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종양은 흔히 불치병으로 여겨지며, 교모세포종과 같은 악성 뇌종양은 5년 생존율이 10% 미만으로 매우 낮다. 그러나 매년 발생하는 뇌종양 환자 10명 중 7-8명은 성장이 느린 ‘양성’으로, 비교적 예후가 좋은 종양이 대부분이다. 뇌종양의 유형별 특징과 치료법, 그리고 조기 발견을 위한 주의 신호까지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박철기 교수와 알아봤다. 1. 뇌종양이란? 뇌종양은 뇌뿐만 아니라 뇌막, 뇌신경, 두개골, 두피 등에 발생한 종양이다. 발생 경로에 따라 원발성(뇌와 주변부에서 발생)과 전이성(다른 장기로부터 전이됨)으로 구분되며, 원발성 뇌종양은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고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 안에서만 재발하는 특징이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박철기 교수 2. 주요 증상 두통은 뇌종양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종양이 커지면서 두개골 내 뇌압을 상승시켜 반복적, 점진적,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두통과 구별하려면 통증의 추이에 주목해야 한다. 진통제를 복용해도 효과가 없고, 통증이 점점 악화하거나, 새벽이나 아침 시간대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면 뇌종양을 의심할 수 있다. 또한, 뇌압이 상승하면 구토나 메스꺼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진단검사의학과 박병민 파트장 연구팀이 2014년부터 2024년까지 최근 10년간 발표된 논문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소변을 이용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검사의 진단 정확도를 평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 HPV) 감염은 자궁경부암의 가장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전체 자궁경부암의 약 70%는 HPV 16형과 18형에 의해 발생한다. 자궁경부암은 전암 단계에서 조기 발견 시 효과적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선별검사 참여율은 국가와 지역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특히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선별검사 접근성이 낮아 조기 진단에 어려움이 있다. ▲ 박 병민 파트장 이번 연구는 국내외 주요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수집된 15편의 논문을 종합 분석하여, 기존의 자궁경부 세포 검사와 소변 기반 HPV 검사의 진단 성능을 비교·평가함으로써, 향후 자궁경부암 선별검사의 새로운 대안으로서 소변 기반 HPV 검사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기존의 HPV 검사는 자궁경부에서 직접 세포를 채취하는 자궁경부 세포 검
충남대학교병원(병원장 조강희)은 방사선종양학과 김섭 교수, 경희대학교 생명나노약학과·생물학과 배진우 교수,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조은경 교수로 구성된 공동연구팀이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단서를 찾아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Gut Microbes(IF 11.0, SCIE 최상위 Q1 저널)』에 게재됐으며 한빛사 논문으로도 선정돼 국내외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방사선 치료는 암 치료에 필수적인 수단이지만, 복부나 골반 부위에 조사될 경우 장 점막 손상, 염증, 설사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ESRRA(에스트로겐 관련 수용체 알파)’라는 단백질이 장내 유익균 ‘Bacteroides vulgatus’를 유지함으로써 방사선으로 인한 장벽 손상과 염증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ESRRA가 결핍된 동물은 방사선 조사 후 생존율이 크게 떨어지고 장 조직 손상과 염증 반응이 심해졌다. 반면 ESRRA가 정상적으로 발현되는 경우, ‘B. vulgatus’가 장내에서 풍부하게 유지되어 장벽 회복과 염증 억제를 촉진했다. 김섭 교수는 “이번 연구는 환자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바람이 불며 가을 채비를 하는 듯하지만, 낮에는 여전히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9월에도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잦고, 습도까지 높아 땀이 줄줄 흘러내리는 불쾌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온열질환 예방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온열질환은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통칭하는 말이다. 가벼운 땀띠에서부터 근육 경련을 일으키는 열경련, 탈수로 인한 일사병(열탈진), 그리고 치명적일 수 있는 열사병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 이 영환 교수 일사병 vs 열사병 일사병과 열사병은 이름이 비슷해 혼용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둘은 엄연히 다른 질환이다. 건국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영환 교수는 “일사병은 열탈진(Heat Exhaustion)으로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는 경우에 발생한다”라며 “차고 젖거나 창백한 피부를 보이고, 체온이 상승해도 40도를 넘기지는 않으며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가 동반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열사병(Heat Stroke)은 고열로 인해 뇌의 체온 조절 중추가 기능을 상실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장기 손상 및 합병
오는 9월 7일은 ‘위암 조기검진의 날’이다. 위암은 특별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날은 그 필요성을 널리 알리고 위암으로 인한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국제암연구소(IARC) 자료에 의하면 2022년 기준 한국인의 위암 연간 발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7명으로 몽골,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이렇게 위암은 폐암, 간암과 더불어 한국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암 질환으로,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생존율을 좌우한다. ▲ 정 성아 교수 진료 사진 강릉아산병원 암센터 외과 정성아 교수는 “우리나라는 식습관, 유전, 환경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위암 발생률이 높다”며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에 이를 정도로 치료 성적이 좋은 암인 만큼, 건강검진을 통한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조용히 자라는 암…위암의 ‘침묵’을 경계하라 위암은 조용히 자라다가 증상이 심화 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소화불량, 체중감소, 빈혈 등이 있지만,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거나 경미하다
한국 성인에서 식품 불안정(food insecurity)이 심혈관 건강을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흡연과 고혈압이 식품 불안정의 영향을 받는 핵심 심혈관 건강 구성요소로 나타났고, 가구소득, 교육수준 등 요인과도 깊이 연관돼 취약계층의 건강 불평등 해소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강서영 교수(왼쪽),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구단비 학생 4일 의정부을지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의정부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강서영 교수(교신저자), 을지대학교 의과대학 구단비 학생(제1저자, 본과 2년) 연구팀은 2019년~202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활용해 19세 이상 한국 성인 1만 4034명의 세부 건강지표 분석 결과를 내놨다. 연구팀은 미국심장협회가 제시한 7가지 심혈관 건강지표(흡연, 신체활동, 식이, 체질량지수, 총콜레스테롤, 혈압, 공복혈당)를 기준으로 분석 대상 건강을 평가하고, 식품 불안정 여부에 따라 ‘불안정군’과 ‘안정군’으로 나눠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의 4%에 해당하는 불안정군은 안정군보다 심혈관 건강 저하 위험이 1.32배 높았다. 또, 불안정 정도가 심할수록 심혈관 건강 저하 위험이 더 커지는 경향을
DGIST(총장 이건우) 뉴바이올로지학과 김민석 교수 연구팀이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병원(UKE) 및 ㈜씨티셀즈와 공동연구를 통해 혈액에서 순환종양세포(CTC)와 순환 암연관섬유아세포(cCAF)를 동시에 자동 분리할 수 있는 기술로 맞춤형 정밀 암진단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3종의 FDA 승인 자동화 CTC 분리 시스템(표지자 기반, 크기 기반, 혈구세포 제거 기반)을 동일한 환자 혈액을 대상으로 비교 분석한 결과, DGIST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씨티셀즈가 상용화한 ‘CTCeptor’ 기술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음을 확인했다. ▲[(좌측부터) DGIST 김민석 교수, 독일 함부르크-에펜도르프 대학병원 Klaus Pantel 교수, Joosse Simon 교수] 특히 CTCeptor는 크기와 표지자 특성이 다양한 종양세포를 높은 효율로 포획할 뿐만 아니라, 종양미세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암연관섬유아세포(CAF)까지 동시에 분리할 수 있음을 검증해 큰 주목을 받았다. 초기 유방암 환자 혈액 분석 결과, 기존의 CellSearch(표지자 기반) 및 Parsortix(크기 기반) 기술 대비 CTCeptor(혈구세포
한양대학교구리병원(병원장 이승환) 소아청소년과 최윤수 교수의 생애 초기 수유 형태가 성조숙증 발병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논문이 미국의학협회(JAMA)가 발행하는국제 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게재되었다. 최 교수가 진행한 연구는 우리나라 영유아건강검진 및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하여, 생후 첫 4~6개월 동안 모유 수유를 한 남아 및 여아에서 중추성 성조숙증(CPP)의 위험이 낮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사춘기시기의 과체중 및 비만이 그 연관성을 매개하는 것으로 밝혀져, 모유 수유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양대학교구리병원소아청소년과 최윤수 교수 최윤수 교수는 “중추성 성조숙증은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은데, 환경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연구는 생애 초기의 수유 형태가 사춘기 시기의 비만을 매개하여 성조숙증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규명한 의미 있는 성과하고 전하며, 우리나라의 모유 수유율이 점점 감소하는 상황에서 본 연구가 모유 수유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관련 정책과 지원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최 교수는 저
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어려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환자의 항체가 이식된 장기의 세포를 서서히 공격하는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이 진행되면 이식된 신장 기능도 잃을 수 있어 전략적인 치료가 필수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신장내과 연구진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김형덕,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교수) 은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으로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김형덕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임상강사 (좌측부터) 진단된 신장이식 환자에게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가톨릭 마스터 세포) 치료가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면역조절 작용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만성 항체 매개거부반응은 신장이식 이후 발생한 동종 항체로 인하여 이식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소실하여 결국 기능 소실에 이르게 되며, 신장 이식 이후 이식신장 기능 소실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만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으로 진단받은 7명의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에서 개발 및 제
복부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 AAA)는 혈관이 서서히 확장되다가 파열되면 사망률이 60%를 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고, 파열 직전이 되어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60세 이상 남성의 약 4-8% 발생하며,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오세진 교수, 서울대병원 병리과 김은나 교수,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장영환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Lizhe Zhuang 박사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복부대동맥류 조직에서 면역세포 미세환경을 정밀 분석해 그 해답을 모색했다. ▲(왼쪽부터) 오 세진 교수 김 은나 교수 연구팀이 주목한 건 C-반응 단백(CRP)이라는 염증 관련 물질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혈관벽에 들러붙은 단량체 형태(mCRP)의 CRP가 면역세포 구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조사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환자들의 혈청 CRP 수치와 조직 내 염색 정도를 기준으로, 환자를 CRP 침착이 많은 그룹(
국립암센터(원장 양한광)는 로봇 기관지내시경(Robotic-Assisted Bronchoscopy, RAB)을 8월 20일부터 실제 환자 진료에 적용해 현재까지 총 3건의 성공적인 시술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번 적용은 기존 검사로는 진단이 어려운 폐암 환자에서 정밀 진단을 가능하게 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로봇 기관지내시경은 최첨단 기관지내시경 장비로 직경 3.5mm의 가느다란 내시경을 폐 깊숙이 안정적으로 진입시킬 수 있어, 접근이 제한적이었던 병변까지 정확히 도달할 수 있다. 특히 로봇 보조 기술을 통해 내시경을 미세하게 제어할 수 있어 작은 병변의 조기 진단이 가능하다. 첫날인 8월 20일 2건, 이어 22일 1건의 시술이 진행되었으며, 모두 기존 검사로는 확진이 어려웠던 환자였다. 특히 한 환자는 기존 기관지내시경과 경피적 세침검사에서도 진단되지 않았으나, 로봇 기관지내시경을 통해 폐선암을 확진할 수 있었다. ▲(왼쪽부터) 국립암센터 호흡기내과 권혜란, 황보빈, 정현성 교수 이번 임상 적용 결과, ▲1예는 비결핵성항산균 감염에 의한 폐결절, ▲1예는 폐선암, ▲또 다른 1예는 두 개의 폐선암 병변이 진단되었으며, 로봇 기관지내시경이 환자의 치
매년 9월 4일은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제정한 콜레스테롤의 날이다. 인스턴트 및 배달 음식 위주의 식습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나쁜 콜레스테롤이 쌓여 고지혈증이 생기면 심혈관계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국내 사망 원인 2위는 심장질환이며, 같은 기간 고지혈증 환자는 약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고지혈증이 심각한 건강 문제로 대두되었음을 보여준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4년 63만 1,792명이었던 고지혈증 환자는 2024년 185만 3,024명으로 크게 늘었다. KH한국건강관리협회 강남지부 임대종 원장은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는 고지혈증은 초기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지만,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중장년층은 물론 20~30대 젊은 층까지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만큼 성인이라면 누구라도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젊은 층 환자도 뚜렷한 증가세, 안심할 수 없어 고지혈증은 혈액 속 콜레스테롤이나 중성지방 같은 지방 성분이 과도하게 쌓여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질환이다. 혈관에 쌓인 지방 덩어리(죽상경화반)는 혈관의 탄력을 떨어뜨리고 혈액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