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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review

비 전형적 증상을 나타내는 압박성 경추 척수증

이상철의 통증이야기

44세  남자 환자가  6개월  전부터  발생한  발바닥의  저린감,   작열감 및  발가락 끝의  감각  저하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저린감 및 작열감은  발바닥이  가장 심하며  간혹 종아리  바깥쪽과   허벅지까지  올라오는  경우도 있다고  하였다.   통증의  강도는  숫자 통증 점수 (numeric rating scale, NRS)  8/10 였으며  주로  걷거나서 있을 때  심해지며  앉아있을  때  완화되는  양상이었다.


당뇨 및 고혈압 등의  특별한 기저  질환은 없었다.   신체 검사 결과  양측 하지의 직거상 검사(straightleg raising,  SLR),   패트릭씨 검사  (Patrick’s test)와 간슬렌씨 검사 (Ganslen’stest)에서  모두 음성  소견이었고  요추 가시 돌기  및 후관절 부위의 압통은 없었다.


양측 하지의  근 위약은  없었다.   외부에서  촬영한  요천추부 자기공명  촬영 소견에서  요추 1/2번의 좌측 디스크  탈출 이 관찰되었을  뿐  증상을  설명할만한  다른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림 1).
이에  요추 신경근병증(lumbar radiculopathy),   말초 신경병증을  의심하여,  추가로  근전도 검사(electromyography, EMG)를 시행하였으나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증상  경감을  위해서  소염제(meloxicam 7.5 mg)와  항경련제(pregabalin 75 mg)을 투여하며 요추 경막외 주사를 시행하였다.


 주사  이후  숫자 통증  점수가  7/10으로 약간 감소하여 저린감 및 작열감 약간 호전되는 듯하였으나,  시술 2달쯤  후부터  다시 발끝의  저린감  및 감각 저하가  재발되었다.   이에 추가로  양측  요추 5번 추간공주사(transforaminal injection)를 시행하였으나  효과가  없었다.


주사 치료에   반응이  없어  다시 자세한  신체 검진을  시행한 결과,   심부건 반사가  일부에서  증가된  소견 (완요근건  반사  3/3,   이두근건  반사  3/3,   무릎 반사  3/3)을  보였고,  호프만  징후  (Hoffmann’s sign)이  관찰되었다.   그러나  족관절 반사 (ankle jerk)와  삼두근건 반사(triceps jerk)는  정상  소견이었고,   발꿈치와  엄지발가락을  붙여서  걷는  일자 보행(tandem gait)은  정상이었으며,   반복해서  주먹을  쥐었다  폈다  동작
(grip and release test)은  10초에  23회  가능하여 정상 소견을 보였다.


심부건 반사가  항진되고  호프만 징후가  관찰된다는점에서  상위 운동  신경원 (upper motor neuron) 이상을 의심해  볼 수 있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환자에게  자세히  물어 보니,   환자는  오른발로  설 때 약간 중심을  잡는 것이  힘들었고,   빠르게  서명할  때  약간 손동작이  원활치  못한 증상이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젓가락질,  단추 채우기,  컴퓨터 자판  입력 등의  세밀한  동작에는  문제가 없다고  하였다.


이에 경추  MRI를  시행한  결과 경추  5/6번  부위에서  척수 신호 강도를  동반한  척수의  과도한  압박이 발견되었고  (그림 2),  추가로 시행한  컴퓨터 단층 촬영(computed tomography, CT)에서는  경추5/6번에  후종인대 석회화(ossification of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OPLL)을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환자의 하지 증상은  요추가 아닌  경추의 이상에서 기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형외과에 수술을  의뢰하여,  환자는 경추 5번, 6번의 추체  제거술(corpectomy),  경추 5번,  6번,  7번의  척추 후궁 성형술(laminoplasty), 경추 전방고정술(anterior
fusion) 및 후방 고정술(posterior instrumentation) 을 시행 받았다.


수술 후 발바닥부터  종아리  바깥쪽,  허벅지까지  저린 증상은  많이  호전되어  NRS  2점으로  줄었으며, 오른발을  딛고  설 때 중심잡기  힘들었던 것이  사라졌으며  빠르게  서명을 할 때  원활하지  못했던 것이 정상화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압박성 경추 척수증이란?
척수증 (myelopathy)이라는  용어는  척수와  관련된 신경학적 장애를  통칭하는  용어로,  급성 외상에 의한 경우는  급성 척수 손상,  염증에 의한  경우는  척수염 이라는  용어가  사용한다.   가장  흔한  형태의  척수증
은  경추의  퇴행성 변화로  인하여  척수가  위치하고 있는  중심관이  좁아져  척수 압박이  발생하는  압박성 경추 척수증 (compressive cervical myelopathy)이다.


원인
후종인골화증(ossification of posterior longitudinal ligament), 황색인대 골화증, 골극 생성(osteophyte               

formation),  디스크 탈출증,  동적인  척수 압박  등으로 인하여  척수의변성이 발생하여  나타난다.   대부분의  척수증은  척수가  심하게  압박을  받게  되어 척수로  가는  혈액 공급이  감소되어  신경의 허혈 상태가  지속되고  신경의  기능상실과  더불어  신경 세포의 괴사가 발생하게 된다.  한번 손상된  척수의  신경 세포는  재생되기  어렵다.


증상
압박성  경추 척수증의  증상은  서서히  시작해서 장기간에  걸쳐  점진직으로  나타나게  된다.    가장  흔한  증상으로는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감각 이상,  하지 근력  약화로 인한  보행 장애이다.   초기 증상으로는  손의  근력 약화,  부자연스러운  손놀림과  감각 이상,  하지의  근력 약화로  인한  보행 장애이다.


옷의 단추를  채우는 동작,  젓가락질 등의  세밀한  동작을 수행하기  어렵고  물건을  잘  떨어뜨리며,   글씨 쓰기가  예전과  같지 않은  증상을  호소한다.   통증은  흔한  증상이  아니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과이지만,   척추관이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교통 사고 등의  외부에서  물리적인 충격을 갑자기 받게  되는  경우 급격한  마비로  진행하기도 한다.


진단
진찰 소견으로는  손의 근력 약화(myelopathic hand)가 특징적이다.  손을 완전히 쥐었다 폈다 하는동작 (grip &  release)를  10초에  20회  이상 시행이 불가능 하거나,  다섯 손가락을  쭉 펴서  모은 채로  붙이고 있으면 30초  이내에 약지와  환지가  벌어지는  수지 도피 징후 (finger escape sign)가  나타나게 된다.  이는 추체로(pyramidal track)의  이상 증후로,  환자가 의도적으로  수지 내전  상태를  30초 이상 유지할 수 없을 때  양성 소견으로  판정한다.  먼저 5번째  손가락에서  관찰되고  점차  진행되면서  4번째와   3번째  손가락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


발꿈치와 엄지발가락을 붙여서 일자로 걷는 동작 (tandem gait)가 불가능한 경우, 심부건 반사가 증가한 경우, 상지에서  호프만씨  증후(Hoffmann’s sign) 양성소견이  있는  경우,   하지에서  바빈스키 징후(Babinski sign)가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척수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척수증이  의심되면  단순 방사선  사진으로  척추관내   골극 유무,    후종인대  골화 여부 등을  관찰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CT나 MRI를  촬영해야 한다.   MRI는 척수 압박의  직접적인 원인과  척수 압박 정도, 척수의  변성 여부 등을  관찰할 수 있어  필수적인  검사이다.


 근전도 검사는  경추 신경근병증과  말초 신경 질환을  구별하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척수증 자체의 진단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또한  체성 감각 유발  전위 (somatosensory evoked potential, SSEP) 와 운동 유발 전위 (motor evoked potential)에서  이상 소견을  나타낼 수 있다.


그러나 척수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병력 청취와  이학적 검사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체성 감각 유발 전위와  운동 유발 전위 검사는  실제로는  별로  사용되지  않는다.   감별해야 할 질환으로는  뇌혈관 질환,  뇌 및 척수의 종양,  다발성 경화증,  척수공동증,  근위축성 측상  경화증 등을  감별해야 한다.


자연 경과
이 질환은  서서히 시작되고,  증상의  호전과  악화가  반복되면서  단계적으로  진행되며,   갑자기 악화되는 경우는  있지만  증상이  저절로  호전되기는  일은 드물다.   지속적인 척수 압박으로  척수 의  위축과  척수 내동공 형성 등 불가역적인  손상을  초래하여  신경 회복이  불가능해진다.


기존 연구에  의하면  보존적으로  치료한  120명의  압박성 경추  척수증 환자에서   증상의자연  소실은  단지  2명에서만  관찰되었고  75%의  환자는  반복적인  증상을  나타내었으며,    66%의  환자에서는  점차 악화되었다고  보고되었다.  


또 다른 연구에서도  단지  18%의 환자에서만  증상 호전을  보였고,   67%는  점차 진행하였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에서  보듯이  경추 척수증은  증상이 일단  시작되면  자연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고 서서히  진행한다는  것을알 수 있다.


치료
이 질환과  신경근병증의  가장 큰 차이는  신경근병증은  반드시 수술이  필요하지는  않고  비수술적 치료를 행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압박성 경추 척수증은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대부
분의  경추 척수증은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의  호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척수증은  일종의  진행성  장애로  보존적 치료에는  잘 반응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며 점차 진행되게 된다.   하지만  척수 압박증상이  없는 예방적인  수술의  필요성은  인정되기 어려우며, 주기적이 MRI 검사를  통해서 추적  관찰하면서  증상이  악화되면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이상철의 견해
압박성  경추 척수증은  경추나 상지의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비전형적  증상을  나타낼 수
있다.   신경근 분포에  따르지 않는  비전형적 통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발꿈치와  엄지발가락을  붙여서 일
자로  걷는 동작 (tandem gait), 심부건 반사, 호프만 씨 증후(Hoffmann’s sign),   바빈스키 징후(Babinski sign) 등을  반드시 확인하여  척수증  여부를  의심하고  MRI 등의  검사를  통해서 확진해야 한다.   또한  이 질환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질환이  아니라는 점과,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환자에게  이해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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