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어 유래 오염물질이 사람의 심장 조직에 일으키는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인체 생리 기반 연구모델이 제시되었다.
국가독성과학연구소(소장 허정두, 이하 ‘KIT’) 융합독성연구센터 현성애 박사팀은 인체 유래 심장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타이어 고무 산화방지제로 알려진 화학물질 6PPD**의 심장 독성을 규명했다.
*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로부터 만들어지는 실제 장기를 닮은 3차원 세포 집합체이자 장기 유사체를 의미함
▲(앞줄 왼쪽부터)박지혜 연구원, 현성애 선임연구원,
(뒷줄 왼쪽부터)강선웅 책임연구원, 가민한 책임연구원.
* 6PPD는 N-(1,3-디메틸부틸)-N'-페닐-p-페닐렌디아민이라는 유기 화학물질로, 고무 산업에서 널리 사용되는 강력한 산화방지제이며 오존과 열화로부터 고무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함
6PPD는 차량 운행 시 타이어 마모 과정을 통해 미세입자 형태로 지속적으로 환경 중에 방출된다. 이에 따라 인체 노출 가능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 물질이 인간의 심혈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연구 공백을 메운 의미 있는 결과로, 환경오염 물질이 인체 심장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인체 생리 기반 연구모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작은 심장 모형인 ‘심장 오가노이드’를 만들어 실험을 진행했다. 오가노이드를 일정 시간 동안 6PPD에 노출시키고, 심장 세포의 생존율 감소 및 세포사멸 증가 양상을 확인했다. 심장의 전기생리학적 기능을 평가한 결과, 6PPD 노출에 의해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고, 전기적 신호 전달에 이상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러한 독성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 유전자 발현을 분석한 결과, 저농도 노출 시에는 심장 수축 기능 및 발달을 억제하는 유전자가 발현했다. 반면 고농도 노출 시에는 세포 스트레스 반응 및 프로그램된 세포 사멸 활성화 관련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화학물질이 심장 세포의 기능을 예민하게 교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성과로 평가된다. 또한 기존의 세포 생존율 중심의 독성평가 기준보다 기능 중심의 새로운 독성평가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또한, 연구에 활용된 인간 유래 심장 오가노이드는 기존의 제브라피쉬나 설치류 등 동물실험 모델과 비교해 인체 생리학적 반응을 더 충실히 모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유효한 평가 도구로써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가 단순한 실험실 수준의 발견을 넘어, 실제 환경 위해성 평가 및 정책 수립에도 중요한 과학적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성애 박사는 “이번 연구는 타이어 유래 오염물질이 사람의 심장 조직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인체 기반 모델로 직접 규명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크다”라며 “앞으로는 실질적인 인체 노출 시나리오를 반영한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연구는 기관고유사업인 ‘GIVIMP 기반 테스트베드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독성평가 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한 결과로, 독성학 분야 상위 10% 이내의 국제 학술지인 Ecotoxicology and Environmental Safety에 12월 게재되었다.
KIT는 이번 성과를 통해 환경노출 물질의 인체 위해성 평가에 있어 ‘동물실험을 넘어, 사람 중심으로’라는 새로운 방법론적 전환을 제시했다. 향후 연구진은 저농도·장기 노출 모델과 오가노이드 성숙화 기술을 결합해, 실제 인체 반응에 근접한 정밀 독성평가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그림1] 연구결과 모식도 (여기서 Field potential duration이란 심장 오가노이드의 전기적 활동 지속시간을 나타내는 지표로, 심전도의 QT interval에 상응한다.)

[그림2] 6PPD에 의한 심장 오가노이드 생존율 비교 이미지 (왼쪽 1열은 대조군이며, 오른쪽으로 갈수록 점점 더 높은 농도의 6PPD를 노출한 결과를 볼 수 있다.
2행을 보면, 심장 오가노이드의 붉은 색이 점점 짙어지는데, 이를 통해 6PPD 농도에 비례하는 세포의 사멸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