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신부전 환자는 신장이식 수술이 유일한 치료법이다. 하지만 어려운 신장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더라도, 환자의 항체가 이식된 장기의 세포를 서서히 공격하는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이 진행되면 이식된 신장 기능도 잃을 수 있어 전략적인 치료가 필수다.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신장내과 연구진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김형덕,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교수) 은 만성 항체 매개 거부반응으로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정병하 · 진단검사의학과 오은지 은평성모병원 신장내과 김형덕 교수, 성빈센트병원 신장내과 박혜란 임상강사 (좌측부터) 진단된 신장이식 환자에게 인간 골수 유래 중간엽줄기세포 (가톨릭 마스터 세포) 치료가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면역조절 작용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만성 항체 매개거부반응은 신장이식 이후 발생한 동종 항체로 인하여 이식 신장의 기능이 서서히 소실하여 결국 기능 소실에 이르게 되며, 신장 이식 이후 이식신장 기능 소실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본 연구는 만성 항체매개성 거부반응으로 진단받은 7명의 신장이식 환자를 대상으로, 가톨릭 세포치료사업단에서 개발 및 제
복부대동맥류(Abdominal Aortic Aneurysm, AAA)는 혈관이 서서히 확장되다가 파열되면 사망률이 60%를 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대부분 자각 증상이 없고, 파열 직전이 되어서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60세 이상 남성의 약 4-8% 발생하며, 인구 고령화와 함께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수술 외에는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만큼,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 마련이 절실하다. 서울대학교병원운영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오세진 교수, 서울대병원 병리과 김은나 교수,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 장영환 교수, 영국 케임브리지대 Lizhe Zhuang 박사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복부대동맥류 조직에서 면역세포 미세환경을 정밀 분석해 그 해답을 모색했다. ▲(왼쪽부터) 오 세진 교수 김 은나 교수 연구팀이 주목한 건 C-반응 단백(CRP)이라는 염증 관련 물질이다. 특히 그중에서도 혈관벽에 들러붙은 단량체 형태(mCRP)의 CRP가 면역세포 구성을 어떻게 바꾸는지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조사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환자들의 혈청 CRP 수치와 조직 내 염색 정도를 기준으로, 환자를 CRP 침착이 많은 그룹(
단순 증상과 박출률 검사로는 구분이 불가능했던 박출률 보존 심부전(HFpEF) 진단에 인공지능(AI)이 해답을 제시했다.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박경민·홍다위 교수 연구팀이 AI를 활용해 수축 기능이 보존된 심부전을 예측할 수 있는 모델을 유럽심장학회 디지털헬스 관련 학술지(European Heart Journal - Digital Health, IF 4.4) 최근호에 발표했다. 박출률 보존 심부전은 좌심실 박출률은 정상(50% 이상)임에도 불구하고 심장 이완기능 저하, 구조적 변화 등으로 발생하는 병이다. 국내외 심부전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심부전의 주요 특징인 숨참, 피로, 운동 시 불편 등과 같은 증상이 비특이적으로 발생하고, 고령, 비만, 고혈압 등 다양한 만성질환과 헷갈리기 쉬워 확진이 매우 어려운 병으로 꼽힌다. 게다가 병이 의심되더라도 진단을 위해 심장초음파에서 다양한 정밀 지표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하므로, 많은 환자들이 적시에 정확한 진단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한 질환이다. 박경민 교수 연구팀은 심박출량 보존 심부전 진단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복잡한 검사 없이 병원에서 널리 사용하는 12유도 심전도 검사 결과 값만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세마글루티드(Semaglutide, 제품명 위고비)에 대한 동아시아 3상 임상시험 결과가 세계적 학술지 ‘란셋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 Endocrinology)’에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임수 교수가 총괄한 한국·태국 국제 공동연구팀은 주 1회 세마글루티드 2.4mg을 주사로 투여한 비당뇨 비만 성인에서 44주간 평균 체중이 16% 감소했으며, 허리둘레도 11.9cm 줄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태국 12개 기관이 참여한 후기 3상(3b상) 임상시험으로, 약품 허가를 위한 전기 3상(3a상) 이후 실제 진료 환경에 맞춰 △집단 특성 △용량 △사용법 △적응증 △효과 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됐다. ▲ 임 수 교수 이번 임상시험의 특징은 비만 기준을 동아시아 임상 현장에서 사용되는 ‘체질량지수(BMI) 25kg/㎡ 이상’으로 설정하고 대상자를 이에 맞춰 선별했다는 점이다. 이전까지 진행된 임상시험은 서양인 기준인 BMI 27 또는 30이상에 맞춰진 만큼, 국내 및 아시아 진료 현장에 바로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어 이를 보완하기 위함이다. 임상시험에는 총 150명의 비당뇨 비만 환
여성 건강 진단에서 객관성과 정확도 높은 ‘질 마이크로바이옴(Vaginal Microbiome) 분석’에 대한 국제 공동연구 결과가 발표돼 화제이다.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선화 교수는 ‘여성 건강 증진을 위한 질 미생물군집 진단의 미활용 잠재력(The untapped potential of vaginal microbiome diagnostics in improving women’s health)’ 최신 리뷰 논문을 지난달 7일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 있는 국제학술지인‘Frontiers in Cellular and Infection Microbiology’ 저널에 발표했다. ▲(왼쪽부터)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박선화 교수, 마이크로웨이브W 박순희 대표 이 논문은 영국 의약품·의료기기 규제청(MHRA, Medicines and Healthcare products Regulatory Agency)의 제안으로, 런던 킹스칼리지병원, 리버풀대학교가 참여해 협업으로 진행됐다. 현재까지 여성 건강 진단은 객관성과 정확도가 부족한 진단 도구에 의존해 왔다. 연구팀은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GS)과 대사체 분석, AI 기반 알고리즘을 활용한 질 마이크로바이옴 분석이 진단의
그동안 개두술이 우선적으로 권장됐던 부피 10㎤ 이상 대형 뇌전이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국내 연구진이 대형 뇌전이암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의 1차 치료 효과를 입증했다. 방사선을 소량씩 여러 번에 걸쳐 조사하는 이 치료법은 9개월만에 종양 크기를 80%까지 줄이고, 환자 87%에서 신경학적 증상을 안정화할 수 있어, 기저질환 등으로 개두술을 받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유용한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백선하·명호성 교수팀은 대형 뇌전이암 진단 후 1차 치료로분획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을 받은 93명을 대상으로 이 수술 방법의 효과와 안전성을 후향적으로 분석해 3일 발표했다. 뇌전이암은 다른 장기에 생긴 암세포가 뇌로 퍼져서 발생한 종양이다. 크기가 작으면 방사선 수술이 1차 치료법이지만, 대형 뇌전이암은 종양의 부피를 줄여서 뇌압을 빠르게 낮춰야 하기 때문에 개두술이 우선 ▲[왼쪽부터] 신경외과 백선하 교수, 명호성 임상강사 권장된다. 개두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분획 방사선 수술’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는 고선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조사하는 것보다 부작용 위험이 적고
무증상 단백 이상 질환자가 난치성 혈액암으로 진행될 수 있는 위험인자가 처음으로 규명되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다발골수종센터 연구팀은 무증상 단클론감마글로불린혈증(MGUS, 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환자가 혈액암인 다발골수종으로 진행될 위험을 ▲(왼쪽부터)서울성모병원 박성수, 민창기 교수, 가톨릭의대 한승훈, 최수인 교수 높이는 5가지 위험인자를 규명하고, 이를 점수화 한 ‘다발골수종 진행 예측 모델’을 개발하였다고 3일 밝혔다. 혈액병원 혈액내과 박성수(공동교신저자)‧민창기(공동저자) 교수와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한승훈(공동교신저자)‧최수인(공동제1저자) 교수가 공동으로 진행한 이번 연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15년간 MGUS가 진단된 환자 5,361명을 대상으로 예후를 분석하였다. MGUS은 혈액 속에 비정상적인 단클론 면역글로불린(단백질)이 검출되는 질환으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래 의학계에서는 진단되어도 환자에게 증상이나 병적 증후를 유발하지 않아 바로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질환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동시에 형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경우, 스텐트를 삽입해 좁아진 혈관을 넓히는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다. 이때 스텐트를 삽입한 부위에 혈전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항혈소판제를 복용해야 한다. 혈관이 좁아진 부위가 해부학적으로 복잡해 치료가 어렵거나 환자가 당뇨병과 같은 동반질환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시술 직후 고강도로 약물을 복용하는 맞춤치료법의 필요성이 제기되어왔다. 하지만 고위험 환자에게 기존치료법과 맞춤치료법 중 어느 치료가 더 효과적인지에 대해서 정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었다. ▲(왼쪽부터) 박덕우·박승정·강도윤 교수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덕우·박승정·강도윤 교수, 위성봉 전문의는 복잡한 관상동맥 스텐트시술을 받은 고위험 환자 2,018명을 대상으로 기존치료군과 맞춤치료군으로 나눠 1년간의 치료효과를 분석한 결과, 두 집단 간 사망·뇌졸중·응급재시술·출혈 등 주요 임상사건 발생률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유럽심장학회지(European Heart Journal, 피인용지수 35.6)’에 게재됐으며,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심장 분
국내 연구진이 유방암·대장암 등 다양한 암종에서 과발현되어 암세포의 성장·생존·전이를 촉진하는 종양유전자 ‘BCL3’의 발현 기전을 규명해 맞춤형 항암 전략 수립에 청신호를 켰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성균관대학교 김경규 교수 연구팀이 DNA와 RNA의 구아닌 4중나선(G4)* 매듭 구조가 종양유전자 BCL3 발현을 서로 반대 방향으로 조절하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2일 밝혔다. * 구아닌 4중나선(G4) 구조: DNA 염기 중 구아닌(G)이 연이어 있는 영역에 형성되는 DNA 4중나선 구조. 원래 DNA는 이중나선 구조이지만, 특정 부위에서 G4 구조가 발견됨. 이 구조는 유전자 발현 조절 등 다양한 생체 내 기능에 관여할 수 있음. ▲ 김 경규 교수 최근 종양유전자의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생체 스위치를 표적으로 삼는 접근법이 기존 화학·면역요법을 보완할 신개념 항암제 개발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종양유전자의 발현은 유전자 프로모터*의 DNA 서열과 전사인자**, 단백질·핵산 복합체인 전사응축체***에 의해 조절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전자 프로모터(promoter) : 유전자(gene)가 언제 어디서 어느 정도 발현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강원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조기현 교수가 산모의 임신 전 체질량지수와 임신 중 체중 증가가 신생아 초기 장내미생물 구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조 교수 연구팀은 강원대병원과 분당차병원에서 출생한 신생아 71명과 산모를 대상으로 생후 5일 이내 태변 샘플을 수집하고, 16S rRNA(리보솜 RNA) 유전자 시퀀싱을 통해 미생물 다양성과 특정 세균 분류군의 상대적 풍부도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과체중, 저체중, 정상 체중의 산모별로 신생아의 장내 미생물 구성에서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 조 기현 교수 과체중 산모 신생아의 경우 면역 조절 및 장 건강과 연관돼 있다고 알려진 유익 장내미생물(Lachnospira)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저체중일수록 유익 장내미생물군(Lachnospira, Weissella)이 증가했다. 또한, 임신 후 체중이 정상적으로 증가한 산모의 신생아는 유익 장내미생물(Holdemania)의 풍부도가 높았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 기회감염성 장내미생물(Kiebsiella)의 풍부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조기현 교수는 “저체중인 경우에는 장내 미생물 구성과 관련 없이 영양 부족 자체가 태아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며 “정
아토피 피부염(Atopic Dermatitis)의 근본적인 발병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홍원화)은 고려대학교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 연구팀이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이 산모 장내의 특정 병원성 공생균*과 식이섬유 섭취 부족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 (왼쪽부터) 고려대 바이오시스템의과학부 김희남 교수(교신저자), 이동주 박사과정(공동제1저자), 박종욱 박사과정(공동제1저자) * 공생균 : 숙주(동물, 식물, 미생물)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미생물 아토피 피부염의 유병률은 지난 수십 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해 왔으며, 그중에서도 전 세계 소아 인구의 약 30%가 이 질환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후 3~6개월 사이에 발병하며, 대부분 생후 12개월 이내에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동안 아토피 피부염의 병리학적 기전에 대한 이해는 주로 피부 조직에 초점을 맞춰 이루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토피 피부염이 단순한 피부 질환이 아니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교란과 밀접하게 관련된 전신성 염증 질환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들이 늘어나면서,
순천향대학교 부속 천안병원 심세훈 교수팀(정신건강의학과)이 최근 사회적 문제로 여겨지는 청소년의 ‘비자살적 자해’ 행동에 대한 심리학적 요인과 뇌신경생리학적인 요인 간의 연관성을 새롭게 규명했다고 1일 밝혔다. 비자살적 자해(NSSI, Non-suicidal Self-Injury)는 자살하려는 의도 없이 자신의 신체에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해를 입히는 행위를 말한다. 심세훈 교수는 원광대병원 윤성훈 교수(정신건강의학과)와 함께 비자살적 자해 청소년 51명과 자해 행동이 없는 청소년 50명의 뇌파를 비교·분석했다. ▲(왼쪽부터) 순천향대천안병원 심세훈 교수, 원광대병원 윤성훈 교수 두집단의 ▲심리적 특성 ▲실행기능 과제(go/nogo) 수행력 ▲신경 활성도의 감소를 보이는 뇌 영역 위치를 분석한 것이다. 연구결과 자해 청소년은 특정 뇌 전극(nogo P3)의 뇌파 진폭을 감소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이는 자해를 억제하기 위한 조절력이 손상되고, 주의 집중력이 저하되는 것을 시사한다. 심세훈 교수는 “뇌 전극(nogo P3)의 이상은 심리학적으로 우울 및 대인관계 스트레스와 연관이 깊다”면서, “심리적 특성에 더해 뇌 우측 상부에 위치한 전두엽이랑에서 뇌 활성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