%에 달하는 높은 유병률과 함께 고려해 보면 비록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적다 해도 국민 전체의 건강을 크게 위협하는 질환임은 분명하다.
어쨌든 치료에 있어서 체외충격파쇄석술과 내비뇨기과학의 발달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룬점 그래서 요로결석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내시경적 또는 복강경적인 수술이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점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맥주가 요로결석 치료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시작한 글의 결론 치고는 매우 이상한 얘기 일 수는 있으나 중요한 질환 일수록 원칙에 맞게,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진료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은 잘못된 의료상식을 바르게 알리는 것 이상으로 중요한 일인진데 우리나라의 실정은 실망스럽게 느껴진다. 의학의 발전이 제도적 뒷받침을 받지 못하는 경우 전체적인 의료 수준은 다시 퇴보하는 것이다.
진료실에서 잘못된 낭설들에 대해서 물어보는 환자들에게 친철하게 자세히 대답할 수 있는 것, 그것은 의사들 각각의 개인적 노력에 의해서 이루어지는데 한계가 있다. 요로 결석환자를 진료하는 비뇨기과 의사들은 진료비 삭감의 규정을 잘 지켜 진료하는 것도 신경써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