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권호정 교수 연구팀은 세포 내 소기관 접촉부위 중 하나인 미토콘드리아-소포체 접촉막(Mitochondria-Associated ER Membranes, 이하 MAM)을 표적으로 하는 치료용 펩타이드를 개발하고, 이를 통해 자가포식 기능을 회복시켜 동맥경화를 유의하게 완화할 수 있음을 규명했다.
세포 내에서 미토콘드리아와 소포체는 약 10~30nm 거리에서 맞닿아 있으며, 이러한 접촉부위(Membrane Contact Site, 이하 MCS)는 칼슘 이온, 지질, 에너지 대사 신호를 교환하는 핵심 조절 허브로 작동한다.
특히 MAM은 자가포식, 에너지 항상성, 세포 스트레스 반응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중요한 구조로 알려져 있다.
▲(왼쪽부터) 생명공학과 하정민 박사과정생, 권호정 교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지질 과부하나 산화 스트레스 환경에서는 MAM 구조가 비정상적으로 재편되며, 이는 대사질환과 심혈관질환의 주요 병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이러한 소기관 접촉 구조를 가역적이고 선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은 거의 개발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MAM의 핵심 단백질 복합체인 IP3R–GRP75–VDAC1 축에 주목했다. 구조 분석을 바탕으로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선택적으로 방해할 수 있는 세포투과성 펩타이드(Peptide 4)를 설계했다.
이 펩타이드는 샤페론 단백질인 GRP75에 직접 결합해 IP3R–GRP75 상호작용을 차단함으로써, 소포체에서 미토콘드리아로 전달되는 칼슘 흐름을 정밀하게 완화했다. 그 결과 세포 내 ATP 수준이 미세하게 조절되고, 에너지 항상성 조절 경로인 AMPK–TFEB 축이 활성화되며, 기능적으로 손상됐던 자가포식 흐름이 회복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러한 효과는 산화 LDL(oxLDL)로 유도된 지질 스트레스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특히 연구팀은 MAM 구조의 정상화 정도가 자가포식 회복 및 세포 내 지질 제거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을 규명했다. 이는 MAM 구조 자체가 약물의 작용 여부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약력학적 지표(Pharmacodynamic marker)로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최근 연구팀이 약리학 분야 권위지 Trends in Pharmacological Sciences에 발표한 ‘Stabilizer–Destabilizer’ 약물 프레임워크 개념을 실제 생체 모델에서 검증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해당 프레임워크는 소기관 접촉을 강화하거나(Stabilizer), 과도한 접촉을 완화하는(Destabilizer) 이중적 조절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MAM 표적 펩타이드는 과도하게 강화된 MAM 접촉을 선택적으로 완화하는 ‘Destabilizer’ 개념을 실험적으로 구현한 사례로, 이론적 약물 설계 개념이 실제 질환 모델에서 치료 효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
실제로 동맥경화 동물모델인 ApoE knockout mouse에 해당 펩타이드를 전신 투여한 결과, 혈중 지질 수치가 개선되고 대동맥 플라크가 감소했으며, 심장 내 지질 축적 완화와 손상된 MAM 구조의 정상화가 관찰됐다.
권호정 생명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소기관 접촉부위를 단순한 세포 구조가 아닌 조절 가능한 치료 표적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라며, “특히 TiPS 논문에서 제안한 Stabilizer–Destabilizer 약물 개념이 실제 MAM 표적 펩타이드를 통해 질환 모델에서 검증됐다는 점에서, 소기관 접촉 기반 약물 설계 전략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바이오의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 ‘Theranostics’(IF 13.3)에 4월 16일 온라인 게재됐으며, BRIC ‘한빛사’ 논문으로도 소개됐다. 한국연구재단 리더연구자 사업, 우리 대학교 ICONS 사업, BK21 Four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하정민 박사과정생이 제1저자로, 고민정 박사와 임용범 교수가 공저자로 참여했다.

[그림. 세포투과성 MAM-표적 펩타이드에 의한 죽상동맥경화 완화 기전 모식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