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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review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

이상철의 통증 이야기

48세 여자 환자가 1년전  갑자기 발생한  우측 아래턱과 아래  잇몸, 치아의 통증으로  통증치료실을  방문하였다.   환자는  시각통증등급 10점 만점에 8점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었다.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때에는 치아문제로  생각하고  치과를 방문해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에는 차이가 없었고,  결국 치과적인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말을 듣고는 대학병원을 방문하였다고 한다.  환자는  신경과 외래에서 carbamazepine, gabapentin,  pregabaline,  tramadol/acetaminophen  복합제 등의 약물을 투여 받았고,  용량도  계속  증량해 보았지만,  약을  먹으면  약간 증상이 줄어들  뿐 약물치료에  의한 효과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한다.


환자는 우측 어금니와 잇몸 부위의 통증이 가장 심한 편이었는데,  해당 부위의  볼에 손을 대도 찌릿한 통
증이 유발되어 세수를  제대로 하기 힘들어했고,  씹거나  말을 하는 동작에  의해서도 심한 통증이 유발되어 음식을  제대로 먹기 힘들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데에도  많은 지장이 있었다.  증상은  간헐적으로 나타났는데,  한번  통증이 발생하면  2분 정도 통증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


환자는 통증치료실에  다니면서 우측 삼차신경의  아래턱 신경에 대한  신경차단술을 시행 받았다. 신경차단술 시행 후 통증이  4-5점 정도로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으나  여전히  세수를  하거나 말을 하거나 씹는 동작에 의해  통증이 유발되어 힘들어 하고 있었다.   이에  환자의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환자는  입원한 상태에서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을 시행 받았고,  시술 직후 통증이 절반 정도로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는데,  약 1주일정도의  시간이 경과하면서  남은 통증도 거의 다 없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시술 후 8개월이  경과한 시점까지도 환자는  별다른 이상 없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삼차신경통은 얼굴에 발생하는 통증 질환 가운데 환자들이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도록 만드는 심각한 통증질환에 속한다. 통증 자체가 심하기도 하지만,  말을  하거나 음식을 씹거나 삼키는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하는 행동에  의해서  통증이 유발되는 것도 환자를 무척 힘들게 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삼차신경통을  비롯한 얼굴부위 통증의 경우 대부분  환자의 병력과 신경학적  검사를 통해 진단이 내려지게 된다.


세계통증연구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IASP)의 정의에 의하면 삼차신경통은 삼차신경에서  나오는 하나 이상의  가지가 지배하는 영역에  갑작스럽게,  대개 한쪽으로,  칼로  찌르는 듯한 심한 통증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국 제두통학회(International Headache Society, IHS)에 따르면 삼차신경통은 삼차신경에서 나오는 하나 이상의 가지가 지배하는 영역에 국한해서  갑자기 발생하고 갑자기 소실되며  전기가통하듯이 찌릿한 통증이 한 쪽으로 나타나는 것을말한다. 


아울러 그 통증은 대개 씻거나 면도를 하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말을 하거나 이를 닦는 행동과 같은 자극에 의해 유발되고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고  코입술주름(nasolabial fold)이나  턱에있는 작은  부분이 통증을 유발시킬 수 있으며 통증이 없는 기간은  다양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국제두통학회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삼차신경통의정의 외에도 구체적인 진단기준을 제시하고 있다.그 진단 기준은 아래와 같다.
A. 삼차신경에서 나오는 하나 또는 그 이상의 가지(division)가 지배하는 영역에 대하여 발작적으로 발생하는    통  증이  1초에서  2분 사이 간격 동안 나타나면서 아래 B와 C를 만족할 경우에 진단한다.
B.  통증은 다음에 언급하는 특징들 중 적어도 하나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1. 극심한, 날카로운, 깊지 않은 특징이 있거나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intense, sharp, superficial or stabbing)
    2. 유발시키는 부위나 유발 요인에 의해 발생된다.
C. 통증은 각 환자들마다 정형화된  형태로 나타난다.
D. 임상적으로 신경학적 결손(neurologic deficit)의  증거가 없어야  한다.
E. 다른 이상에 의한 증상이 아니어야 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삼차신경통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과 진찰 소견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그러나 국제두통학회의  진단기준 D, E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그 증상이  삼차신경통의  진단기준 A, B,C를 만족하더라도  신경학적 결손이 없고  다른 이상이나  다른 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해야 한다.


환자의 증상이 고전적인 삼차신경통과 유사하더라도  신경학적 결손이 있다면 이는 신경 손상등에 의한 증상일 가능성이 있고,  또 일부에서는  다발성 경화증이나  뇌종양에 의해  비슷한 증상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뇌 MRI 를 촬영해  다른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삼차신경통으로  진단받은  환자들 중 약 2~4% 정도가 다발성경화증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는데  이들은  20세에서  40세의  연령에  속하는  환자들이 많고  양측성으로  발생하는 빈도도 높다.


 따라서 젊은 환자가 삼차신경통의 증상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다발성경화증은 아닌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종양에 의한 경우는 2-6% 정도로  보고되고  있는데 초기에는 삼차신경통과 유사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약 절반 정도의  환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종양의  크기가 커짐에 따라  감각이나 운동신경 장애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  일부에서는 동맥류에  의해서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삼차신경통의  원인으로는  삼차신경의  신경근이 주변 혈관에 의해 눌리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신경근의 일부가  눌림으로써  발생하는  부분적인 탈수초(demyelination)에  의해 통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되며,  일부에서는  특별한 원인이 없이  발생할 수도 있다.


삼차신경통 치료에서 기본은 약물치료이다. 가장 선호되는 약물은 carbamazepine으로 다수의 무작위   배정연구에서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있다.  Carbamazepine에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경우에는  그  다음으로 oxcarbazepine, gabapentin, phenytoin,  lamotrigine, baclofen 등의 약물을 사용해 볼 수 있다. 그 외에도 clonazepam, pregabalin, topiramate,  valproate,  amitryptiline,  nortryptiline,  duloxetine,  venlafaxine,  mirtazapine
등도 증상 개선을 위해 사용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예를 들었던 증례와 같이, 일부 환자들은 이러한 여러 가지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별로 없고 여전히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에는 신경차단술이나 경피적 시술, 수술적 방법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약물 치료 외에 신경차단술이  흔히 시행되고 있는데,  신경차단술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없거나 효과가 있더라도 그 효과가  길게 가지 않는 환자에서는 신경파괴술이나  경피적 시술 등의 치료를 고려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경피적 시술들은  환자의 나이가 많아 수술을 시행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이나  부작용의 위험성이 염려되는 경우에도 시행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신경파괴술이나 경피적 시술로는 알코올이나 글리세롤  또는  풍선을 이용한 신경파괴술,  고주파열응고술 등이 있다.  이 중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방법이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이다.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은 고주파용 바늘을 환자의 증상과 관련된 삼차신경절이나 삼차신경의 잔뿌리(rootlet)에 위치시킨  후 해당 신경을 고주파를  이용해  파괴하는  방법이다.


환자는 시술 침대에  앙와위로 눕게  되고,  혈압계, 맥박산 소포화도측정기,  심전도 등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기본적인 모니터 장비를  거치하게 된다.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에서 환자에게 고주파를가할 때에는 심한  통증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에 치료 과정 중에 수면 마취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산소 마스크와  같이 산소를 투여할 수 있는  장치를 함께 거치하고  시행하게  된다.(사진 1) 모든 준비가 끝나면  C자형 영상증강장치를  이용해 환자의 증상과 관련이 있는 삼차신경절이나 그 잔뿌리를 향해 고주파 바늘을 자입하게 되는데,  고주파 바늘이 정확히  위치하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신경 자극을 주면서 바늘을 목표 신경에 위치시키게 된다.(사진 2) 적절한 곳에 바늘이 위치시킨 후 신경 자극을 주게 되면 환자의 증상과 동일한 부위에 증상이  유발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고주파를 가하는 동안에는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못하도록 수면마취 등의 마취를 시행하게 되고, 이후 다시 환자에게 평소 통증을  유발시키던 자극(씹기 말하기, 해당 부위 건드리기 등)을 가한 후 증상이 소실되었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일부 남아 있는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고주파 바늘의 위치를 다시 변경해서 관련된 신경에  위치시킨 후 앞서  시행했던  방법과  같이 고주파를 가하게  된다.


시술 후 약 1년째에는 68-85%정도에서 효과가  유지되고 약 5년 후에는 50%의 환자가  통증이 없는 상태로 지낸다고 알려져  있다.  재발율은 수술(미세혈관 감압술) 보다  높은 편이지만 한번 고주파열응고술을  받은 후 증상이  재발하더도 재시술이 가능하고 미세혈관  감압술에  비해 심각한 합병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의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는 고주파를  시행한 신경이 지배하는 부위의 감각소실 (약 50%)이 있고 그 외에도  이상감각 (6%), 무지각성동통(anesthesia dolorosa, 4%), 각막염 (4%) 등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경피적 고주파열응고술 이후 상당한 만족도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에서 나타나는 부작용도 심한 편은 아니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또  다시 재발하는 경우에는 다시 동일한 시술을 시행함으로써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기 때문에  반복 시술을  통해  거의 영구적으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치료방법이 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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