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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review

치매라도 괜찮아

“선생님, 그래도 저는 이 약만 꾸준히 먹으면 나을 수 있는 거지요?  치매라니,  애들에게  가장 미안하잖아요.”
오늘도 진료실에  약을  잘  먹을 테니  치매를  낫게  해달라며  간곡히  부탁하시는  할머님 한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사실 노인 환자분들을 주로 대하는 의사인 제가 보기에는  치매 말고도 암이나 뇌경색 등 중한 병들이 너무나  많은데,  어르신들은  치매라는  병을 가장 무서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평생을  살며 얻은 소중한 기억을  잊어버리게  만드는  병이니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치매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노화
치매는 왜 생기는 것일까요? 여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치매를 일으키는 수많은 원인들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노화입니다.  ‘건강하게,  늙지 않고 오래살기’는  아직 우리 인류의  크나큰  숙제입니다.  그 옛날 불로초를  찾아다닌  중국 황제 진시황도  결국 노화를 막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고,  오늘날까지도  장수와  불로불사에  대한  현대인들의  관심이  높지만,  아직  현대 의학으로는 노화를  예방할 수 있 는 기술이  없습니다.   물론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아직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노화를  피할 수 있는 기술이 없는 우리는  나이가 들며  치매가 발생할  위험도 같이  안고 사는 셈입니다.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
그간 환경이 개선되고  의료가  발달하여 우리는  과거보다  더 오래 살게 되었습니다.  치매라는  병은 그리 주목 받는 병이  아니었지만,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치매는 더욱 우리에게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2017년 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환자는  10.2% 라고 합니다.   노인 10명 중 1명 수준에  달할 정도이니  아주  많은  수 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고  아직은  치매를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면,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  보면  어떨까요?  ‘치매라도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최근 경증 치매인의  식당  도전기를  다 룬 다큐멘터리<주문을 잊은 음식점>의 주인공들이 노력하면 진행을
늦출 수 있다며  아주 즐겁게  일하는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치매라도 여전히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있습니다.
치매라는 진단을  받는 것은  환자 자신과  가족에게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치매 진단으로  환자와가족들의  인생이  멈춰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됩니다.  치매 환자들은 기억력이  조금 떨어지고 일상생활에 가족들의  도움이 필요할 뿐,  여전히  기쁨과  슬픔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분들은  여전히 하던 일을  어느 정도 계속 하면서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들과  가족들에게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지내라고  권유  드립니다.  하지만 마음껏 즐기기에
는 세상의 시선과  환자들을  위한  부족한  시설에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그래서  집에서만 늘 지내는 환자와  가족들이  치매라는 병 앞에서 좌절하 는 것  같습니다.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 안심센터와 치매안심 요양병원의 확충
얼마 전, 네덜란드의 호그벡 마을이 한국의 언론에 소개되어 주목받았습니다.  치매를 진단받고 입소한 마을 사람들이 아무 제약 없이 텃밭을  가꾸거나, 미술,  요리 등 취미생활을  누리고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모습은 보면서  부러웠던  것은  저뿐만이  아니었을것  같습니다.  최근  맞춤형  사례관리,  치매안심센터와 치매안심요양병원  확충 등을  골자로  하는 ‘치매국가책임제’ 추진 계획이 발표되었습니다. 우리나라도  환자들이 ‘치매’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되면  얼마나  좋을까요?  치매 환자들이 좌절하지  않도록,  그리고 남은 삶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격려하고  용기를  줄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이 분들의  치매 투병 생활도  즐거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원인
현재까지  모든 종류의  치매의 원인이 알려진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알려진 치매의  몇몇 원인은 있습니다.
전체 치매의  6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는  알츠하이머병은  아밀로이드 단백질 덩어리가  쌓이면서  신경 섬유가  엉키는 치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알 수 없지만,  뇌의 염증이나 영양 부족,  수면 부족,  알코올 등의  독소,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등이  중요한 원인일  것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치매의 원인들 중에서 두 번째로 흔한 혈관성 치매는 뇌 안으로 흐르는 혈액의 양이 너무 많아 혈관이  터지거나(뇌출혈),  너무 적거나  막혀  뇌세포의 손상이  발생하여(뇌경색) 뇌기능의  저하가 나타나게 됩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이  혈관성 치매를 일으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전체 치매의  약 15%는 신체 질환과  관련이 있으며,  원인 질환을 치료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뇌종양, 머리 손상,  갑상선질환,  알코올  중독,  영양 부족 등이  치매를  유발할 수 있으며,  정상압 수두증과  같은 뇌의 질
환,  우울증과 같은 질환도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증상
치매의  중요한 증상은 기억력 저하로 새로운 정보 저장이  어려운 형태로 나타납니다.  수 십년 전 일은 생생하게 기억해낼 수 있어도,  정작 몇 주 전이나  며칠 전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물건을  잘 보관하고는  찾지 못한다든지,  중요한 약속을  잊는다든지,  복잡한 곳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증상 등도  비교적 초기에  나타날 수 있는 증상입니다.


치매가 진행되면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져 새로운 기억이 지속되는 시간이 수일에서 수 시간으로
짧아질 수 있습니다.  금방 식사를 하고도 밥을 먹은 것을  잊어버리거나,  조금 전에 가족과 대화한 내용을 기
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시간 감각이  떨어져 계절에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게  되거나 사람에  대한 기억력이 떨어져 가까운 사람
을  보고도 알아차리지  못할  수 있습니다.  또한  완고해지거나  주변의  상황에  대해 감정을  느끼지 않게 되는 등의  성격 변화를 나타날 수 있으며,  망상 및 불안,  환각,  우울증,  난폭함 등의  행동심리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길 찾기 능력이  점점 떨어져 집 근처에서도  외출을 혼자 할 수 없게  되거나  쓸모없는 물건을 모으게되기도 합니다.


치료
약물치료
현재까지 치매의  진행을  막는 약제는  아직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지 않지만,  증상을  완화시키고 진행을지연 시킬 수 있는  약물이  임상현장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는  인지 기반 치료  프로그램을 병행하였을 때  인지감퇴를  늦추고  삶의  기능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는  인지 능력의  감퇴로  예전처럼  사회활동 및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힘들어지게 되어  자신감을  잃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우울 및 불안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며 증상에  따라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을  함께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치매의 종류와  진행 경과에  따라 환각,  망상,  배회, 폭력성 등이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증상에 따라 항정신병약, 기분조절제  등을 함께  사용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인지재활치료
구조화된 환경에서  특정 인지 영역을  훈련시키는 인지 훈련,  현재  유지되는 인지 기능을  최적화 할 수 있도록  광범위한 접근을  하는 인지 재활 및 인지 자극 등을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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